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세상 위로 지옥이 떠오른다. 가장 먼저 일어나는 현상은 공간의 형태를 파괴하는 것이다.
비로소 모든 것이 분명해진다. 밤이 세상을 본래의 자연스러운모습으로 되돌려 놓았고, 더 이상 아무런 꾸밈도 포장도 없다. 낮은 빛이요 찬란함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소한 예외이고 부주의이며 질서의 붕괴에 불과하다. 세상은 사실 어둠 그 자체이며 거의 검은색에 가깝다. 움직이지 않으며 차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