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테크 제로금리 사용설명서
매일경제 금융부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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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발,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쳤고 각국 정부들은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돈 풀기에만 집중했다. 그랬더니 시중에 돈이 넘쳐나게 되었다.


돈도 노동이나 생산물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움직일 뿐이어서 돈의 수요가 많으면(=돈의 공급이 적으면) 돈의 가치는 올라가고, 돈의 수요가 적으면(=돈의 공급이 높아지면) 돈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막대하게 풀린 돈은 '돈 가치의 하락'을 불러왔다. 돈의 가치, 즉 돈의 가격은 무엇으로 알 수 있을까. 바로 '금리'를 보면 알 수 있다. 돈이 비싸면, 돈이 흔치 않다는 것이고 그만큼 '이자'를 비싸게 줘야 하며, 반대로 시중에 돈이 넘쳐 돈 가치가 떨어지면 돈을 빌릴 때 이자가 저렴하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이제 슬슬 시중에 푼 돈을 거둬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게 바로 불과 작년이다. 작년부터 각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조금씩 올리려 했으나, 작년 말에서 올해 초에 중국 우한에서부터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했다. 중국부터 경제는 스톱. 전 세계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었고 세계 경제가 도미노처럼 멈췄다.


각 나라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 멈춰버린 경제를 돌리고, 살리기 위해 또다시 돈을 찍어서 공급하기 시작했다. 돈의 가치가 더 떨어졌고 돈은 시장에 더 넘쳐나게 되었다. 다른 건 똑같은데 돈만 많아지면 어떻게 될까. 옛날에 1,000원 주고 살 수 있었던 물건은 2,000원 주고 사야 된다는 말이다. 즉, 가격이 오른다. 부동산 가격 폭등 문제가 심각한데 이건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 유동성 공급을 열심히 했던 나라는 어느 나라나 겪는 문제다.


'제로금리', '마이너스 금리' 들어보았을 것이다. 주로 일본 경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언급되는 말이다. 거품경제가 터져 거품이 꺼진 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본 정부는 저금리 정책을 취했는데 아직도 그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일본만이 아니라 현재 유럽도 심각하다. 덴마크의 어느 은행은 1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0.5%금리를 책정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집을 담보로 1억 원을 빌렸다면 빌린 사람(채무자)이 매년 50만 원씩 받는 셈이다. 그리고 만기 때 돌려주는 돈은 1억 원이 아니라 9,950만 원으로 원금보다 적은 돈만 갚으면 된다(이 책의 21쪽 내용).


우리로서는 완전히 딴 세상 이야기 같지만, 이게 언제 우리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아직 금리가 플러스일 때, 제로금리 및 마이너스 금리에 알아두는 것이 좋을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은 출판된 지 한 달도 안 된 따끈따끈한 신간이다. 코로나 사태 한가운데에서 쓰였으며 떨어지고 있는 금리로 어떻게 재테크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을 위해 나온 책이다.


그래도 저자가 '매일경제신문사'이다 보니, 원론적인 이야기와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조금 어려운 내용들이 있다. 재테크에 성공한 개인의 성공담도 아니라서 바로 실전에 써먹을 수 있는 재테크 방법을 찾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기 어렵다.


이것이 단점이지만 이것이 장점이기도 하다. 내용이 자극적이지 않고, 무모하게 재테크 판에 뛰어들라고 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재테크 실전 노하우를 알기보다 코로나로 세계 경제가 어떻게 바뀌고, 다른 나라는 금리가 어떤지 궁금하신 분들께 적합한 책이다.


책은 크게 4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단 제로금리 및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이렇게 낮은 금리가 부동산과 주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적절한 재테크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쓰여있다. 맨 마지막 부분은 정리 파트.


재테크와 금리, 앞으로의 경제가 어떻게 흘러갈지 참고하시고 싶은 분은 읽어보시길 바란다.


내가 생각할 때 코로나19는 20세기 '1929년 경제 대공황', '1, 2차 세계대전'처럼 21세기 역사의 거대한 변곡점이 될 것 같다. 그 역사 속에 있는 우리는 미쳐 보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주고 인류 역사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알게 될 것이다.


