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써달라고 한 적 없는데요? - 더 이상 충고라는 이름의 오지랖은 사절합니다
유민애(미내플)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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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가 만만하게 보이는 이유는 ‘쫄았기’ 때문이다. 왜 쫄았을까? 평가를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만한 우리는 사정없이 평가를 당한다. 외모를 평가당하고, 성격을 평가당하고, 능력을 평가당한다. 그 과정에서 ‘쫄보’인 우리는 착각을 한다. 평가하는 사람이 평가할 자격이 있는 줄 아는 것이다. (63쪽)
인간관계에서 주인-노예의 관계가 생각나는 글이다. 평가 당하는 사람은 노예, 평가하는 사람은 주인. 책의 제목 『신경 써달라고 한 적 없는데요?』도 나를 노예로 만들려는 사람에게 ‘됐어요, 당신의 노예 따위는 거절하겠습니다’라고 딱 잘라 거절하는 느낌이 든다. 한발 더 나아가 ‘반격’하는 느낌.

우리는 스스로 알게 모르게 상대방을 자신의 노예로 만들려고 한다. 왜 그런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오래전 ‘무리 생활’을 선택한 순간부터 그렇게 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 된 것 같다. 사회화가 끝난 ‘만들어진 성인’보다 본능에 충실한 어린아이들을 보면 확실히 와닿는다. 아이들은 배우지 않았는데도 자기보다 약하거나 만만한 친구들을 단숨에 파악하고, 말로 놀리거나 심하면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괴롭힌다. 이건 의도적인 행동이라기보다,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충동, 행동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 애만 보면 못마땅하고, 보기 싫고, 실컷 괴롭혀야 마음속 분이 풀릴 것 같은 그런 욕구 불만 상태. 아이들은 거의 정확히 자기보다 약한 아이를 골라내고, 심리적으로 압박을 가해 상대를 더욱 심리적으로 약하게 만든다. 그들의 관계는 곧장 주인-노예의 관계를 형성하게 되고, 이런 관계는 짧게는 며칠이나 한 학기, 길게는 졸업할 때까지 이어진다. (괴롭힌 당한 아이의 트라우마는 상당히 오래 지속되어 어떤 아이들은 다 큰 성인이 된 후에도 심리적 노예 상태로 머물러 있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인간이,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은 이 본능을 무어라 불러야 할지. ‘주인이 되고자 하는 욕구’라 불러야 할까.

대체로 사회화가 끝난 성인이 되면 이런 괴롭힘은 거의 없다. 하지만 주인-노예는 다른 방식으로 변화되기 시작한다. 인간의 마음은,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치고 자신이 보다 우위에 있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이 책은 ‘관계’에 대한 책이다. 상대방과 나의 관계, 나와 나의 관계. 저자는 현재 유튜브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해주는 방송을 운영 중에 있다. 몇 번의 취업과 퇴사, 연애 경험, 대인 관계를 바탕으로 저자가 깨달은 바를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방송인 듯하다. 저자의 유튜브 방송을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일단 책으로 읽기에 사람들의 고민 대부분은 ‘관계’에 대한 것이다다.

저자 역시 ‘관계’로 늘 애먹고 힘들어했다. 언론사 퇴사, 스타트업 취업, 아는 동생이 운영하는 비영리단체에서의 활동 등등. 대부분의 문제는 ‘관계’에서 왔다. 열악한 노동 환경, 정당한 보상을 못 받은 이야기도 꽤 많이 나오는데 이것도 따지고 보면 회사에서 자신의 역할을 뚜렷이 하지 못했고, 대표(혹은 상사)에게 정당한 보상 및 노동 처우 개선을 요구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였다. 연애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빠지는 우이지만, 연애에 관하 어떤 상을 그려놓고 그에 맞춰서 상대방에 의지하거나 요구한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고민은 이렇게 관계에서 오는 문제다. ‘말을 꺼내기가 애매한’, ‘나도 그 사람 사정 아는데 그래서 요구하기가...’ 등등의 생각으로 자신을 ‘사려심 있는 乙’의 입장에 둔다. 에리히 프롬은 이런 乙을 딱 ‘노예’라고 부르겠지.

