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행복, 그게 뭔데? ㅣ 낮은산 키큰나무 4
베르트랑 페리에 지음, 이선주 옮김, 조승연 그림 / 낮은산 / 2007년 8월
평점 :
원제목이 happy end다.
행복, 그게 뭔데와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행복하게 끝을 맺고 싶다는 자신의 의지를 나타내는 것인지
자기는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일까에 대한 물음인지..
그림의 과격함에,
그림에 대해 문외한이 사람이지만
색채와 선의 강렬함에
청소년의 울분이 조심스럽게 느껴진다.
친하게 지내는 중학생 녀석의 얼굴도 떠오르고,
2년 있으면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딸아이도 떠오르고,
그리고 내가 겪은 중학시절 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른다.
막막할 노릇이다.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건 정말로 막막하다.
나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내 존재감을 느끼기 위해
별별 행동을 할 수 있다.
그건 모든 세대를 불문하고 나타난다. 표현 방법만 다를 뿐.
부모라는 이름하에 철저하게 망가지는 한 소년을 난 보았다.
소설이라고 하지만
요즘 아이들이 쓰는 글귀,
티비의 모프로그램에서 봤던 폭력으로 길들여져
자기도 모르게 폭력으로 동생을 다루던 아이도 겹쳐졌다.
세상의 아이들의 뒤엔 어른들이 있다.
자기도 모르게 학습을 시키고 있다는 것을
어른들은 과연 알고 있을까?
청소년기의 특징을 모르고,
아니 내가 중학교땐 어떠했는지 떠올리지 못한다면
10대인 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아이와 대화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의 속성을 우리는 너무도 쉽게 지나치고
때로는 무시하며 지나간다.
당연하다는 듯, 나는 바쁘니 알아서 하라는 듯.
내 아이는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할 텐데.
공부 잘 하고 반듯한 아이로 자라야한다는 욕심에서 벗어나야 할 텐데.
- 아마 그렇게들 대꾸하겠지? 너나 잘해~
상처받은 아이는,
그리고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어른이 된 사람은 여전히 상처투성이로 남아 있다.
배려와 따뜻함을 모르고 자신도 모르게 사납게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내 상처를 누가 볼까 두려워서.
내가 한 실수를 아는 사람이 혹시 있을까 두려워서.
나를 비롯한 어른들이여.
나를 인정하고 나를 좀 바로 들여다보면 어떨까.
책을 읽으며 거울을 한번 더 보게 된다.
그리고 내 아이를 좀더 끌어안게 된다.
단체생활하면서 어른으로 인해 상처받은 내 아이를 보면서
내가 할 일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나부터 노력하자.
나로 인해 상처받는 아이가 없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