거시적은 흐름을 읽으면서, 이 흐름이 일반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도 계속 주시해야 할 것이다. 세계경제, 국가경제, 개인의 재테크 모두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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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아마릴리스 폭스 지음, 최지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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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단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할리우드 영화로나 미드로 제일 자주 접하게 되는 직업이 CIA 등 정보요원이 아닐까 싶다. 친숙하면서도 너무나 이질적이고 먼 존재들. 나에게는 마블 캐릭터 마냥, 영화 속 비현실 세계에만 있고 현실에 없는 캐릭터처럼 CIA 요원도 그렇게 느껴질 때가 있다. 공상의 직업, 공상의 인물처럼. 하지만 CIA는 실제로 존재하고, CIA 요원들은 영화보다도 더 영화 같은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임무 수행하다가 다치기도 하고, 죽기도 하고. 때로는 누군가를 죽이기도 해야 하는.



이 책은 실제 CIA에 몸담았던 전직 요원, 아마릴리스 폭스가 쓴 책이다. 실제로 어떻게 CIA 요원으로 섭외되고, 어떤 시험을 치러야 하며, 미국 어딘가에 있는 영화 세트장 같은 곳에서 실제와 같은 임무를 수행하고, 그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레벨에 따라 맡게 되는 임무가 달라진다는 것이 상세히 나와있다. 이 책이 출간되기 전, CIA에서 CIA에 대해 너무 상세한 정보를 담았다며 출판을 막으려 했다던데 그럴 만도 하다. CIA 요원은 미국 일상에 스며 있으며, 뭔가 재능을 보이는 사람에게 접근해 CIA 요원을 제의하고 시험을 치르게 한다. 본부에서 인턴 같은 활동도 하는데, 테러와 완전히 단절된 안전하고 실험실 같은 곳이지만 인턴으로 일하며 해야 하는 일은 결코 녹록지 만은 않다. 육체적으로 힘이 든 것보다도, 도덕적 딜레마가 상당하다. (딜레마 때문에 많은 요원들이, 차갑고 나른한 관료주의적 태로를 취하는지도 모르겠다)


아마릴리스 폭스가 쓴 『언더커버』는 단순히 사람들이 CIA에 대해 가질만한 궁금증이나 호기심을 채워주기 위해 쓴 책이 아니다. 또, 자신이 맡았던 임무와 업적을 떠벌리며 영웅담을 늘어놓는 책도 아니다.


이 책은, 어렸을 적 절친한 친구가 테러로 인해 죽임을 당하고,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갔던 동남아에서 우연에 우연이 겹쳐 비밀공작을 하고 아웅 산 수치 여사를 직접 만난 일,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경험했던 9.11 테러 사건 등등 요러 요인들이 실타래처럼 얽혀 그녀가 CIA 요원이 된 과정을 보여준다. 아마릴리스 폭스는 세상에 억압받는 사람을 위해, 또 아무 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 테러범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CIA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정보요원은 자신이 올바르다고 믿는 일을 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임무가 바로 사랑하는 사람을 속이는 일이다.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과 함께 나고 자란 형제자매들에게,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까지도... 자신이 하는 일과 자기 자신을 속여야 한다.


적성이 맞으면 모를까, 정보요원은 필연적으로 자아가 분리되고 삶은 파편화된다. 그 속에서 갈등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은 born to be 정보요원이다. 보통 사람은, 요원으로 활동하면서 수없이 많은 딜레마에 부딪히고, 자기 실제의 삶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마릴리스 폭스는 그 이야기를 담았다. 옳은 일을 위해, 미국을 위해, 테러에 무고하게 희생당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목숨과 안위를 위해 정보요원이 되었지만 그녀는 딜레마를 느낀다.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이 떠나간 것도 힘들었지만, 그녀가 가장 힘들었던 건 사랑하는 딸이 자신과 눈을 마주치지 않을 때였다. 저자가 가면을 쓰고 딸을 대할 때 어린 딸은 그녀를 제대로 쳐다보지 않았다. 하지만 아마릴리스 폭스가 진심 어린, 자신의 가면을 놓고 무장해제된 채 가벼운 농담을 건네자 딸은 자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웃었다. 역시 아기는 본능적으로 아는 걸까. 상대방(특히 엄마)가 자신에게 진심인지, 아닌지를. 그래서 어쩌면 지금 분쟁을 하고 있는 국가와 국가, 종교와 종교, 민족과 민족들도 '진심'을 내보이면 서로 화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이 책에는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CIA 요원 섭외, 발탁, 실제 경험한 일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꽤나 자세하고 구체적이어서 CIA도 난감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자서전은 영화와는 다르게 실제적이며 현실이므로). 하지만 실제로 세계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정보활동도 중요하지만, 저자 아마릴리스 폭스가 선택한 길인 '서로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싶다. 이건 속고 속일 때 가능한 일이 아닌 서로 진심을 내보일 때 가능한 일이다. 그녀가 난민촌을 돌며 수니파, 시아파 민병대원들에게 화해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 민병대원들이 흘린 눈물은 '상대방의 진심'이 아니면 결코 흐르지 않았을 것이다.


