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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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관에 일하던 제비는 우연히 광고판에서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을 보고 사회생활로 지친 자신의 청춘에게 제주 여름을 선물하기로 결심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지내던 원룸까지 계약해지하고 무작정 제주로 떠난다.
여행 마지막날, 어이없는 사고로 휴대폰과 함께 그 안에 내장된 비행기 티켓, 신용카드를 잃게 된 제비는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며 해안도로를 걷다가  대왕물꾸럭마을에 들어서게 된다.  벼랑 위 이층집 <하쿠다 사진관>에 들어서게 된 제비. 아이와 사진촬영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던 석영을 도와주고, 구인 광고를 보고 그곳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 
‘하쿠다’는 제주 말로 ‘무언가를 하겠다’, ‘할 것이다’라는 뜻이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will do’. ‘무엇이든 멋지게 촬영하는 사진관’이다.
여고동창들로 이루어진 라이더들,  30대 예비부부, 20대 프리다이빙 동아리, 은퇴한 노형사, 지질학자, 무안구증의 가족 등 그들과 사진 촬영하며 삶을 나누고 공감하고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연제비, 이석영, 고양희, 양희의 아들 효재, 목포 할망 등등 모두가 말 못할 상처를 갖고 있다. 상처를 가슴속에 묻어둔채 내색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간다. 책을 읽으면서 얼마전 방영했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떠올랐다. 
외지인과 현지인의 갈등, 해녀들의 삶, 
대왕물꾸럭 마을축제 등 삶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그곳에서의 체험을 한것 같다. 

p.135 임원은 노력하면 될꺼야. 하지만 어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도 노력으로 될까?
p.143 작가가 누구냐는 중요하지 않아. 좋은 사진을 찍었느냐가 중요하지. 작가가 누구건, 좋은 사진은 언제나 정당한 인정을 받는다.
p.200 ˝만일 물꾸럭 신이 있어 사람에게 길흉을 가져온다면, 그리고 네가 잠수에 실패해 액운을 당한다면, 그때 너는 후회할 거야.​‘아 물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해냈어야 했는데.‘ 그런 다음 울겠지. 지금처럼 서럽게. 하지만 네가 잠수에 성공한다면, 언젠가 네게 액운이 닥쳐도 후회하진 않을 거야. 그러니까 수영을 배워. 살아보니 그렇더라.
뭔가를 위해 무슨 일을 하다 보면, 계속 하다보면, 그게 언젠가 너를 구하는 거야.˝
p.266 네 구멍을 메꾸려고 남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너 자신을 소진해서도 안 돼. 내 말은 무의미하게 소진해서는 안 된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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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시선 - 여성의 눈으로 파헤치는 그림 속 불편한 진실
이윤희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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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의문, 시선, 누드, 악녀, 혐오, 허영, 모성, 소녀, 노화, 위반" 10개의 키워드로 미술 작품 속에 담긴 여성의 모습과 미술계에서 여성이 겪어야 했던 어려움, 현대의 여성 미술가들은 좀 나은 방향으로 이끌며, 미술의 관계를 보여준다. 
"훔쳐보지마라,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겠다"

위대한 여성 화가하면? 프리다칼로, 나혜석, 신사임당... 그외 떠오는 인물이 없다. 교과서나 여러 책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미켈란젤로, 렘브란트, 마네, 모네, 피카소, 고흐 등 자주 접한 화가는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앙겔리카 카우프만, 소포니스바 안귀솔라, 라비니아 폰타나, 로살바 카리에라, 엘리자베트 비제 르브룅, 아델라이드 라비유기야르, 로자 보뇌르 등 이 책에 나오는 여성 화가들은 알지 못했다. 이들은 그만큼 위대하지 못했던걸까. 아니다. 그 시대에 이들이 남성 화가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예술가의 길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아서이다.

