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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 공지영 등단 30주년 문학 앤솔로지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저자: 공지영
출판사 : 해냄
작가 공지영이 등단 30주년을 돌아보며 정리한 문학 앤솔로지
2012년 출간했던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에
최근 출간한 다섯 작품의 문장을 추가한 개정증보판

공지영 작가의 작품을 떠올릴 때면 나의 지나간 모습들이 하나 둘 떠오른다.
마치 지난 날 자주 듣던 옛 노래와 같다.
나름 문학을 사랑하고 글쓰기에 심취했던,
감성충만하던 그때의 내 모습들이 아련히 떠오르는 것이다.
나는 공지영 작가의 작품들과 함께 나이 먹어왔다.
봉순이 언니는 물론이고 2012년 출간된 사랑은 상처를 허락하는 것이다,
그리고 높고 푸른 사다리, 딸에에게 주는 레시피, 할머니는 죽지 않는다 등
그녀의 작품들을 거의 빼놓지 않고 챙겨 읽었다.
그리고 이번 그녀의 등단 30주년을 기념하는
이 책이 나왔다는 소식이 들리자 무조건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지난 추억들을 소장하듯이.
이 책은 공지영 작가가 발표한 스물다섯 편의 작품 가운데
독자들에게 다시 들려주고 싶은 문장들을 직접 골라 수록한 책이다.
작가가 고른 문장들이라 그런지 한 글자도 허투루 읽을 수가 없었다.
예전 기억까지 소환해가며 천천히 곱씹으며 한 장 한 장 읽어나갔다.

글을 쓰고 싶은 충동을 일게 만드는 문장이다.
가슴에 손톱으로 긁는 것처럼 붉은 상처자국이 주욱주욱 그어질 것 같이 아픈,
표현만으로도 아픔이 확 와 닿는 이 문장.
나도 그녀처럼 소설을 쓰고 싶었다. 지금도 그렇다.
그래서 글쓰기에 관한 문장들이 특히 더 특별하게 와 닿았던 것 같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이 책은 한번 읽고 또 읽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 문장도 익숙하다.
꾸밈없는 위로,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삶의 통찰이 느껴진다.
삶을 바라보는 작가만의 시선이 특별하지만 결코 유별나거나 요란하지 않아 좋다.
편안하고 고요한 인생 선배의 따끈한 조언과 응원이 필요하다면 강추!

공지영 작가의 에세이를 읽다보면 종종 부끄러워진다.
치열하지 못한 내 자신이..
세상을 바꾸기는커녕 이리저리 자꾸 흔들리는 내 모습이 작고 초라하다.

가진 자도 나름 이런 고충이 있겠구나 싶었다.
빼앗길까봐 느끼는 공포가 빼앗으려는 에너지보다 더 크다니..
생각지도 못했다. 그저 가진 자를 부러워만 했을 뿐... 이렇게 또 하나 배웠다.

공감백배! 늘 만족을 모르고 늘 그 이상을 원하고 욕심내는 하루하루..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을 생각하느라 늘 여유가 없었다.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넓은 품을 갖은 사람이고 싶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고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깊은 가르침..
이 외에도 내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절로 숙연해지는 글귀들이 한가득!
제일 가까운 책장에 꽂아두고 종종 꺼내봐야겠다.
그리고 그녀의 다른 책들을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추억을 곱씹듯 그 어떤 깨달음에 이르기를 소망하며..
※ 이 글은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도서를 제공받고 자유롭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