전직 CIA 요원의 흥미진진한 경험담,

그리고 그 속에 겪었던 인간적 고민과 갈등이 잘 담겨 있는 책이다.

그녀가 온전히 그녀만의 길을 선택한 것이 인상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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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발달 놀이 도감 - 0~3세 몸과 마음이 쑥쑥 자라는 생활 속 놀이 156
이케다쇼텐 편집부 지음, 백운숙 옮김, 하타노 나나 감수, 모치코 일러스트 / 지식너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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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쯤에 조카를 만나고 왔습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작은 생명,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가까이 다가가 나직이 조카 이름을 불렀는데 하지만 조카는 제 목소리가 낯설고 무서웠는지 얼굴을 찡그리며 울더군요. (내 맘도 찢 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웃으며 괜찮아, 괜찮아하고 말았는데 사실 많이 당황스러웠어요. '아기'는 제가 너무 모르는 대상이라는 걸 깨달았거든요.


앞으로 조카는 무럭무럭 자라, 만날 때마다 커 있을 테고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 발달 상태도 달라져 있을 거예요. 매번 어떻게 보면 매번 볼 때마다 낯선(?) 대상을 마주하는 것일 텐데, 그럴 때마다 고모가 어찌할 바 모르고 안절부절못하면 좀 그렇잖아요. 나이 먹어도 여전히 사람 가리지만, 조카한테만큼은 자주 보지 않아도 친근하고 친한 사이고 되고 싶어요. 아무튼 당황하지 않고 조카를 만나기 위해서는 우선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출생부터 36개월까지 아이의 발달 단계와 각 단계별로 아이와 함께 하면 좋을 '놀이'가 실려 있습니다.


제가 조카를 만났을 때는 이 책의 1장에 속하는 '주로 잠을 자는 시기'로 무의식적 원시반사가 일어나던 때입니다. 입에 손을 갖다 대기 쉬운 시기로, 이를 막기 위해 새언니는 조카 손에 손 싸개를 씌워 놓았더군요. 꼬물꼬물 거리면서 팔과 다리를 조금 들었다 내렸다 하기도 했어요. 아직 시각은 많이 발달하지 않아서 저와 눈은 맞추지 못했어요. 그래도 물끄러미 저를 바라볼 때가 있어서 좋기도 하고 감개무량하기도 했답니다. 가끔 저를 보고 웃기도 했는데 이 책 설명으로는 이 시기 때 짓는 미소는 무의식적으로 하는 배냇짓이라고 하네요. (그러니 저를 보고 웃은 게 아니었다는... ㅠㅠ 그래도 저를 보고 웃었다고 생각해봅니다. ㅎㅎ)

이 책에는 이 시기에 최고의 놀이는 '스킨십'이라고 안내되어 있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저는 조카와 스킨십을 거의 못했답니다. 당일, 기차를 비롯해 많은 대중교통을 이용했고 한창 코로나가 기승이어서 조카를 위해서 스킨십은 최대한 자제했고(가볍게 손 싸개에 감싸져있는 손목 잡는 정도), 오빠네 집에 들어가서 음료수 마실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마스크를 썼어요. 아쉽지만, 감염력 높은 코로나 시대... 가족 간 감염이 높으니, 가족 간에 더욱 조심할 수밖에요.

아무튼 조카를 보고 온 후, 거의 하루 이틀 텀으로 조카 사진을 계속 받고 있어요.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이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아마도 조카는 추석 때쯤 다시 볼 것 같아요. 그땐 제 조카가 3~4개월쯤 되는 때예요. 이 책을 보니 생후 3~4개월 때는 '고개를 가누는 시기'라고 되어 있습니다. 아직 물건을 스스로 잡지는 못하지만, 손에 쥐여주면 잡을 수 있다고 해요. 또 목에 제법 힘이 들어가서 양손을 잡고 상체를 천천히 일으면 상체가 따라온다고 해요. 또 가족 얼굴을 알아보고 얼러주면 즐거운 듯 소리 내어 웃는다고 합니다. 이때 아이에게 같이 미소로 반응해 주면 좋다고 해요! 기분이 좋으면 '아아', '우우' 같은 옹알이를 하고, 목소리를 듣고 익숙한 사람인지 낯선 사람인지 구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명절 때 고모가 조카랑 같이 놀아주는 시간도 있어야겠죠?! 이 책에 다양한 놀이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소리 나는 장난감을 흔들어 주는 놀이가 제일 좋을 거 같아요. 의성어도 함께. ㅎㅎ 저는 나이는 많지만, 얼굴 두껍게 옹알이 소리도 잘 낼 자신이 있으니까 조카가 관심 보이는 옹알이 소리도 내면서 잘 놀아줘야겠어요.


