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소녀 엘리자 펑 - 위기에 빠진 아빠를 구하라! 재미가 깔깔깔
에밀리 게일 지음, 조엘 드레드미 그림, 노은정 옮김 / 한솔수북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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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솔수북에서 출간한 [재미가 깔깔깔] 시리즈는 어린이 생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영역인 학교생활, 부모·형제자매·친구 관계 등을 주요 주제로 삼아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를 표현해 낸 재미있는 책 시리즈이다.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빠르게 몰아가는 전개 등몰입도가 높은 이야기만을 선별, 어린이들이 독후감을 쓰거나 숙제를 위해 의무감으로 읽는 이야기가 아닌 책 읽기 자체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할 예정이라니 기대된다.


[재미가 깔깔깔] 시리즈로 만나보게 된 [별난 소녀 엘리자 펑 - 위기에 빠진 아빠를 구하라!].

제목도 표지 속 엘리자도 절로 웃음이 나온다.

"이름이 엘리자 펑이야? 펑?"

이름부터 우스꽝스럽다며 깔깔되는 주현이.

"엘리자가 아빠를 구한다고? 어떻게?"

궁금증이 폭발한 주현이가 먼저 책을 펼쳐들었다.

한 시간 남짓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내려갔다.

오~ 이 집중력. 좋아 좋아^^

[재미가 깔깔깔] 시리즈답게 읽기 재미가 아주 쏠쏠한가보다.

그러고는 엄마에게 줄거리를 열심히 얘기해준다.

그래그래, 엄마도 읽어봐야겠구나~~


첫 페이지를 보면 엘리자가 이 글을 적는 곳이 일기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엘리자는 자신을 먼저 일기장에게 소개하는 글로 시작한다.

왜 자기가 엘리자 펑으로 불리는지를 말이다. 스파이들을 위한 발명품을 만드는 아빠의 조수답게 발명을 수없이 하는 엘리자. 하지만 매번 실패하여 펑 터져버리고 말아서 엘리자 펑이 되었단다.

엘리자는 곧 일기장에게도 '에디슨'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아이다운 발상이 귀엽기만하다.

언제나 그러하듯 학교에서는 꼭 주인공을 못 살게 구는 인물이 등장한다.

여기서는 조이라는 친구로 인해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게 되는 엘리자와 같은 취급을 받는 에이미가 등장한다. 둘은 같은 공감대로 똘똘 뭉쳐 절친이 되고 에이미는 엘리자의 조수로도 활동하게 되는 친구다.

곧 다가오는 조이의 생일에 초대받고 싶어서 먼저 선물을 준비한 엘리자.

포장지를 찾다가 새엄마가 가꾸는 꽃밭에서 줄무늬 리본을 발견하고 선물을 장식해서 주는데, 조이는 리본만 받아 챙기고 초청자 명단에서는 엘리자랑 에이미만 쏙 빼버린다.

집에 돌아오니 아빠가 발명품을 잃어버렸다고 난리가 났다.

스파이들의 비밀 정보가 모두 들어 있는 돌돌 말아둔 영화 필름이란다.

그런데 듣고 보니 그건 바로 엘리자가 조이에게 선물로 건넨 바로 그 문제의 리본!

어떻게든 리본을 다시 찾아야 하는데 조이는 돌려줄 생각이 없고, 다행히 조이는 무슨 꿍꿍이인지 엘리자와 에이미도 초대한다.

호시탐탐 리본을 빼앗을 작전을 짜는 엘리자 앞에 방해꾼이 나타났다.
바로 말 조련사 아줌마가 이상하게 조이의 리본에 눈독을 들이는 거 같아 번번이 실패하고 마는데.

에이미의 도움으로 99번째 발명품을 만들어 리본을 빼앗을 작전을 짜는 엘리자.

과연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 두구두구~~

작전을 실행하려는 순간 교장 선생님이 아이들을 강당으로 소집하고 머리에 한 액세서리를 모두 빼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끝까지 울고 버티던 조이도 어쩔 수 없이 리본을 풀어서 내는데.

그런데, 이상한 낌새를 채는 엘리자.

바로 조이네 집에서 보았던 조련사 아줌마랑 지금 명령하는 가짜 교장 선생님이 같은 사람인 거 같다. 예리한 엘리자. 탐정의 소질도 보이는군.


99번째 발명품을 손을 보아서 리본을 빼 내려는 엘리자.

역시 엘리자의 예상대로 가짜 교장선생님은 변장을 한 스파이 두더지 1호였던 거다.

발명품에 있던 초강력 자석이 그자의 허리띠에 철커덕 달라 붙더니 길게 이어진 철사가 두더지 1호를 휘감아 붙잡게 된다.


이어서 달려온 엄마와 아빠는 엘리자의 작전 성공을 축하해주는데.

곧이어 새엄마도 첩보원이었다는 말에 놀라는 엘리자.

알고보니 새엄마랑 아빠는 함께 일하는 거였단다.

리본을 발견했던 그 장미 가시덤불 속에 비밀 스파이 본부가 있었던 거였군.

아빠가 리본을 발명해서 엄마에게 전해주려고 놓아둔 바로 그 자리 말이다.

새엄마로부터 첩보원으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은 엘리자.

이제 발명가의 조수 겸 소녀 스파이로 꿈이 더 많아진 엘리자의 앞으로의 발명품과 활약이 기대된다.

 
그냥 술술 잘 읽히는 [별난 소녀 엘리자 펑 - 위기에 빠진 아빠를 구하라!]였다.

일기장 에디슨에게 자기의 일상을 낱낱이 기록하며 감정을 숨김없이 솔직 담백하게 말하고 있는 엘리자는 어쩌면 사랑스러운 내 아이의 모습일 것이다.