어쨌든 이 책은 저자가 ‘노예’의 입장에서 ‘주인’의 입장으로 변해갔던 경험담과 이제 ‘내 삶의 주인’으로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엮은 것으로 느껴졌다. (유튜브도 그러할 것 같다) 이제 ‘주인’의 입장에서 누군가 자신을 노예로 만들려고(영향력을 미치려고) 조언을 하려 하는 사람에게 ‘신경 써달라고 한 적 없는데요?’라며 일침을 놓는다.

제목만 보면, 세상 오지라퍼들의 말과 행동에 대해 구구절절 쓴 책 같지만 이런 내용보다는 ‘개인의 관계’에 집중하며, 자존감을 높이는 내용이 더 많다. (제목은 요즘 ‘언니들’의 유행에 편승하여 제목을 이렇게 단 것 같다) 또 저자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음.

평소 다른 사람 이야기에 관심 있고, 똑 부러지게 말 잘하는 사람의 글을 즐겨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 내가 일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없기에, 일을 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그때 나는 낮아진 자존감을 회복하려고 내가 생각한 '자아실현'에 더 열을 올렸던 것인지도 모른다. (39쪽)

- 내가 성장할 기회보다 등에 질 수 있는 책임을 더 중요히 생각하게 됐다. 하고 싶은 것보다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며 공짜는 절대로 믿지 않는다. (51쪽)

- 나는 그건 사과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하며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구체적인 사과를 받으라고 조언했다. (...) 피해에 대한 사과를 받으려면 채무자의 채권처럼 든든한 압박 수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67-68쪽)

- 밀고 당기기를 잘하는 그들은 '원하는 것'이 분명했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것에 솔직하고 당당했다. 원하는 것을 내보이며 연인과 타협하고, 때로는 단호하게 행동했다. (93쪽)

추가> 비영리단체 대표인 아는 동생을 이제 더 이상 탓하지 않는다고 적었는데 바로 그다음에 나오는 ‘피해야 할 나르시시스트의 특징 3가지’를 읽으면 그 아는 동생을 조곤조곤 분석하고 비판하는 것처럼 읽힌다. 말로는 이제 탓하지 않는다 해도, 나르시시스트 특징을 적을 때는 어떤 희열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음. 생각과 말로 탓하지 않는다는 것과 진심으로 탓하지 않는 것의 괴리는 크다. 나 역시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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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불편한 돈의 교양 -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살기 위한 리스타트 이코노믹스
경제브리핑 불편한 진실 지음 / 청림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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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 팟캐스트, '경제브리핑 불편한 진실'에서 펴낸 책. 이 경제 팟캐스트는 전직 PD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만들었고, 십시일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해당 팟캐스트에 출연하며 경제 관련 지식 썰을 푸는 프로그램이다. 나는 안 들어봐서 모르겠지만, 아마 일반 라디오처럼 매 회 다른 전문가들이 출연해 운영되는 형식인가 보다. 책의 구성은 각 13명의 전문가가 각기 각 장을 쓰고 엮은 구성이다. 그래서 각 장별로 주제가 다르고, 문체도 다르고, 주장하는 바도 다 다름. 관심 있는 분야만 골라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몇 줄 읽다가 재미있게 글 쓴 것만 골라서 읽어도 좋을 듯하다. 책 내용은 전반적으로 다 유익한데, 군데군데 PR 느낌의 글도 있다. ㅎㅎ 창업한 분들의 글이 좀 이런 느낌. (사업 흥하시길)




제일 유익하게 읽었던 챕터는 보험 관련 장이었다. <방심하지 마라! 보험금 남들보다 잘 타는 사람들>편. 얼마 전에도 보험 파는 전화를 받았던 터라 좀 유심히 읽었다. 보험은 전문적인 느낌이 들고, 용어들도 낯설고, 두통을 부르기 때문에 꺼려지는 분야인데, 그럼에도 살면서 꼭 필요해서 필히 알아둬야 하는 분야가 아닐까 싶다. 공부하고 싶지만 또 공부하기가 만만치 않아서 휴- 아무튼 이 책에 실린 내용이 좋아서 몇 번 더 읽고, 공부 좀 더 한 다음에 보험에 들까 싶다.


