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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고 온 Go On 1~2 세트 - 전2권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고 온 Go On 1,2권


저자 : 더글라스 케네디

역자 : 조동섭

출판사 : 밝은세상

 

 

 

모든 걸 다 잃어도 생은 또다시 미래를 향해 간다!


소설을 읽다보면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매료되기도 하지만,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를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깊은 상념에 빠져들게 되기도 한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이번 신간이 그러했다.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삶에 대해, 가족에 대해, 관계와 소통에 대해,

스스로에게 갖가지 질문을 던지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은 시대 배경이 현재가 아닌 과거이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를 밝혔다.


“오늘날 서로 경멸하는 미국이 존재하게 된 이유를 이해하려면

닉슨 집권기에 시작되어 레이건 시대에 완성된 ‘문화 전쟁’을 돌아보아야 한다.

미국인의 삶에서 핵심적인 시기인 1971년부터 1984년까지

미국 중산층 가족의 모습을 그려 보인다면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 되리라 생각했다”


작가의 말처럼 책장을 펼치면

과거 미국 중산층 가족의 모습이 작가만의 예리한 통찰을 만나

의미 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전개된다.


'각각의 가족은 하나의 비밀 사회다'

내 책이었다면 거기에 한 마디 덧붙였으리라.

지난 20년 동안 배운 가장 중요한 진실이 있다면,'불행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뉴욕에서 잘 나가는 출판사 편집자인 주인공 앨리스는

교도소에 수감중인 작은오빠를 면회가서

생각지도 못한 오빠의 충격적인 과거 비밀을 듣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1971년, 고등학교 절친 칼리가 학교에서 집단 괴롭힘에 이어 성폭행을 당한 끝에 실종된다.

자살로 추정되는 상황 속에서 힘겨운 나날을 보내던 앨리스는

대학 진학을 계기로 집을 떠나게 되고,

보딘 대학교에 진학해 풋볼 선수인 밥을 만나 동거를 시작한다.

그런데 존경하던 교수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밥이 그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그와 헤어진 그녀는 아일랜드의 트리니티대학교로 떠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이때 고등학교 때 실종 됐던 칼리가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그녀를 찾아온다.

자살을 가장해 신분위조를 한 채 살아온 것이다.

칼리는 피노체트 군부쿠데타가 발생한 칠레에서 앨리스의 큰오빠와 함께 지냈고,

반정부 단체에 가입한 큰오빠 피터가 신문기자를 총으로 쏘아 살해 했다는 끔찍한 소식을 전한다.

그러나 그건 거짓말이었고, 칼리 본인이 신문기자를 쏘았다는 것을 알아낸 앨리스.

그런데 얼마 후 더블린에서 끔찍한 폭탄테러가 일어나고,

그녀의 애인이 사망하고 만다.


이후 힘겨운 시절을 보낸 앨리스가 뉴욕으로 돌아와 유명 출판사의 편집자가 되어

성공하는 스토리가 이어진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 예고 없이 휘몰아치는 각종 사건사고!

그녀의 삶은 결코 순탄치 않게 흘러간다.


어떤 면에서 이 소설은 고전적인 성장소설이라고 작가는 밝혔다.

소설에서 다뤄지는 14년이라는 세월 동안 앨리스에게는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페미니즘부터 냉전시대의 국제정치, 테러, 대통령의 사임,경제 불황, 에이즈까지.

이러한 시대상에 놓인 주인공과 그녀 가족의 이야기는

삶에 대한 다채로운 질문들과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나라면 어떠했을까?

주인공의 이야기를 쫓아가며 그녀 앞에 놓인 삶에 공감하고 시련에 함께 아파했다.


400페이지 가량 2권 분량의 책,

가볍게 읽기엔 좀 부담스런 양일 수 있지만,

생생하고 매력적인 인물들과 빠른 전개,

그리고 작가의 설득력 있는 통찰에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다.


각각의 가족은 비밀스러운 사회라 할 수 있다.

