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독서 - 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
서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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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이가 상당히 얇다. 뒷장에 인쇄된 글자도 살짝 비친다. 나는 두껍고 투박한 종이보다 이렇게 얇은 종이가 좋더라. 사락사락거리는 소리는 귀를 즐겁게 한다. 또 조심조심 신경 써서 책장을 넘겨야 하니 책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 온몸으로 '나를 소중히 대해주세요!'라는 책의 주장. 그래, 당당히 주장해라. 


2. 글의 스타일은 칼럼 느낌 조금, 에세이 느낌 다분. 


3. 『서민 독서』는 서민 교수님이 독서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독서를 강력하게 권유하는 책이다. 그의 독서 인생과 책, 독서에 대한 생각이 듬뿍 담겨 있다. 

- 1부에서는 '책 읽으세요! 책 안 읽으면 ○○처럼 될 수 있고, △△처럼 될 수 있어요. 그리고 머지않은 미래에 극 소수의 바보가 지배하고, 절대 다수의 바보들로 가득 찰 세상(이래나 저래나 다 바보들)이 될지 몰라요!'라고 말한다. 

- 2부에서는 '책을 읽으면요, 이래서 좋고, 저래서 좋아요. 그리고 요런 능력을 키울 수 있고, 또 죠런 능력도 키울 수 있죠. 그러니까 책을 읽읍시다!'라고 주장하며, 독서의 길로 들어오라고 유혹의 손짓을 한다. 

- 3부에서는 '책을 읽으세요! 그리고 이왕이면 고전이 좋답니다. 고전은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검증 과정에서도 살아남은 책입니다. 그러니 추천합니다! 물론 고전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에요. 고평가된 고전도 있으니 본인에게 잘 맞는 책을 고르세요.'라고 한다. 


4. 책이라는 것은 보통, 하얀 바탕에 까만 글자가 빼곡히 채워진 물건이다. 펼치면 글밖에 없는데, 그 글 속에 이야기의 배경이 있고, 주인공이 있으며,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글을 쓴 사람의 흔적도 글에 묻어있다. 재미있는 것은, 책마다 저자의 존재감이 제각각이다. 어떤 책은 책의 전면에 저자가 튀어나와 있고, 어떤 책은 아무리 샅샅이 뒤지고 찾아봐도 저자일랑은 1도 찾을 수 없다. 이 책은, 아니 서민 교수의 책은 책 어디를 펼쳐도 서민 교수님이 있다. 여기에도 있고, 저기에도 있다! 페이지 한가운데 우두커니 서서 '이러저러'니 하며 말을 붙이고, 다른 페이지를 펼쳐도 여기 구석, 저기 구석에서 툭툭 튀어나와 얼굴을 내밀고 이러구 저러고 말씀한다. 

다른 책에서도 종종 언급된 어린 시절의 존재감 때문인지, 아니면 교수님의 전공 분야인 기생충, 그러니까 미물인 기생충을 공부하고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고 계신 분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교수님의 웬만한 책, 웬만한 페이지, 웬만한 책의 위, 아래, 중간, 구석 어느 곳이고 서민 교수님이 계시다. 없는 곳이 없고, 교수님으로 꽉 차 있다. 서민 교수님 글 스타일인 듯하다. 게다가 교수님 성함을 브랜드화했달까. 그래도 『서민의 쉬운 글쓰기』에 비해서는 존재감, 정체성에 대한 서술이 많이 들어든 느낌이다. 


5. 그러니까 서민 교수님에 대한 호불호가 강할 것 같다. 이 책에 대한 반응도 비슷할 것이라 예상한다. 그리고 서민 교수님의 생각과 주장의 논리 전개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좀 있다. 잘 쓴 글도 많지만, 근거나 주장이 빈약하거나, 비약된 글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글의 논리 전개와 설득력이 많이 좋아졌다. 글에 투사된 서민 교수님의 존재감도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듯하고. 성장이 눈에 보이네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책 열심히 읽으시고, 글도 많이 쓰시길 바란다. 더 탄탄한 논리력, 더 탄복할 설득력, 더 빵빵한 배경지식으로!


+ 완벽한 사람, 절대적으로 옳은 주장을 하는 사람보다 좌충우돌하더라도 배움과 깨침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세상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든다. 용기와 부지런함이 없으면 안 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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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과 혀 - 제7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권정현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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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추적 내린 일요일, 이 책을 읽었다. 비와 닮은 소설 같기도 하고, 전혀 닮지 않은 것 같기도 한 그런 소설이었다. 

