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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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즐겁게, 가장 흥미있게 그러면서 가장 주의깁게(교과서 보다도!) 읽은 책이었다. 그닥 긴 인생을 살지 않은 고2의 말이지만, 정말 "최고!"다.

어느세 "나도 세상 밖으로 가고 싶어!"라는 욕망이 생긴다. 그리고 내가 부끄러워 진다. 나 자신이 내 역사를 돌이켜 볼때, 과연 나는 주변 사람의 슬픔을(바다 건너의) 이해하려고 해 본적이 있던가. 가볍게 "어머나 쯧!"하고 혀를 차는 것 이상의 일을 한 적이 있던가. 비웃을 때도 있지 않았는가. 그리고 죽은 자들의 애도보다 나의 몸보신을 걱정하지 않았는가. "어머, 이빨이 아파. 치과나 가야겠어!".

이런 나와 반대로, 그녀는 자신의 고통보다 상대방의 기쁨을 생각했다. 그 기쁨을 자기의 기쁨으로 자신의 행복으로 삼았다. 존경스럽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은 아버지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내가 바라는 것 중 하나는,나도 언젠가 아버지와 같은 생각을 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아버지의 말이 몸에 배어 있기를!

아버지는 불교 신자다. 아니, 신이 된다는 소리 등을 믿지는 않지만, 그 불교 윤리를 깊게 탐구하고, 깊게 생각하시며 실천해 나가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는 언제나 만족하는 자세와 모두를 공평히 사랑하고 자연과 일체됨을 강조한다. 그런데, 한비야 씨도 그렇게 하고 있었다. 조금 더 적극적이고 다른 모습으로.

하지만 그녀처럼 되기는 쉽지 않다. 기회가 있어도 힘들잖아? 포기하기 쉬웠다. 그리고 그 기회가 기회인지 모를지도 모른다. 기회가 지나쳐 갈 지도 모른다. 그리고 기회를 만들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저 지구 반대편에서 대량 살상이 진행되었어도 일단 내 이빨 하나가 더 걱정이니까. 하지만 그런 나에게 오랜만에 다시 한 번 마음을 먹을 만한 전환점이 되었다. 그녀처럼 현장에 뛰어 들 수는 없어도 최소한 겨울철마다 극성을 부리는 사랑의 열매며, 노인들을 위한 모금정도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녀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이 책이 좋다면 아마 "나비지뢰"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쌩뚱맞게 추천하는 거지만, 정말 전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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