때론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해 쉴새없이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종이접기를 해서 엄마에게 가져오는 주현이.

지금도 그런 작품들이 집 곳곳에 진열되어 있으며 친구들이 오면 자랑하듯 설명해주곤 한다.

매번 발명품을 펑 터뜨려 엘리자 펑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더 좋은 발명품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엘리자의 열정이 참으로 대견하다. 우리 아이도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자기가 원하는 걸 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학교생활에서 친구들과의 갈등이 있어도 전혀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모습 또한 자존감이 높은 아이의 모습이 투영되어 내 아이도 엘리자와 같이 굳건하기를 바라면서 읽었다. 에이미와 같이 왕따를 당하는 친구와도 절친이 되고 친구의 장점을 발견해 내는 엘리자의 모습에서 아이의 순수함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모든 아이들이 학교에서 서로를 향한 마음을 주고 받아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간절하다.

 
아이에게 학교, 집은 가장 큰 울타리이일 것이다.

이 곳에서 겪게 되는 갈등을 긍정적으로 극복하고 이겨내고 결국에는 멋지게 해결한 엘리자를 통해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초등 저학년 아이 혼자 읽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는 글밥이랑 이야기 전개,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와 더불어 글과 매칭이 잘 되는 그림 또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엇인가를 학습하기 위한 독서가 아닌, 정말 재미를 위한 읽기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별난 소녀 엘리자 펑 - 위기에 빠진 아빠를 구하라!] 를 아이 손에 건네주기를 바란다. 아마도 그 아이는 그 순간 얼음이 되어 순식간에 읽어내려가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이어서 독서감상화까지 그려준 주현이다.

주현이의 한 줄 평은 "황당하고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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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가 바로 나야!
유다 아틀라스 글, 다니 케르만 그림, 오주영 옮김 / 포이에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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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어린이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시인인 저자 유다 아틀라스는 이 책을 한때는 어린이였고 여전히 순수함을 간직한 모든 이에게 바치고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그림동화책을 어릴 때보다 더 많이 읽고 있는 어른인 나 또한 다시금 순수함을 찾고 있으니 이 속에 충분히 속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정직함에 이스라엘 사람들도 찬사를 보내고 있으며, 몇 세대가 같은 시를 암송하며 아이의 모습에 투영된 자신들을 발견해내고 있다는 [그 아이가 바로 나야!].

읽는 내내 아이의 모습이 투영되었고, 내 모습 또한 보여서 키득키득 웃음이 났다.

어쩌면 정말 어른도 평생 어린이의 모습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걸 인정하기 싫어 애써 어른인척 하는 이도 있고, 아이와 같이 동화되어 어울리는 이도 있겠다. 물론 나는 후자에 속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 지금도 아이와 함께 아이 생각 읽기에 빠져 있다.


90여 편의 시들은 어린이의 언어로 사소한 순간, 경험, 어려움, 주저함, 사고방식 등을 포착한 것이라고 하니 어린이를 대변하는 글들을 얼른 만나보고 싶었다. 그 속에 내 아이의 마음도 그리고 어린 나의 모습도 있을테니 말이다.


책 표지부터 특별하다.

10개의 문에서 각기 다른 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어떤 상황들이 펼쳐질까?

"똑같은 아이인데, 왜 문이 여러개지?"

"그 아이가 바로 얘인가?"

그 답을 찾아 책 속으로 들어가보았다~~


90여 편의 시는 읽기 수월하여 금새 읽어내려갔다.

한편 한편 읽으며 아이의 생각 읽기를 깊이 있게 나누는 순간도 있었고, 아이의 생각과 다를 때에는 책 속의 그 아이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다 옮길 수는 없기에 아이와 내가 공감했던 글 위주로 몇 편 옮겨보았다.
 

책 속의 아이는 힘들 때 조용히 안아달라고 청한다.

"주현이도 그러니?"

"아니, 난 엄마가 무슨 일이냐고 다정하게 물어봐주고 내 편이 되어주는게 좋아."

"이런 마음이 들 때는 안아달라고 해 주렴."

"응~~"

아직은 주현이는 엄마의 관심이 더 좋을 때인가보다. 언젠간 그냥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그런 순간이 오면 꼭 안아줄께, 아마도 사춘기가 아닐까 싶다.


겨울옷을 입을 때 옷 소매를 꽉 잡고 있다가 놓치는 순간을 묘사한 글이다.
"주현이는 어떻게 하지?"

"난 끝까지 옷 소매를 꽉 붙잡고 있지." 실제 상황인 양, 손에 힘을 주며 말한다.

"그렇지, 주현이는 절대 안 놓치지. 그런데 놓치면 왜 싫어?"

"속으로 들어가면 꺼내기가 너무 힘들어서 싫어."

이 글을 읽으면서 이 아이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하면서도 깔깔된다.

겨울옷 입을 때 항상 실랑이하는 이 행동들이 떠올라 엄마도 웃음이 나는 글.

다음에는 주현이도 이 아이처럼 장난스레 옷 소매를 놓치 않을까? 일상의 짜증스러운 일도 재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는 걸 알기를.


 

엄마가 집에 왔는데

밖에서 짜증이 났나 봐.

그럼 안 봐도 뻔해.

내가 뭘 하든 상관없이

나는 혼나게 되어 있어.


이 글은 엄마가 너무 뜨끔했다.

내 모습이 보여, 딱 엄마네 할까봐서. ㅎㅎ

그래서 그냥 이실직고 먼저 말을 건넸다.

"엄마도 이럴 때 있지?"

"응~ ㅋㅋ"

"맞아, 너도 학교에서 학원에서 짜증나면 엄마한테 투정부리잖아. 알아달라고."