그리고 제일 재밌게 읽은 장(章)은 <속지 마라! 소고기 마블링의 불편한 진실>편이었다. 이건 글 쓴 분이 글을 상당히 재밌게 잘 쓰셔서 홀린 듯 단숨에 읽었다. 이렇게 재미나게 글을 쓸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저자가 이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이 있다는 거 아닐까. 내용은 농수산 식품 수출입에 관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벼는 GM 벼라는 이야기에서 한 번 충격, 소고기 마블링이란 단어가 미국 축산업계의 마케팅으로 탄생한 이야기에 또한 번 충격. 건초 사료보다 곡물 사료를 먹여 키운 소는 단시간에 몸집이 커진다고 한다. 이렇게 곡물 사료를 먹은 소는 지방이 많다. 서양 사람은 지방 함량 높은 고기보다 질감 있는 고기를 좋아해서 곡물 먹여 키운 소는 시장성이 없었다. 그래서 미국 축산업계는 부드러운 소고기를 좋아하는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마블링'이란 단어를 만들어 낸 것. 마블링이 많을수록 부드럽고 맛도 좋다고. 그래서 마블링이 얼마나 많은지에 따라 소고기 등급을 정하고,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고기라고 판촉 한다. 하지만, 이는 건강에 제일 나쁜 고기. 왜냐하면 소고기 기름은 37도가 넘어야 녹는데, 사람 체온은 36.5도이므로 소고기 지방은 우리 몸에서 제대로 녹지 않는단다. 또 식품 수입 이야기에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 중 하나인 '설탕'도 언급한다. '스테비아'라고 달달한 맛을 내는데 칼로리는 없는 풀이다. 그런데 문제는 설탕 관련 회사들이 스테비아를 아주 부정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단다. 그래야 그들이 먹고 사니까. 나도 이 책을 읽고 '스테비아'라는 게 있는 줄 알았는데, 흠, 정말 설탕 회사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흑색선전을 하는가 싶어 갸우뚱해졌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일상의 경제 관련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유익하므로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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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서 (스페셜 에디션) - 영혼의 순례자 칼릴 지브란
칼릴 지브란 지음, 로렌스 알마-타데마 그림, 강주헌 옮김 / 아테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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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칼릴 지브란의 책을 읽고 싶었다. 이번에 좋은 기회가 닿아 칼릴 지브란의 『지혜의 서』를 받게 되었고, 내친김에 나도 온라인 서점에서 그의 최고 히트작(?!) 『예언자』를 샀다. 『지혜의 서』는 완독했고, 『예언자』는 앞부분만 조금 읽은 상태. 현재까지 그의 책을 읽고 난 느낌은?! 두구두구두구~ 일단 그의 책을 읽기 전에 했던 생각과 읽은 후에 든 생각이 많이 달랐다. 우선 나는 칼릴 지브란이 독일 낭만주의 작가쯤으로 생각했었는데, 이거 완전 오산. 그는 중동 레바논 태생이다. (나는 영어 이름 외에 여전히 이름과 국적을 제대로 매칭하지 못하는가 보다.) 중동 작품은 아마 이 책이 처음이지 않을까.

문제와 책 내용은 낭만주의랄지, 신비주의랄지 여성스럽고 섬세하며 신비롭다. 현실보다 이상을 그리며, 현실과 이상의 괴리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영혼이 깃들어 있다. 나는 이런 섬세한 영혼과 거리가 멀고, 쿵쾅 거리며 이 세상을 활보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이라 처음 칼릴 지브란의 책을 읽었을 땐 좀 당혹스러웠다. 그래도 제일 처음 나오는 스승의 이야기는 제자에게 들려주는 본인의 러브스토리라 할 수 있어 줄거리도 있고, 재미나게 읽었는데 뒷부분은 뭐랄까 잠언집이랄까 류시화 시인의 산문집이랄까 그런 느낌이 많이 들었다. 나는 깨끗하고 정화된 영혼에 크게 관심 없는 사람이라 좀 당황. 내가 메마른 사람이라서 그런 걸까. 어쨌거나 칼릴 지브란이 '당혹스러움'에서 '지혜의 길'이 열린다고 했는데, 그 말대로라면 지금 내가 느끼는 당혹스러움이 나를 지혜로 인도하는 길이 될지도 모르겠다. 기대해 볼게요, 칼릴 지브란 님!