(경고! 이하, 스포일러도 좀 있음)


│칼│
칼은 자르거나 써는 데 쓰인다. 사람을 벨 수도, 음식을 벨 수도, 환부를 벨 수도 있다. 벤다는 건 같은데, 그 대상이 무엇인지에 따라 칼의 존재 의미는 달라진다. 

이 책에서는 주로 도마 위에 올라온 음식들이 칼에 잘린다(나중에 다른 것이 잘리기도 함. 뭔지 궁금하죠?!). 주로 첸의 도마 위에서 식재료들이 잘리는데, 첸 이전에는 첸의 아버지가 수많은 것들을 잘라 왔다. 자를 때마다 흥건히 배어 나오던 피는 도마에 스며 들었고, 피가 스민 도마는 나무로 만들어졌지만 강철의 느낌을 내뿜는다. 

도마 위에서 동물들은 생을 마감(死)하고, 누군가의 입속(生)에 들어갈 수 있게끔 다듬어진다. 도마 위는 생과 사가 공존하는 공간. 단순히 이것과 저것인 각각 따로의 생과 사가 아니라, 생과 사가 하나로 연결되고 그 자체가 하나가 되어버린 뫼비우스 띠처럼 도마 위에 올려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첸은 괴뢰국인 만주국 사령관인 오토조와 내기를 한순간부터 자신이 살기 위해 도마 앞에서 재료를 다듬고, 오토조를 죽이기 위해 도마 앞에서 음식을 한다(오토조를 죽이기 위해 살아가는 목숨이었다고 할까). 아이러니하게도 오토조는 첸이 만든 음식을 먹고 그 음식량만큼 매일의 수명의 연장해 나간다. 첸은 이상은 컸지만 끝까지 실패한다. 인간은 자기 실력을 알아주는 사람 앞에선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인정욕구 가득한 인간들. (아마 일제강점기 때의 친일파들은 각기 다양한 이유로 친일파가 되었겠지만 그중 어떤 사람들은 일본인의 진심 어린 칭찬 한 마디, 진정 자신을 알아주는 말 한마디로 친일파가 되었던 사람도 분명 있을 거라 본다. 그래서 사람은 원수인 적(敵)이 악랄한 악마이길 바라지만, 그렇지 아닌 상황을 맞닥뜨려 마음이 흔들릴 때가 많다. 인간이란 참으로 복잡하고 오묘하다.)


│혀│
혀는 순전히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는 신체 기관이다. 말하는 데 쓰이고, 음식의 맛을 느끼는 데 쓰인다. 세 치 혀로 살거나 죽기도 하고, 세 치 혀로 맛본 음식 맛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기도 한다(음식의 맛이 인간의 감정에 미치는 그 즉각적인 힘이란!). 

이 책에서도 음식으로 죽이려는 자와 죽음까지 감수하더라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는 자의 대결이 펼쳐진다. 직접 맞붙어 싸우지 않고, 음식으로써, 팽팽하게 대결한다. 과연 그 끝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맨 끝 페이지에 이 목숨을 건 대결의 진정한 승자가 나온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데헷.) 

이 책에서도 얼핏 나오지만, 누군가는 음식의 맛보다 음식을 예찬하는데 더 이 혀를 쓰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혀가 소중하다고. 가끔 미식가라는 사람들이 쓴 글을 보면, 미각이 나보다 더 발달한 것 같긴 하지만 어쩔 땐 단지 미식가들이 음식을 표현하는 어휘만 많이 아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든다. 음식의 맛의 맛을 풍부하게 느끼기보다는, 음식을 표현해 내는 어휘가 풍부하다는 느낌. 그리고 맛은 이러해야 한다고 우기기만 잘해도 될 것도 같고, 음식과 재료에 대한 해박한 지식까지 더해지면 확고부동한 미식가가 되는 듯하고. 잘 모르겠다. @ㅅ@



│식민 시대 여자의 삶│
전쟁이 일어나면 모두가 고달프지만, 역시나 제일 고달픈 건 여성이다. 남자들은 전쟁터에서 죽지만, 여자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학대받고 죽어나간다. 복잡한 사회/윤리적 문제와 인간의 가장 내밀한 감정인 수치심과도 직결된 문제라서 여성들은 자신이 겪었던 고통과 감내해야 했던 부당함을 쉽게 말할 수도 없다. 그러니까 전쟁은 남자들의 일이라느니 이런 말은 결코 성립할 수 없다. 