"응~~"

"그동안 미안했어.^^ 엄마도 그래, 너한테 화가 나는게 아니라 엄마 마음이 불편해서 그런거야. 이해하지?"

이 참에 그동안 미안했던 것도 사과하고, 너나 나나 사람 마음은 같다는 것도 이해받고 싶었다. 어른도 결국 사람이니 말이다.

그래도 아이 앞에선 되도록 이런 행동은 하지 말아야지 다짐도 하면서.


엄마가 먼저 잠이 들면 엄마를 깨우면서도 깨지 않도록 가만가만 깨운다는 아이.
"난 안그러는데? 난 엄마가 먼저 잠들면 끝까지 깨우는데."

"주현인 엄마가 먼저 잠들면 왜 깨워?"

"내가 먼저 자야 되니까~~난 엄마가 먼저 잠들면 무서워."

그렇구나. 가끔 엄마가 먼저 잠들라치면 깰 때까지 흔들어 깨우는 통헤 짜증이 날 때도 있었는데.

그래, 주현이부터 먼저 자야겠구나.

 


아빠,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아빤 항상

그래, 그래, 그러잖아요.

나도 알아요.

아빤 내 말 하나도 안 듣잖아요.

 
이건 아빠가 좀 찔리는 글이겠다.

언제나 딸하고 말하고는 싶어하는데 딴 생각이 많은 아빠.

들어도 좀 지나면 또 묻고, 같은 걸 묻는다고 주현이는 짜증나고.

서로에게 집중하는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

 

언제나 그래.

야채를 주면 고기를 먹고 싶어.

고기를 주면

국을 먹고 싶어.

국을 주면

감자를 먹고 싶어.

초콜릿을 주면

그럼, 초콜릿을 먹고 싶어.

 
마지막 구절에서 빵 터지는 먹보양 주현이~~

절대 공감인가보다.

평상시 식탁에서는 메뉴 갖구 트집을 잡다가도 언제나 초콜릿이면 오케이인 주현이니까.

 

손님들이

우리 집에

애를 데려오기만 하면

난 걔랑 다투고,

우리 부모님은 꼭 걔 편일까.

 
엄마가 뜨끔한 글.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남을 더 배려애햐 한다는 마음이 앞서 내 아이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그래서 이런 경우 각자 내 아이 편을 들기로 한 적도 있다.

 


정말 비슷해서 걔가 꼭 나 같아서 좋아.

달라서 짜증이 나긴 하지만 달라서 재밌기도 해.


나랑 비슷한 친구, 다른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글이다.

같아도 달라도 모두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들려주어 좋았다.

항상 엄마가 말하는 것을 이렇게 풀어주니 앞으로 친구와의 갈등 시 이 글을 다시금 읽어줘야겠다.

 

우리집에서도 항상 아빠가 하는 말,

"한 모금만 마실게" ㅎㅎ

아빠도 그런다며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이었단다. ㅎㅎ

아빠한테 이 글도 보여줘야지~~

 


엄마 아빠,

내가 일찍 자기를 바라면

텔레비전 좀 꺼주세요.

같이 손해를 봐야죠.


ㅎㅎ 일찍 자는 주현양 맞아맞아 한다.

주현이 재우고 몰래 나와 드라마 보는 엄마는 뜨금하더구나.ㅋㅋ

 

수천 번, 눈을 뜨려고

뜨고 있으려고 버텼어.

...

엄청 애썼지만 항상 헛수고야.

나는 막판에 잠이 들거든.


주현이, 자기도 그렇다며 공감한다.

"왜 눈을 뜨고 있었어?"

"무서워서."

"그러니까 잠이 안 오지. 이젠 불끄면 눈을 꼭 감아봐. 금방 잠이 들어서 무서울 새도 없을테니까."

항상 잠들기에 애를 먹는 주현이, 이렇게 눈을 뜨고 버텼구나.

앞으론 눈을 감겨주고 손을 꼭 잡고 자야겠다.

 

꿈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영혼이 빠져나온거 같다며, 어떻게 이렇게 그렸냐며 신기해한다.

"나도 떨어지는 꿈 꾸는데..."

"이렇게 쑤욱 떨어져?"

"응. 근데 꿈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안 아파."

"그런데 심장은 쑥 떨어지는 느낌이지?"

"응, 철렁해~"


최근 들어 떨어지는 꿈을 꾸기 시작한 주현이.

처음엔 놀라더니 키가 크는 꿈이라고 하니 요즘은 이 꿈도 나름 즐긴다. 또 키 크는 꿈 꿨다고~~

 


90여 편의 글을 하나하나 낭독하며 아이와 생각을 나누면서 마음이 따뜻했다. 착한 글들이 나와 내 아이를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는 듯하다.

아이의 마음을 대변하는 글들을 읽어내려가면서 주현이도 공감하는 부분에서는 고개를 끄덕인다.

가끔은 자기는 이렇지 않았는데 하며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모든 아이가 같은 마음은 아닐테니까, 그 아이가 너가 될 수도 친구가 될 수도 있단다.

이 세상 누군가의 상황을 대변한다 생각하니 아이 입장, 친구 입장에서 읽을 수 있는 좋은 글들이 하나 하나 소중하게 다가온다.


아이가 친구랑 싸우고 왔을 때 친구편을 들어 대변인 노릇을 하다보면 토라지는 아이를 볼 수 있다. '엄만 왜 내 편을 안 들고 친구 편을 들어?' 아차 싶지만, 상대방 마음을 생각도 안하고 넘길까 두려운 엄마의 걱정스러움이 앞선다. 그럴 때에도 이 책에서 해당 되는 부분을 들쳐서 같이 읽기만 해도 아이는 스스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겠다. 어떠한 잔소리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는 글 속의 아이를 통해서 스스로를 돌아볼 것이라 믿는다.

