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넘어 인문학 - 미운 오리 새끼도 행복한 어른을 꿈꾼다
조정현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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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기간/ 2017년 4월 16일
/주제 분류/ 인문
/읽은 동기/ 어릴 적 읽었던 동화책에서 우린 모든 걸 배웠다.


책의 구성은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에 대한 이야기, 동화가 우리에게 던져 주는 메시지, 어떤 의미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해고 그다음엔 그 연장선에서 그와 관련된 인문학 서적을 조분 조분한 어투로 이야기한다. 발터 벤야민, 에리히 프롬, 니체 등등. 동화는 어린이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 든 메시지는 한번 곱씹어 볼 수 있고, 인문학적으로도 읽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책. 

나는 이 책을 읽고 참 반가웠는데, 그건 이 작가가 소설가이며 동화작가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작가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작가, 그런데 이 작가라는 직업, 글 쓰는 일은 참으로 녹록하지 않다. 처음엔 재미 삼아 쓰다가 곧잘 막히거나, 자기는 잘 썼다고 믿지만 주위의 평이 좋지 않다. 그건 내용의 깊이가 없기 때문이고, 내용의 깊이가 없는 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 가치관,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아, 어딘가에 계시는 한 작가분은 이렇게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하고 계시구나' 싶었다. 바로 이 공부에서 던지는 질문들, 깨달음으로 좋은 작품이 써지겠지 싶어 흐뭇해졌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작가의 공부 습작이랄까,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 책에 실린 17편의 동화를 두고, 어떻게 읽어야 하나, 어떤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물처럼 느껴졌다. 인문학적 시각으로. 

나는 아직도 인문학이 뭔지 잘 모르겠다. 이 책에도 인문학에 대한 정의를 말하고 있지만, 그냥 대강, 맥락에 따라 지레짐작으로 파악만 할 뿐 그 정확한 의미, 이 학문의 역할이 뭔지 여전히 알쏭달쏭하다. 유명한 철학 책을 읽어보아도, 난해한 어휘에 머리가 아프고, 고쳤다 싶은 난독증이 재발하기 일쑤. 그래서 도전 안 한지 오래. 다만, 일반인이나 청소년들을 위해 쉽게 풀어쓴 교양 인문서는 꾸준히 읽고 있다. 하지만, 뭔가 쉬워서 그럴까, 내가 인문학 책을 읽은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한편의 재미난 책을 읽은 느낌이다. 

몰라, 그냥 내 생각에 인문학이라는 건, 그 학문적 분류와 분간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으나, 사람들로 질문을 던지게 하는 것이라고 본다. 스스로 의문을 가지게 하는 것. 인문학의 시작은 바로 여기가 아닌가 싶다. 그것이 한 문명으로 철학이 됐든, 사회학이 됐든, 그 뭐시기가 됐든 간에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저자의 질문과 스스로 그 질문을 해결하려고 애쓴 노력의 결실로, 동화에 대한 설명 다음에 인문학 책들을 소개하지 않았다 해도, 이 책은 인문학적 시각으로 쓰인 책인 것이다. 

읽으며 저자의 질문과 생각, 의견에 동의하는 것도 있었고,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좋았던 것은, 저자가 질문을 하고 스스로 그 질문을 해결하려는 모습이었는데, 그 태도를 따라 나 역시 동화를 읽고 질문을 던지고 답을 해보고 싶어졌다. (이미, 알게 모르게 동화책을 읽으며 해봤지만, 이렇게 책으로 결실을 맺기까지 밀어붙인 적은 한 번도 없다) 나는, 아마도 동화를 읽으며 저자와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것을 느끼며, 저자와 다른 질문을 하고, 그 답을 찾기 위해 다른 책을 떠올릴 것이며, 다른 답을 찾을지도 모르겠다. 아마 그럴 가능성이 크겠지. 이 책을 읽고 한 번 도전해 보고 싶어졌다. 