그 가족들에게만 특별히 존재하는 법칙, 규칙, 한계, 경계의 영역이 존재한다.

다른 사람들의 시각으로 보자면 도저히 말도 안되는 규칙이

어느 특정한 가족들 사이에서는 능히 통용될 수 있다.


우리에게 가족이란 어떤 존재일까?

가족에게 나는 어떤 존재일까?

질문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모든 걸 다 잃어도 생은 또다시 미래를 향해 가는 것처럼..





※ 이 글은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도서를 제공받고 자유롭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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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 공지영 등단 30주년 문학 앤솔로지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저자: 공지영

출판사 : 해냄

 

작가 공지영이 등단 30주년을 돌아보며 정리한 문학 앤솔로지

2012년 출간했던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에

최근 출간한 다섯 작품의 문장을 추가한 개정증보판

 

 

 

공지영 작가의 작품을 떠올릴 때면 나의 지나간 모습들이 하나 둘 떠오른다.

마치 지난 날 자주 듣던 옛 노래와 같다.

나름 문학을 사랑하고 글쓰기에 심취했던,

감성충만하던 그때의 내 모습들이 아련히 떠오르는 것이다.

 

나는 공지영 작가의 작품들과 함께 나이 먹어왔다.

봉순이 언니는 물론이고 2012년 출간된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그리고 높고 푸른 사다리, 딸에에게 주는 레시피,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등 

그녀의 작품들을 거의 빼놓지 않고 챙겨 읽었다.

그리고 이번 그녀의 등단 30주년을 기념하는

이 책이 나왔다는 소식이 들리자 무조건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지난 추억들을 소장하듯이.

 

이 책은 공지영 작가가 발표한 스물다섯 편의 작품 가운데

독자들에게 다시 들려주고 싶은 문장들을 직접 골라 수록한 책이다.

작가가 고른 문장들이라 그런지 한 글자도 허투루 읽을 수가 없었다.

예전 기억까지 소환해가며 천천히 곱씹으며 한 장 한 장 읽어나갔다.

 

 

 

글을 쓰고 싶은 충동을 일게 만드는 문장이다.

가슴에 손톱으로 긁는 것처럼 붉은 상처자국이 주욱주욱 그어질 것 같이 아픈,

표현만으로도 아픔이 확 와 닿는 이 문장.

나도 그녀처럼 소설을 쓰고 싶었다. 지금도 그렇다.

그래서 글쓰기에 관한 문장들이 특히 더 특별하게 와 닿았던 것 같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이 책은 한번 읽고 또 읽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 문장도 익숙하다.

꾸밈없는 위로,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삶의 통찰이 느껴진다.

삶을 바라보는 작가만의 시선이 특별하지만 결코 유별나거나 요란하지 않아 좋다.

편안하고 고요한 인생 선배의 따끈한 조언과 응원이 필요하다면 강추!

 

 

 

공지영 작가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종종 부끄러워진다.

치열하지 못한 내 자신이..

세상을 바꾸기는커녕 이리저리 자꾸 흔들리는 내 모습이 작고 초라하다.

 

 

 

가진 자도 나름 이런 고충이 있겠구나 싶었다.

빼앗길까봐 느끼는 공포가 빼앗으려는 에너지보다 더 크다니..

생각지도 못했다. 그저 가진 자를 부러워만 했을 뿐... 이렇게 또 하나 배웠다.

 

 

 

공감백배! 늘 만족을 모르고 늘 그 이상을 원하고 욕심내는 하루하루..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을 생각하느라 늘 여유가 없었다.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넓은 품을 갖은 사람이고 싶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고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깊은 가르침..

이 외에도 내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절로 숙연해지는 글귀들이 한가득!

제일 가까운 책장에 꽂아두고 종종 꺼내봐야겠다.

그리고 그녀의 다른 책들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추억을 곱씹듯 그 어떤 깨달음에 이르기를 소망하며..