전쟁 땐 남성은 필요할 때만 여성을 찾는다. 매일매일 목숨이 오가는 일이 벌어지기 일쑤라 제 한 몸 건사하기 바빠, 여성을 여성으로서 여성을 온당한 한 인간으로서 대하기 힘든 것이다. 그래서 자기 목표를 달성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는다. 이 소설의 여주인공(길순)은 그렇게 인생을 유린당했다. 그의 친오빠는 매번 길순을 사지로 몰았다. 여동생이 겪었을 어떤 수치심과 치욕엔 무관심하다. 동생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고, 수치심도 느낄 수 있는 일들을 떠맡기고 강요한다. 여동생은 심리적으로 오빠에게 예속되어 있기 때문에 싫으면서도 하나씩 해나가는데, 그 과정이 너무 답답하고 싫었다. (네 인생을 살아, 길순!!! 길순 오빠, 너 너무 미워. 네놈은 일본군 하나 제대로 죽이지도 못하면서 왜 자꾸 길순이에게 미션을 주고, 길순의 삶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냐고. 왜왜! 비굴하고, 약한 놈들이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더 악랄하게 군다. 흥! 인력거 한 명 구한 거랑 길순에게 던져준 임무랑 그 위험도가 같냐?! 결코 너를 좋게 볼 수 없구나!)

만주국 사령관(야마다 오토조)은 길순을 보고 반하지만, 길순이란 사람을 좋아했던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얼핏 보이는 어머니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혀의 감촉을 느끼고 싶었으리라. 

중국인 첸도 마찬가지다. 만주국 사령관을 죽일 수만 있다면, 노모의 죽음도 길순의 죽음도 아무것도 아니다. 야마다 오토조나 첸이나 어쩌면 길순의 친 오라비와 똑같다. 친오빠는 자신의 애를 가진 여자가 기차에 뛰어들어 자살을 했는데도, 미동도 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갔다. 오토조와 첸도 마찬가지다. 전쟁이 잔인한 걸까, 남자가 잔인한 걸까. 아니면 인간 모두가 잔인한 걸까? 길순도 잔인한 걸까? 하긴 길순도 친오빠를, 오토조를 첸을 사랑하진 않았다. 당시 여성들이 감내해야 했던 삶이었다. 전시 상황은 최고도로 경직되고 보수화되는 시기라 인권 유린이 최고조에 이르고, 그 외에도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할 때면 여성의 삶은 벼랑 끝에 놓이기 쉽다. 



이 책을 읽고, 전쟁 혹은 식민지배 하의 여성의 삶은 정말 비참해서 속이 많이 쓰렸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배경의 글을 잘 안 읽기도 한다. 도구화되는 것이 비단 여자들 뿐일까. 도구화된 여자들, 도구화된 시민들, 도구화된 일개 사병들, 도구화된 장교들... 이 도구화는 피라미드의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위에서부터 아래로 인간을 도구화 시킨다. 이 책에도 나왔지만 사람 죽이는 것은 참으로 어려우면서도 참으로 쉬운 일이다. 내 마음을 복잡하게 만드는 건, 방금 전까지 생각하고 말하고, 돌아다니던 그 뜨거운 피가 사지 끝까지 돌던 사람이, 총을 맞거나 죽게 되면 하나의 덩어리에 불과해진다. 참으로 묘한 감정이 들면서 씁쓸하고 가슴 아프다. 그리고 인간이 너무나 쉽게 하나의 덩어리가 될 수 있는 전쟁은,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 욕심을 부려 남의 나라를 자기 나라로 강제 합병하고 식민지화하는 것도 안 된다. (알겠냐, 몇 몇 나라의 수장들아!) 

처음엔 요리와 패망 직전의 만주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의아했는데, 읽다보니 아, 이렇게도 이야기를 만들 수 있구나 싶었다. 그리고 스토리가 영화 시나리오로도 상당히 좋을 것 같았는데, 이완 감독의 《색, 계(色, 戒)》 못지 않은 《식, 계(食, 戒)》라는 영화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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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를 읽다 - 빈센트 반 고흐 편지 선집
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기고 엮음 / 레드박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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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는 정말 솔직한 사람이고, 자기 감정을 잘 담고, 잘 표현한 사람이었다. 그 자신 스스로는 참말 논리정연하고 자기 세계가 뚜렷한 사람이었다. 이걸 알아 준 사람은 테오밖에 없었다. 둘은 정말 좋은 형제이자, 친구였다. 고흐가 계속 그렇게 말했듯이.  

