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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편의점 : 생각하는 인간 편 - 지적인 현대인을 위한 ㅣ 지식 편의점
이시한 지음 / 흐름출판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이시한 교수가 쓴 『지적인 현대인을 위한 지식 편의점』을 읽는 동안, 라이언 고슬링이 '닐 암스트롱'을 연기한 영화 <퍼스트 맨>이 시종일관 떠올랐다. 영화 <퍼스트 맨>은 우주를 배경으로 한 '우주영화'이지만 우주의 비주얼이나 지구의 아름다움을 담는데 노력을 할애한 영화가 아니다. 인류 최초의 도전, 모험에 나서는 '한 인간', 지극히 '한 개인'에 초점을 맞춘 영화였다. 일반적으로 우주영화는, 우주의 광활한 모습이나 반짝이는 별과 은하를 신비롭게 보이는 데에 공을 들인다. 하지만 <퍼스트 맨>은 넓은 우주를 담기 보다, 좁디좁고 답답한 우주선 안에서 우주선과 함께 진동하고 흔들리며 긴장하고 땀 흘리는 '한 인간의 얼굴'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가 우주로 진출하게 되는 그날이 되면, 우리는 광활한 우주보다도 한낱 모래 알갱이보다 더 작고 연약한 존재로 느껴질 '우리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서부터 출발해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그리스 로마 신화』, 플라톤의 『국가』, 에코의 『장미의 이름』, 『군주론』, 『리바이어던』, 루소의 『에밀』을 거쳐 소로의 『월든』, 오웰의 『1984』,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헉슬리의 『 멋진 신세계』를 찍고, 마지막으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다루며 막을 내린다. '인류의 탄생'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인간이 발을 디디게 될 우주를 다루는 것으로 끝을 맺는 것이다.
이 책은 이 과정을 단순히 지식을 나열하지 않는다. 인류의 과거와 현재를 훑고, 그리고 다가올 미래를 다루면서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인가를 묻는다. 교수님이 스스로 자신에게 던졌을 질문을 독자들에게도 던진다. '과연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이고, 인간이 남긴 족적, 그리고 인간이 현재 꿈꾸는 미래'를 말이다.
이 책에 제일 큰 영향을 준 것은 이 책은, 이 책에서 제일 먼저 다루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일 것이다. 유발 하라리의 책처럼 이시한 교수의 『지식 편의점』도 인류의 시작부터 다루고, 앞으로 다가올 인류의 미래를 다루는 것으로 책을 구성한 것도 『사피엔스』의 영향을 받아서가 아닐까.
불안을 불식하고, 이해할 수 없는 자연 세계를 납득하고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낸 신화들. 그런 인간들이 모여 만들어낸 '사회와 국가' 그 과정에서 생겨난 계급, 종속과 지배. 우연인지 필연인지 나타나 세계를 완전히 바꿔버린 농업혁명과 산업혁명, 그리고 대항해시대. 이제 인류는 우주 시대와 AI 시대를 마주하고 있다. 어느 시대, 어느 지역에 살던지 늘 도전에 앞서서 인간은 늘 '인간'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닐 암스트롱이 처음 달을 향해 날아가며, 마주했던 것은 달도, 우주도, 지구도 아닌 자기 자신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이시한 교수가 소개하는 책들을 읽으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인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관통하며 늘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려고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역시 '생각하는 인간'이 된다. 한 치 앞도 앞도 예측하지 못하고,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압도적으로 더 많은 인간이지만 '우리의 생각'이 우리를 전혀 예기치 못한 미래로 이끈다. 이 책에 소개된 고전들을 썼던 바로 '그 사람들'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