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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 새롭게 업데이트한 뉴 에디션 ㅣ 스타 라이브러리 클래식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민우영 옮김 / 스타북스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84일, 하나의 단어로 인식하기에는 밋밋해보여도 체감하는 사람에게는 너무나 긴 시간이다. 한사람의 꿈과 희망, 의욕을 앗아가기에 마땅히 긴 시간, 소설 속 노인은 여전히 바다에 물고기를 낚으러 나아갔고 85일 평생보지 못했던 거대한 물고기를 낚게된다. 그렇지만 거대한 물고기의 피냄새를 따라온 상어에 물고기는 갈갈이 찢기고, 결국 항구에는 거대한 청새치의 뼈와 노인만이 도착하게 된다.
줄거리 자체는 누구나 알법한 노인과 바다라는 소설에 대하여, 어릴적 필독서라서, 유명한 도서라서 읽어본적이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너무 유명해서인지 선뜻 다시 읽으려고 손이 가지 않는 소설이기도 하였다. 시간이 지나고 조금은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는 노인과 바다는, 바다에서 한평생을 보낸 사람과, 이제는 은퇴할 시기가 되었는지 물고기 낚는 운이 따라주지 않는 노인에게 시절의 파고를 넘어서서 다시한번 차오르는 달을 보는 듯한 묘한 쾌감을 주기도 한다.
세상 모든 것이 어느정도 파고를 다시고 흥망쇠퇴를 반복하기도 하는데, 사람에게는 관성이라는 습관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은 노화와 죽음을 두려워하고, 때로는 불로초를 찾아 헤매기도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언뜻 보면 비슷하게 반복하는 삶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라는 생각에 잠기게도 되는데, 노인은 자신의 물고기운이 다했다는 것을 알고 주위의 은근한 놀림을 받으면서도 84일을 지나고 85일 째에도 여전히 바다로 나아간다. 포기하지 않는 뚝심일까. 아니면 관성으로 인하여 멈추지 못하는 물리법칙일까.
어느 진단서에서 Wax& wane 이라는 낯선 단어를 보고 찾아보니, 달이 차고 기우는 것과 같은 순환을 말하는 뜻이었다. 마음이 가라앉고 잡생각이 많아지는 요즘 어쩌면 Wane의 한 때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포기를 모르는 노인처럼, 뚝심으로 관성으로 지내다 보면 꽌찬 Wax의 때가 찾아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명작의 한페이지를 다시한번 넘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