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건 아닌데 그게 날 힘들게 해 - 음악치료사가 바라본 현대인의 감정과 사고, 그리고 대처 방안
한진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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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표지에 적힌 대로 음악치료사인 지은이가 바라본 현대인들의 감정과 사고, 그리고 대처 방안에 대한 이야기이다. 112페이지의 얇은 책인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가 않다. 음악치료사라는 지은이의 독특한 직업 때문일까? 세상을 바라보고 읽어내는 저자의 관점이 낯설고 신선하다. 저자는 우리가 분노를 조절하고 적절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음악을 감상하는 것을 제안한다. 이는 "투사"와 "시간 지연"의 효과를 불러온다. 당장의 분노를 다른 사람이 것인 양 돌리고, 음악 감상을 하다가 분노가 정화되기도 하고 안전하게 표출되며 마음을 진정시킬 수도 있다. 분노로 인해 내뱉는 욕의 잔인성을 알면서도 뱉게 되어 불편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일에서 벗어날 수도 있게 된다. 또한 사람은 쉽게 감정이 동요되기도 하는데 이때 대처가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부정적 감정을 겪을 때 이 감정의 흐름을 읽고 대처 전략을 세워두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호흡이며 자신이 좋아하는 글귀를 주문처럼 외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이 경우에도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해서 예방하고 실천하는 것이 좋은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독서, 명상. 음악 감상, 운동 등이 있다. 다른 어떤 감정보다 부정적인 감정은 빠르게 타인에게 옮겨간다. 하지만 그 영향에 지배받지 않으려는 노력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행복을 선택할 수 있다. 음악은 분노를 가라앉히고 다른 감정들 역시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분노라는 감정은 면역을 떨어뜨리고 우리의 몸을 힘들게 만든다. 이에 우리는 적극적으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음악치료사인 그도 분노를 다스리는 특정한 음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도움이 되는 음악을 찾을 수 있을까? 그는 "음악 자서전"을 써보길 제안했다. 음악 자서전이라는 말을 처음 듣는 터라 의아했는데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니 이 발상이 굉장히 산뜻하게 다가왔다. 우선 지나온 본인의 생애 주기에 따라 선호 가수, 선호 노래, 선호하는 드라마 OST, 선호 악기와 이에 관련된 사연과 이유를 표로 작성해 보는 것이다. 치료사는 내담자가 작성한 음악 자서전을 살펴보는 것으로 충분히 내담자의 감정 상태나 삶에 얽힌 감정들을 풀어나갈 실마리를 찾게 된다. 이 연결고리는 본인 인생에서 의미 있는 음악을 선택하는데 큰 자료가 되어준다. 나 역시 음악으로 많은 치유를 받은 경험이 있다. 물론 지금도 마음이 편해지는 음악들을 폭넓게 찾아 듣는다. 하지만 지은이의 조언처럼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음악이라고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살아온 경험의 역사에서 본인만의 음악 리스트를 만들어 두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본인의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큰 힘 하나를 챙겨두는 것이 된다. 새로운 환경에 놓이면 스트레스를 받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지은이는 마지막까지 따뜻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예측 가능하여 안정된 환경보다 우리의 사고의 틀을 깨는, 그래서 더욱 신선하게 다가오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힐링을 해 보는 도전도 필요해 보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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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소크라테스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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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고타로의 데뷔 20주년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5가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모두 어린아이들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다 읽고 나면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어린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이 더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사실!
영리한 작가, 이사카 고타로는 5가지 이야기 모두에 독자들을 위한 잔재미들을 적절히 숨겨 두었다. 작가의 옛 선생님이 이름을 달리하시고 숨어 계시기도 하고 실린 이야기 모두가 "선입관"이라는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음을 제목에서도 재미있게 드러내고 있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앞서 만난 등장인물들을 다시 만나게 되니 헤어진 친구를 만난 듯 반가운 마음이 들 것이다.