저자가 나를 동화의 세계로, 인문학의 세계로 이끌어 버렸다. 저자는 인문학적으로 나에게 꽤나 성공했다. 인문학의 기능이란 바로 이런 것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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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비즈니스 산책 - 경쟁하지 않는 비즈니스를 만나다
하수정 지음 / 한빛비즈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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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읽은 기간/ 2017년 4월 14일~15일
/주제 분류/ 세계 문화 (알라딘에는 '경제 이야기'라고 되어있습니다만)
/읽은 동기/ 비즈니스 산책 시리즈는 나오는 족족 무조건 다 읽는다!


일전에 읽었던 『런던 비즈니스 산책』(http://blog.naver.com/keloo08/220873023835 - 클릭하시면 제가 쓴 리뷰 포스트로 넘어갑니다.)을 너무나도 잘 읽었던지라 호시탐탐 다른 국가, 다른 도시 시리즈도 읽고 싶었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북유럽은 영국만큼 낯설고 먼 나라일까, '런던'처럼 영국의 수도명이 아니라, '북유럽'이라는, 국가 이름도 아니고 지역명으로 뭉뚱그려 발간되었다. 그래,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은 북유럽이 어딘지는 잘 알지만, 정확히 스칸디나비아 반도 어디쯤에 각 나라들이 위치해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아직 많을 것이다. 맨 왼쪽에 위치한 나라가 스웨덴인지 노르웨이인지, 핀란드인지 그리고 덴마크도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붙었는가, 다른데 있는가 가물가물 가물치. 그래서 이렇게 한데 뭉뚱그려 출간하는 게 옳다고 본다. 그냥 우리에게는 그들 나라가 막연히 '북유럽'이니까. 아직까지 북유럽은 <먼 나라 이웃나라>가 아니라, <먼 나라 먼 나라>일 뿐. 




하지만 얼마 전부터 덴마크에서 불어온 '휘게, 휘게'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어디서부터 이 바람이 시작된 것인지 모르겠으나, 책 좀 읽는다 하는 분, 라이프 스타일에 관심 좀 있다 하시는 분들은 휘게 관련 책을 이미 읽어 보았을 것이고, 읽지 않았더라도 그런 책이 있다는 것은 알 것 같다. 인테리어, 혹은 잡화 관련 책을 내는 출판사는 앞다퉈 북유럽 디자인 책을 출판하고 있다.

일본에 불어온 북유럽 스타일의 유행이 어느새 우리나라에도 번졌고, 인테리어 블로그나, 리빙 앱을 보면 전신만신 북유럽 스타일이 유행이다. 정갈하고, 소박하지만, 자연친화적이고, 안락한 느낌. 곳곳에 포인트를 준 원색의 디자인들은 귀엽다. 북유럽 스타일은 일본이나 우리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검소하고 정갈한 문화를 추구해 온 유교문화권에는 먹힐 만한(?) 요소가 많다고 본다. 한마디로 통하는 게 많다. 지금 유행하는 미니멀 라이프, 미니멀 스타일과도 북유럽 스타일은 상통한다. 

독자적으로 북유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어쨌거나, 뭐에 영향을 받았는지 그런 것에 구애 없이 우리 삶에 좋은 모델이 될 만한 스타일을 소개하는 책들과 여타 매체들이 늘어나 기쁘다. 

북유럽 스타일이, 지나가는 깜짝 유행으로 그칠지 모르겠지만, 내가 몰랐던 좋은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또 하나의 희망이 생겼다고 할까. 갈피를 잃은 내 삶의 목적성, 내 삶의 본보기를 발견하게 되어 기쁜 것이다.  

사람들이, 마음은 잘 살고 싶지만 잘 살지 못하는 건, 가까이에 본받고 따라 할 좋은 라이프 모델이 없기 때문인 이유가 많은데, 나 역시 그랬었다. 그래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이 모임에도 나가보고, 저 모임에도 나가보고 여러 헛짓거리들을 많이 해 봤는데, 이제 내 삶의 가닥, 내 가치관을 어디에 둬야 할지 조금 조금씩 알겠다고 할까. 

요즘에 그렇다. 경제 서적, 재테크 서적, 의/식/주 관련 서적과 다른 나라 사람들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그들의 인생, 그들의 일생을 꾸려나가는지 읽어나가니 나 역시 내 삶의 가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알겠다. 