칼릴 지브란은 1883년 레바논 브샤리에서 태어났다. 13살 때 아버지를 제외한 모든 가족이 미국으로 이주했고 미국에서 레바논 출신 사람들이 모여사는 '보스턴 허드슨가'에 정착했다. 지브란은 이곳에서 2년간 공부했으며, 이후 혼자 레바논으로 돌아가 고등학교를 다녔다. 이 시기에 그는 아랍 문학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이곳에서 첫사랑을 만난 칼릴 지브란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미국에 돌아갔다가 다시 또 레바논으로 컴백. 또 가족들의 사망 소식에 급히 미국으로 돌아간다. 이 시기에 칼릴 지브라는 화가로 주목받았다. 그림을 그리면서 글도 꾸준히 썼는데, 젊을 때여서 그랬던가 교회와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한 글을 발표하기도 했다. 얼마나 신랄했던 글인지 후에 신비주의적 작품들도 그의 반항아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없애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프랑스에서 쥘리앵 아카데미와 에콜 데 보자르에서 그림 수업을 받았고, 또 당연히 유럽 문학을 풍부하게 접한다. 이 시기에 윌리엄 브레이크의 작품을 감명 깊게 읽었는데 그 까닭에 칼릴 지브란의 작품에 브레이크의 영향을 많이 찾을 수 있다. 칼릴 지브란은 레바논과 미국, 그리고 프랑스 파리에서도 생활을 하고, 그곳의 문화들을 흡수했기 때문에 동과 서, 이슬람과 기독교 문화의 화합을 갈구했다고 한다. 이는 이 책, 『지혜의 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

형제여, 그대가 누구이든 간에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

그대가 교회에서 예배를 보거나, 사당에서 절을 하거나, 모스크에서 기도를 하거나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


그대와 나는 하나의 믿음을 가진 형제이다.

종교는 갖가지 모습을 하고 있지만 똑같은 하느님의 자애로운 손의 손가락이기 때문이다.

그 하느님은 우리 모두에게 차별 없이 사랑의 손길을 내미시고, 우리 모두 깨끗한 영혼을 나눠주시며, 우리 모두를 기꺼이 받아들이신다. (201쪽)

}


칼릴 지브란의 글이 섬세하고, 신비로운 색채를 띠는 건 어쩌면 다문화의 결합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가 반항아적인 글을 썼다고 하는데 이 책 『지혜의 서』에서는 딱히 반항아적인 느낌을 느끼지 못했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아쉬웠던 점은, 이런 유형의 책(잠언집 등등)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과 동일하다. 내가 생각하기에 잠언집은 내용이 좋기는 하나 폭력적인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과 저것을 나누고,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의 반대의 것은 나쁘고 악하다고 몰아세우는 부분이 있기 때문. 이 책에서도 좀 그런 게 느껴졌다. 아마도 내가 믿는 종교가 없기 때문일런지. 종교를 가진 사람의 특징인, '단정적인 어투'에 내가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인데 그래서 칼릴 지브란의 말에도 내가 거부감을 느낀 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지금도 여전히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기독교 문화와 이슬람 문화. 칼릴 지브란 같은 작가가 두 문화의 화합에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다. 물론, 여전히 갈등의 골이 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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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씰 승리의 기술 - 100만 독자의 삶을 바꾼 세계 최강의 멘탈 트레이닝
조코 윌링크.레이프 바빈 지음, 최규민 옮김 / 메이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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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씰 출신의 두 저자가 쓴 승리의 기술! 전투에서의 승리가 아니고, 경영 및 일반 사회 생활에서의 승리 기술을 전파한다. 네이비씰은 해군 특수전 부대로, 해군에 소속되어 있지만 육해공 어떤 환경에서도 작전 가능한 훈련을 받은 특수 대원들이다. 우선 네이비씰 대원이 되기도 힘들지만, 네이비씰 대원이 되어서 받는 훈련은 더더욱 힘들다. 실전 투입된 후에도 마찬가지. 이 책에도 몇 차례 나오지만, 함께 한 동료들이 종종 죽었다고 나온다. 그만큼 위험한 상황에 많이 배치되기 때문이다. 근래 파병된 곳은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등 주요 분쟁지역이다.