1. 거꾸로 소크라테스
소설의 처음은 티브이에 중계되는 야구 경기로 시작된다.
티브이를 끄기 전 마지막 화면에는 중견수가 관객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공을 성공적으로 잡아내고는 독특한 세리머니를 한다.
그러고는 이야기는 가가, 안자이, 구사카베의 초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들의 담임 선생님, 구루메는 구사카베를 무시하는데 전학생이던 안자이는 그런 선생님의 선입관을 없앨 묘책을 짜내고 친구들은 그 뜻에 합세한다. 선생님의 구사카베를 향한 마음가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하려는 발칙한 아이들.
읽으면서 내 초등시절이 자꾸 떠올라 코가 시큰할 정도로 그리워졌다.
나의 초등 시절에도 안자이와 구사카베가 있었고 구루메 선생님도 계셨다. 시대와 국가를 떠나서 사람 사는 모습은 어쩜 이리도 비슷할까. 난 안자이는 못되었다. 하지만 앞장서는 용기는 없었어도 적당히 정의로운 마음은 지녔던 가가, 딱 그 아이였다.
티브이에서 구사카베가 보내는 친구들을 위한 사인을 알아봤을 때 그 마음이 어땠을까?
순간, 작지만 당차고 따듯했던 그 시절로 홀연히 돌아갔으리라.
어디선가 분명 안자이도 벅차하고 있을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를 외칠 수 있었던 안자이가 양아치 모습을 하고 있었을 리가 없다.
역시 쓰치다 녀석은 어릴 때 그대로군.

2. 슬로하지 않다
쓰카사는 초등학교 5학년 때인 은사를 만나러 병원에 왔다.
당연히 초등시절이 떠오르고 선생님과 그때로 돌아가 이야기를 나눈다.
이어달리기 선수로 뽑혔던 그날, 전학 온 다카기는 오합지졸인 B팀을 돕다가 다리를 다친 무라타 대신 달리게 된다.
다카기는 그동안 달리기 실력을 숨겨왔던 터.
다들 입이 쩍 벌어지고.
여자애들의 중심에 서서 아이들을 쥐락펴락하는 시부타니는 노골적으로 다카기에게 반감을 드러낸다. 그러던 와중에 다카기의 비밀이 공개된다.

이 이야기의 백미는 주인공 나와 그의 친구 유타의 돈 콜레오네 놀이다.
<대부>의 한 장면을 흉내 내면서 문답을 나누는 말장난이다. 나중엔 끝의 "그렇다면 없애라"가 어찌나 찰떡인지 은근히 그 대사가 기다려졌다.
작가가 5학년 때의 본인의 기억을 그대로 살려 놓았던 것일까.
"없애라" 이 한마디에 마법처럼 난 딱 5학년 아이로 돌아갔다가 이소켄 선생님이 미래에 건네주시는 결혼사진 한 장에서 신랑과 신부 그리고 그 옆의 친구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쓰카사의 마음이 되어 사십 후반의 아줌마로 돌아왔다.
아련하고 애달픈 지나간 시간들.
쓰카사는 이렇게 얘기한다.
'사진 속의 그들이 웃고 있어서 기뻤고 그들이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우정을 유지했다는 사실에 내 마음이 다 뿌듯했다. 동시에 그들이 공유해온 시간에 나는 끼지 못했음을 깨닫자 몸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 같은 쓸쓸함이 밀려왔다. 이제 그때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앞두니 가슴이 아팠다.'
어떤 마음인지 너무 잘 알겠다
'구멍이 뚫린 것 같은 쓸쓸함'
아... 눈물 나게 그리운 돈 클레오네, 그리고 그때 그 친구들.

3. 비옵티머스
제목이 뜻하는 바가 과연 무엇일까가 정말 궁금했는데 트랜스포머의 옵티머스 프라임 앞에 아닐 비(非)가 붙은 것이다.
수업 시간에 장난을 치며 구보 선생님을 깔보는 나이토는 언제나 같은 옷을 입고 다니는 야스이도 못마땅해한다. 하지만 외계인인 사실을 숨기고 트레일러로 변신해 있던 트랜스포머의 옵티머스 프라임처럼 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인간관계는 어떻게 변해갈지 모르고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은 나중에 그것이 본인의 평판으로 남게 되어 언제 어디서 족쇄로 변할지 모른다.
나이토, 후쿠오 엄마를 만나던 날, 무척 당황했지?