빤딱빤딱한 새 차, 명품 옷, 가방, 평당 가격 죽여주는 멋진 아파트 그런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진짜 내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는지, 진짜 내 마음은 예전부터 무엇을 원해 왔고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원하게 될지 알 것 같다. 


그리하여, 요즘 북유럽에 관심이 생긴 분들에게 이 책 강추한다. 
좁은 범위로 북유럽 디자인,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가 '지속 가능발전'을 공부하러 스웨덴에 장기간 체류해서 현지인의 실제 생활상을 기술하는 것은 물론, (정확히 무슨 일을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연구자의 냉철한 시각과 기자의 객관적 시각도 고루고루 들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책이 어렵나, 그런 건 전혀 아니다. 일단 저자가 글을 정말 잘 쓴다. 재기 발랄한 문체로 재밌으면서도 연구자 혹은 신문에 기고를 했던 분인 만큼 글 전체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 

북유럽 각 나라 별 차이, 우리도 들으면 알만한 대기업 등등, 꼭 옛날 걸리버 여행기 읽는 것처럼, 새롭고 신기한 나라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덤으로 저자가 그곳에 살며 지내며 겪었던 에피소드들) 

그리고 이 책을 덮으며 드는 생각, '과연 행복이란 무엇인가?' '개개인이 행복하기 위해 사회와 제도, 기업과 국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국가, 사회, 기업 이건 좀 스케일이 크고, 내 혼자 잘한다고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 일단, 나 개인, 나 자신의 행복에 대해서 깊은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다. 비단 이 책뿐만 아니라, 북유럽 라이프 스타일을 다룬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생각이지만, 특히나 이 책을 읽으면 더더욱, 나 개인의 행복에 대해, 그리고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다.


수명은 계속 계속 늘어나고, 정치는 아수라장이고, 식탁 물가는 부엌 천장을 뚫고 나가버렸고, 세계정세 특히 한반도 정세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불안 그 자체이고, 아무것도 알 수 없어 무기력한 이때에 우리는 더더욱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그리고 어떤 삶이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를 둘러싼 세상과 사회가 알 수 없으니, 정말 불안하니, 나만의 가치관, 내가 나아갈 길을 뚜렷이 해야 한다. 그래야 바깥이 흔들려도 나 자신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세상이 바뀌면, 그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면 될 것. 

이럴 때 북유럽 스타일은 좋은 모델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들의 복지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북유럽 사람들의 정신을 탑재하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 다만, '행복'이란 게 뭔지, 그런 게 과연 세상에 존재하기나 한 건지 알쏭달쏭 한 분들에게 어떤 답을 줄 것이니까.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하고, 스스로 답을 찾게 해줄 좋은 모델이 바로 '북유럽'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 책을 강추하는 바. 저자의 식견, 배경지식, 가치관, 생각의 깊이가 다 마음에 든다. 가벼운 듯 재기 발랄한 시각과 문체도. 저자의 전작도 읽어보고 싶다. 전작 제목은 『스웨덴이 사랑한 정치인, 올로프 팔메』 이다. 꼭 읽어봐야지! 

│추가│ 북유럽 비즈니스에 관한 내용도 있고, 비즈니스 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도 담뿍 들어있지만, 무엇보다 이 책은 '비즈니스'보다 넓은, 북유럽 '문화'에 대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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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선생님, 스크린에 풍덩! - [방가? 방가!]부터 [빌리 엘리어트]까지 영화보다 더 재밌고 리얼한 경제 이야기!
박남범 외 지음, 전국사회과교과연구회 기획.감수 / 서해문집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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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기간/ 2017년 4월 1일~7일

/주제 분류/ 경제> 청소년 경제
/읽은 동기/ 경제 선생님!! 저도 경제가 알고 싶습니다!! 좀 가르쳐주세요!


