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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에 손을 넣으면 - 제11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작품집 ㅣ 사계절 1318 문고 149
김나은 외 지음 / 사계절 / 2025년 6월
평점 :
매번 한낙원 과학 소설상 작품집을 읽고 있는데 이번 11회 수상작 작품들도 역시 좋다.
'아가미에 손을 넣으면'이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당황스러웠다. 우리가 아는 아가미는 물고기에 있는 건데 거기에 손을 넣는다고? 으웩!
물의 행성에 사는 생명체는 아가미로 호흡을 하고 그 숨을 느끼면서 소통하는 방법인 것을 알았을 때, 상대가 호흡하는 그 귀한 부분을 아프지 않게 조심스럽게 손대면서 생명의 흐름을 가만히, 천천히 느끼는 장면이 그려졌다. 마치 잠든 어린아이가 쌔근쌔근하면서 가슴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살짝 벌린 입으로 숨이 드나드는 것을 숭고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처럼.
'몽유'에서 로로가 할 수 없는 일이 세탁기 문을 열지 못하는 것이고 그 때문에 내가 마음먹고 응차!하고 힘을 내서 드디어 세탁기 문을 열어야만 한다는 비유가 참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세탁을 마치고 가능한 빨리 세탁기 문을 열어야만 냄새가 배지 않고 그간의 애씀이 헛되지 않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동떨어져있지 않으면서 기발한 상상력이 반짝이는 다섯 편의 글이 모두 재밌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