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발,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쳤고 각국 정부들은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돈 풀기에만 집중했다. 그랬더니 시중에 돈이 넘쳐나게 되었다.
돈도 노동이나 생산물과 마찬가지로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움직일 뿐이어서 돈의 수요가 많으면(=돈의 공급이 적으면) 돈의 가치는 올라가고, 돈의 수요가 적으면(=돈의 공급이 높아지면) 돈의 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막대하게 풀린 돈은 '돈 가치의 하락'을 불러왔다. 돈의 가치, 즉 돈의 가격은 무엇으로 알 수 있을까. 바로 '금리'를 보면 알 수 있다. 돈이 비싸면, 돈이 흔치 않다는 것이고 그만큼 '이자'를 비싸게 줘야 하며, 반대로 시중에 돈이 넘쳐 돈 가치가 떨어지면 돈을 빌릴 때 이자가 저렴하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이제 슬슬 시중에 푼 돈을 거둬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게 바로 불과 작년이다. 작년부터 각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조금씩 올리려 했으나, 작년 말에서 올해 초에 중국 우한에서부터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했다. 중국부터 경제는 스톱. 전 세계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었고 세계 경제가 도미노처럼 멈췄다.
각 나라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 멈춰버린 경제를 돌리고, 살리기 위해 또다시 돈을 찍어서 공급하기 시작했다. 돈의 가치가 더 떨어졌고 돈은 시장에 더 넘쳐나게 되었다. 다른 건 똑같은데 돈만 많아지면 어떻게 될까. 옛날에 1,000원 주고 살 수 있었던 물건은 2,000원 주고 사야 된다는 말이다. 즉, 가격이 오른다. 부동산 가격 폭등 문제가 심각한데 이건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 유동성 공급을 열심히 했던 나라는 어느 나라나 겪는 문제다.
'제로금리', '마이너스 금리' 들어보았을 것이다. 주로 일본 경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언급되는 말이다. 거품경제가 터져 거품이 꺼진 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본 정부는 저금리 정책을 취했는데 아직도 그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일본만이 아니라 현재 유럽도 심각하다. 덴마크의 어느 은행은 1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0.5%금리를 책정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집을 담보로 1억 원을 빌렸다면 빌린 사람(채무자)이 매년 50만 원씩 받는 셈이다. 그리고 만기 때 돌려주는 돈은 1억 원이 아니라 9,950만 원으로 원금보다 적은 돈만 갚으면 된다(이 책의 21쪽 내용).
우리로서는 완전히 딴 세상 이야기 같지만, 이게 언제 우리의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아직 금리가 플러스일 때, 제로금리 및 마이너스 금리에 알아두는 것이 좋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