저자들은 네이비씰 훈련 이야기나 실제 상황에 투입된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들의 실수나 성공 이야기를 한다. 자신들이 얻은 교훈은, 일반인들도 일상생활이나 사업에 적용 가능하다고 소개한다. 우선 네이비씰은 팀으로 움직이며 작전을 수행한다. 잘못된 리더십은 자기의 목숨뿐만 아니라 대원들의 목숨을 한순간에 앗아갈 수 있다. 그래서 리더십이 네이비씰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말하며, 이 리더십은 누구에게나 유용하다고 한다.

인상적인 부분이 있어 발췌한다.

32쪽. 자신이 싸우는 이유에 대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

83쪽. 운명의 신이 자신과 자기 조원들에게 불이익을 줬다 그렇게 정당화했습니다. 이런 태도는 팀이 반성하고 나아질 길을 찾는데 방해가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6조 조장과 대원들은 임무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만 초점을 맞추게 됐지요. 자신의 피곤함, 비참함, 고통, 괴로움 같은 것들 말이죠. 교관들이 아무리 다그쳐도 6조는 나아지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형편없는 성적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부족한 리더십 아래에서 서로를 끊임없이 비난하면서 패배를 거듭했습니다. 아무도 오너 노릇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책임지려고도 하지 않았어요. 승리하려는 태도를 갖추지도 못했죠.

84쪽. 가장 중요한 건 그가 '승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는 점입니다. 조원 모두 안 될 거라고 생각하는 상황에서도 조장은 팀이 나아지고 승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는 게 핵심이죠.

85쪽. 뛰어난 성과가 반복되면 습관이 됩니다. 각 조원은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았고 실제로 그렇게 했죠.

104쪽. 확실한 믿음과 자신감에서 나오는 말과 행동은 단단하다. 반대로 믿음이 흔들리면 말과 행동도 흔들린다. 생각과 비전이 임무와 일치하지 못하면 위기가 찾아온다. 리더가 확신이 없으면 팀원들은 그걸 눈치챌 수밖에 없고 그러면 그들의 믿음에도 문제가 생긴다.

196쪽. 각 문제의 시급성을 평가한다. /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과제를 간단명료한 용어로 정리한다. / 해결책을 모색한다. / 실행 지시 / 모든 노력과 자원은 최우선 과제에 집중되어야 한다. / 해결했다면 다음 과제로 넘어가기

207쪽.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지 않고 '이것을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라.

274쪽. 당신 세계 안에 있는 모든 인물, 즉 아랫사람과 윗사람에 대해 비슷한 만큼의 책임감을 가져라.

290쪽. 100퍼센트 옳은 해결책은 없지만 그럼에도 결단을 내릴 때는 단호하게.

299쪽. 엄격한 규율이 곧 자유다. - 표준절차가 필요한 이유

303쪽. 이 계획은 처음엔 복잡해 보였지만 각각의 역할을 따져보니 오히려 전보다 단순했다. 게다가 여러 방의 작업을 동시에 동시다발로 진행할 수 있어 수색을 마치는 데까지 10여 분이면 충분할 것 같았다.

306쪽. 침대에서 일어날 것인가. 아니면 그냥 누워 다시 잠들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침대에서 일어날 만큼 규율이 잡혀 있다면 승리다. 시험을 통과한 것이다. 그 순간 의지 부족으로 그냥 침대에 누워있다면 패배다. 아주 일 같지만 나약함은 더 중요한 순간에 똑같이 나타난다. 규율이 몸에 배어 있으면 인생의 많은 부분이 달라진다.

306쪽. 네이비씰 훈련생 시절 나는 추가시간이 필요하면 그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배웠다. 가령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하거나 방을 정리하거나 군복을 정비하거나 운동을 해야 할 짬이 필요한데, 그런 일을 할 시간은 시간표에 나오지 않는다. (...) 그러기 위해서는 일찍 일어나는 수밖에 없었다. 규율이 몸에 배어 있어야 했던 것이다. 나는 규율이 '그저 그런 것'과 '특별한 것'의 차이를 만든다는 사실을 노련하고 경험 많은 선배들을 보며 체득했다. 부대 내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선배들은 출근도 가장 먼저 했다. 그들은 가장 훌륭한 전투 기술, 가장 잘 정비된 장비, 가장 뛰어난 사격 솜씨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규율과 연결된다. 규율을 엄수하는 것도 의지의 문제다. 내가 군 복무 중에 만난 최고의 네이비씰 대원은 언제나 예외 엇이 스스로에게 가장 엄격한 이들이었다. 그들은 일찍 일어나고, 매일 체력을 단련했다. 알아서 전략을 연구하고 전투 기술을 연마했다. 물론 그들도 가끔 시내에 나가 새벽까지 술을 마실 때도 있었다. 하지만 다음 날 그들은 아침 일찍 기상하며 규율을 지켰다.