한 장 한 장 아껴가며 읽었다. 매 편지에 반 고흐의 생각이 감정이 고스란히 스며 들어 있다. 그런 책을 함부로, 빨리 읽을 수 없었다. 저절로 존중하게 되는, 저절로 정독하게 되는, 그런 책이다.



이 책은 반 고흐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때부터 동생 테오, 혹은 친구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초반에는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 어디로 가서, 누구를 만났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그간 가족들과 있었던 일과 서로의 안부를 전하고, 듣는데 할애한다. 그리고 익히 알다시피 고흐의 신앙심도 엿볼 수 있고, 무엇보다 고흐가 사랑에 빠진 이야기! 자세히는 나오지 않지만 한때 고흐가 한 여자를 정말 사무치게 사랑했다. 과감 없이 자신의 감정을 동생 테오에게 전한다. (그런데 고흐는 참말 여자 마음, 여자의 행동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모노 타입으로 여자를 생각한 것 같다. 이 때문에 괴롭고 상처받았던 건 고흐 자신이었다.)

초반 편지들에는 동생 테오도 알고 있는 서로 간의 배경 지식 때문이랄까, 독자로서 알 길이 없는 이야기의 구멍이 뻥뻥 뚫려 있다. 고흐와 테오 둘 다 아는 사실을 편지에 구구절절 상세히 쓸 필요가 없을 테니 이런 구멍은 당연하다. 구멍을 만나면 나 혼자 고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상상해 보았다. 하지만 고흐가 여자에게 차였을 때는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는 없더라. 그리고 또 고흐의 감정, 생각도 썩 이해하기 쉬운 것도 아니었다. 뭔가 고흐 혼자만 자신의 감정에 빠져있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글이 논리적인데도 뭔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음, 또 그 다음의 편지로 넘어갈수록 고흐는 편지에 그림에 대한 이야기, 예술에 대한 그만의 생각에 대한 이야기들로 꽉 찬다. 그림에 점점 더 심취하는 단계였을 거다. 나중엔 그림 이야기밖에 안 한다. 

그런데 이 서간집을 읽고 놀랐던 것은, 반 고흐가 상당히 괴팍하고 뭐랄까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이고, 보다 동물에 가까운 인간, 본능만이 번뜩일 것 같은 사람일 것 같은데 편지는 한결같이 이성적이고 논리 정연하다. 물론 편지 내에서도 자신의 불같은 성격 때문에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언제나 외톨이에다 외롭다고 쓰고 있지만 편지에서는 그 불같은 성격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단, 테오가 돈을 보내 줄 수 없다고 하면 편지에 불같이 성질을 낸다. >ㅁ< 뭐, 돈을 안 주는 테오에게 화가 났다기보다는,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될까 봐 화가 난 것이리라) 

그리고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것은, 고흐가 상당히 해박했다는 것이다. 숙부님 일을 도우며 화상 일을 해서 그림에는 해박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지만 그림뿐만 아니라 문학 작품도 꽤나 많이 읽었고 또 사랑했다. 특히 위고와 디키즈, 에밀 졸라의 글을 좋아했다. 이 거장 작가들이 무엇에 대해 썼나? 바로 헐벗고 가난한 사람들에 썼다. 고흐도 헐벗고 가난하며 고난에 찌든 사람들을 사랑했다. 반 고흐와 참 잘 맞았던 문학 작가들, 그는 그 거장들을 존경하고 사랑했다. 테오에게 쓴 편지에 '누구의 무슨 책을 읽어 보아라', 이런 구절이 나올 때마다 내 가슴도 콩닥콩닥, '저도 읽어 볼게요!', '저도 참 잘 읽은 책이에요!' 라며 혼자 대답하곤 했다. 

반 고흐를 직접 본 적이 없어서 실제 성격이 어떠했는지 알 길이 없지만 그가 좋아했던 그림들, 그가 좋아하는 그림에 대한 쓴 평, 자신이 좋아하는 문학 작가와 그 작품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쓴 글을 읽으면 반 고흐가 지향했던 것이 언제나 일관 있고 뚜렷했음을 알 수 있다. 그만의 세계관이 있었기에 그가 남긴 작품들은 결코 그리다 보니 어쩌다가 나온 작품들이 아닌 것이다. 지향하는 바가 뚜렷한 예술가, 그런 예술가가 인류의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보다 인간의 세계를 확장시키는 것이다. 그랬기에 고흐는 단순히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화가가 아니고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화가가 될 수 있었다. 비록 그의 인생, 그의 삶은 불행했더라도 말이다, 우리로서는 반 고흐의 그 치열했던 노력, 더 나은 작품을 그리겠다는 집념의 덕을 보았다. 