이 책은 미술 속에서 여성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이야기하면서, 여성 미술가가 부딪힐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인 배경과 그 벽을 넘고자 노력했던 여성 미술가들을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조각상부터 중세의 교회 건축 조각, 르네상스 시대, 근현대 작가들, 퍼포먼스까지 하나하나 읽는 재미가 있다. 
지금까지 알지도 못했던 여성 예술가들을 만나고, 그림에 대한 이야기와 그 시대의 배경들을 알게 되며 시대가 변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사회적 환경, 시선들을 다시 느낀다. 
이 책에는 100여편 정도 있는데 그림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알 수 있어 감사하다. 

p.57 보뇌르는 여성 미술가로서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제작할 때 따르는 전형적인 사회적 갈등과 모순을 돌파하기 위해 평생 노력했다. 

p.145 여성이 갖추어야 할 전통적인 미덕은 용기나 강인함이 아니라 순종과 보살핌 등이었다. 남다른 기개와 강직함, 애국심, 사사로운 일에 얽매이지 않고 대의를 따르는 결단력 등은 대체로 남성이 가져야 할 미덕이었다. 

p.189  여성에 대한 폭력을 다루는 여성 미술가들은 여성으로 살아왔던 삶의경험에 기초하고 있다. 과거의 남성 작가들이 납치와 성폭행이라는 주제를 성적 판타지를 자극하기 위해 사용한 데 반해, 여성 미술가들은 전혀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여성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여성의 납치와 성폭행과 살해라는 주제에는 어떤 에로틱한 시선도 개입되지 않고,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승화되지도 않는다.

p.295 남성 노인의 묘사가 미추에 관계없이 나이만큼의 지혜와 경륜을 보여주는 반면, 여성 노인은 왜 젊은 날의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기괴한 늙은이로 묘사되는 것인가. 그리고 왜 여성 노인의 모습이 인생의 허무함을 깨달으라고 가르치는 알레고리로 소비되는것일까. 남성이건 여성이건 인간으로 태어나 살다 보면 늙기 마련이고, 인샘은 허무를 향해 달려간다. 노화는 인간 보편의 문제임에도, 이러한 대비가 나타나는 이유는 여성의존재에 대한 혐오가 은연중에 짙게 깔려 있기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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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1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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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1950년대 미국의 사회 속 여성의 불평등과 불공평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엘리자베스 조트는 화학자이며, 늘 당당하고 이성적인 여성이다.
그 시대의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 편견과 차별을 받았을까. 책을 읽으면서 영화 <히든 피겨스>가 떠올랐다. 이 영화를 보셨다면 그 시대의 배경을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지않을까. 

엘리자베스는 뛰어난 능력을 가졌지만 연구소에서는 언제나 실험 보조 인력으로 오해받고, 본인의 업적을 상사에게 빼앗긴다. 엘리자베스는 사랑하는 캘빈이 사고로 죽지만 주저앉아 울수도 없다. 임신으로 해고되고, 부엌을 부수고 개조해 실험실로 만들고 연구하며 비혼모로 아이를 혼자 키우게 된 엘리자베스. 
그녀의 인생은 역경의 연속이다. 홀로 맞서며 좌절하지 않고 그녀답게 헤쳐나갈 뿐이다.
딸의 도시락 사건으로 PD인 파인을 만나 요리 프로그램 사회자로 변신하며 캘빈이 말했던 것처럼 엘리자베스는 세상을 바꾸게 된다.
"애들아 상을 차려라. 이제 너희 어머니는 이제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p.54 시스템대로 움직이지 마요. 시스템을 뛰어넘어버려요.
p.75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복잡한 문제를 풀 때 언제나 간단한 해결책을 간절히 바란다는 점이야.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고, 설명할 수 없고, 변할 수 없는 걸 믿는 편이 훨씬 쉽거든. 실제로 보이고 만져지고 설명할 수 있는 걸 믿기는 오히려 어려워. 말하자면 실재하는 자기 자신을 믿기가 어렵단 말이지.
p.107 엘리자베스에게 요리란 그저 여성의 일로 정해진 의무가 아니었다. 그녀가 캘빈에게도 말했듯, 요리는 화학이었으니까.  실제로 요리란 어딜 봐도 화학이다.
p.249 자신이 최우선이 되는 시간을 가지는 거죠. 오롯이 나만의 시간요. 아기도, 일도, 죽은 에번스 씨도, 더러운 집도 다 제쳐두고요. 딱 나를 위한, 엘리자베스 조트를 위한 시간을 가져봐요. 뭘 필요로 하든, 뭘 원하든, 뭘 찾든 그 시간 동안 자신의 욕구를 충실하게 추구해 봐요.
p.276 조정이 재미있는 점은 말이죠, 앞을 보지 못하고 노를 저어야 한다는 거에요. 조정이라는 운동은 마치 우리에게 자신을 앞서가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 같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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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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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작가의 에피소드와 생각들이 담겨 있고 작가의 소설의 비히인드 스토리가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내가 삶에 고민하고 있는 것처럼 책을 읽으면서 계속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을 하게 된다. 부모로서 내 아이들에게 잘하고 있는지...내 삶을 잘 살아가고 있는지...