[그 아이가 바로 나야!]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친구들과 같이 이 책을 읽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매일 한편씩 읽어주고 생각을 나눈다면 친구들 관계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갑자기 선생님께 선물해 주고 싶은 책이 되었다.^^


저자는 "제가 쓴 것은 아이들에게 대한 것이지만, 동시에 어른들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자기 느낌이나 생각을 숨기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떻게 사람이 되어가는지 발견하려고 합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함께 읽으며 아이의 속마음도 보고, 나도 돌아보는 시간을 갖음으로써 함께 성장하는 시간을 갖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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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도 단식이 필요하다 - 피부노화, 피부 트러블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피부단식 뿐이다
히라노 교코 지음, 정은미 옮김, 야자와 요시후미 감수 / 전나무숲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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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열풍과도 같았던 간헐적 단식이 뇌리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접한 [피부도 단식이 필요하다]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전문의나 광고를 통해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피부관리랑 피부단식과는 너무나 상반된 개념이었으니까.

저자가 과연 정말 아무것도 안 발랐을까?

안 발라도 정말 피부가 좋을까?

건조할 텐데, 어떻게 극복했을까?

 
'피부노화, 피부트러블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피부단식뿐이다.'라고 명쾌하게 답을 제시하고 있는 책.

'아마존재팬 피부미용분야 베스트셀러 1위' 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제 제대로 배워볼 일만 남았으니 용기내서 페이지를 넘겨보았다. 두근두근~~


머리말에서 저자는 본인이 3년 동안 피부단식을 행함으로써 얻음 결과물을 제시하고 있다.

'잔주름과 팔자주름이 줄어들고, 사라졌던 피부 결이 되살아나면서 피부가 뽀송하고 환해지는 등 아름다워졌다.'

피부 단식의 효과라니 놀라울뿐이다.

상식적으로 보습과 미백, 안티에이징을 위해 고가의 화장품을 바르고 싶은 욕구로 충만한 나를 포함한 여성들이 원하는 효과를 피부단식으로 공짜로 얻었다니 말이다. 보지 않고서는 믿을 수가 없는 일이다.


기초화장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피부가 제 기능을 되찾기까지 과정을 겪은 저자의 체험기가 궁금하다.

끊임없이 잘 하고 있는 걸까 의심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들으니, 쉽지 않은 길인가보다.

어떻게 3년을 꾸준히 피부 단식을 실행했는지 저자의 방법을 따라해 보고 싶어졌다.


피부 단식 1년 동안의 과정을 일지를 써 내려가듯이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피부 상태와 어느 정도 개선이 되었는지, 본인의 느낌을 솔직하게 싣고 있어 마치 내 피부가 앞으로 이러한 과정을 겪으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VISIA 측정 장치를 이용하여 기미, 모공, 주름, 피부결 등 피부 상태를 다각도로 두 차례에 거쳐 검사한 결과를 통해 개선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초화장품 대용으로 건조할 때 백색 바셀린을 추천하고 있다.

이거 하나면 기존의 수분 크림, 에센스 효과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하니, 당장 구입해 두고 건조한 부분에 발라줘야겠다.

생각해보니 지금도 친정아버지는 바셀린을 상비해두고 피부가 건조하거나 까진 곳, 겨울에는 튼 입술에도 항상 바르신다. 좋은 연고며 화장품이 많은데 왜 옛날 것을 고집하시나 의아했는데, 아버지는 그 효과를 이미 아셨던가보다.


화장품에 포함될 수밖에 없는 계면활성제에 대해 낱낱이 알고 보니, 그동안 피부에 독을 바르고 있었던 건가 아찔했다.

고가의 화장품도? 천연 성분을 자랑하는 유기농 화장품까지도?

정말 충격적이다. 고가면 더 좋은 성분으로 내 피부를 아름답게 관리해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배신감이 밀려온다.

그동안 매스컴을 통해 떠들어댄 전문의들과 광고 속 모델들은 진실을 알고도 그리도 뻔뻔한 거짓말을 한 걸까?

 
계면활성제가 들어간 화장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 피부가 건조해진다.

- 알레르기가 반응이 일어나거나 염증이 생긴다.

- 병원균에 쉽게 노출된다.

 
 
우리가 예쁘다고 인식하는 피부가 매끈거리고 촉촉하게끔 만드는 화장품들의 성분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트러블이 나지 않으면 내 피부타입에 맞구나 싶어 건조하지 않게 보습용으로 미백용으로 마구마구 발라주었다. 본격적으로 피부관리를 하기 시작한 20여 전부터 기초 화장은 하루도 빼 놓지 않으려고 얼마나 부지런을 떨었는지.

그동안 내 피부는 때로는 거칠게 반항하기도 했고, 때로는 뽀샤시한 색을 뽐내기도 했다. 뭘 해도 예쁜 20대가 지나고 30대에 들면서는 하얀 피부와 잡티 없는 피부를 위해 고가의 영양크림, 에센스를 사서 아껴바르면서도 더 많이 바를 수 없는 주머니 사정에 애가 탈 때도 있었다. 화장품 광고 속 물광을 뽐내는 연예인 피부를 보면서 저들은 피부과에서 꾸준히 관리를 받을 거라며 위안을 하곤 했다.

 
20여 년동안 난 돈을 주고 내 피부를 혹사시키고 있었던 거라니,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진실들을 다 누가 만들어 낸 허구일까?

지금까지 살면서 난 기초화장품만은 꼭 발라야 한다는 말은 끊임없이 들었지 바르지 말라는 말은 어디에서도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다.

여자라면, 피부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의식처럼 습관처럼 씻자마자 수분이 날라가기 전에 빨리 바르는데 공을 들였는데 허무해졌다.
 