그리고 익히 아는 바대로 고흐는 정말 외로운 사람이었다. 보통 고갱과의 일화를 예로 들며, 동시대 예술가들과 섞이지 못했던 사람이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서간집을 읽고 고흐는 예술가 뿐만 아니라 가족 관계에서도 상당히 고립되고 외로운 사람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가족과도 기름과 물의 관계처럼 늘 섞이지 못하고 반 고흐 혼자 외따로이 있었다. 아버지와의 첨예한 갈등, 불화는 안타깝게 여겨졌다. (누구나 겪는 세대간의 갈등, 부모/자식간의 대립이기도 하지만) 그의 가족은 반 고흐에 대한 험담, 그의 모자란 점들을 온 동네 사람들, 온 먼 친척 사람들에게 다 말하고 다닌 것 같은데 그런 뒷소문들, 그런 뒷말들을 들을 때마다 고흐는 너무나 괴로웠던 것 같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과 직후에는 뭔가 체념한 듯 완전히 가족 생각일랑 하지 않겠다는 듯 그림에만 파고들지만 그런 과정을 겪는 동안 반 고흐는 정말 힘들어 보였다. (물론 다른 가족도 다 힘들었겠지) 그 중간에 끼었던 테오도 힘들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가슴 아팠던 것은, '편지를 주고받고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오직 테오 너밖에 없다는 편지'와 그리고 고흐가 테오를 만나기 직전에 쓴 편지인데, '너도 나와 함께 지내면, 다른 사람들처럼 나를 견딜 수 없어 할지도 모른다'라는 편지였다. 홀로된 자, 정말로 세상 외로운 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고흐는 테오마저 자신을 떠난다고 해도 굴하지 않고 화가 나더라도, 짜증이 나더라도 그 외로움, 그 분노에 지지 않고 그림을 계속 그렸을 거라 본다. 마음이 심장 도려내듯 아프더라도 말이다. 

고흐의 초반 편지에서는 '자살'에 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 싶은 신앙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당연한 거겠지. 하지만 중반쯤 자살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으로 바뀐다. 그러다 그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반 고흐의 삶에 대해 결코 옳다 그르다 판단하고 싶지 않다. 죽은 후에라도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으니 다행이다, 뭐 이런 말도 하기 싫다. 다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 그 자신의 삶과 자신의 감정을 못 이기고 자살로 끝을 맺었지만 그래도 그가 사는 동안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의 몫, 지향하던 바를 끝까지 완수했다는 그것이, 참말 그것이 고맙다. 누군가는 세상 사람들과 어울리며 둥글게 둥글게 살아야 하지만, 누군가는 세상과 불화하고, 싸우며 자신이 꿈꾸는 바, 원하는 바를 끝까지 관철해야 하기도 한 것이다. 바로 한 개인이 모든 걸 걸고 싸우는 싸움에 인류와 그 한 개인이 도약하는 것이다. 그 역시 자기 삶에 결코 후회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반 고흐는 정말 솔직한 사람이고, 자기감정을 잘 담고, 잘 표현한 사람이었다. 그 자신 스스로는 논리 정연하고 자기 세계가 뚜렷한 사람이었는데 이걸 알아준 사람은 테오밖에 없었다. 둘은 정말 좋은 형제이자, 친구, 후원자와 예술가였다. 고흐가 계속 그렇게 말했듯이.  

이 책엔 테오의 편지는 실려 있지 않고 오직 반 고흐의 편지만 실려있다. 이점이 아쉽지만, 그래도 읽는데 전혀 문제없다. 어떻게 보면 반 고흐의 편지만 있어서 주의 흩트러지지 않고 반 고흐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었다. 
참 좋은 책, 참 좋은 서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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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운 프랑스 이만큼 가까운 시리즈
박단 지음 / 창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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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너무 읽고 싶었다. 아주아주 최근에 나온 책으로 현재 프랑스가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지 기존 책보다 적절히,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을 테고, 뉴스에 언급되는 것보다 깊이 설명하고 있을 테니까. 



책 표지, 책 전체적인 디자인도 깔끔깔끔 읽기 좋다. 

