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랜선 육아 - 교육 전문가 엄마 9인이 쓴 나홀로 육아 탈출기
온마을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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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아는 힘들다. 아이들이 예쁜 것과는 별개로 육아는 힘들다. 이 책의 첫 부분에 나오는 것처럼, 예쁜 아이들과는 별개로, 아이들이 없던 시절로 돌아가 출산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라는 질문에 나도 선뜻 무조건 출산을 선택할 수 있을까. 하물며 난 아빠다. 입덧을 알지 못하고, 배가 무거운 느낌, 출산의 고통도 알지 못한다. 선택할 권리조차 내게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런대도 육아는 힘들다. 아내는 그렇다면 얼마나 더 힘든 것일까.


 첫째도 그렇고 둘째도 그렇고 아내는 입덧이 심했다. 잘 먹지도 못했지만, 먹은 것도 토하기 일쑤였다. 곁에서 보는 나도 힘들었다. 잠투정도 심했다. 6개월정도까지는 거의 안아서 재웠고, 새벽에 깨면 다시 안아서 재웠다. 둘째는 새벽에 안아서 재우다 소파에서 안은 채로 앉아서 잤다. 그렇게 나의 허리도 망가졌다. 임신과 출산까지 남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육아는 많이 도와주고 싶었다. 육아를 돕는다는 표현조차 육아의 주체가 엄마라는 인식이 있다. 육아를 함께하고 싶었다. 많은 부분을 말이다. 비교 대상이 없으니 나의 육아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다. 비교하기도 당하기도 싫어 그냥 열심히 하자고 했다. 코로나 시대다. 어린이집을 안 보내는 날이 더 많아졌고, 재택근무도 많아졌다. 육아 시간도 길어졌다. 육아는 어려운 동시에 힘들었다.


  언택트 시대다. 그러나 육아는 언택트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을 찾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언택트 시대의 육아서를 기대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육아서라기 보다는 육아 모임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온마을은 육아 모임인 '온마을'에서 왔다. 선생님들의 인터넷 모임에서 같은 해에 태어난 아이들을 가진 엄마들이 육아 모임을 만들었고, 그 모임의 9명이 함께 쓴 육아 모임에 관한 책이다. 모임이 어떻게 만들어 졌으며, 어떻게 운영이 되었는지, 육아로 힘든 엄마들이 모임을 통해서 어떻게 위로를 받았는지 등이 서술되어 있다. 대부분의 육아서가 아이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반해, 이 책은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차별성은 두드러진다.


  대디라서, 아빠라서 그런 것일까. 나는 맘카페도 모르고, 엄마들의 모임도 모른다. 물론 아빠들의 모임 같은 것들에도 관심은 없다. 첫째를 어린이집에 등하원 시키다 같은 반 아이의 아버지와 친해져 자주 만난 적은 있었다. 육아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도 나눴고, 많은 것들을 배웠다. 그 아빠는 나보다 더 육아에 헌신적인 아버지였다. 나보다 나이 어린 동생이었지만, 존경심이 생겼더랬다. 대단해 보였다. 이렇게 마음 맞는 사람들은 만나기 쉽지 않다. 이 책에서도 이야기하는 바다. 그럼에도 이 책은 육아 모임을 만들거나, 참여해 보기를 권하고 있다. 육아로 인해 힘든 부모들의 이유는 대게 비슷해 보인다. 그 이유들이 모임을 통해 위로 받을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왜 나는 쉽게 이 책의 내용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일까. 아이가 생기고 육아가 시작되면서, 내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내 시간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만나던 친구들을 못 만나고, 책을 보고, 음악을 듣고, 술을 마시던 그 시간들이 줄었다. 친구들 좀 못 만나도 된다. 책 안보고, 음악도 안 듣고, 술도 안 마셔도 된다. 그냥 나만의 시간이 줄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여유가 사라지고 매사에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내 모습이 싫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조금씩 시간도 다시 회복되어 간다. 그 회복된 시간을 모임에 할당해야 한다? 아마도 그래서 나는 이 책의 내용들을 쉽게 못 받아들이는 것 같다. 육아는 내가 아닌 아이에게 초점을, 그래서 아직 육아서는 내가 아닌 아이에게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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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VS 80의 사회 - 상위 20퍼센트는 어떻게 불평등을 유지하는가
리처드 리브스 지음, 김승진 옮김 / 민음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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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양극화'라는 단어가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상위 1%가 전체의 몇 %를 소유하고 있다는 등의 자극적인 글 뒤에는 양극화가 더 심화되고 있다는 글이 잇따랐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버락거지'라는 단어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우리 사회가 중간이 존재하지 않는 양 극단만 존재하는 사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 책의 제목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현상만을 이야기한 책이라면 그냥 덮어 버리려 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넘어버리는 내용의 책이었다. 나의 위치와 함께 많은 생각들을 해 볼 수 있었다.


