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위아 지음23년 동안 영어학원을 운영해 온 김위아 원장님의 학원 경영에 관한 조언들이 책 가득 들어있다. 그렇다고 학원을 경영하고 있거나 학원을 경영할 예정인 분들만 읽을 책이 절대 아니다. 읽으면서도 신기했던 것이 동토 같던 마음을 웬만한 자기 계발서들 보다 더 따듯하게 녹여내는 힘이 느껴진다는 점이었다.게다가 재미까지 있다.지금은 마음을 접었지만 한때 학원 일을 고려했었다.작가는 중학교 때부터 꿈 꿔온 일이었다.보통 대형 입시학원을 제외하고는 강사라는 직업은 다른 일을 하기 전 거쳐가는 직업이라고 쉽게 생각한다. 실제로 학원 강사분들 가운데는 임용고시를 준비하거나 다른 일을 하기 위한 학원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잠시 몸담는 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과 십 대 때부터 마음에 품어온 꿈의 무대에 입성한 작가와는 출발선부터 다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다른 사업들도 그렇지만 특히 학원 일이란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어른과 아이들을 모두 상대해야 하며 경영과 교육, 상담 등에 걸쳐 다분야에 능해야 성공할 수 있다. 나는 시작도 전에 여기에서 무너졌다. 당시에는 자본금을 잃지 않는 아주 영리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작가의 혀를 내두를 정도의 노력을 글로 읽으면서 후회와 부끄러움으로 스스로가 한심해졌다.하긴 이분은 학원이 아닌 무슨 일을 하셨어도 성공했을 것이다. 어려서 가계가 기울면서 가족과 헤어져 친척 집에서 살아야 했다. 스스로 서는 법을 체득했고 의지와 열정으로 똘똘 뭉쳐 천하무적 김위아가 되었다.학원 일을 하면서도, 아이를 학원에 보내면서도 이런 원장님을 만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처음에는 학원 경영이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가까이에 이런 학원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아이를 보내고 싶어졌다. 자기 일에 이토록 투철한 사명감을 갖기가 마음처럼 쉽지가 않건만 그녀는 처음부터 달랐다. 첫 학원의 좌우명이 "쓸고 닦고 치우자. 새 시대가 열린다." 였단다. 작고 낡은 교습소에 오는 학생이 고마워서 깨끗한 교실에서 공부하도록 만들어 주고 싶었단다. 손이 거칠거칠해지도록 청소를 하고 학부모에게는 아이의 학원생활에 관해 매달 A4 두 장 분량의 편지를 썼다니 감동 안 할 학부모가 있었을까.심술 맞은 삶은 내가 열심히 애쓴다고 행운만 건네주는 법이 없다. 그녀 역시 힘든 일들을 많이도 겪었다. 예의 없고 상식 이하인 학부모, 학생, 강사들을 만났고 이는 학원 내 흉기 난동으로까지 이어졌다. 신종플루가 터졌을 때는 기자들이 학원으로 들이닥치는 난리도 겪었다. 게다가 암이 전이됐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까지 받았다. 그래도 이 악물고 쓰러지지 않고 버텨냈다. 어려움을 기회 삼아 학원 매뉴얼을 만들어 앞으로의 혹시 모를 부재에 대한 방침을 더 공고히 했고 정성을 쏟았다. 학생들과 학부모, 강사들까지 어느 하나 소홀히 대하지 않고 챙겼다. 마침내 그녀의 진심은 서울과 경기도에서 여러 학원을 경영하는 전문 학원인으로 그녀를 만들어냈다. 욕심 많은 그녀는 오늘도 학원 경영계의 "피터 드러커"를 꿈꾼다고 말한다.이 책 안에는 학원 경영에 필요한 실질적인 팁인 창업 전 준비부터 시험 준비, 교재, 홍보, 상담과 같은 알짜배기 노하우가 들어있어서 관계자분들은 옆에 두고 참고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학원과 상관없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도 삶을 경영하는 태도에 관해 큰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내 경우엔 최근 읽은 어떤 자계서보다 동기부여가 많이 되었고 나태하고 대충인 나의 습관에 대해 호되게 반성하는 기회가 되어 주었다.그녀의 전작 제목처럼 역시 잘 되는 학원, 승승장구할 수밖에 없는 사람은 다 이유가 있다.오랜만에 심장 뛰는 소리를 듣게 해준 김위아 작가의 앞으로의 승전보도 기대하며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