저는 결혼에 대해 뚜렷한 생각이 있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비혼주의자라고 말하기도 어렵겠습니다. 단지, 결혼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달까요. 아기를 낳는 것 또한 그래요. 하지만 조카에게는 정말 좋은 고모가 되고 싶어요. 아기는 저에게 낯설고 제가 잘 알지 못하는 존재이지만, 이 책을 참고해서 조카 성장, 발달 단계를 이해하고 그 시기에 맞춰 알맞은 놀이를 함께 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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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 - 몸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과학적 방법
윌리엄 리 지음, 신동숙 옮김, 김남규 감수 / 흐름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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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만 보면 왠지 암환자나 고혈압, 당뇨 등 생활습관병을 가진 분 등 많이 편찮으시거나, 환자 가족들이 읽을만한 책으로 보이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건강하고 올바른 식습관, 다이어트 등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라도 읽으면 좋을 책이다.


나 개인적으로, 블로그에도 종종 올리지만 나는 건강하게 체중조절하는 데에 관심이 많다. 어렸을 때 굶어서 살을 여러 번 빼보았는데, 그때 건강을 많이 해쳤기 때문이다(20대 초반에 골다공증 직전이라는 소견 받음 ㅠ). 지금도 성장기 때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으로 몸이 안 좋다. 일단 너무나도 낮은 기초대사량... 한창 잘 먹고 푹 자야 할 청소년기에 굶어서 살을 뺐고, 갖은 스트레스로 잠도 적게 잤다. 그때 굳어진 나의 몸, 나의 생활 패턴은 이후로도 오래 지속되었고 30대 초까지 그런 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나이 서른이 넘으니, 확실히 몸에 안 좋다는 것은 정말로 안 좋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스트레스, 짧은 수면시간, 부족한 영양분...


아무튼 뒤늦게 깨닫고 지금이라도 좋은 생활 패턴을 가지려고 노력하지만 생각보다 쉽게 안 된다. (좋은 습관도 조금이라도 어릴 때 들여야 하는 것이다)


지금 정말 깊이 깨달은 것은 '몸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먹는 대로, 내가 생활하는 대로, 내가 생각하는 대로 모두 다 그게 몸에 반영된다. 물론 사람마다 유전인자가 다르고, 가족력, 환경이 달라서 개인차가 있지만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몸은 주어진 그대로 거짓말하지 않고 솔직하게 결과를 보여준다. 그래서 남들이 하는 대로 다 한다고 해도, 내 몸은 다른 사람 몸과 똑같지 않으니 계속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해보며 노력해야 한다.




윌리엄 리 교수의 『먹어서 병을 이기는 법』은 이런 저런 방법으로 기초대사량이 낮아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나에게 가뭄의 단비가 되어준 책이다. 책 제목은 왠지 '사짜' 느낌이 나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지은이가 의과 교수여서 현대 의학과 과학적 결과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만 윌리엄 리 교수는, 지금까지 서양 의과 교수들이 간과했던 '음식'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사실 서양 의학은 예방보다는 치료 중심으로 발달해 왔다)


우리 몸은 중요한 방어 체계 5가지가 있다. 첫째 혈관신생(혈관), 둘째 재생(줄기세포), 셋째 바이크로바이옴(몸 속 미생물), 넷째 DNA 보호(DNA), 면역.


윌리엄 리 교수는 우리 몸의 이 다섯 가지 방어 체계가 모두 먹는 것으로 잘 작동된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몸은 오로지 한 개의 덩어리가 아니라 수많은 세포와 미생물, DNA 등이 모여 만들어진 것으로 이것들은 모두 먹는 것으로 세포나 피가 새로 형성되고 노폐물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두툼한 벽돌 책이라 이 책에서 담고 있는 많은 내용을 서평에 쓸 수 없지만, 한마디로 강추한다. 우리 몸이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냥 자연에서 나는 음식들 위주로, 적당한 분량으로 알맞게 먹으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운동'을 추가로 하고,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금상첨화!


