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사러 갔다가 앵무새 사 왔어요! 토토의 그림책
마이클 로젠 지음, 헬린 옥슨버리 그림, 공경희 옮김 / 토토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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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당근(carrot)을 사러 갔다가 앵무새(parrot)를 데려옵니다. 모자(hat)를 사러 갔다가는 고양이(cat)를 안고 돌아오고요. 엉뚱한 말장난에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금세 대책 없는 소동극으로 번집니다.

『곰 사냥을 떠나자』로 오랫동안 사랑받은 마이클 로젠과 헬린 옥슨버리가 37년 만에 다시 손을 맞잡았습니다. 처음에는 오래전에 나온 작품을 뒤늦게 번역한 줄 알았어요. 오랜 시간을 지나 다시 마주한 두 거장이 만든 웃음은, 시간이 쌓인다는 것은 낡아지는 일이 아니라, 더 깊어지는 일임을 새삼 떠올리게 합니다.

마이클 로젠이 빚어낸 말놀이는 단순한 동음의 유희에 머물지 않고 문장마다 엇박자를 심고, 예상을 비껴가는 리듬으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웃음을 피워 냅니다. 헬린 옥슨버리의 고전적이고 섬세한 붓질은 그 소란스러운 서사에 고요한 온기를 더합니다.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것은 글의 행간을 채우는 동물들의 표정이에요. 제 잘못도 아닌데 슬쩍 눈치를 살피고, 어쩔 줄 모르는 얼굴들. 모자 대신 고양이가 찾아왔을 때 구석에서 두 날개를 가지런히 모은 채 안절부절못하는 앵무새, 당황한 소년의 표정이 페이지마다 펼쳐쳐 작은 연극을 보는 듯합니다.

따뜻한 시선과 다정함을 선물하는 귀여운 말놀이 그림책. 아이들과 꼭 읽어보세요!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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