나도 이런 비슷한 인생 공부를 한 적이 있다. 역시 사람은 죽는 날까지 배우고 깨달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없이 많은 선입관에 갇혀 제대로 앞을 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4. 언스포츠맨라이크
규칙을 벗어나 저지른 반칙 행위를 말하는 언스포츠맨 라이크.
리틀 농구 마지막 경기 중에 슌스케가 중요한 시기에 순간적으로 발을 내밀어 상대 선수가 넘어졌다.
아유무는 슌스케의 실수에 자신의 자신감 없는 행동이 가려졌을 뿐이라고 스스로 자책한다.
리틀 농구단 팀원 5명의 친구들은 그 후로도 이소켄 코치의 가르침을 떠올리고 오랜만에 다시 만나면서 묻지마 범죄에 휘말리게 된다.
하지만 이사카 고타로는 범죄자일지라도 그에게도 자유투가 주어지고 공격권도 주어져야 한다고 얘기한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한 번의 실수로 그 사람이 모든 기회를 앗아가서는 안되겠지.
'영원'과 같이 느껴진다는 농구의 마지막 1분!
그 영원의 시간을 제대로 느낄 줄 알아야겠다.

5. 거꾸로 워싱턴
도시히코와 겐스케는 친구 야스시가 새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오해를 하고 그의 방을 엿보기 위해 드론을 날린다. 하지만 바로 발각이 되고 자신들이 잘못 알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이야기에는 워싱턴의 일화가 나온다. 정직하게 본인의 잘못을 고백하여 되려 칭찬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지금도 여전히 먹히는 진리인가. 물론 "정직"이란 행위는 도덕적이며 추구되어야 할 가치관이긴 하지만 말이다.


띠지에 적힌 "답답한 어른들의 선입관, 우리가 다 뒤집어버리자!'라는 소리가 다섯 가지 이야기를 읽는 내내 아이들의 입을 빌려 들리는 듯했다. 어느새 고정관념과 선입견에 나도 모르는 사이 젖어버린 것을 씁쓸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말랑말랑한 관점으로 세상을 읽으며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아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들려줄까? '거봐, 어른들이 다 그렇지.'라면서 쓴소리를 할지도 모르겠다. 그땐 나도 겐스케 아빠의 말을 빌려서 '엄마도 처음이라 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면서 그러니 네가 많이 도와달라며 앓는 소리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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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의 요정 1
천지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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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혜 장편소설

요즘은 세상이 바뀌어 웹소설 웹툰이 한 분야로 공고히 자리를 매김하고 대학에서도 이를 따로 가르치는 학과까지 생기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옛날 사람인 나는 웹툰도 웹소설도 읽어 본 경험이 없다. 사실 접할 기회가 없진 않았는데 클릭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그 원작이 웹소설이거나 웹툰인 경우가 허다하다. 통통 튀고 지루하지 않으면서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마지막까지 독자의 흥미를 자극하는 그들만의 "무언가"가 분명 있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조선 사람인 나는 선뜻 그 세계로 들어서기가 망설여졌다. 그러던 중에 웹툰 연재가 확정되었다는 "밀당의 요정"을 종이책으로 만나 볼 기회가 생겼으니 '옳다 구니, 어디 한번 봐볼까!' 하는 설레는 마음이 되었다.

이야기의 시작은 웨딩 플래너인 이새아가 전 남자친구의 결혼식을 돕는 것으로 부터다. 신부가 늦게 도착하게 되어 그 자리를 잠시 채워야 해서 이새아는 웨딩드레스를 입게 된다.
이때 그 자리에서 두 명의 멋진 남자가 그녀에게 빠져들고 만다. 한 명은 비혼 주의자이며 밀당의 고수인 재벌 2세 권지혁이고, 다른 한 명은 세계적인 사진작가 조예찬이다.
너무 예쁜데 본인은 그 사실을 잘 모르는 여주인공과 멋진 매너와 잘 생긴 얼굴, 끝이 없는 다리 길이의 남주인공, 그리고 절절한 마음으로 지켜보는 또 한 남자.
그들의 얽히고설킨 사랑 이야기, 뜻하지 않은 갈등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애절한 마음.
이런 달달한 로맨스 소설은 대체 얼마 만이냐? 읽다 보니 어느새 중고등 여학생 때로 돌아간다. 맞다. 한때 할리퀸 로맨스 좀 읽었던 나였어.
처음부터 웹툰을 염두에 두고 썼다고 생각될 정도로 대사 모두가 통통 튄다. 서로 주고받는 대화도 지루할 틈이 없고 주인공이 혼자 하는 생각마저도 한 편의 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 생동감이 넘친다.
아... 요즘 트렌드는 이런 거였어, 이대로 바로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손색이 없겠다.
정통 소설을 쓰는 작가 중에도 요즘 추세에 따라 웹소설 쓰기에 도전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들었는데 그냥 글솜씨만 가지고 이 분야에 쉽게 뛰어들어서는 고전을 면치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활어 같은 대화들은 공부해서 쓸 수가 없을 것 같아.
천지혜 작가는 이미 <금혼령>으로 인정을 받은 웹소설계의 능력자.
지루할 틈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달달한 사랑 이야기가 추운 겨울에는 안성맞춤이구나.
짧지 않은 이야기지만 선남선녀들의 심쿵 하는 대화와 눈앞에 이미 그려지는 만화 같은 이미지들에 빠져 읽다 보면 금세 다 읽고 만다.