308쪽.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아침에 그냥 침대에 누워있는 것처럼 편한 길로 가자는 유혹이 늘 따라붙는다. 하지만 이런 유혹을 극복하는 규율이야말로 궁극적으로 승리하는 데 결정적 요인이 된다.

324쪽. 좋은 리더 조건 ① 겸손하게 행동하라 ② 정직하기, 진정성 보이기

330쪽. 아무것도 모르는 건 변명이 안 됩니다. 새로운 리더가 됐으니 공부하고 읽고 배워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직책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해야 됩니다. 매뉴얼, 규정, 절차 등은 공부하세요. 그렇다고 무턱대고 공부하라는 이야긴 아니에요. 리더가 되면 기본적으로 빨리 습득해야 하는 지식이 있어야 . 그 외에는 상식을 적용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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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정부나 기업 조직의 많은 요소를 군대에서 따왔다. 조직 구조를 특히 많이 벤치마킹했지만, 이렇게 리더십도 여러 조직에 적용가능해 보인다. 다 조직 문화와 관련된 것이니.

책에는 저자들이 직접 중동에 파견되어 임무 수행한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다. 특수 부대 출신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글들인데, 당사자들(그리고 특수 부대 출신 사람들)은 아주 집중해서 이야기하지만 군대 근처에도 안 가본 나로서는 조금 집중하기 어려웠다. 약간 소설처럼 전투를 묘사하기도 했고(이런 사람들의 글 특징이기도 하다). 그래도 좀 중동에서 일어나는 전투에 대해 잘 몰랐는데, 좀 잘 알게 된 내용도 있어 좋았다(이건 승리 기술과 다르지만, 다른 지식을 충족시켜 줌). 테러 집단과 싸울 때 그 지역 민병대나 정부군과 어떻게 연합하는지도 알게 됨. 그리고 테러 집단들이 얼마나 전략을 잘 세우는지도 알 수 있었다(저자들은 상대방을 비하하면서도 그들의 작전이 대단했다고 말하는 부분이 좀 있음). 테러리스트들은 신을 위해 싸운다고 생각해서 일까, 더 이상 잃을 것 없다고 생각해서일까. 아무튼 테러리스트들이나 미군들 모두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일 테지만, 아예 싸우지 않을 순 없을까. 여러모로 안타까운 일이다. 세상이 평화로워지면 좋겠다. 어린이, 젊은이들이 전쟁터에서 죽지 않게.

글을 쓰다보니 옆길로 샜네. 세상 많은 집단 중 미국 네이비씰만큼 파이팅 넘치는 조직도 드물 것이다. 그들은 내적 수양은 물론, 팀별로 움직이니 팀워크도 상당히 뛰어나다. 그래서 경영에도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리더십도 많고.

위에 발췌한 내용만큼이라도, 네이비씰 승리 기술을 내 일상에 적용하여 내 삶을 바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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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뇌, 미래의 뇌
김대식 지음 / 해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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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kg의 작은 덩어리가 나를 비롯하여, 내가 바라보는 온 세상을 인식하고 이해한다. 이 1.5kg의 덩어리는 물로 채워진 작고 어두운 공간에 둥둥 떠있다. 이 덩어리는 스스로 먹고, 마시질 못한다. 혼자 움직일 수도 없고, 날카로운 것이 제 피부에 닿아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며 그 사실을 알지도 못한다. 그래서 고대 이집트 시대 미라 만드는 장인들은 이 덩어리가 몸에서 아무 쓸모 없는 것인 줄 알았다. 사자(死者)의 코를 통하여 이 덩어리를 긁어 파내었다. 그들의 믿음과 반대로 영혼은 잠시 떠났다가, 덩어리를 파내는 순간 파라오의 영혼은 순삭되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말한 1.5kg의 작은 덩어리는 바로 우리 몸에서 제일 중요한 '뇌'이다.


