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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시대의 과학 읽기 - 과학과 사회를 관통하는 생각의 힘을 찾다!
김동광 외 지음 / 궁리 / 2017년 2월
평점 :

오늘 만나볼 책은 "불확실한 시대의 과학읽기"입니다.
시민과학센터에 속해 있는 8명의 연구자가 8가지의 논쟁주제를 통해 과학기술에 대한 민주적
거버넌스(Governance)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거버넌스(Governance)'라는 단어가 다소 생소한데요, 최근 전반적인 흐름은 거버먼트(Goverment)에서 거버넌스(Governance)로, 이른바 통치에서 협치로의 전환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정부나 정책입안자, 또는 과학자들이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고 자신들이 통치하면 된다고 해서 거버먼트 개념에서 이야기 했다면, 오늘날 불확실성의 증대와 단순한 사안이 없는 복잡한 사회에서는 어느 한 영역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부문의 행위자들이 같이 노력해서 민주적 논의와 토론, 건설적인 논쟁과정을 거쳐서 사안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과학기술학에서 거의 공통적으로 전제되는 가정은 불확실성이 소거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과학기술의 시대에서 불확실성은 과학기술의 고도화에 따라 제거될 수 없을뿐만 아니하 오히려 확대 재생산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응하는 방안은 일부 전문가 그룹이나 외부에 의한 해결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 스스로 거기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는 프로세스를 갖추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민주적 거버넌스라는 개념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논쟁은 목차에서와 같이 '구제역사태''변형 조류인플루엔자바이러스''GM식품'
'화학물질의 유해성''우울증 원인과 치료법''핵발전소의 안전성과 경제성''핵폐기물관리의 문제''탄소시장의 정체' 등 총 8가지입니다.
8가지 주제 모두 사람들이 과학에 기대하는 확실성을 얻기 어려운 주제들입니다. 그래서 논쟁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고, 논쟁이나 불확실성 자체를 깊이 들여다보는 독해 방식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가장 관심이 가는 'GM식품, 먹고 안 먹고의 일차원적 질문에서 벗어난다면?'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GMO 반대운동은 우리나라에서 1990년대 후반에 조금 진행되다가 이후 표시문제 이외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제대로 된 논쟁을 벌일 역량이 부족한 상황이라앞으로도 안정성 문제에만 너무 집중하게 되면 GMO를 둘러싼 여러 쟁점들을 고려하지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저 역시 안전성 문제 이외에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요, GMO 논쟁 안에는 유전자 오염과 같은 환경 위해성, 안전성 검증체계, 의사결정과정, 기업의 이해관게, 표시제 등 다양한 쟁점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GM 식품 나아가 GMO에 대한 태도는 단시간 내에 결론을 얻기 힘든 인체 위해성 여부뿐만 아니라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관련 의사결정은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표시제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지속 가능한 농업의 미래는 어떤 것인지 등 다양한 쟁점들을 폭넓게 고려한 후 판단해야 함을 배우게 됩니다.
특히 GMO의 확산으로 누가 이익을 얻고 있는지 꼼곰히 따져봐야 한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큰데요, 결국 GM 식품의 안전성이나 기타 제반문제들이 힘을 가진 이익집단에 의해 결론이 내려진다면 과학적인 진실을 떠나 그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결론을 일반 대중들은 받아들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민주적인 거버넌스가 필요한 것임을 다시한번 배우게 됩니다.
'과학'이라는 것을 지금까지는 정답이 있는 단순한 학문으로만 여겨온 제게는 조금은 충격적인 진신을 접하는 계기가 되었고, 아울러 과학적인 결론을 그냥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것,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을 더 깊이 들여다 보고 독해를 할 줄 알아야 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미래를 짚어질 청소년들이 꼭 읽어봐야할 책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