와!! 이 책 진짜 괜찮은데!!!! 알라딘에 서평이 꼴랑 2편 밖에 안 올라왔다. 이렇게 좋은 청소년 교양 도서의 서평이 꼴랑 2개밖에 없다니!!! 서해문집이면, 나름 메이저급 출판사라고 생각되는데, 홍보를 별로 안 했는가 보다. 최소한 서평 이벤트도 안 했나봄봄봄. (<네이버 책>에 올라온 네티즌 리뷰는 7개. 이것도 참말 저조한 성적) 일 년 365일 중 단 7일만 활짝 피었다 지는 벚꽃마냥 아쉽다 아쉬워. 이렇게 괜찮은 책은 좀 더 많이 읽히고 좀 더 많은 서평이 인터넷에 올라오길 바랍니다. - 내 이 바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좀 더 강하게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자를 굵게, 색깔까지 입혀서 올린다.

어쨌거나 리뷰 시작!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책은 10편의 영화를 뽑아, 각 영화의 배경이 된 그 시대 경제 상황, 경제 현상 등을 청소년의 눈 높이에 맞춰 상당히 재밌고 흥미롭게 풀어쓰고 있다. 

내가 가진 경제학에 대한 배경 지식은 대학 때 필수 교양으로 들었던 경제학 원론 정도의 지식이 다다. 그러니까 경제에 대해 거의 알지는 못하지만, 경제학의 핵심 개념, 그러니까 수요, 공급, 가격, 여러 시장들, 뭐 이 정도의 아주 기본적이고도 기본적인 개념만 들은 정도이다. 누가 설명하면, <아, 그거!> 정도로 대꾸할 수준이고, 그 개념들을 나보고 설명해 보라 하면 <어버버...>거릴만한 수준. 

내 같은 이런 사람들이 뭐든 참 애매한 사람들, 그런데 이런 애매한 수준의 사람들이 읽기에 이 책이 참 좋다. 그리고 몇 년 이내에 사회로 진출할 예정인 청소년들에게도 참말 좋은 책. (그러니까 애매한 지식수준을 가진 사람들은, 청소년 수준과 똑같다는 말쑴!) 

영화를 보면, 지금 우리 사회만을 그리는 게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여러 시대를 그리고, 그 시대 속에서 주인공들이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린다. 주인공 개개인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 그 환경 속에서 영향을 받고 있는데, 이 책은 이 점에 착안하여 영화 속 시대 배경, 특히 경제 상황, 경제 현상을 설명하고 지금의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를 던져주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이런 유의 책에서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스>, 우리나라 청년 실업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설명은 영화 <방가방가!>, 애덤 스미스의 다이아몬드의 역설을 보여주는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 (먹을 수도 마실 수도 없는 이 다이아몬드 때문에 사람들이 죽어나구먼! 뭐시 중헌디!!! 이 욕망에 눈먼 사람들아!!), 선심성 정책을 퐝퐝 쓰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에비타> (나라 곳간은 바닥나고, 정치인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흐려지며 사회는 양분된다.), 화폐 역시 희소하고, 사회 병폐가 일어나지 않으려면 통화 관리를 잘 해야 함을 보여주는 <오즈의 마법사> (오즈의 마법사는,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 통화 정책에 대한 알레고리 외에도 정말 다양한 알레고리를 펼쳐 보이는 수작이다. 물론 경제학까지 끌어다가 이 동화를 설명하면 더 멋지고 대단하긴 하죠), 거품은 부풀어 오르다가 결국 터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월스트리트>. 1990년에 일본에서 2008년 미국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났고, 이건 자본주의 시장이 열린 이래 주기적으로 반복된 것. 앞으로도, 이 경제 체제가 유지되는 한 계속 반복될 일이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이 책, 이 챕터에서는 이를 설명하고 있다. 독점의 장단점을, 우리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설명하고 있고, 마지막으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로, 경제학에서 아주 유명한 개념인 '기회비용'을 설명하며 독자들에게 어떤 삶을 선택하고 살 것인지 묻고 있다. (아, '기회비용'을 마지막 챕터로 배치한 것, 이 책의 신의 한수였다고 본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가"

"자신의 자아 정체성을 확립한 가운데 각자가 지난 개성을 살릴 수 있는 형태의 소비 활동이라면 또한 거기에 열정과 노력을 바탕으로 삶의 목표와 바람직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소비를 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합리적인 소비자가 아닐까." 