김대식 교수님이 '뇌'에 관한 책을 갖고 돌아오셨다. 그동안 역사, 책에 관한 책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책들을 많이 내셨다. 이번에는 오랜만에 전공분야로 돌아오심! 개인적으로 반가웠다. 직업이 교수인 분들이 쓰는 책은 뭐니 뭐니 해도 전공분야의 책이 제일 재밌는 법. 이 책도 너무 재밌어서 단숨에 읽었고, 서평을 쓰기 위해 한 번 더 읽었다.

그런데... 읽을 땐 고개 끄떡끄떡 재밌게 읽지만, 돌아서면 다 까먹는 사실. 내가 기억력이 나빠서 그런가?! 노노. 내가 이 책을 읽고 다 까먹는 이유는 이 책에 다 설명되어 있다. 내 기억력이 나빠서라기보다는, 뇌 과학 분야가 나에게 낯선 분야이다 보니, 이 내용을 저장한 뇌 신경세포가 서로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그렇다. 빠밤. 내가 알고 있는 다양한 지식들과 서로 잇고, 연결 지으면 훨씬 기억이 잘 날 것이며, 이걸 바탕으로 난 창의적인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아직 뇌에 관해 잘 모르니까 돌아서면 까먹는다. 그래도 뇌의 어느 한 구석에 내가 읽고 이해한 내용들이 저장되겠지.

김대식 교수는 인공지능을 연구하시는 분인데, 인공지능을 제대로 연구하기 위해 우리 뇌를 공부하고 학위를 따셨다. 그래서 이 책도 우리 뇌와 인공지능에 대한 이야기가 종횡무진 이어진다. 하나만 전공하셨다면, 책 내용이 이렇게 풍부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우선 책은, 우리의 작은 뇌가 어떤 녀석인지 그 실체를 파헤친다. 아까 맨 위에 적었듯이 뇌는 우리 몸의 모든 요소를 다 컨트롤하면서 정작 자기 자신은 아무것도 보지도, 느끼지도 못한다. 눈 없고, 입 없고, 귀 없는 어떤 실체다. 대신에 다른 신체 요소들로부터 정보를 취합하여 하나의 세상을 창조해 낸다.

우리가 지금 눈 뜨고 바라보고 있는 이 세상이 진짜 이 세상 그대로의 세상일까. 김대식 교수는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우선 우리가, 눈에 들어온 그대로를 보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뇌는 몇 가지 트릭을 써서, 우리에게 불필요한 정보들은 완전히 제거해 버린다. 우선 눈알 속에 들어있는 핏줄이나 기타 여러 가지 장애 요소들을 지워버린다. 분명 눈은 눈 속 핏줄들을 보지만, 뇌가 그 이미지를 지워버리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맹점이라 불리는 눈 안의 거대한 구멍은, 아무것도 볼 수 없다. 하지만 뇌는, 맹점 주위의 세포들로 받아들인 이미지들을 복사해 가상 이미지들로 매워버린다. 시각뿐만 아니라 후각, 청각, 촉각 등 다 그렇다. 우리가 느끼는 모든 것은, 실제 하는 것이기보다는 뇌가 만든 것이다. 물론 아무것도 없는 데서 뇌가 만든 것은 아니다. 뭐랄까, 뇌 자체가 시뮬라시옹이라고 할까.

책에는 놀랍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다. 우리가 믿었던 것들이 진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며 나의 생각이 진짜 나의 생각이 아닐 수 있음도 깨달았다(왼쪽 뇌, 오른쪽 뇌의 이야기 / 정당화하기 좋아하는 스토리텔링가 강한 우리 뇌).

우리 뇌에 대해서, 그리고 나아가 인공지능에 대해서 알고 싶은 분들께 추천한다. 글은 상당히 쉽고 재밌다. 어려울 수 있는 내용도 저자는 매우 쉽게 풀어 설명한다. 그만큼, 김대식 교수가 상당한 이해를 가지고 글을 썼다는 방증이다. 제대로 이해했다면 설명은 쉽게 할 수 있어야 하므로. 추천한다.

덧붙임 > 신경세포 간 연결을 해야 한다. 연결이 제일 중요! 창의력과 기억력은 '연결'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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