이 책은 총 5장(章)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사회 / 역사 / 지리 / 정치경제 / 문화로 되어 있다. 흔히 이런 구성은 어떤 나라에 대한 학부 수업 개론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성이고, 내용이나 수준은 교과서보단 몰랑몰랑하고  쉽게 되어 있다. 


 - 1장 사회 - 

이 파트에서는 사회적 공화국이라는 정체와 프랑스 여성의 지위, 프랑스 대학, 가끔 뉴스에 나오는 프랑스 내 타 종교 간 충돌 문제(히잡, 테러 등)를 다루고 있다. 


프랑스는 우리나라에서 참말 멀고 문화적으로 참말 먼 나라다. 그들의 문화에 대해 우리는 생각보다 잘 모른다. 부유하고 잘 사는 나라인 프랑스가 왜 사회주의적인 면모가 강한지, 여성 인권이 깨어있을 것 같은데 왜 다른 나라보다 한참이나 늦게 여성에게 참정권이 줬는지 아리송할 것이다. 그리고 잊을 만하면 뉴스에 나오는 프랑스 내 테러와 종교 문제. 1~2년 전에도 부르키니 때문에 프랑스 온 전체가 뜨거웠다. 히잡이나 부르카 문제가 왜 다른 유럽(영국, 독일)보다 프랑스에서 떠들썩한지 이 책에 잘 나와있다. 이 부분을 읽고, 우리나라에 보도되는 프랑스 뉴스를 보면 왜 이런 사건/사고(특히 테러)가 터지는지 보다 잘 이해될 것이다. 


 - 2장 역사 - 

이 책에서 제일 재밌게 읽은 파트다. 한 권의 책으로 프랑스의 다양한 부분을 설명하고 있으므로 프랑스 역사 통째로를 이 책에서 다루진 않는다. 역사적으로 유의미한 인물과 사건 위주로 설명한다. 게다가 이 설명도 오늘날의 프랑스를 설명하는 것으로 수렴한다. 

개인적으로 '아스테릭스'와 국민감정 형성 이야기가 제일 재밌었다. 아스테릭스 이름은 예전에도 몇 번 들었는데, 애니메이션도 볼 생각이다. 


 - 3장 지리 - 

유럽 대륙에서 프랑스의 지리적 위치, 파리가 위치하고 있는 일드프랑스에 대한 설명, 역사적으로 독일과 뺏고 빼앗으며 대립했던 알자스로렌 등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파트도 역시나 오늘날의 프랑스를 알기 위해 적절한 것만 쏙쏙 뽑아 설명하고 있다. 

예전에 SNS로 로렌 지방에 사는 한 프랑스인이랑 친구가 된 적 있다. 보이스 메일로 자기소개를 들었는데, 진짜 발음이 딱딱 끊어지는 독일어를 듣는 것 같았다. 분명 어휘는 프랑스어인데 발음은 독일어. 참말 신기했었다. 그리고 그 친구의 아버지가 은퇴한 광부이셨다. 지금은 대부분 폐광이 되고, 은퇴자들은 현재 모임을 결성해 친목도 다지고, 권리 신장을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고 계신다 들었는데 이 책을 읽고 그 지역 역사에 대해 알게 되니 일견 이해가 갔고, 재밌었다. 


 - 4장 정치, 경제 - 

정치 : 우리나라 사람들도 현재 프랑스 정치에 대해 꽤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점점 우경화하는 유럽, 그걸 행동으로 보여준 영국(브렉시트), 독일의 극우정당 약진. 이런 흐름이 프랑스도 예외 아닌데, 그래서 전 세계가  유럽 대선과 총선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마린 르펜의 지지율과 국민전선이 차지한 의석수를 확인해 보면 프랑스가 얼만큼 우경화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에 마크롱이 이번에 대통령이 된 배경, 티비에 자주 언급되는 마린 르펜이나 국민전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 유용한 배경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경제 : 우리나라가 밀고 있는 미래 에너지 중에 핵융합 발전이 있다. 현재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프랑스에 실험로를 건설하고 있는데, 거기 주축국이 바로 우리나라와 프랑스다. 그만큼 과학 기술에서 우리도, 프랑스도 앞서 있다. 

