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설레기 시작했다 - 시작하기 좋은 나이, 오십
박미희 지음 / 미다스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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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희 지음

이 책은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자신의 이름을 잊고 역할에 충실해온 여성들이 오십을 맞이하며 인생의 새 장을 열게 되는 것을 응원하고 육아의 무거운 짐을 내려두는 대신 열정을 되찾아 남은 삶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내라고 독려한다.
묻어둔 작가의 꿈을 깨닫고 지난 오십 년의 삶을 돌아보며 비로소 나에 대하여 알아가게 되었다는 박미희 작가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조용하지만 강한 어조로 주저앉지 말고 일어나 함께 하자고 권유한다.
나이가 뭐가 중요하냐고 쉽게들 이야기하지만 막상 새롭게 맞닥뜨린 나이는 상징적인 숫자에서부터 무게감이 남다르다. 단순히 십의 자리 숫자만 바뀌는 것이 아니다. 체력도 기억력도 집중력도 예전보다 떨어지고 주름살은 깊어지고 머리숱은 적어지는 것을 확연히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공평히 먹게 되는 나이에 무너지듯 억눌려 자조 섞인 한숨만 내쉬기에는 아직 살아갈 날이 너무나 길게 남았다고 믿는다. 혹자는 백세시대라지만 백세까지 사는 사람 몇 없다고도 하지만 중년에서 노년에 이르기까지 죽음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쓸쓸히 신변 정리를 하며 주저하고 있기에는 너무나 빛나는 시간이다. 작가의 조언처럼 이제야 나를 돌아보고 새롭게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운동을 시작하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며 즐겁게 살든지 웅크려 앉아 거울 속 늙어가는 자신의 얼굴을 보며 마냥 억울해만 하든지는 자신의 선택이다. 이왕이면 박미희 작가의 메시지대로 나를 잃지 말고 도전하고 행동하며 순간순간 행복하기를 선택한다면 어떨까.
입으로 꿈을 내뱉고 열정을 아끼지 않는다면 한계를 뛰어넘어 가고자 하는 길을 걷게 된다고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손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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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테 자매, 폭풍의 언덕에서 쓴 편지 - 뜨겁게 사랑하고 단단하게 쓰는 삶 일러스트 레터 3
줄리엣 가드너 지음, 최지원 옮김 / 허밍버드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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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 가드너 지음

중학교 입학하면서 선물 받은 세계문학 전집을 여름방학 동안 차례로 읽으며 여러 작가들을 만났다. <제인 에어>와 <폭풍의 언덕>도 그맘때 읽게 되었는데 두 작가가 자매란 것을 알고 굉장히 흥분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야 인터넷이 있던 시절이 아니었으니 책 뒤에 나와있는 작가 소개 정도를 참고해서 브론테 가족의 가계도를 그려보기도 했다. 나중에 자매에게 또 한 명의 작가 동생이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되면서 브론테 자매들에 대한 관심은 더 깊어졌다.
그러나 딱히 더는 이 작가군단 자매들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유야무야 잊고 지냈다.
시간이 흘러 중년이 된 지금 샬럿, 에밀리, 앤의 이름을 다시 떠올리고 그녀들에 관해 읽을 수 있게 되니 단발머리 중학생 시절이 절로 떠오른다. 그때의 어린 내가 그린 가계도와 흡사한 브론테 가계도를 < 브론테 자매, 폭풍의 언덕에서 쓴 편지>에서 발견하고 눈으로 따라 훑으며 반가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이 책은 그녀들의 사적인 글인 편지와 일기로 가득 차 있다. 빅토리아 시대의 클래식 삽화와 브론테 자녀들이 직접 그린 여러 그림도 함께 실려 있음은 물론이다.
대중들이 읽도록 기고한 글이 아니라 친구와 가족끼리 생각과 고민을 나누던 편지와 자신의 꾸밈없는 마음을 드러낸 일기다 보니 읽으면 읽을수록 그녀들에게 유대감이 쌓이고 가까운 사이가 되어갔다.
편지의 대부분을 간직하고 있던 친구 "엘런 너시"가 샬럿의 청대로 편지들을 태워버리지 않았던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엘런과 주고받은 샬럿의 편지를 읽고 있으니 150년 전의 그녀를 살려내어 바로 옆에서 숨소리를 듣는 듯 실감이 났다. 행복에 겨운 목소리도 몸이 아파 절로 내뱉는 앓는 소리도 그대로 들려왔다.
추운 겨울 난로망 위에 발을 올려두고 일기를 쓰고 있는 앤의 모습도 이렇게 생생하게 전해지다니. 소름!
작가들의 삶을 돌아보고 그들의 문학을 다루는 책들은 자칫 재미없을 거라는 편견은 접어두어도 되겠다. 말랑말랑한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편지와 그 시대를 담은 삽화 130여이 점 수록되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그녀들이 은밀하게 나눈 이야기가 삽화와 함께 눈앞에 그려지며 그대로 드라마 한 편이 되는 것이다.
브론테 자매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그녀들을 작가로 한 여인으로 속속들이 알고 싶은 욕구가 일렁이는 사람이 읽는다면 그 마음이 기쁨으로 충만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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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호호호 웃으면 마음 끝이 아렸다
박태이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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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이 지음