 

 

 

 

 

 

※ 이 글은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도서를 제공받고 자유롭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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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러브
시마모토 리오 지음, 김난주 옮김 / 해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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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러브]

 

저자: 시마모토 리오| 역자 : 김난주

출판사 : 해냄

 

화가인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엄마 사이에서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이 자라난 미모의 여대생이

어느 날 아버지를 죽인 살해범으로 검거된다!

제159회 일본 나오키상 수상작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는 꽤 단순하다.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미모의 여대생.

한 출판사가 이 사건의 논픽션 집필을 주인공에게 의뢰한다.

이야기의 화자이기도 한 그녀는 임상심리 전문가 마카베 유키.

그녀는 구치소에 있는 용의자를 찾아가 인터뷰하면서 사건의 진실에 다가간다.

 

전반적으로 무겁고 매우 심각한 분위기의 소설이었다.

주요 인물들이 하나 같이 상처가 깊고 자기 파괴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선뜻 와 닿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속에서 곪고 곪아버린 상처들.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받은 상처는 꽤나 치명적이다.

그리고 그 상처는 이웃과 사회에 쉽게 드러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피해가 발생하고 한참 후에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불편하고 무거운 이야기들.

하지만 작가만의 섬세한 필력과 무게감 있는 감정묘사가 끝까지 책을 놓지 않게 만들었다.

그리고 사건의 진실이 점점 선명해지면서

음지에서 성적 학대를 당하는 피해자들에게 앞으로 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집중 지원해야한다는 문제의식을 전하고 있다.

 

“내가 거짓말을 하면 엄마는 안심했어요.” -p135

 

“법정에서 많은 어른들이, 제 말에 귀를 기울여 주었어요.

그게 제게는 구원이 되었습니다.

고통도, 슬픔도, 거절도, 자신의 생각도, 절대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어떤 인간에게도 자기 의사와 권리가 있고,

그걸 말해도 된다는 것을 재판을 통해서 처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p344

 

칸나의 상처가 얼마나 크고 오래된 것인지,

그 상처가 치유되려면 또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러야 하는지,

과연 치유가 되기는 할는지,

칸나의 깊이를 알 수 없는 고통이 오래도록 아프게 가슴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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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몬 부티크
강지영 지음 / 씨네21북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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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로몬 부티크]

 

저자 : 강지영

출판사 : 씨네21북스

 

 

 

기억을 쫓는 자, 체취로 쫓는 자, 그리고 그들을 비웃듯 모든 수사망을 빠져나가는 자 …

범인을 쫓는 표적수사대 경찰들과

오로지 체취만으로 모든 걸 파악해내는 천재적인 조향사의 기이한 공조!

 

미스터리 로맨스 + 액션수사물이라는 복합장르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조향사가 등장하는 소설이다.

천재적인 후각 능력자이자 조향사인 타신.

그는 체취만으로도 그 사람의 모든 걸 간파할 수 있는 초능력자이다.

그리고 표적수사대 여형사 재경.

그녀는 9년 전 여름, 남자친구를 살해한 범인을 찾고자 최면을 통해 기억을 되살리려한다.

그 사건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수험생 연쇄살인사건의 최초 사건이기도 하다.

지문 한 점, 머리카락 한 올 남기지 않는 미궁의 연쇄살인.

재경의 상사이자 그녀를 마음에 품고 있는 두현은 타신에게 공조를 의뢰하고.

처음엔 티격태격 앙숙 같던 재경과 타신은

어느새 조력자가 되어 사건을 파헤치며 서로에게 끌리게 된다.

 

웹소설을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읽으면서 웹소설 분위기가 많이 느껴졌다.

로맨스로 얽힌 인물관계와 비교적 여성 취향으로 느껴지는 묘사 부분이 그러했다.

역시나 같은 제목의 웹소설이 있었다.

웹소설이 종이책으로 나온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가독성이 좋았고 쉽게 읽혔다.

 

후각 능력자 타신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 초반이 꽤 흥미로웠다.

그런데 중후반부로 갈수록 로맨스와 신파적 스토리에 묻혀 힘을 잃어버린 것이 좀 아쉬웠다.