그래서, 이 책을 앞 부분 읽은 첫날부터 당장 따라하기 시작했다.

첫날은 세안 후 기초화장품을 바르지 않기 시작했고, 둘째날은 미지근한 물로만 머리감기와 샤워 후 바디로션 바르지 않기를 실천했다.

그동안 그래도 내가 한 거는 바디워시는 매일 해 줄 필요가 없다고 해서 정말 가끔 한번씩 해 주는 정도로 했지만 건조한 피부 탓에 바디로션만은 듬뿍듬뿍 아낌없이 발라주었다. 그런데 그 로션으로 인해 내 피부는 점점 더 수분을 잃고 더 건조해졌다니. 조금만 생각을 했으면 바디워시를 안 쓰면서 샴푸도 안 써도 됐을텐데 물로만 머리를 감는다는 상상은 도저히 할 수 없었다. 평생을 샴푸를 써 왔으니 습관은 이래서 무섭구나 싶다.

그렇게 지금 닷새 째 기초화장품을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 첫날은 그닥 땡기지 않았는데, 둘째날, 셋째날이 지날 수록 버짐처럼 각질이 일어나면서 손으로 만져도 까칠하다. 흠, 이게 건강한 피부로 돌아오는 과정이라니 버텨볼까?

그런데 저자의 체험일지를 보면 근 1년을 피부 각질이 일어나서 지저분함을 감수해야 하던데, 과연 버틸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 집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 학교도 왔다갔다 해야 하면 마주치는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불 보듯이 뻔하니 말이다. 피부도 관리하지 않는 게으른 엄마로 볼 텐데, 어쩌지?


기초화장품과 더불어 제일 궁금했던 건 자외선차단제.

초여름인 지금부터 자외선차단제 제품 광고가 쏟아지고 있다. 올 여름엔 어느 제품을 살까 고민 중이기도 했다.

그런데, 역시나 피부에 유애한 자외선 흡수제와 계면활성제가 많이 들어 있단다.

또한 계면활성제가 듬뿍 함유된 클렌징 제품으로 지워야 하니 또 피부에 못할 짓을 하게끔 된다.

자외선차단제가 피부에 끼치는 해가 더 크니 꼼꼼하게 따져본 다음에 사용해야 할 제품임에 틀림없다.

그동안 무조건 수치가 높은 자외선차단제만을 찾아 바르고 또 깨끗이 씻기 위해 세정제를 쓰고, 피부에 안 좋은 일만 했으니 피부는 계속 수분을 잃고 쳐질 수밖에.

자외선에 대비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내용들이다.

자외선이 강한 시간대를 피하고, 그늘로 다니며, 모자와 긴 소개 옷으로 가린다.

햇볕이 따가운 시간대에는 파우더를 바른다. 무색무취인 제품을 고르면 영유아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자주 덧발라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정도로도 자외선의 해로부터 어느 정도 해방될 수 있다니 굳이 자외선차단제를 매일 하루종일 꼼꼼히 바르는 수고스러움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도 되겠다.

햇볕에 좀 타도 잡티가 생겨도 피부가 건강한 방법이라면 이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모르면 몰랐어도 제대로 안 이상 더 이상 자외선차단제로 덕지덕지 바르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

아이가 외출을 하기 시작한 때부터 여름이면 유아용 자외선차단제를 꼭 발라줬는데, 그것 역시 아이 피부를 손상시키는 일을 행한 것이라니 미안한 마음이다. 제대로 안다는게 이렇게 힘든 일이구나, 고정관념과 상식이라고 알고 있던 것들에 의심을 품고 내 눈으로 확인하는 일이 필요하겠다 싶다.


보습 성분이 어떻게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면 아찔하다. 보습 성분을 피부에 침투시키기 위해 계면활성제로 피부 장벽을 파괴하고 합성폴리머로 막을 씌워 일시적으로 수분 증발을 막는 일을 한 것이란다. 그동안 피부는 제 역할을 상실하고 계면활성제에 의해 수분을 빼앗기고 노화가 되고 있었던 것이라니.

그림으로 피부 상태를 설명하고 있어 이해가 더욱 수월하다.

아, 진실을 알수록 기초화장품에 대한 믿음이 산산이 깨지는 중이다. 다시는 바르고 싶지 않은 마음까지 든다.

하지만 몇일 사이 푸석해진 피부를 만지고 있자니 이대로 괜찮을까? 갈등이 이는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피부 미인이 되고 싶다면 몸에 좋다고 알려진 충분한 수면, 적당한 운동, 균형 잡힌 식사가 정답이라고 한다.

게을러서 이것도 실행하지 않았던 저자는 피부 단식을 통해 기초화장품을 끊음으로서 피부가 되살아났다며 체험담을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피부 단식은 누구나 결심만 하면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일이다.

결심하기까지, 피부가 회복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이겨내기까지가 그리 쉽지만은 않겠지만 꾸준히 실행해볼 계획이다.

내가 몇일 동안 몸소 실천해 본 결과 얼굴의 피부톤은 그닥 나쁘지 않다. 손으로 만졌을 때의 꺼칠함은 좀 걸리는 부분이지만 아직까지 저자처럼 각질이 심하게 일어난 상태가 아니라 견딜만하다. 미지근한 물로 머리를 감으니 샴푸의 독한 냄새를 맡지 않아도 되고 거품을헹구기 위해 사정없이 샤워기를 머리에 들이대지 않아도 되어 좋다. 그리고 생각보다 머리가 가렵지도 않으니 굳이 샴푸를 쓰지 않아도 되겠다.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은 너무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거 아니냐며 걱정스러운 말을 했지만, 저자가 3년을 체험하고 객관적인 자료까지 있는 진실임을 이야기하니 수긍해주었다. 끈적이는 로션이 싫은 딸아이는 당장 자기도 따라서 하겠다며 발벗고 나섰지만 엄마가 조금 더 체험해보고 하자고 만류한 상태이다.