"소비지향적인 소비자라기보다 뜨거운 삶의 열정을 더 사랑하는 합리적인 소비자" 

"소비는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다. "

"소비라는 것은 단순히 무엇을 사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가치를 두고 있느냐를 보여주는 것이다." 

"각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가며 바람직한 소비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 한다."

"경제활동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우리 삶의 모든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는 단순히 월급이나 사회적인 지위가 아니다.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을 올바르게 확립하는 것이다. 그 가치관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경제인으로서 건강한 소비 생활 및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모든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 안에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기회비용을 치르고도 더 나은 삶을 만들 수 있을지 없을지는 개인의 삶에 대한 가치관과 노력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위 8편의 영화 외에 1930년 대 세계 경제 대공황을 다룬 <신데렐라 맨>과 1970~80년 대 영국 탄광촌의 노동쟁의와 그곳에 불어 닥친 신자유주의를 다룬 <빌리 엘리어트>도 소개돼 있다. 

흥미롭고 우리와 뗄려야 뗄 수 없는 경제라는 소재를 영화에 빗대 재밌게 소개하고 있으며, 흥미와 재미를 넘어 유익함과 생각할 거리까지 던져 주는 이 책, 강추한다. (제목이 독자의 폭을 제한하는 것 같아서 아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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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 잘 쓰는 법 - 착한 가계부 행복한 경제
에듀머니 지음 / 이콘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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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기간/ 2017년 3월 31일
/주제 분류/ 경제> 재테크?! 
/읽은 동기/ 나도 가계부를 잘 쓰고 시뽀요 ♡ 


일전에 읽었던 『아버지의 가계부』의 내용이 참 괜찮았다(내용이 괜찮았다는 거지, 책의 형식이 다 괜찮았다는 뜻은 아니다). 저자가 말하는 돈에 대한 개념, 저축, 투자에 대한 가치관이 마음에 들어서 글쓴이가 쓴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도서관 책장 사이사이를 여행하다가 이 책을 발견! 주저 없이 꺼내 읽었다. 어떻게 보면,  『아버지의 가계부』의 연장선으로 읽은 것, 그리고 가계부도 잘 쓰고 싶었고 겸사겸사. (참고로, 나는 재작년 고삐 풀린 듯 돈 쓸 때를 제외하고 몇 년 째 매일매일 꾸준히 가계부를 쓰고 있다. 자랑 ♡ 하지만, 가계부를 써놓고 활용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건, 안 자랑 ㅠ_ㅠ)

이, 『가계부 잘 쓰는 법』이라는 책의 저자가 '에듀머니'라는 법인으로 되어 있어서 정확히 누가, 얼마만큼 이 책을 썼는지 알 수 없다. 그래도 『아버지의 가계부』를 읽으며 느꼈던 제윤경 씨의 흔적들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제윤경 씨가 이 책을 썼을 수도 있고, 안 썼을 수도 있는데 안 썼다고 해도, '에듀머니'라는 법인의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돈에 대한 생각과 개념, 가치관이 비슷할 것 같았다. (가치관이 잘 맞는 사람들이 모여 법인을 설립했겠지요?!) 

이 책은, 『아버지의 가계부』보다 더 괜찮았다. 『아버지의 가계부』는 각자 한 집안의 가장이 된 고등학교 동창들이 중년이 되어 지금까지의 가정 경제를 분석하고, 각자 미래를 설계하고, 그에 맞춰 재무 설계한다는 가상의 이야기이다. 이 가상의 이야기를 끌어다가 독자의 각 가정의 재무를 건전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주고자 쓰인 책인데, 『가계부 잘 쓰는 법』은 『아버지의 가계부』에서 에둘러 가상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지 않고, 직설적으로 각 가정의 재무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 

돈을 좇다가 돈의 노예가 되지 말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고 예측하여, 그에 맞게 재무 설계를 하자며! 그러기 위해서는 평상시에 푼돈을 아무 의미 없이 허투루 쓰면 안 되고, 푼돈이라도(아니, 푼돈이기에) 미래에 좀 더 가치 있게 쓰기 위해, 돈을 계획적으로 쓰고, 모으자는 책이다. 