머릿속이 복잡해서 다 잊고 싶다거나
달달한 사랑 이야기가 고픈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잊고 빠져드는 시간을 선물할 밀당의 요정!
2권으로 끝이 아니란 것이 함정, 아니 선물이 되려나??









#밀당의요정
#천지혜
#웹소설
#로맨스소설
#서평단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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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변화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 소중한 내 인생과 관계를 위한 말하기 심리학
황시투안 지음, 정영재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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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시투안 지음

황시투안 작가의 책은 두 번째다. 처음 책보다 이 책이 훨씬 재밌고 이해하기 쉽다는 느낌이 드는 까닭은 실생활에 바로 적용시켜볼 수 있어 더 가깝게 느껴지는 "말투"에 관한 이야기라서 일 것이다.
말 한마디의 힘이 얼마나 큰지 잘 알고 있다.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도 있는 힘, 어떤 일을 흥하게도 망하게도 할 수 있는 힘, 이 모든 것이 단 몇 마디의 말로 가능하다. 그러니 말투가 바뀌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문구가 과장만은 아닐 것이다.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 그것 그대로를 옮길 수는 없고 중요한 부분만 필사를 진행하면 어떨까 하는 욕심이 또 생긴다. 심리학이 언어와 만나면 이런 새로운 힘이 생긴다는 것이 놀랍다. 수많은 개념들을 처음 접한 것도 하나의 성과다. 이 책 한 권을 읽음으로써 수년간의 연구로 얻은 성과물인 언어의 초점, 언어의 가설, 언어의 틀, 표상 체계 언어, 이성적 언어, 일관된 소통 언어, 비언어적 언어 등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배울 수 있다. 이것들을 좀 더 파고들어 공부하고 습관화하면 말하는 방식이 바뀌고 기술을 터득할 수 있단다.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가면 내면 구조의 변화까지 이루어내며 결국 인생까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재밌던 부분은 휴대폰만 쥐고 있는 아들을 다루는 대화법이었는데 "또 핸드폰 보고 있니? 그만 좀 내려놔라! 또 걸리면 그땐 압수야!"라고 하면 안 된다고 저자가 친절하게 써놓은 부분이었다. 요즘 읽는 책마다 나를 돕는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그럼 어떻게 하면 되느냐.
이 부분이 상당한(?) 노력을 요하는데 황시투안은 그 해답을 이렇게 주었다. 반항심을 키우고 효과도 없는 윽박지르기는 당장 그만두고 마법 같은 힘을 발휘하는 대화법을 사용해라.
그것은 엄마가 온화한 목소리를 장착하고 "착한 아들, 엄마가 맛있는 저녁을 해놨어. 저녁 먹고 숙제 같이 할까? 아니면 숙제 먼저 하고 저녁을 먹을까? 라고 물어보면 된다. 이 말을 들은 아이는 핸드폰을 언제까지 할지를 스스로 결정하고 엄마가 던진 질문 속 두 가지 틀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핸드폰을 내려놓게 된다.
이 대화법의 핵심은 스스로 선택을 하도록 하고 그 선택한 일에 책임을 지려하는 심리를 이용하는 것으로 "틀 세우기"라고 부른다.
온화한 표정으로 예쁘게 말하기가 쉽진 않아 보이지만 아이가 마법처럼 말을 듣는다니 백 번인들 못해볼까.
책에는 이 언어 모델 외에도 "Yes Set"이라는 쉽게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과 새로운 세계를 여는 대화법인 "SCORE 패턴"등의 다양한 말하기 비법이 들어 있다.
상대방의 스타일에 따라 접근하는 대화법도 다르게 해야 승률을 높일 수 있다고 알려주며 그 방법까지도 세분화하여 정리해놓았다. 나야 불친절한 독서가라 다른 서평 쓰는 분들처럼 출판사에서 찍어낸 것마냥 책 내용을 보기 좋게 정리하는 것은 생략한다. 궁금하면 본인이 직접 읽어보면 될 일.
사람마다 경험과 상황이 다르니 같은 책을 읽고도 얻는 부분은 모두 다를 것이다. 나야 사춘기 아들이 어려우니 그 대화법이 제일 고마웠지만 책 속에는 상사와의 대화, 부부간의 설득법, 친구와의 제안 등등 더 많은 사례가 들어있다.
그럼에도 몇 구절은 기억나는 대로 책의 내용을 짧게나마 기록해두고 싶다.
상대의 잘못을 고쳐 주고 싶어서 직접 잘못을 지적한다면 아무리 좋은 마음으로 말했다고 하더라도 상대는 기분이 나쁠 수 있다. 이럴 때는 먼저 네가 옳다고 가정하고 더 나아질 수 있는 의견을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이다. 본인이 옳다는 가정에서 사람은 더 좋게 변화될 수 있다.

