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진 여름
전경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황폐하고 단순하고 공허한 여자 은령, 향기는 진하지만 희고 가는 꽃 같은 유경, 퇴폐적이고 욕망이 가득한 이진. 둘을 동시에 사랑했음에도 당연히 둘 모두를 가질 수 없는 은령의 지독한 사랑.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을 알면서도 끓어오르는 욕망과 사랑은 멈출 수 없다. 오히려 끊임없이 확인하고 더욱 갈구하게 되는데.

어린시절 부터 외로웠기에 사랑을 알 수도 없고, 믿지도 않던 은령은 오히려 더 마구잡이로 흔들린다. 아무것도 원하지 않겠다던 그녀는(p.47) 욕심쟁이처럼 더 강렬하게도 사랑한다. 그녀를 나쁘다고 해야 할지, 어리석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폭풍처럼 지나간 사랑 뒤, 혼미했던 유령 같던 그녀는 시간이 흐른 뒤 달라진다. 당연하게도 시간과 상황은 사랑을 다르게 받아들인다. 은령이 만난 노파의 경험처럼. 노파가 사랑했던 남자에게 건넸던 알처럼.

은령에게 사랑은 무엇이었을까? 유경에게 은령은 무엇이었을까?

사랑을 잊은 이에게도 다시금 묻게 되는 책.
그래서 '사랑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