미스터리 수사물로써 긴장감과 흡입력이 좋은 반면,

스토리 전개는 다분히 통속적이고 신파적인 면이 있었다.

그리고 꽤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오는데,

아무리 허구의 인물이라고 해도 주조연에 이르기까지

좀 비약이 심한 면이 있어 공감도가 떨어지는 게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엣지있다.

천재적인 후각 능력자를 등장시켜 연쇄살인마와 사이코패스라는

다소 정형화된 미스터리 수사물의 틀을 깼고,

통쾌한 액션 묘사로 긴박감을 더했으며,

풍부한 감성묘사로 로맨스까지 충족시켰다.

신선하고 박진감 넘치는 미스터리 수사물을 찾는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 이 글은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도서를 제공받고 자유롭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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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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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저자 : 조선희

출판사 : 네오픽션

 

 

 

“이 놀이는 아주 위험한 거야.

널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할 수도 있거든.”

나의 존재를 걸고 하는 위험천만하고 비밀스러운 놀이

 

한 눈에 봐도 호러 소설이라고 자기주장을 하는 표지.

대한민국스토리공모대전 우수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이야기 초반부터 판타지 호러 느낌이 물씬 풍겼다.

아홉 개의 소리나무를 두드려 미스터리한 어떤 힘을 가진 존재인 ‘그것’을 불러내는 놀이.

15년 전, 이 놀이에 가담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실종된다.

놀이 가담자이자 주인공인 박태이는 당시 고등학생이었다.

억울하게 죽은 절친의 복수를 위해 친구들을 모아 이 놀이를 시작했고,

이어 자신의 얼굴을 한 그것이 염원 대로 그의 복수를 대신해주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였다.

놀이에 가담한 친구들에게 미스터리한 불행이 닥친 것이다.

이 놀이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은 하나.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한 ‘그것’이 나타나 “내가 누구냐?” 하고 물으면,

답을 해야 하는데,

절대 “너는 나야” 라고 대답하면 안 된다.

그럼 그것에게 나를 빼앗기고 자신은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너는 나야.”라는 말 대신,

정답을 찾아 대답해야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정답이 너무나 어려운 수수께끼이다.

 

얼핏 보면 단순한 놀이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것이 나타나면 끔찍한 두통과 함께 공포가 찾아온다.

차라리 죽고 싶을 만큼.

그냥 그것에게 나를 줘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만큼.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이는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놀이에서 빠져나가지 못한 이들은

자신의 정답을 찾으려 한다.

친구들을 구하고, 호시탐탐 자신을 노리는 이 끔찍한 놀이를 끝내기 위해서.

 

소리나무와 관련된 구전 설화가 있다는 걸 이번 소설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스티븐 킹의 <그것>이 떠올랐다.

그것은 아이들이 사라지는 마을, 종이배를 들고 나갔다가

사라진 동생을 찾아 나선 형과 친구들 앞에 그것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그것이 광대의 얼굴을 하고 있다면,

이것은 자신의 얼굴을 하고 있다.

두 이야기 모두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원초적 공포심을 자극한다.

미지의 무언가가 나를 노리고 있다는 공포.

그것으로부터 나를 지키지 못하면 나를 빼앗기고 만다는 공포.

 

단순히 보면 허무맹랑한 설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는 독자가 어느새 이야기에 푹 빠져들 수 있도록

인물들의 심리와 장면 장면들을 스릴 있고 속도감 있게 그리고 생생하게 묘사한다.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미스터리한 장치들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작가의 상상력과 필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단순한 미스터리 호러가 아니라,

몰입감 있는 스토리 속에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무언가를 원한다면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한다.

자신이 짊어질 책임의 대가는 때론 가혹한 형벌일 수도 있다.

감당할 수 있는가?

선택은 우리 각자의 몫이다.

 

 

<나는 그것을 불러온 것을 후회했지만,

그것이 한 일이 틀렸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것은 부당함을 제거했다.

비겁했던 나보다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있는 놈이었다.

그러므로 내 자리를 요구할 자격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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