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과 수학 - 세상을 움직이는 비밀, 수와 기하
EBS 문명과 수학 제작팀 지음, 박형주 감수 / 민음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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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비밀, 수와 기하

<문명과 수학>

 

 

"세상의 모든 지식으로 들어가는 열쇠, 그것은 수학이다."

참 마음에 와 닿으면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말이다.

수학이 인간에게 어떤 작용을 하는지, 문명의 역사가 어찌하여 수학의 역사가 되는지

<문명과 수학>을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말이기도 하다.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대한수학회 특별공로상,

대한민국과학문화상등 10개 이상의 상을 휩쓴 <문명과 수학>

깊이 있는 내용과 구성, 장대한 스케일, 한국 과학 다큐멘터리의 새 영역을 개척한

'2011년 EBS 다큐프라임 5부작'이다.

 

이 책 <문명과 수학>은 총 5부로 구성된 원작 EBS 다큐멘터리에

원작에서는 다뤄지지 않은 '중세 학문의 메카' 이슬람 부분을 추가했다 한다.

따라서 원작 다큐멘터리 <문명과 수학>을 보았다 하더라도

이 책을 통해 더욱 깊이 있고 흥미로워진 수학의 세계를 만나게 될거라 하는데

왜 나는 EBS 다큐프라임 <문명과 수학>을 더욱 더 보고 싶어질까?

아마 출발부터가 예사롭지 않은 프롤로그와

마지막까지 여운을 주는 에필로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보통의 경우 프롤로그는 책을 소개하는 정도의 가벼운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10여 쪽에 달하는 <문명과 수학>의 프롤로그에서는 단어 하나도 놓칠 수 없었다.

여백과 함께 한 몇 문장 되지 않은 짧은 글귀들은 깊은 의미와 호기심을 주어

수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지루하고 딱딱한 선입견에서 벗어나

<문명과 수학>을 더 빨리 읽고 싶어지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문명과 수학>은 시대별, 나라별로 제1부 ~ 제5부로 나누어

각 부마다 한 시대의 문명을 움직인 수학의 원리와 수학자들의 이론을

이미지로 형상화시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였는데

각 부마다 특색있고 색다른 수학적인 내용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수의 개념은 이집트 문명에서 시작하여 고대 그리스 문명으로 넘어가

피타고라스와 플라톤이 산술과 기하를 논했고, 2000년 동안 기하학의 핵심이었던

유클리드 기하학이 만들어진 건 모두 고대 그리스에서 였다 한다.

 

2000년 전부터 내려온 이집트 왕국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수학~

파피루스에는 삼각형, 사각형, 사다리꼴, 원 등 도형의 넓이와

원기둥, 피라미드의 부피를 구하는 법

그리고 단위 분수의 계산과 일차 방정식 풀이 등을 포함해

모두 84개의 문제가 담겨있다는데...

 

 현재 초등 4,5,6 학년 아이들이 열심히 배우고 있는

위 도형의 넓이 내는 방법을 이집트 왕국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었다니 정말 놀라울 뿐이다.

 

 

 

 

이집트 나일강가의 비옥한 땅을 백성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원의 넓이를 구하여야만 했던 파라오는

아메스 파피루스의 50번째 문제에서(위 사진) 해결책을 얻는다.

 

 

 

 

인도는 1부터 9까지 모두 다른 수를 썼고 그다음 숫자를 쓸 때

새로 숫자를 만들지 않고 앞에서 썼던 숫자를 가져와

수 하나를 덧붙이는 것으로 끝이 나는데 바로 이 숫자는 "0"이다.

 

뒤에 0을 넣으면 무한대로 뻗어 나가는 숫자!

'수의 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숫자는 인도에서 아라비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게 되는데

인도 사람에게는 아쉽게도 아라비아 숫자라는 명칭이 붙는다.

 

난 이 '아라비아 숫자'를 볼 때마다 우리 '한글'이 생각난다.

생각할수록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우리 '한글'만큼이나 '신비로운 아라비아 숫자'

 

인도의 천문학과 수학이 아랍에 전해져 삼각법과 방정식이 들여오고,

일식과 월식을 예측하는 고도의 천문학 지식의 가장 기초적인 0부터 9까지 '열 개의 수'가

인도의 숫자에서 둔갑되었다 한다.


 

 

 

 

이전의 세계를 뒤바꿀 만한 어마어마한 생각 '미적분'은

라이프니츠와 뉴턴 두 사람이 같은 시기에 생각해냈으며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

 

오늘날 운동(물리학), 물질의 화학 반응(화학), 생물체의 혈류 속도와 혈압(생물학),

한계비용과 이익(경제학), 용암의 냉각 비율(지질학), 댐의 수량 비율(공학),

대기압의 변화율(기상학) 등 인문과학과 자연 과학의 경계를 가리지 않고

인류 문명의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문 23쪽)

 

동전의 양면과 같은 미분과 적분!

하나의 수학 이론이 이토록 광범위한 학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니...

정말 놀랍다.

 

 

 

 

새로운 문명 뒤에는 언제나 수학이 존재했다.

그러나 아직도 수학에는 남겨진 문제들이 존재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문제가 만들어지고 있다.

 

수학자들은 문제를 푸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만드는 사람이다.

지금도 푼 문제보다는 풀리지 않은 문제가 훨씬 많다.

그리고 그 모든 문제는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 에필로그에서 --

 

 

<문명과 수학>은 수많은 수학자들이 연구하고 발견한

수학의 원리와 이론 등의 수학적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기 보다는,

천재적인 수학자들이 발견한 수학 원리와 이론을 발표하고 제시하기 까지의 과정은 물론이고

수학의 원리와 이론에 얽힌 재미난 일화, 시대적 배경, 굵직한 사건들을 함께 볼 수 있어

자칫 딱딱하고 재미없을 수학이야기를 너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문명과 수학>을 읽기 시작하여 "다시 생각해 보기"의 부록까지

단숨에 읽어 내려갔으니 말이다.

 

 정말 많은 천재 수학자들...

고대 그리스의 프톨레마이오스, 탈레스, 아리스토텔레스,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베르누이, 뉴턴, 데카르트, 페르마...

그 많은 천재 수학자의 이름들을 <문명과 수학>에서 실컷 보았다.

<문명과 수학>은 '수학'이 어렵고 난해한 학문이라기 보다는 

문명을 발달시킬 수 있었던 수학, 삶을 풍성하게 해줄 수학,

세계의 근원을 묻고 진리를 탐구하던 영역으로서

우리 주위에 가장 가까이 있어야 할 학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했다.

 

<문명과 수학>을 통해 수학의 본질에 좀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다큐멘터리나 서적들이 많이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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