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루저 - 난 루저가 아니야!
짐 스미스 지음, 모난돌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초등2학년인 주현이는 최근에 윔피 키드를 즐겨 보며 혼자 깔깔거리고 있어요. 자기 이야기라도 되는 양, 친구 일기를 몰래 훔쳐보는 양 아주 재미나하는데요.

<배리 루저>를 보는 순간 주현이가 딱 좋아할 책이다 싶어 얼른 골라보았어요~~

엄마 눈에 띈 건, '2013 북트러스트 루알 다알 유머상 수상!'문구였답니다. 북트러스트 루알 다알 유머상은, 유머의 가치를 되새기는 의미에서 6살 이하의 유아 및 7살에서 14살까지의 아동들이 볼, 훌륭한 책들을 선정하여 시상하는 상이라고 하니 저도 읽고 싶더군요.^^


표지 그림부터 이야기거리가 많은지 재잘거리네요.

"대런이 입냄새 공격하나봐~ 으악~~"

"배리 루저 도망가다가 똥 밟겠다. ㅋㅋ"

"대런이 못되게 그려진 게 배리 루저를 괴롭히는 친군가보다."

오~~ 표지에서 스토리를 읽어냈네요.

 

등장인물들부터 특징이 딱 보이는군요.

코가 크다는 거~~

비슷비슷한 거 같으면서도 개성 만점인 캐릭터들이 흥미진진합니다.


주인공 배리 루저는 아주 꼼꼼하게 신체 부위별 설명을 해 주고 있군요.

루저 같지 않다는 말을 아주 강조하면서요.


주인공 배리 루저(Barry Loser)는 진짜 찌질이라는 Very Loser와 발음이 같아요. 대런이 전학오고부터 찌질이라는 공격에 시달리지요.

초등학교 때 유치하게 이름 가지고 별명 부르면서 장난하는 일이 떠오르며 웃음이 나더군요.

주현이도 친구가 김주스라고 놀렸다고 자기도 친구 이름 갖구 김치우유라고 했다면서 깔깔거리네요. 유치하면서도 귀엽지요. ㅎㅎ


한명한테 꽂히면 계속 장난을 치듯이 대런은 배리만 집중 공격한답니다.

프롱클을 하루 종일 마시고 배리 귀에 대고 트림하기, 배리 루저 이름으로 생일 축하합니다를 개사해서 부르기 등 쉴새 없이 공격이 들어오는군요.

그렇다고 당하고만 있지는 않는 배리지요. 악어 똥구멍처럼 생겼다고 대응하지만 대런이 워낙 강하다보니 밀리기 일쑤네요.


배리의 일상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요.

학교에 꼭 새로운 장난거리를 들고 가니 말이에요.

할머니가 코끼리 코마개로 뜬 걸 하고 가질 않나, 세탁기 박스를 자판기 모양으로 만들어 뭐든지 해달라면 해 주는 엄마 흉내를 내고, 할아버지가 사용했던 죽마를 끼고 학교에 가서 친구들과 선생님을 놀라게 하는 등... 상상력도 참 대단하다 싶을 정도랍니다. ㅎㅎ


대런을 놀려주고 싶은 마음에 대런이 좋아하는 프롱클이 바나나 맛이 나왔다고 거짓말을 하고 자기 아빠가 프롱클 회사에서 일한다고까지 해요. 그 이후로 대런은 그 맛을 보고 싶어서 배리에게 친절해집니다.

나중에 알면 실망하고 화낼게 뻔한데 과연 괜찮을까요?


학교 장기 자랑이 있는 날, 배리는 자판기 엄마를 가지고 연기를 하지요.

엄마가 자신에게 해 주었던 대로 열심히 감자튀김과 콩을 넣은 치킨 요리를 만들며 열연을 합니다.

그 모습을 보고 감동받은 배리의 엄마는 기특해서 "쟤가 우리 똥강아지예요!"라고 집에서 부르는 별명을 사람들에게 말해버렸어요~

오~ 이거 소문날 거 같은데요. 어째 조마조마합니다.

똥강아지는 주현이 태명으로 붙여줬던 거라 지금도 저도 가끔 불러주어서 익숙한 애칭이네요.


참 아이러니하게도 배리와 벙키가 매일 장난 전화를 하고 놀렸던 트럼펫 얼굴 아줌마네 쌍둥이가 나와서 한 장기자랑이 일등을 합니다. 내용은 바로 배리가 장난쳤던 내용들로 가득했어요. 방귀 뀌며 도망가기, 슈퍼에서 놀래켜서 가루비누 뒤집어쓰기, 장난 전화해서 응가 바꿔달라고 하기...

이후에 배리의 장난임이 들통나서 배리는 아줌마에게 사과 편지를 쓰고 그동안의 잘못을 뉘우친답니다.

자기가 한 행동이 상대방을 얼마나 괴롭히는지를 알고난다면 다시는 그런 일을 하지 않겠지요. 아이가 장난을 칠 때 따끔하게 충고해 줄 어른의 역할도 생각해 보았어요.


마지막에 대런에게 거짓말 한 바나나맛 프롱클이 뻥이었다는 게 들통났지만, 대런은 쿨하게 용서해주네요.

서로의 이름과 생김새를 가지고 놀렸던 것도 사과하면서요.

이제 둘은 지난 일은 잊고 끈끈한 우정을 키워나가겠지요~


대런에게 해방되었지만, 엄마의 '똥강아지'별명이 학교에 소문이 나서 '배리 똥강아지'가 되어버렸네요.

"하지만 정말로 솔직히 말하자면 왠지 이 별명이 꽤 마음에 든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예요.

아마도 엄마가 사랑스럽게 불러 준 별명이기에 그렇겠지요~


작가 소개에 “<배리 루저>는 바로 나”라고 썼을 만큼, 주인공 배리는 저자인 짐의 모습이 투영된 캐릭터랍니다. 커다란 코 때문에 남몰래 우울해했고, 제일 미워하던 친구와 결국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던 기억까지, 배리의 모든 것은 곧 작가 자신의 경험에서 시작되었다고 해요. 코가 커서 우울했던 10대를 보낸 작가가 그려낸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니,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정말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이런 어린 시절 장난을 엿보듯 장면마다 유쾌해서 웃음이 절로 나왔답니다.

주현이에게는 동질감을 엄마에겐 아련한 추억을 떠 올리게 해 주는 <배리 루저>였어요.

아이와 함께 공감하며 읽는 재미에 포옥 빠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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