말을 잘 할 줄 아는 것은 학습을 통해 충분히 향상될 수 있다.

칭찬은 일에서 사람으로 비평은 사람에서 일로 향해야 한다.

불가능이라는 틀 속에 갇혀버리면 뇌는 계속해서 모두 불가능하다고 제약을 건다. 하지만 대부분의 불가능은 우리 머릿속의 상상에 불과할 뿐.

요 근래 읽은 심리학 책 중에서 제일 접근이 쉬웠던 또 하나의 이유는 적지 않은 책 속의 그림들 덕이었다. 글로 적힌 개념들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난해한 설명을 한큐에 이해시켜주는 고마운 장치가 되어주었다.
그동안 심리학 책이라면 주저했던 분들도 쉽게 다가서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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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 나르시시즘과 외로움
우즈훙 지음, 박나영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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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홍 지음

'나르시시즘과 외로움'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진정한 방법'
부제도 짧은 책 소개 문구도 누구든 호기심이 일 수밖에 없다. 요즘 세상에 외롭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지은이 우즈홍은 중국의 천재 심리학자로 불린다. 이 책은 그런 그가 20여 년간 연구한 심리학적 깨달음의 정수를 모아 출간한 시리즈 중 하나로 나르시시즘과 외로움을 다뤘다. 책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나르시시즘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깊은 탐색이 담겨있다. 항상 심리학이란 분야가 너무 추상적이고 어렵게 느껴지는 나에게도 그의 실용적인 표현과 논리적인 설명은 읽는 재미와 함께 여러모로 큰 위안을 주기도 했고 심리학에 대한 호기심을 만족시켜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파트2의 "가족 더하기 외로움" 챕터가 마음에 더 깊이 닿았다. 아마도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지라 아이에게 독립을 권하고 보답을 바라는 희생은 하지 말 것이며 아이만의 판단을 존중하고 순종을 강요하지 말라는 조언이 먼저 생생하게 각인되었을 것이다. 이외에도 이성 간의 또는 부부간의 관계에 대한 통찰도 깨닫는 바가 많았는데 자기 소멸적 사랑은 사랑이 아니며 상대에게 맞추기만 해서는 오래 지속되지 못하므로 사랑을 부르짖기 전에 사랑에 관한 본인의 관점을 스스로 정리해 보는 일이 먼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약이 된 구절은 삶이 힘들어지지 않으려면 용기를 가지고 거절할 수 있는 권리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부정적인 감정일지라도 숨기지 말고 당당히 맞서 꺼내 보일 줄도 알아야 건강하다. 혼자라 외롭다고 생각하면 더 외로움에 빠지게 된다. 자신을 제대로 직시하며 남을 의식하지 말자. 타인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본인의 감정을 해소해야 괴롭지 않다. 명쾌한 조언에 속이 다 뻥 뚫리는 기분.
어렵게만 느껴지던 심리학의 관점으로 바라본 나르시시즘과 관계에 대한 통찰은 생각처럼 복잡하고 난해하지 않았다. 쉽게 풀어서 설명하고 실질적인 조언을 함께 들려주는 작가 우즈홍의 재능 덕이다.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해 올바른 자기애를 장착하고 흔들림 없는 이성을 발휘하여 완성도 높은 삶을 살아가라며 따뜻한 조언을 반복해서 들려준다.
오늘도 관계 속에서 절망하고 외로웠다면 누구라도 우즈홍의 촌철살인에 어깨를 기대어보자.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의 핵심을 찌르는 말 한마디에 감동을 받고 살아갈 힘이 충전되는 고마운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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