지금이라도 [피부도 단식이 필요하다] 를 통해 화장품의 진실을 알아 너무나 다행스럽고 감사한 마음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앞으로 평생을 화장품의 노예로 살면서 매일 탄력을 잃는 피부를 보며 더 좋은 화장품을 찾아 헤맸을 것이니 말이다.

더욱 좋은 것은 이제 초등학생인 딸아이에게 현명한 스킨케어를 제대로 알려줄 수 있다니, 내 아이는 평생 피부 미인으로 살 수 있으리라 믿는다.


여자들이여, 그동안 피부에 투자했던 스킨케어를 모두 잊어라.

피부단식으로 독을 빼고 피부 본연의 기능을 되살리도록 하자.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무엇보다 편한 방법인 피부단식으로 자유롭고 편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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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의 힘 - 아이의 학력, 인성, 재능을 키워주는
박찬영 지음 / 시공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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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입학 1년 전부터 대안학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마침 가까운 친구의 아이가 발도르프 교육을 하는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때랑 맞물리면서, 자연을 가까이 하는 아이의 삶이 참 행복해보였다. 이후 평촌에 위치한 친구의 집을 방문하니 플라스틱 장난감이 치워졌고 그 자리엔 엄마가 나무와 천으로 만든 인형과 돌멩이들이 채워져 있었다. 과연 나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초등학교는 이런 곳을 보내고 싶다는 막연한 열망이 싹텄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일단 우리 집 주위에는 그런 교육을 하는 대안학교(이 때까지 내가 생각하는 작은 학교는 대안학교였다)가 가까이 없었고 등하교를 시키기에는 먼 거리였고 그렇다고 남편 직장과 멀리 이사를 가기도 어려웠다.

그냥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으레 가는 공립 초등학교를 당연히 가야 하는 것이 우리 앞에 놓인 현실임을 인정했다. 그리고 나서 둘러보니 집 근처에는 가까운 5분 거리부터 30분 거리 내에 초등학교가 3개나 밀집해 있었고, 집과 가까운 곳에 배정된 곳은 3개 중 가장 큰 학교에 속해 입학 인원도 학급 수도 많았다. 사실 난 현실을 인정하고 나니 이 정도로도 만족스럽게 여기게 되었다.

큰 학교가 좋은 학교라는 것이 내 착각이라는 것을 [작은 학교의 힘]을 읽으면서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작은 학교의 힘]을 처음 접했을 때에는 당연히 대안학교를 지칭하는 말이라 생각했다.

학교를 나누는 기준이 공립학교, 그리고 소수를 위한 대안학교를 포함한 사립학교였으니 말이다.

"아이의 학력, 인성, 재능을 키워주는 힘을 가진 작은 학교라니, 어떤 학교일까?" 궁금증을 안고 페이지를 넘겼다.


당시 전교생이 37명이었던 충청남도 논산의 도산초등학교에 발령을 받은 저자 박찬영 선생님은 놀라운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아이들은 모든 일에 열정적이었고 강한 자존감으로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내고 있었다.

박찬영 선생님은 이와 같은 여러번의 기적을 통해 이것이 바로 작은 학교의 힘임을 알게 되었고, 이와 같은 사례들을 모아 경험을 토대로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이란다.

작은 학교의 힘을 부모들에게 널리 알려 올바른 선택과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부터 왜 진작 이런 이야기를 몰랐을까? 아쉬움이 밀려왔다.

작은 학교들 중에서 이름을 아는 곳은 매스컴을 통해 접한 남한산초등학교 정도였으니 내 무지를 탓할 뿐이었다.

그렇다면 이미 공립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2학년인 딸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에 안테나를 곤두세우고 읽기 시작했다.


남한산초등학교의 전경은 그냥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이곳이 유명세를 타면서 주위 집값이 껑충 뛰었다니, 이런 작은 학교의 힘을 믿는 부모들이 는다는 현실이 다행이다 싶다.

공립학교 세대인 부모들은 아이에게는 경쟁적인 성적표와 학습에서 해방시키고 싶은 마음도 있는 한편, 취업난에 허덕이는 현실적인 문제와 직면하면 더 좋은 학교에 보내 성공시키고 싶은 욕심이 공존한다. 그 중에서 1차 선택은 부모가 하고 책임은 아이들이 지게 된다.

이렇게 어려운 선택을 우리는 너무 일방적인 보통 사람들에 묻어서 쉽게 한 건 아닐까?


작은 학교의 장점은 너무나도 많다.

아이가 좋아서 세 번 등교하는 학교부터, 자연을 벗 삼아 놀다보니 아이들은 서로 부대끼며 우정을 배우고 왕따를 모르는 학교, 선생님과 학부모가 서로 믿고 의지하며 가족처럼 지내는 학교까지.

옛날 시골에나 있을 법한 이웃들을 보는 듯 친근한 장면들이다.

모두를 내 집 아이처럼 살뜰히 챙기고, 내 반 아이가 아니어도 아이의 근황을 꿰뚫고 있는 선생님들 사이에서 아이들은 그냥 자유롭게 놀고 배우고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레 내면의 힘인 자존감이 쑥쑥 자라는 것이리라.

열정적인 선생님들이 작은 학교로 몰리는 이유를 듣고서야 왜 큰 학교에의 저학년을 나이 드신 분들이 맡을 수밖에 없는지 의문이 풀렸다. 왜 이런 걸 저학년 학부모들은 몰랐던 걸까? 큰 학교의 문제점들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작은 학교에 대해 알았더라면 난 어떤 선택을 했을까?


