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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제국 - 하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8월

이 작가님은 마치 인간을 연구하는 학자 같다. 그가 인간을 관찰하고 특유의 분석으로 지필한 논문들은 내가 알기로 세 가지 있다. [인간], [개미], 그리고 이 [천사들의 제국].

[천사들의 제국]은 사실 조금 실망했다. [타나토노트]와 같이 신비로운 종교나 신화 따위의 내용이 가득 들어 있기를 상상했는데 사실 그것과는 상당히 떨어져 있는 내용이었다. 미카엘 팽송 씨만 나오지 않았다면 그냥 독립된 작품으로 알고 끝낼텐데 말이다.

사실 그 이외에 것도 조금 언짢은 구석이 있다. [타나토노트] 때도 그랬는데, 사실 어떻게 점수를 600점이며 333점이며 선업 점수를 멋대로 깎고 올리고 하는 기준은 도대체 어느 사상에서 어떻게 만들어 졌단 말인가! 나는 신도 뭣도 그 애매한 것을 정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의 그 점수 개념이 상당히 비위에 거슬렸다. 그리고 그들의 '무조건 적으로 들어주는 천사'라는 것들도 상당히 마음에 안들었다. 자유 개념인지 뭔지를 말이다. 아아아 이해할 수 없어 이해할 수 없다고! ...하지만 이것은 아마 이 책의 논외겠지.

베르나르 베르베르 씨의 그 특유한 분석과 해학, 상상, 주관적 정의는 그대로였다. 새로운 천국이라든가 그들의 결말 따위가 사실 조금 어물쩡 매듭을 짓지 않았나 했지만... 나는 맨 마지막 부분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한 때의 [타나토노트]를 연상시킬 법한 결말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다음번에는 또 뭐가 나타나는 것이냐, 하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