희소한 자원인 '돈'을, 좀 더 가치있게 쓰자는 것이 이 책의 요지!! 돈은 단순히 모으기 재미만을 위한 취미가 아닌, 쓰기 위한 도구이니까! 이것이 바로, '에듀머니'라는 법인이 주장하는 바이다. 

희소자원인 돈을 잘 쓰는 법은, 인생을 계획하고, 예측하는 미래 설계와 거기에 필요한 돈을 셈해두는 재무 설계에서부터 출발하고, 평상시에 긴장감 유지, 돈을 허투로 의미없이 쓰지 않기 위해 매일매일 가계부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돈의 흐름을 간단하고, 편리하며, 알기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지만, 경기가 호황일 때나 불황일 때나 혹은 개인적으로 어떤 큰일이 닥쳤을 때도 돈에 전전긍긍하지 않고, 여유로울 수 있다고 말이다. 

누구나 다 들어본 이야기이지만, 짧은 시간에 큰돈으로 불리고 싶은 욕심, 그러면서 매일 하루를 마감하기 전 돈을 어디에 썼는지 그걸 쓰는데 채 1분도 걸리지 않는 가계부는 쓰기 귀찮고, 미래는 어찌될지 아무도 모른다며 계획조차 세우는 걸 거부하며, 미래는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내일 외식으로 뭐 먹고, 무슨 옷 사지?>에 돈 쓸 생각에 충동적이고 소비적인 설렘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아무리 힘들게 일을 해도 통장은 텅 비어 있고, 설사 돈을 모았다고 해도 그 돈을 한순간에 의미없이 날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 책은 이런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책. 

통장이 텅장인 사람들, 내 집 마련하여 기쁘긴 기쁜데 대출 이자로  월급 한 번 제대로 만져보지 못하고 돈에 쪼들려 사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그리고, 돈이 뭔지 그 알쏭달쏭한 요물인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다루어야 하는지 알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한다. 

단, 이 책의 문제점이 똑같은 말을 중언부언 끊임없이 되풀이 한다는 단점이 있다. 똑같은 말을 반복, 반복 또 반복한다. 좋은 말도 한 두번이면 족하다. 좋은 말도 여러 번 하면  잔소리일 뿐, 지겨울 뿐 아니라 종이까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중복되는 내용은 대폭 삭제하고, 책이 얇아지더라도 좋은 내용이 적재적소, 간략하게 담아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러면 더 임팩트 있는 책으로 탄생했을 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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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게 라이프,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 - 덴마크 행복의 원천
마이크 비킹 지음, 정여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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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기간/ 2017년 3월 15일~20일

/주제 분류/ 자기 계발?!!!! (다른 나라 라이프 스타일 엿보기)
/읽은 동기/ 휘게가 무엇인지, 그것이 궁금하다!


얼마 전부터 눈에 자주 띄기 시작한 '휘게(Hygge)'라는 단어, 이 단어는,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북유럽 라이프 스타일을 대표하는 북유럽 어느 나라의 한 아주머니 같았다. 꼭, 몇 년 전 미국의 타샤 튜더 할머니 스타일이 유행했듯이, 그 할머니의 스타일이 곧 그 할머니의 성함이었듯 '휘게' 역시, 북유럽 스타일의 아이콘으로 대표할 만한 어느 아주머니인 줄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휘게는 타샤 튜더 할머니로 대표하는, 누구 한 명의 라이프 스타일을 나타내는 단어가 아니었다. 누구의 이름은 더더욱이나 아니다. 누구 한 명의 이름이나 라이프 스타일이 아닌, 덴마크인들의 어떤 생활을 중시하고 추구하는지 나타내는 복잡하면서도 단순 명쾌한 단어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단어는 명사이기도 하고, 동사이기도 하며, 형용사와 부사이다. 무궁무진한 합성어로도 가능! 