보통의 삶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순간의 장면도 허투루 흘려버리지 않는다. 어제도 있었고 오늘도 있고 내일에도 있을 똑같은 일상을 말갛게 씻은 눈으로 읽어내어 글로 담았다.
읽는 내내 박태이 작가의 여린 감성을 느끼며 공감도 하고 의아해도 하며 멈칫거렸다. 책의 날개를 다시 펼쳐본다. 여리고 고운 작가의 사진을 보며 글과 꼭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를 따라 딸의 입장에서 나의 부모를 떠올려보기도 하고 아내로서 남편을 생각하며 모자관계로 맺어진 아들과 나를 떠올렸다. 사람마다 각양각색의 사연과 사정들이 있을 테지만 대개 우리는 누군가의 사랑의 대상이 되고 누군가를 살펴야 할 주체가 되기도 한다. 작가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사랑"에 대해 여러 번 다시 떠올려봤다.
자식의 자리에서도 엄마의 자리에서도 무거운 책임에 위태롭게 허덕이는 작가의 모습이 안쓰럽다가 마지막 장, "허기"라는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놓였다.
다른 글들의 어투와는 달리 엄마에게 하는 말로 쓰여있었는데 그동안의 무거운 감정이 해소되는 느낌이 들었다. 똑똑해지고 싶다고도 하고 일도 잘 하고 싶고 사랑할 시간이 남았다고 말해달라고 한다. 점심에 먹을 미역국을 끓이면서 말이다. 잘 해내고 싶은 일이 이렇게나 많고 쇠고기를 듬뿍 넣은 미역국을 끓이며 끼니를 챙기는 사람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시간이 좀 더 걸릴지는 몰라도 생에 애정이 이토록 넘치니 그 삶은 결국 따듯할 것이다.
작가의 삶의 궤적과 함께한 수많은 감정을 들여다보며 내 안의 날것들도 꺼내볼 수 있었다.
특히 친정 엄마를 향한 딸의 불편하고도 시린 마음, 백분 이해하는 마음이 되었다가 되려 위로도 받았다.
친정어머님이 딸에게 들려주신 말씀,
"웃고 싶어서 웃는 줄 아니. 살아보니 그게 아니더라. 웃을 일 없어도 웃으면 힘이 나고, 그러면 그 힘으로 하루 사는 거야. 그러니까 웃어야 돼."
명언이다. 기억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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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이 당황스러운 부모·교사를 위한 스마트한 성교육 코칭 - 우리 아이 성교육 길라잡이
임영림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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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림 지음

