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당근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0
마리아호 일러스트라호 지음, 김지은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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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도서 제공받았습니다

표지가 시선을 끌어요. 당근은 매우 신이 났는데, 옆의 토끼는 뭔가 마뜩잖은 표정이에요. 무슨 사이길래? 무척 궁금해집니다.

토끼는 겨울을 혼자 보냅니다. 책도 읽고, 차도 마시고 식물도 보살피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지요. 하지만 가끔 외로울 때가 있긴 해요. 그 겨울이 지나고, 제일 좋아하는 당근을 심을 수 있어서 즐거운 봄이 찾아옵니다. 땅을 고르고, 씨앗을 심었어요. 무려 240개나! (많이도 심네~) 그러다가 뒤늦게 발견한 숨은 씨앗 하나도 마저 땅에 심어요.

🐰"작은 친구야. 미안. 너를 깜빡했었네."
하고 다정한 말도 건네요.

토끼는 마지막 심은 씨앗에게 물도 더 주고, 말도 걸어 주고, 노래도 불러주며 좀 더 신경을 씁니다. 시간이 흐르고 마지막 심었던 씨앗이 유난히 크고 매우 잘 자란 것을 발견했어요. 잎을 잡아당기며 당근을 뽑았어요. 그랬더니 아주 큰 소리가 났어요!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지요! 무슨 일이 생겼을까요?

우정에 관한 그림책은 많아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이 관계이기 때문이겠죠. 그 마음을 아프게 했다가 따뜻하게 했다가 고민하게 하는 것도 관계(우정)입니다.

이 당근을 잘 키워낸 건 토끼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서 그 사람의 본질을 볼 수 있다는 말을 하잖아요. 토끼는 처음부터 무척 따뜻했어요. 매번 오는 봄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릴 줄 알고, 작은 것에도 따뜻한 말을 잊지 않았죠. 그러니 그렇게 특별한 당근이 자랄 수 있었던 것 아닐까요? 어색하긴 하지만 잘자란 당근을 토끼는 자신의 방식대로 받아들입니다.

당근을 자라게 하는 건 토끼, 토끼를 또 자라게 하는 것은 당근.

아이에게 물었어요. 토끼는 처음에 왜 당근이 불편했을까?
"이제껏 혼자 사는 것에 익숙했기 때문에 누군가를 맞춰주고 함께 하는 건 불편할 수 있을 것 같아."
토끼는 어떻게 될까?
"익숙한 게 외롭지 않은 건 아니니까. 이제 외롭지는 않을 것 같아. 행복하고 재미있을 것 같은데?"

토끼의 태도에 집중하는 엄마, 이들의 마음이 연결되고 확장되는 것에 관심을 둔 아이. 서로 각자 마음의 결로 마치 이 그림책의 토끼와 당근처럼 서로를 마주합니다.

포근한 그림과 재미있는 이야기로, 우정(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
저는 왠지 아이를 출산한 아이 엄마들에게 선물해도 좋을 것 같아요.(왜인지는 읽어보시면 아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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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이클러 이기원 디스토피아 트릴로지
이기원 지음 / 마인드마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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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도서 제공 받았습니다*

죽은 인간의 육체마저 효율과 생산을 따저 로봇으로 만드는, 인간의 존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2구역의 삶. 살아있어도 괴로운 2구역의 삶인데 동운은 왜 지독하게 삶을 갈망하는가? 과연 그는 정말 살 수 있을까?

'뉴소울시티'의 명암, '전기련'의 지독함, 1, 2구역 인간 삶의 극명한 대비, 속도 있게 진행되는 예측 불가 사건들로 단숨에 읽을 수밖에 없는 책.

리사이클러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착취 당하는 노동자의 현실과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의 유명한 장면인 톱니바퀴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모습이 오버랩되기도 하고.