p.40 무언가 고백해야 할 것이 있다면 있는 그대로 하는 것이 맞다. 다른 어떤 계산도 해서는 안 된다. 
p.52 내면의 힘이 외면의 힘과 가장 다른 것은 가지면 가질수록 점점 더 커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이 내면의 힘을 가지면 어떠한 힘에 대해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p.68 인간의 근원적 숙제를 푸는 열쇠는 바로 시간인 것이다.
p.83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따르려는 노력은 당연히 의미가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 큰 변화 없이 우두커니 제자리를 지켜온 것들이 주는 기대감도 분명히 있다. 
p.94 슬픔과 비극을 담은 대화야말로 우리가 타인과 교감하는 진정한 신호이며 우정과 사랑을 찾으려 가슴 깊은 곳에서 속삭이며 흘러나오는 샘물과도 같다. 
p.103 자기가 자기 인생의 요리사라는 것이다.
p.188 역사는 이미 우리의 내면에 들어와 우리를 형성하고 있다. 올바른 역사를 찾아가는 길이 바로 내가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삶의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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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킬로미터 - 나의 학교 가는 길
클라우디오 아길레라 지음, 가브리엘라 리온 그림, 김정하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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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하루에 9킬로미터를 걸어본 적이 있었나?? 초, 중 걸어서 소풍갈때와 어른이 되고 등산할 때 빼고는 없는 것 같다. 그림책 표지의 소년은 9킬로미터를 걸어서 학교에 간다. 2시간정도의 거리를 혼자서 학교에 가는 이유는 배움에 대한 간절한 열망과 미래희망이 있어서일 것이다.

면지를 펼치면 소년이 지나는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 길을 따라 숲을 지나고 목장으로 가로질러 강을 건너서 소년이 도착하는 곳은 학교다. 중학교 친구들이 1시간 걸어서 학교에 온다고 하면 믿기지 않았는데 아이가 걷기엔 먼거리다.

올빼미가 날아다니는 어둑어둑한 이른 새벽 집을 나선다. 소년을 따라 가는 길에는 새, 퓨마, 나비, 소, 도마뱀, 달팽이 등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새벽에서 아침이 어떻게 밝아 오는지, 소년이 숲을 어떻게 지나가는지,  울창한 숲 사이로 빛이 나타나는 모습, 비가 온 뒤 회색의 구름 사이로 맑은 하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학교에 도착한 아이들의 반가운 인사와 선생님의 종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칠레에는 이천 개 이상의 시골 학교가 있다고 한다. 제목처럼 먼 거리를 걸어 학교에 다녔던 작가님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고 한다.

책의 뒷부분은 책 속에 나왔던 새들과 중국, 멕시코, 케냐, 콜롬비아, 페루, 칠레 등 좁은 길을 따라 먼 길을 걸어서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애쓰는 어린이들이 나온다. 우리 아이들은 편하게 교육을 받고 있지만, 소년처럼 힘들게 학교에 가야 하는 친구들도 수천 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 그림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모든 어린이들에게 교육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더없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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