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것 투성이인 민구네를 은서는 이상하지만 마냥 이상하게만 보지 않는다. 겉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사람도, 안으로 자꾸만 쌓아두는 사람도, 저마다의 표현법 있는 법. 은서는 밖보다는 안으로 쌓아두는 사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입 밖으로 쉽게 내뱉지 않는 사람.'네가 예뻐서'가 아니라 '너니까 좋다'는 민구의 말은,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이 은서에게 있어서 아닐까? 어쩌면 무심해 보일 수도 있고, 어쩌면 개성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담백한 아이라서.목 마르게 한 것들을 보낼 줄 알고, 자신을 채워주는 사랑을 맞이할 수 있게 된 은서의 성숙에 미소를 지었다.뭔가 식물같은 이야기...정적이지만 분명 자라고 있고, 마음이 묘하게 편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