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시선 - 여성의 눈으로 파헤치는 그림 속 불편한 진실
이윤희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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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의문, 시선, 누드, 악녀, 혐오, 허영, 모성, 소녀, 노화, 위반" 10개의 키워드로 미술 작품 속에 담긴 여성의 모습과 미술계에서 여성이 겪어야 했던 어려움, 현대의 여성 미술가들은 좀 나은 방향으로 이끌며, 미술의 관계를 보여준다. 
"훔쳐보지마라,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겠다"

위대한 여성 화가하면? 프리다칼로, 나혜석, 신사임당... 그외 떠오는 인물이 없다. 교과서나 여러 책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미켈란젤로, 렘브란트, 마네, 모네, 피카소, 고흐 등 자주 접한 화가는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앙겔리카 카우프만, 소포니스바 안귀솔라, 라비니아 폰타나, 로살바 카리에라, 엘리자베트 비제 르브룅, 아델라이드 라비유기야르, 로자 보뇌르 등 이 책에 나오는 여성 화가들은 알지 못했다. 이들은 그만큼 위대하지 못했던걸까. 아니다. 그 시대에 이들이 남성 화가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예술가의 길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아서이다.

이 책은 미술 속에서 여성이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이야기하면서, 여성 미술가가 부딪힐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인 배경과 그 벽을 넘고자 노력했던 여성 미술가들을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조각상부터 중세의 교회 건축 조각, 르네상스 시대, 근현대 작가들, 퍼포먼스까지 하나하나 읽는 재미가 있다. 
지금까지 알지도 못했던 여성 예술가들을 만나고, 그림에 대한 이야기와 그 시대의 배경들을 알게 되며 시대가 변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사회적 환경, 시선들을 다시 느낀다. 
이 책에는 100여편 정도 있는데 그림에 숨어있는 이야기들을 알 수 있어 감사하다. 

p.57 보뇌르는 여성 미술가로서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제작할 때 따르는 전형적인 사회적 갈등과 모순을 돌파하기 위해 평생 노력했다. 

p.145 여성이 갖추어야 할 전통적인 미덕은 용기나 강인함이 아니라 순종과 보살핌 등이었다. 남다른 기개와 강직함, 애국심, 사사로운 일에 얽매이지 않고 대의를 따르는 결단력 등은 대체로 남성이 가져야 할 미덕이었다. 

p.189  여성에 대한 폭력을 다루는 여성 미술가들은 여성으로 살아왔던 삶의경험에 기초하고 있다. 과거의 남성 작가들이 납치와 성폭행이라는 주제를 성적 판타지를 자극하기 위해 사용한 데 반해, 여성 미술가들은 전혀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여성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여성의 납치와 성폭행과 살해라는 주제에는 어떤 에로틱한 시선도 개입되지 않고,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승화되지도 않는다.

p.295 남성 노인의 묘사가 미추에 관계없이 나이만큼의 지혜와 경륜을 보여주는 반면, 여성 노인은 왜 젊은 날의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기괴한 늙은이로 묘사되는 것인가. 그리고 왜 여성 노인의 모습이 인생의 허무함을 깨달으라고 가르치는 알레고리로 소비되는것일까. 남성이건 여성이건 인간으로 태어나 살다 보면 늙기 마련이고, 인샘은 허무를 향해 달려간다. 노화는 인간 보편의 문제임에도, 이러한 대비가 나타나는 이유는 여성의존재에 대한 혐오가 은연중에 짙게 깔려 있기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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