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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과학 - 이 정도는 알아야 하는 ㅣ 최소한의 지식 시리즈
박재환 지음 / 꿈결 / 2017년 7월
평점 :
오늘 만나 볼 책은 최소한의 지식 시리즈 "이 정도는 알아야 하는 최소한의 과학"입니다.
이제 스마트폰, 컴퓨터, 인터넷, 자동차가 없는 환경은 상상조차 힘든, 즉 과학기술은 이미 일상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버렸습니다.
저자는 10년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연구한 지식과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을 멀고 어렵게 느끼는 문과적 성향의 독자를 위해 우리 시대에 중요한, 그리고 가까운 장래에 주목할 만한 과학기술 주제들과 최근 수년간 큰 화제가 되었던 이슈들 등 꼭 알아야 할 과학의 역사와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이 책에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과학기술 만능주의가 능사가 아니라 과학과 사회의 긴밀한 연대와 상호 이해가 필요함을 함께 짚어내고 있습니다.
목차를 살펴보면,
제1부에서는 지난 500여 년의 근대 과학사에서 중요했던 순간들을 설명하고, 이것이 인류 문명에 미친 영향을 살펴봅니다.
제2, 3, 4부에서는 우리 시대에 중요한 과학기술 이슈들을 살펴보는데요,
에너지와 환경, 생명공학, 뇌 과학, 인공지능, 정보 통신 기술 등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 문명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 것인지에 관해서 짚어봅니다.
제5부에서는 기술과 윤리,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정책, 과학기술과 인문사회학의 관계 등을 다루어,
과학기술자들이 단순히 기술만 생각해서는 곤란하고 인간 자체를 알아야하고 사회의 요구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 속에서 잊지 말아야할 것이 바로 '인간'의 존재라고 생각하는 개인으로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책의 내용을 짚어보겠습니다.
스위스 사람인 베스터가드 프랑센은 청년시절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오염된 물 때문에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주민들을 만나고, 이후 회사를 설립해 아프리카의 식수 문제를 해결할 '라이프스트로'라는 휴대용 정수 빨대를 만들었습니다. 한 사람이 연간 필요로하는 700리터의 물을 정수하고 수인성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를 걸러내는 신기한 빨대인데, 전기장치도 필요 없고 수명도 1~2년으로 긴 편이며, 2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제작됩니다. 그런데 이 제품의 공급으로 현재 아프리카와 동남아 국가들에서는 수인성 질병이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단순한 제품이라도 인류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대표적으로 보여준 '라이프스트로'는 '적정기술'의 전형으로 꼽힙니다.
'적정기술'이란 해당지역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특히 국빈국을 위한 원조형 기술이나 환경 파괴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물고기를 잡아 다 주는 것이 아니라 낚시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이러한 적정기술이야 말로,
인류가 과학 기술을 발전시키는 하나의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2007년 애플의 CEO 스티브잡스는 제1세대 아이폰을 발표했습니다. 아이폰은 터치로 조작할 수 있는 큰 화면을 가진 아이팟 + 혁신적인 기능성을 갖춘 휴대폰 + 인터넷을 할 수 있는 텀퓨터 단말기를 하나로 통합한 것이었습니다. 아이폰의 경쟁력은 무엇이었을까요?
아이폰 이전에도 이미 스마트폰은 상용화 되어 있었습니다. 2004년부터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었지만 화면이 작아 키보드 조작이 불편하여 인터넷을 할 수 있다는 기능성이 부각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이폰은 사용자 중심의 제품이었습니다.' 터치스크린 적용으로 사용자가 화면과 감성적으 로 접촉할 수 있게 하였고, 심미적인 디자인에 공을 들여 애플 특유의 디자인을 완성하였으며, 사용자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화면 인터페이스를 구성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아이폰의 등장은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어 냈는데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개방적인 하드웨어 플랫폼을 제공하고, 앱 개발자들은 아이폰에서 구동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사용자들은 자신들의 목적에 맞게 아이폰과 소프트웨어들을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술이 아니라 '인간을 바라본다'는 것이 바로 오늘날 세게를 움직이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들의 특징인 것입니다. 사람과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을 중시하고 인문학 전공자에 관심이 높은것도 이 기업들의 특징입니다.
이러한 특징은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입니다. 다양한 학문과 전문 영역이 서로 경계 없이 연결되고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 새로운 산업혁명 안에서 우리의 일상과 문명은
과학기술과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거대 기술을 통제하고 우리를 인간다움이라는 가치로 이끌 수 있는 학문은 바로 '인문학'입니다.
또 현재 인류가 확보한 과학기술은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것을 구현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기에 이젠 기술 자체보다 상상력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즉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창의적인 생각이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기에
인문학은 기업경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융합은 단지 윤리적 요청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기술적 요청이 되고 있습니다.
요즈음 들어 계속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 제4차 산업혁명등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 아이에게 앞으로 펼쳐질 세상에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서 방향 제시를 할 수 있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한번쯤 제대로 짚어볼 수 있는 책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