우리에게 프랑스는 패션과 화장품, 관광지, 좀 더 넓게 보면 음식과 식문화, 문학 등이 익숙하다. 하지만 프랑스의 진면목은 바로 과학기술 분야에서 볼 수 있다. 미국에 가려 잘 보이진 않지만 프랑스는 과학기술 최강국이다. 항공, 우주, 조선, 선박 등 부가가치 높은 산업 분야에서 많은 부문 1~2위를 달리고 있다. 우리나라 고급 기술이 필요한 분야, 작업장에 프랑스 고급 인력이 일하고 있다. 다른 책에서는 프랑스의 과학 기술에 대한 글은 보기 힘든데 이 책엔 이를 다루고 있어 좋았다.  


 - 5장 문화 - 

다른 4개의 파트에 비해 힘이 좀 빠지고, 재미도 조금 덜한 파트였다. 그래도 우리나라 사람이 프랑스에 제일 익숙한 분야가 바로 요 문화가 아닌가 싶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잘 아는 프랑스 문화에 대해 읽어 볼 수 있고, 조선 말기 병인양요를 비롯, 프랑스와 우리가 얽혔던 여러 역사적 사건을 읽어 볼 수 있다. (의궤 내놔, 이 도둑놈들아! >ㅁ<) 





이 책의 제일 좋은 점은 프랑스의 최신 내용을 싣고 있다는 점이고 쉽고 접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책은 프랑스의 여러 분야를 다루니까 얇지는 않다. 그래도 술술 잘 읽힌다. 고등학생, 중학생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학생들 중 문화 예술 건축 음식에 관심 많은 학생들은 프랑스로 유학 가길 원하는데, 프랑스 유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맛보기로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물론, 프랑스에 대해 알면 알수록 뭔가 더 복잡하고 알기 힘든 나라다. 그 이유는 프랑스 혁명기 때 그 혼란스러웠던 시대를 보면 이해 가능하다. 프랑스는 각자 자기주장이 강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관용 정신으로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도 받아들인다. 다른 나라 사람이 보기엔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아수라장 같은 그런 느낌이지만.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많은 것들이 양립해 있고, 공존 불가능해 보이는 많은 것들이 공존해 있는 곳이 바로 프랑스이니까.  다들 지지 않고 자기 생각을 똑 부러지게 말하고, 자기 이기심 채우기에 급급하다. 그러면서도 예의 바르고, 모두가 더불어 공존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기도 한다(프랑스 행동하는 지식인들이 그러하다). 일견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기엔 뭔가 이상하고, 복잡해 보이지만 이것이야말로 프랑스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프랑스에 관심은 많지만 잘 몰라서 어디서부터 접근하면 좋을지 모르겠는 분들에게 딱 좋은 책, 딱 좋은 입문서이다. 그리고 프랑스 최신 정보를 알고 싶은 분들께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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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재테크의 미래 - 대한민국 미래의 부를 창출하는 새로운 투자법
정재윤 지음 / 다산3.0 / 201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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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 쉽게 잘 쓰인 책이다. 깔끔한 느낌. 목록 구성도 괜찮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막힘없이 술술 읽힌다. 나는 특히나 책 초반, 저자가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서 설명한 저성장, 저수익 시대(뉴노멀 시대)에 대한 설명이 좋았다. 이 부분은 재테크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분들이 읽어도 지금이 어떤 시대인지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 아쉬운 점은 책 제목이다. 너무 포괄적이다. 내가 느끼기에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부분, 모든 내용이 '로보어드바이저'로 수렴된다. 다른 핀테크는 거의 언급조차 안 된다. 4차 혁명, 금융계에서 로보어드바이저의 위상이 어떤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난 잘 모르지만 현재까지는 전문가를 대신하는 정도인 것 같다. 그러니까 대리인이 금융 전문가에서 금융 인공지능으로 바뀐 것이랄까. 투자 상품 중에서 상당히 협소한 분야인데, 하지만 제목은 어마무시 넓다. 책을 잘 읽은 것에 비해, 제목이 참 아쉽다. 

현재 핀테크에서 내가 관심 갖고 있는 분야는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하면 아직 비트코인 같은 전자화폐를 잘 떠올리지만 앞으로 블록체인은 모든 분야에 확대 적용, 응용될 수 있다. 화폐, 유통, 계약, 데이터 등등. 블록체인이 이 책에서 조금 언급되긴 하지만, 기대와 달리 거의 다뤄지지 않아서 슬펐음. ;ㅅ; 요즘 핫한 인터넷은행이나 P2P에 대해서도 다루지 않는다. 

어쨌든 이 책은 기승전로보어드바이저인데, 이 로보어드바이저부터 살펴보자. 