전혀 성교육이란 것이 없던 시대를 산 부모로서 요즘 같은 세상에서 한 아이를 제대로 키우는 일은 참 쉽지가 않다. 항상 성교육에 관해 관심이 많았고 걱정해왔다. 또래를 묶어 강사님을 초빙해서 성교육을 시키는 것이 한참 유행처럼 번질 때도 있었는데 수요가 많아 대기줄이 엄청 길었다. 이도 저도 선택할 방도가 여의치 않아 배워본 적 없는 성교육을 직접 하겠다고 나섰다. 콘돔 사용법을 처음 아이에게 가르쳐 준 남편은 아이보다 더 당황스러워 보였다. 다른 나라에서는 초등 고학년 정도의 나이가 되면 배운다는 콘돔 사용법을 우리나라에선 학부모들의 반대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어떤 점을 우려해서 반대하는지는 짐작이 안되는 바가 아니지만 넓게 보면 필히 해야 하는 교육이라고 믿는다.
책을 읽으면서 성교육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는데 흔히 성교육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성관계와 피임 등은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성교육은 나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평생교육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유아기부터 아동기, 더 나아가 청소년기까지 성은 부끄럽거나 숨겨야 하는 것이 아님을 교육을 통해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총 5 파트로 나누어 우리 모두가 생각해 보아야 할 전반적인 성교육에 관한 요소들을 모두 다루고 있다.
유아기의 아이들이 자신의 생식기를 만지는 행위에 대한 올바른 지도법, 성조숙증에 대한 이해, 성표현물을 보는 아이를 대하는 방법, 포경수술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하는 문제까지 부모라면 한 번쯤 고민하고 궁금했을 질문들에 대한 답이 달려있어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자위행위를 하는 아이를 보았을 때와 아이가 부모의 성관계를 보게 되었을 때 대처하는 방법까지 실려있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굉장히 많았는데 그중 달걀과 우유가 성조숙증을 가속화 시킨다는 것은 속설에 불과하다는 사실과 생식기에 대한 정확한 명칭을 구사하는 아동들이 성범죄에 노출되는 일이 더 적다는 사실은 흥미로웠다. 고추 대신 음경이라 부르고 짬지 대신 음순이라 정확히 가르쳐 줄 필요가 있단다. 피임 방법이나 기구들도 소개가 되어있는데 이 나이 먹도록 처음 보는 기구를 보고 나의 무지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제 성범죄는 그 위세를 더 떨쳐나가며 디지털 세상까지 장악했다. 디지털 성범죄에 관한 뉴스를 듣는 것도 빈번한 일이 되었다. 아이들을 옳은 길로 안내하고 오염되고 무분별한 정보에서 구해내는 것이 어른들의 과제다.
성에 관해 호기심을 가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아이들의 발달 과정이다. 다만, 경계를 존중하며 상대를 소중히 여기는 자세를 지닌 아이들로 길러내야 한다. 메타버스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성을 우습게 여기고 부자연스럽게 접하며 피해자가 되거나 가해자가 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 성에 대한 바른 가치관과 성 예절을 지킬 줄 아는 아이들로 이끌어주기 위해서 우리 어른들부터 부단히 공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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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리원 영어학원 만들기 - 23년차 영어학원 원장의 학원 경영 로드맵
김위아 지음 / 대경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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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위아 지음

23년 동안 영어학원을 운영해 온 김위아 원장님의 학원 경영에 관한 조언들이 책 가득 들어있다. 그렇다고 학원을 경영하고 있거나 학원을 경영할 예정인 분들만 읽을 책이 절대 아니다.
읽으면서도 신기했던 것이 동토 같던 마음을 웬만한 자기 계발서들 보다 더 따듯하게 녹여내는 힘이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재미까지 있다.