덴마크인이 말하는 휘게는, 우리나라 단어로 번역하면, 아마 번역하기가 제일 적절한 단어가 바로 '아늑함'일 것이다. 휘게라는 단어, 그 라이프 스타일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면 된다. 창밖은 눈보라 휘몰아치는 춥고, 살벌하고, 무시무시한 계절이라 해도, 집안은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들로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진 식탁과 따뜻하게 장작 나무가 타고 있는 벽난로, 사랑과 정성이 가득 담긴 크리스마스트리, 사랑의 마음으로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들, 밖은 위험하도 집안은 따뜻하고 안전하며 아늑하다. 바로 이것이 덴마크인들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휘게리'한 장면이다. 

휘게를 대표하는 것은 크리스마스이지만 덴마크인들은 매일의 일상생활에서도 휘게를 추구한다. 정신없이 일하다가, 휴식시간에 따뜻한 커피 한 잔과 달콤한 초콜릿, 평일 저녁 좋아하는 친구 혹은 가족들과 보는 영화나 드라마, 주말에 근교에 소박한 소풍을 가거나 공기 좋은 캠핑을 떠나는 것, 이 모든 것들이 다 덴마크 사람들에겐 휘게인 것이다. 

이 책은, 덴마크에서 행복연구소를 운영하는 사람이 덴마크 사람들이 왜 행복한지, 바로 휘게를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 때문에 행복하다고 설명하는 책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말랑말랑한, 어느 북유럽 아줌마의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하는 책 같지만, 행복이라는 것을 직업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쓴 책이기 때문에, 약간의 수식, 약간의 딱딱한 용어가 나오기 때문에 완전 백퍼 말랑한 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어려운 책도 아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북유럽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고, (인테리어 블로그나 책, 어플에 들어가 보면, 거의 대부분 북유럽 인테리어가 대부분, 일본 스타일도 조금... 이런 형국이다) 아마 이런 유행이 생각보다 길게 갈 것 같다. 환경 오염, 미니멀 스타일의 유행 등 여러 상황과 맞물리고 있고, 혼족 혼밥이니 우리나라 사회 구조가 좀 더 미니멀하고, 자기 인생을 좀 더 가치있게 사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책. 

'행복'이란 단어도, 우리가 늘 추구하고 싶어 하지만 돈 때문에, 관성 때문에 마음 한편에 밀어두고 늘 생각하는, 숙제로 남겨진 그 무엇이고. 뭔가 바쁘게는 살고 있는데, 마음이 공허하거나 뭔가 사소하지만, 자기 인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게 필요한 분들은, 덴마크의 휘게,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참고해 보는 것이 좋을 듯싶다. 

추가1) 양초(그것도 유기농 양초! 인위적인 향초는 싫어한대요!) / 한 달에 한두 번 가족이나 친구들과 모여 드라마 혹은 영화 감상 / 캠핑 / 소풍 / 스웨터 / 스카프 / 단 것(초콜릿, 핫초코, 케이크! 단 것은 우릴 행복하게 해주죠!) / 정성 들인 크리스마스 

추가2) 덴마크인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은, 이런 소박한 것들이다. 어마어마한 세금을 국가에 뜯겨도 노후 혹은 미래에 대한 투자라 생각하고, 충동적 소비보다 소박하게 살면서 가치 있는 것에 제대로 돈을 쓴다. 가까운 사람들과 긴밀하면서도 아늑하고, 평온한 하루를 사는 것을 중시한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이건 덴마크의 기후 환경과 깊은 관련이 있다. 겨울은 길고, 여름은 짧고, 겨울엔 끝없는 밤, 여름엔 끝없는 낮, 끝없는 비, 이런 악천후 속에서 짜릿한 것을 소비하기 보다, 안전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실내에서 소박한 것을 추구(밖에 나가면 너무 다 비쌈!! 한 번 외식하려면 후덜덜!). 

추가3) 우리나라는, 불안을 흥정하고, 불안을 마케팅해서 먹고살며, 충동을, 낭비를 부추기는데, 이래서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행복은 너무나 요원하다. 불안한 와중에도, 위험한 와중에도 하루하루, 어떤 아늑함, 안전함, 가까운 사람, 좋아하는 사람을 온전히 믿고 기댈 수 있는 그런 하루하루를 만들어가는 그런 라이프 스타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이미 있고, 곧 유행이 되어 정착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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