인류의 오랜 진화의 역사 동안 우리 인간은 대부분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보다 나무에 달린 열매를 채집해 먹고, 해가 지는 저녁쯤에 잠들어 밤 10시쯤엔 깊은 잠이 들었고, 적당한 사회 구성으로 스트레스 받는 일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 인류가 오랜 시간 살아온 대로, 우리 식습관을 구성하면 자연스레 몸은 건강해진다. 그렇게 진화했으므로.


건강에 관심 있는 분, 올바른 방법으로 체중관리하고 싶은 분들께 강추한다. 어려울 수 있는 의학 이야기를 정말 쉽게 설명하고,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초초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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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편의점 : 생각하는 인간 편 - 지적인 현대인을 위한 지식 편의점
이시한 지음 / 흐름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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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한 교수가 쓴 『지적인 현대인을 위한 지식 편의점』을 읽는 동안, 라이언 고슬링이 '닐 암스트롱'을 연기한 영화 <퍼스트 맨>이 시종일관 떠올랐다. 영화 <퍼스트 맨>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우주영화'이지만 우주의 비주얼이나 지구의 아름다움을 담는데 노력을 할애한 영화가 아니다. 인류 최초의 도전, 모험에 나서는 '한 인간', 지극히 '한 개인'에 초점을 맞춘 영화였다. 일반적으로 우주영화는, 우주의 광활한 모습이나 반짝이는 별과 은하를 신비롭게 보이는 데에 공을 들인다. 하지만 <퍼스트 맨>은 넓은 우주를 담기 보다, 좁디좁고 답답한 우주선 안에서 우주선과 함께 진동하고 흔들리며 긴장하고 땀 흘리는 '한 인간의 얼굴'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가 우주로 진출하게 되는 그날이 되면, 우리는 광활한 우주보다도 한낱 모래 알갱이보다 더 작고 연약한 존재로 느껴질 '우리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부터 출발해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그리스 로마 신화』, 플라톤의 『국가』, 에코의 『장미의 이름』, 『군주론』, 『리바이어던』, 루소의 『에밀』을 거쳐 소로의 『월든』, 오웰의 『1984』,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헉슬리의 『 멋진 신세계』를 찍고, 마지막으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다루며 막을 내린다. '인류의 탄생'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인간이 발을 디디게 될 우주를 다루는 것으로 끝을 맺는 것이다.


이 책은 이 과정을 단순히 지식을 나열하지 않는다. 인류의 과거와 현재를 훑고, 그리고 다가올 미래를 다루면서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인가를 묻는다. 교수님이 스스로 자신에게 던졌을 질문을 독자들에게도 던진다. '과연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이고, 인간이 남긴 족적, 그리고 인간이 현재 꿈꾸는 미래'를 말이다.


이 책에 제일 큰 영향을 준 것은 이 책은, 이 책에서 제일 먼저 다루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일 것이다. 유발 하라리의 책처럼 이시한 교수의 『지식 편의점』도 인류의 시작부터 다루고, 앞으로 다가올 인류의 미래를 다루는 것으로 책을 구성한 것도 『사피엔스』의 영향을 받아서가 아닐까.


불안을 불식하고, 이해할 수 없는 자연 세계를 납득하고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낸 신화들. 그런 인간들이 모여 만들어낸 '사회와 국가' 그 과정에서 생겨난 계급, 종속과 지배. 우연인지 필연인지 나타나 세계를 완전히 바꿔버린 농업혁명과 산업혁명, 그리고 대항해시대. 이제 인류는 우주 시대와 AI 시대를 마주하고 있다. 어느 시대, 어느 지역에 살던지 늘 도전에 앞서서 인간은 늘 '인간'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닐 암스트롱이 처음 달을 향해 날아가며, 마주했던 것은 달도, 우주도, 지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이시한 교수가 소개하는 책들을 읽으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인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며 늘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려고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역시 '생각하는 인간'이 된다. 한 치 앞도 앞도 예측하지 못하고,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압도적으로 더 많은 인간이지만 '우리의 생각'이 우리를 전혀 예기치 못한 미래로 이끈다. 이 책에 소개된 고전들을 썼던 바로 '그 사람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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