'누린다'라는 가치도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세상에서, '가지지 못한 자의 삶'과 '노동의 필요성과 가치', '인간의 존엄성'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정말로 이런 세상이 올 것 같아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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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신할미전 - 곰배령의 전설
조영글 지음 / 창비교육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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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 하나뿐인 아이 산이가 사라졌습니다. 아이가 하나뿐이니 얼마나 귀하게요~
동네 사람들이 산이를 찾다 지치고, 할미꽃도 울다 지쳐 시들어 버렸어요. 난리통에 잠을 깬 곰신할미는 어떤 놈이 산이를 데려갔나 화가 귀 끝까지 났고, 그때 구름 위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누가 산이를 데려간 걸까요?

"산아!! 산아!!"
읽어주는 엄마도 듣는 아이도 함께 산이를 찾게 됩니다. 마을의 귀한 아이 산이를 찾는 곰신할미와 구름깨비들의 재미난 추격전! 그리고 유쾌하면서도 뭉클한 반전이 있어요.

작가가 '곰이 누운 배를 닮았다는 곰배령'에 갔다가 들은 이야기로 만들었다는 그림책. 곰배령은 강원도 인재군에 있는 점봉산 정상부에 위치한 고개로, 다양한 식물과 야생화가 자생하여 '천상의 화원'이라 불린다고 합니다. 아마 책에 그려진 다양한 꽃들도 그냥 그려진 꽃이 아니겠죠? 이야기 하나도 허투루 듣지 않고 멋진 그림책을 완성하는 그림책 작가의 세계라니!

곰신할미를 꼭 안은 산이와 그런 산이와 할미에게 봉긋한 고봉밥을 대접하는 할미가 그려진 표지에서 한국의 따스한 정서가 느껴지고, 민화적 기법을 사용한 그림의 포근하고 정감 넘치는 그림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조영글 표 재미있는 옛이야기의 탄생,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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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 인간 이시후 창비아동문고 342
윤영주 지음, 김상욱 그림 / 창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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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랑귀누스병에 걸려 냉동되었다가 40년 2개월 11일 만에 깨어난 시후. 낯선 미래와 낯선 가족. 깨어난 냉동인간도, 그를 바라보는 가족들도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데... 과연 시후는 40년 이후 세상에 잘 적응하여 살아갈 수 있을까?

40년이나 지났는데, 주인공이 변한 시대를 너무 빨리 받아들이는 것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본인이 원해서 냉동 인간이 된 거라면 시후처럼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지금도 냉동 인간을 만드는 회사가 있고, 냉동인간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냉동 인간을 오랜 시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은 매우 크다. 그런 점에서 <냉동 인간 이시후>는 냉동 인간을 가족으로 두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갈등을 꽤 현실적으로 다룬 셈이다.

불치병으로 고생하던 소년이 다시 깨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 축복이지만 동시에 다른 누구에게는 혐오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꽤 그럴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는 알 수 없으니까.
시후가 살게 된 미래는 마냥 멋지지 않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찾기 위해 애쓰는 인간다운 모습은 여전히 박수를 받는다. 과거에도 유효한 것이 현재에도, 미래에도 유효하다는 걸 보여주는 냉동 인간 시후의 이야기.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이야기 나눌거리가 넘쳐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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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클 - 제1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학 134
최현진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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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내듯 자신의 열다섯 인생에 있어 꼬인 문제를, 시행 착오를 거쳐 차분히 풀어내는 주인공이 기특하고 대견해 내내 응원하는 마음으로 글을 읽었다.

유리가 할머니와 삶을 살아가는 방향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p.186의 말들이 너무 좋았고, 하늘에서 내리는 '눈'과 신체기관의 '눈'을 빗댄 표현들이 좋았다.
하얀 눈은 차갑고 시리지만 그 안에는 그걸 보상받을 만큼의 아름다움이 있다. 눈의 결정은 모든 모양이 같지 않고 고유의 모양으로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온다. 모든 아이들이 시리고 차가울지라도 그걸 이겨내고 고유의 모양 그대로 찬란하게 빛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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