현실을 돌아보면 작은 학교와는 정반대의 모습이 보인다.

운동장은 작아서 전교생이 운동회를 할 수 없고, 학교 주변은 아파트와 학원으로 둘러싸여 있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학원으로 순례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것이 내 아이의 현실이라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과 죄책감이 밀려온다. 현실과 적당히 타협한 나의 선택 때문에 아이가 첫 단추부터 힘겹게 시작하는 건 아닌지 두렵기까지 하다.

여태껏 나를 위로한 것은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은 시키지 않았다는 것 뿐. 하지만 아이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는 학교 생활을 그리 즐기지 않고 있다. 다행히 친구들이 있어 버티고 있다고나 할까. 배움의 즐거움과 자존감을 키워주기 위해 큰 학교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30명 이내 학급 인원을 이끄는 담임선생님은 하루종일 너무 바쁘다고 한다. 우리 때를 생각하면 60명이 넘는 아이도 가르쳤는데 여유가 있지 않을까, 한 아이마다 신경써 주시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니다. 정말 잘하는 아이 몇 명, 크게 문제가 있는 아이 한두명을 커버하는 정도이고 나머지는 그냥 특별하지 않은 학생으로 구분되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엄마들은 내 아이를 정말 잘하는 아이에 속하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비교하고 경쟁하게 만드는 걸지도 모른다. 그냥 보통 아이로 취급받는 건 내 경험 상으로도 너무나 싫으니까.


[작은 학교의 힘]에 대해 알려지면서 큰 학교를 작은 학교처럼 운영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었고 혁신학교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아직까지 열정적인 선생님들이 있고 그들을 믿는 학부모가 있어 다행이다 싶다.

보평초등학교에서 행한 혁신학교의 3무 3행 운동이 널리 시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옮겨 적어본다.

[교사가 하지 말아야 할 3무]

1. 교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금품, 물품, 향응을 제공받아선 안 된다.

2. 교사는 학생에게 체벌을 가해선 안 된다.

3. 교사는 수업 시간을 엄수하고 태만해선 안 된다.

[교사가 해야 할 3행]

1. 누구나 공평하게 대하며, 모두에게 배움이 일어나도록 가르친다.

2. 학생들에게 친절하고 상세하게 학습을 안내하며 안정된 학습 환경을 조성한다.

3. 모든 학생이 자신의 능력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학부모가 하지 말아야 할 3무]

1. 일과 시간에는 외부인은 물론 학부모도 교실에 출입하지 않는다.

2. 학급에서는 지정된 급식 외에 음료나 다과를 제공하지 않는다.

3. 청소나 미화 등의 목적으로 교실에 출입하지 않는다.

[학부모가 해야 할 3행]

1.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해 배우도록 격려하고 지원한다.

2. 올바른 자녀 교육을 위한 상담과 교육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3. 학부모 봉사단체에 가입해 학교의 모든 학생을 위해 봉사한다.

 

앞서 나온 작은 학교의 장점들을 본다면 누구나 작은 학교에 내 아이를 보내고 싶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좋은 학교는 어떤 학교일까?

이에 저자는 '좋은 학교의 3가지 조건' 을 들어 친절하게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1.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 이하인 학교를 선택하라.

학생 수가 적은 학급이라면, 이해력이 특별히 느리거나 빠른 학생의 상황을 교사가 수시로 파악해가며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2. 합의된 교육 철학을 가진 학교를 선택하라.

현재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교육 문제는 대부분 입시 위주의 경쟁을 당연시하는 교육 철학에서 비롯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혁신학교들은 여기에서 벗어나 자연과 학생의 행복을 중요시하는 교육 철학을 내세웠으며 학부모의 환영을 받았다.

3. 자연을 즐기는 학교를 선택하라.

자연과 접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많은 깨달음을 얻는다. 우리나라에도 조금만 눈을 돌리면 자연을 이웃으로 둔 시골의 작은 학교들이 있다.

 
저자는 '큰 학교 교육에 문제점이 많다'고 한탄만 하지 말고, 어떻게 해야 내 아이를 작은 학교에 보낼 수 있을지 한번 고민해보라는 말로 책을 끝맺는다.

 
우선 이 책을 통해 작은 학교의 장점을 알 수 있어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다.

이제 무엇이 옳은지를 알았으니 올바른 선택을 하는 과제가 남았다. 이에 대해 나 또한 책을 읽는 내내, 덮고 나서도 고민 중이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내 아이를 작은 학교로 전학시키는 것만이 답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작은 학교들의 장점을 작게는 가정에서, 더 넓게는 친구들과의 소그룹을 만들어 학교 밖의 작은 학교를 구성하는 대안을 구상해본다.
 

부모라면 누구나 고민해 보았을, 그러나 현실을 몰라 답답했을 학교 선택에 대한 답을 제시해준 [작은 학교의 힘]을 읽는 내내 현실적인 문제를 바라보면서 마음이 답답하면서도 그래도 답이 있음에 다행이다 안심도 되었다.

특히나 초등학교 입학을 앞 둔 예비 학부모라면 적어도 1년 전에는 이 책을 읽고 올바른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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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루저 - 난 루저가 아니야!
짐 스미스 지음, 모난돌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1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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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2학년인 주현이는 최근에 윔피 키드를 즐겨 보며 혼자 깔깔거리고 있어요. 자기 이야기라도 되는 양, 친구 일기를 몰래 훔쳐보는 양 아주 재미나하는데요.