지금은 마음을 접었지만 한때 학원 일을 고려했었다.
작가는 중학교 때부터 꿈 꿔온 일이었다.
보통 대형 입시학원을 제외하고는 강사라는 직업은 다른 일을 하기 전 거쳐가는 직업이라고 쉽게 생각한다. 실제로 학원 강사분들 가운데는 임용고시를 준비하거나 다른 일을 하기 위한 학원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잠시 몸담는 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과 십 대 때부터 마음에 품어온 꿈의 무대에 입성한 작가와는 출발선부터 다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른 사업들도 그렇지만 특히 학원 일이란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어른과 아이들을 모두 상대해야 하며 경영과 교육, 상담 등에 걸쳐 다분야에 능해야 성공할 수 있다. 나는 시작도 전에 여기에서 무너졌다. 당시에는 자본금을 잃지 않는 아주 영리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작가의 혀를 내두를 정도의 노력을 글로 읽으면서 후회와 부끄러움으로 스스로가 한심해졌다.
하긴 이분은 학원이 아닌 무슨 일을 하셨어도 성공했을 것이다. 어려서 가계가 기울면서 가족과 헤어져 친척 집에서 살아야 했다. 스스로 서는 법을 체득했고 의지와 열정으로 똘똘 뭉쳐 천하무적 김위아가 되었다.
학원 일을 하면서도, 아이를 학원에 보내면서도 이런 원장님을 만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처음에는 학원 경영이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가까이에 이런 학원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아이를 보내고 싶어졌다.
자기 일에 이토록 투철한 사명감을 갖기가 마음처럼 쉽지가 않건만 그녀는 처음부터 달랐다. 첫 학원의 좌우명이 "쓸고 닦고 치우자. 새 시대가 열린다." 였단다. 작고 낡은 교습소에 오는 학생이 고마워서 깨끗한 교실에서 공부하도록 만들어 주고 싶었단다. 손이 거칠거칠해지도록 청소를 하고 학부모에게는 아이의 학원생활에 관해 매달 A4 두 장 분량의 편지를 썼다니 감동 안 할 학부모가 있었을까.
심술 맞은 삶은 내가 열심히 애쓴다고 행운만 건네주는 법이 없다. 그녀 역시 힘든 일들을 많이도 겪었다. 예의 없고 상식 이하인 학부모, 학생, 강사들을 만났고 이는 학원 내 흉기 난동으로까지 이어졌다. 신종플루가 터졌을 때는 기자들이 학원으로 들이닥치는 난리도 겪었다. 게다가 암이 전이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까지 받았다.

그래도 이 악물고 쓰러지지 않고 버텨냈다. 어려움을 기회 삼아 학원 매뉴얼을 만들어 앞으로의 혹시 모를 부재에 대한 방침을 더 공고히 했고 정성을 쏟았다. 학생들과 학부모, 강사들까지 어느 하나 소홀히 대하지 않고 챙겼다. 마침내 그녀의 진심은 서울과 경기도에서 여러 학원을 경영하는 전문 학원인으로 그녀를 만들어냈다.
욕심 많은 그녀는 오늘도 학원 경영계의 "피터 드러커"를 꿈꾼다고 말한다.
이 책 안에는 학원 경영에 필요한 실질적인 팁인 창업 전 준비부터 시험 준비, 교재, 홍보, 상담과 같은 알짜배기 노하우가 들어있어서 관계자분들은 옆에 두고 참고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학원과 상관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도 삶을 경영하는 태도에 관해 큰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내 경우엔 최근 읽은 어떤 자계서보다 동기부여가 많이 되었고 나태하고 대충인 나의 습관에 대해 호되게 반성하는 기회가 되어 주었다.
그녀의 전작 제목처럼 역시 잘 되는 학원, 승승장구할 수밖에 없는 사람은 다 이유가 있다.
오랜만에 심장 뛰는 소리를 듣게 해준 김위아 작가의 앞으로의 승전보도 기대하며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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