│ 로보어드바이저란?│
금융기관에서 사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이다. 이 인공지능은 3단계로 학습한다. 1단계, 알고리즘 단계로 워런 버핏 등 실력 있는 투자 전문가를 따라 배우며 그들의 행동, 선택을 알고리즘화 한다. 2단계, 머신러닝 단계로 1단계에서 학습한 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학습하며 경험을 쌓는다. 3단계, 딥러닝 단계로 인간이 모르는 어떤 함수값(패턴)을 찾아내 기계 스스로 완전히 새로운 함수를 찾아낸다. 보통 인간을 빗대어 설명해보자면 '창의적 단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단계에서 로봇이 인간 전문가를 뛰어넘는다.


│책 내용│
저자는 직접 투자나 적극적인 투자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왜냐, 지금은 정성장 시대이기 때문이다. 실물 시장이 조금밖에 성장 안 하는데, 어디서 큰 수익이 나겠는가. 게다가 개인은 외국인 투자자나 기관에 비해 정보력과 자금력이 턱없이 부족해서 금융 시장에서 일확천금을 꿈꾸기엔 세상은 너무 냉혹하다.  

그러면 장기 투자는 어떠냐? 장기 투자도 개인에겐 불리하다. 워런 버핏처럼 미래 가치를 제대로 본다면 장기 투자가 옳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별 가치가 없는 주식을 장기투자란 명목으로 너무 오래 들고 있는다. 미련 때문에, 헛된 기대 때문에 제때 팔지도 못하고 많은 손해를 보고 난 후에야 뒤늦게 파는 것이다. 

전문가에게 맡기는 간접 투자도 문제가 있다. 주인-대리인 문제, 도덕적 해이, 전문가 개개인의 실력 차 등 많은 한계가 있다. 그리고 전문가의 실력이 좋다고 해도, 금융 시장 자체가 누군가의 예측대로 움직이지 않는 구조이다. 사람들의 예측이 시장에 너무 빨리 반영되어, 왜곡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융시장은 인간의 선택과 판단보다 시장 지수를 따라가며 투자하는 것에 유리하다. 이런 금융상품으로 인덱스 펀드가 있고, 인덱스 펀드와 직접 투자의 장점을 모은 것이 바로 ETF이다. ETF는 인덱스 펀드를 주식시장에 상장해서 개별 종목처럼 사고팔 수 있다. 게다가 저렴하다. 증권거래세(0.3%) 면제, 운용보수료는 0.5%로 인덱스 펀드보다도 저렴하고, 투자 대상도 다양하다. 

저자는 ETF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데, 왜냐하면 이 책의 기승전로보어드바이저인, 로보어드바이저가 ETF 상품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
1~2년 사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언급이 쏟아지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과학, 공학 분야 기술이 발달하고 있고, 사람들은 뭐가 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대비는 해야겠고, 그래서 어디서 들은 개념들, 어휘들만 남발하며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럴 때 활개치기 쉬운 게 사기꾼들!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도 조심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좋았던 점은, 저자의 실제 투자 성향이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독자들에게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권하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일러 준 것이었다. 저자가 조심하라고 주의 주는 것, 또 하라고 권하는 것 하나하나 꼼꼼히 챙겨볼 필요가 있다. 

투자, 재테크의 기본은 워런 버핏이 말했듯 절대 잃지 않는 것이다. 수익이 낮든 높든 중요한 건 원금을 잃지 않는 것이다. 원금을 잃지 않는 전형적이고, 전통적인 방법은 은행 예금! 하지만 은행 예금도 몰빵이라면 위험하다. 갑자기 뱅크런 사태가 일어나면 원금까지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뭐가 됐든 간에, 재테크의 핵심은 원금을 잃지 않고, 목돈을 모은 후에 그 돈을 분산해서 투자하는 것이다. 어떻게 분산할지는 개인의 성향과 생애 주기에 맞춰서 적절히 하면 된다. 그리고 금융 상품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므로 이때 적절한 투자 방식은 로보어드바이저. 

로보어드바이저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발달에 힘입어 등장했지만, 아직까지는 뭔가 대단한 4차 산업혁명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는 이르다. 현재까지는 전문가 아닌 로봇에게 돈을 맡기는 간접투자 정도로 파악하면 될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 발달할지 알 수 없지만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할 듯. 

안정지향적 성향이라면, 그리고 금융 상품 이것저것 알아보기 귀찮고 힘들다 하시는 분은 로보어드바이저에 관심을 가지고, 이 책 읽어보면 많은 도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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