<배리 루저>를 보는 순간 주현이가 딱 좋아할 책이다 싶어 얼른 골라보았어요~~

엄마 눈에 띈 건, '2013 북트러스트 루알 다알 유머상 수상!'문구였답니다. 북트러스트 루알 다알 유머상은, 유머의 가치를 되새기는 의미에서 6살 이하의 유아 및 7살에서 14살까지의 아동들이 볼, 훌륭한 책들을 선정하여 시상하는 상이라고 하니 저도 읽고 싶더군요.^^


표지 그림부터 이야기거리가 많은지 재잘거리네요.

"대런이 입냄새 공격하나봐~ 으악~~"

"배리 루저 도망가다가 똥 밟겠다. ㅋㅋ"

"대런이 못되게 그려진 게 배리 루저를 괴롭히는 친군가보다."

오~~ 표지에서 스토리를 읽어냈네요.

 

등장인물들부터 특징이 딱 보이는군요.

코가 크다는 거~~

비슷비슷한 거 같으면서도 개성 만점인 캐릭터들이 흥미진진합니다.


주인공 배리 루저는 아주 꼼꼼하게 신체 부위별 설명을 해 주고 있군요.

루저 같지 않다는 말을 아주 강조하면서요.


주인공 배리 루저(Barry Loser)는 진짜 찌질이라는 Very Loser와 발음이 같아요. 대런이 전학오고부터 찌질이라는 공격에 시달리지요.

초등학교 때 유치하게 이름 가지고 별명 부르면서 장난하는 일이 떠오르며 웃음이 나더군요.

주현이도 친구가 김주스라고 놀렸다고 자기도 친구 이름 갖구 김치우유라고 했다면서 깔깔거리네요. 유치하면서도 귀엽지요. ㅎㅎ


한명한테 꽂히면 계속 장난을 치듯이 대런은 배리만 집중 공격한답니다.

프롱클을 하루 종일 마시고 배리 귀에 대고 트림하기, 배리 루저 이름으로 생일 축하합니다를 개사해서 부르기 등 쉴새 없이 공격이 들어오는군요.

그렇다고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 배리지요. 악어 똥구멍처럼 생겼다고 대응하지만 대런이 워낙 강하다보니 밀리기 일쑤네요.


배리의 일상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요.

학교에 꼭 새로운 장난거리를 들고 가니 말이에요.

할머니가 코끼리 코마개로 뜬 걸 하고 가질 않나, 세탁기 박스를 자판기 모양으로 만들어 뭐든지 해달라면 해 주는 엄마 흉내를 내고, 할아버지가 사용했던 죽마를 끼고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선생님을 놀라게 하는 등... 상상력도 참 대단하다 싶을 정도랍니다. ㅎㅎ


대런을 놀려주고 싶은 마음에 대런이 좋아하는 프롱클이 바나나 맛이 나왔다고 거짓말을 하고 자기 아빠가 프롱클 회사에서 일한다고까지 해요. 그 이후로 대런은 그 맛을 보고 싶어서 배리에게 친절해집니다.

나중에 알면 실망하고 화낼게 뻔한데 과연 괜찮을까요?


학교 장기 자랑이 있는 날, 배리는 자판기 엄마를 가지고 연기를 하지요.

엄마가 자신에게 해 주었던 대로 열심히 감자튀김과 콩을 넣은 치킨 요리를 만들며 열연을 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감동받은 배리의 엄마는 기특해서 "쟤가 우리 똥강아지예요!"라고 집에서 부르는 별명을 사람들에게 말해버렸어요~

오~ 이거 소문날 거 같은데요. 어째 조마조마합니다.

똥강아지는 주현이 태명으로 붙여줬던 거라 지금도 저도 가끔 불러주어서 익숙한 애칭이네요.


참 아이러니하게도 배리와 벙키가 매일 장난 전화를 하고 놀렸던 트럼펫 얼굴 아줌마네 쌍둥이가 나와서 한 장기자랑이 일등을 합니다. 내용은 바로 배리가 장난쳤던 내용들로 가득했어요. 방귀 뀌며 도망가기, 슈퍼에서 놀래켜서 가루비누 뒤집어쓰기, 장난 전화해서 응가 바꿔달라고 하기...

이후에 배리의 장난임이 들통나서 배리는 아줌마에게 사과 편지를 쓰고 그동안의 잘못을 뉘우친답니다.

자기가 한 행동이 상대방을 얼마나 괴롭히는지를 알고난다면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겠지요. 아이가 장난을 칠 때 따끔하게 충고해 줄 어른의 역할도 생각해 보았어요.


마지막에 대런에게 거짓말 한 바나나맛 프롱클이 뻥이었다는 게 들통났지만, 대런은 쿨하게 용서해주네요.

서로의 이름과 생김새를 가지고 놀렸던 것도 사과하면서요.

이제 둘은 지난 일은 잊고 끈끈한 우정을 키워나가겠지요~


대런에게 해방되었지만, 엄마의 '똥강아지'별명이 학교에 소문이 나서 '배리 똥강아지'가 되어버렸네요.

"하지만 정말로 솔직히 말하자면 왠지 이 별명이 꽤 마음에 든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예요.

아마도 엄마가 사랑스럽게 불러 준 별명이기에 그렇겠지요~


작가 소개에 “<배리 루저>는 바로 나”라고 썼을 만큼, 주인공 배리는 저자인 짐의 모습이 투영된 캐릭터랍니다. 커다란 코 때문에 남몰래 우울해했고, 제일 미워하던 친구와 결국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던 기억까지, 배리의 모든 것은 곧 작가 자신의 경험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요. 코가 커서 우울했던 10대를 보낸 작가가 그려낸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니,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정말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이런 어린 시절 장난을 엿보듯 장면마다 유쾌해서 웃음이 절로 나왔답니다.

주현이에게는 동질감을 엄마에겐 아련한 추억을 떠 올리게 해 주는 <배리 루저>였어요.

아이와 함께 공감하며 읽는 재미에 포옥 빠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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