  우선 '양극화'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우리 나라에서 이런 책은 잘 볼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다. 외국 저자들의 이런 책들을 보면, 참고 문헌이 꽤나 두껍다. 그 참고 문헌에서 한 문장들만 가져와도 책이 한 권 정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반대로 우리나라 저자들의 경우엔 그런 면이 아쉽다. 근거가 부족한 주장은 그냥 공허한 주장일 뿐이다. 근거가 많은 글은 내용이 풍성해지는 동시에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이 책의 경우가 그렇다. 각 챕터마다 50개가 넘는 각주가 달리는데, 그 대부분이 참고 문헌이다. 책 하나를 위해 그 많은 문헌들을 보고 참고하는 저자들도 대단해 보인다.


  이 책은 상위 20%와 나머지 80%의 삶을 소개한다. 그리고 그 20%의 상위가 어떻게 자신들의 위치를 유지하는지 설명한다. 저자 본인도 20%의 삶에 속한다고 이야기 하면서, 그 위치를 유지하기 위한 불평등을 현실감 넘치게 이야기한다. 그 불평등의 정도는 더 커지고 있으며, 계층을 구분하는 바닥도 존재한다. 그 불평등으로 발생하는 계층들은 심지어 대물림이 되고 있어 상위 계층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더더욱 힘들어 보인다.


  저자는 마지막에 불평등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들도 제안하고 있다. 제시되는 방법들이 쉬운 방법들은 아니다. 그렇기에 불평등은 더 지속될 것 같다. 20%가 그 불평등을 불평등이라고 인식하기도 힘들 뿐더러, 설령 인지한다고 해도 굳이 그 위치를 포기하려고 할 것인가. 쉽지 않다. 그러나 어렵다고 해서 포기해서는 안된다. 아무도 듣지 않는다고 해서 이야기를 안 하면 안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도 책을 쓴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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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박자 투자법 - 슈퍼개미 이세무사의 성공을 부르는 밸런스 주식투자, 개정판
이정윤 지음 / 이레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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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투자를 하면서 주식투자와 관련된 서적들을 읽어 보고 있다. 어제 리뷰한 책과 같은 문구로 시작한다. 주식투자와 관련된 서적들을 분류하는 나만의 기준을 어제 적었다. 나에게 도움에 되는지의 여부이다. 이 책은 리뷰 카테고리가 어제와 다르다. 무언가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도움이 되었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리뷰로 적어보려 한다.


  주식투자를 하면서부터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허영만의 <6000만원>이라는 만화를 챙겨보고 있었다(지금은 더이상 연재되지 않는다). 그 자문단 중에 한 분으로 기억을 하고 있다. <6000만원>은 슈퍼개미들의 인터뷰로 진행되는 만화였는데, 이 책의 저자인 이정윤 세무사는 인터뷰이로 등장했을 때부터 재미나게 봤었다. 그러다 중반인지부터는 자문단에도 들어 왔었던 걸로 기억을 하고 있다. 그렇게 이름을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 개정판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이 책을 읽어 보게 되었다. <6000만원>에서도 삼박자 투자법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왔는데, 투자법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진 그 부분을 자세히 읽어 보진 않았던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투자법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보자는 계획도 있었더랬다.


  그럼 본격적인 리뷰로 들어가서, 도움이 되었던 점들을 먼저 이야기 해 본다. 우선 투자의 기본 지식들을 배우기에 앞서서 나의 투자 성향을 판단하도록 조언한 것이 좋았다. 나의 투자타입과 투자전략은 어떤 것인지 설정하는 일은 투자에 대한 기본 지식들을 배우는 것보다 중요했다. 전체적인 방향 설정이 없으면 실전에서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다. 1년여의 시간이 그렇게 지나간 듯 하다. 저조한 수익율과 함께 말이다. 그리고 개념 설명이 명쾌했다. 특히 가격과 가치에 대한 개념 정리가 크게 와 닿았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공부하고 있으면서, 그 개념이 투자에서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 가격과 가치에 대한 개념 정리와 함께 나의 투자 성향 및 전략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지금까지와의 투자와 앞으로의 투자는 다르게 진행될 것 같다.


  그리고 삼박자 투자법도 투자의 기본으로 삼을만 했다. 가치와 가격, 정보의 세가지 측면에서 종목을 분석하고 투자에 임하는 것인데, 가치분석 측면에서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가격분석으로 차트분석을, 정보분석으로 재료분석을 하는 것이다. 재무제표를 일반인들이 보고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재무제표를 볼 수 있는 공부는 별도로 필요해 보인다. 차트분석과 정보분석도 꾸준히 공부하며 경험을 쌓아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7가지 정도 더 투자기법들이 등장하는데, 삼박자 투자법과 함께 시가총액에 대한 기법이 도움이 되었다. 그동안 종목을 선정할때 차트분석에 의존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즉 가격에 많은 비중을 두었던 셈인데, 시가총액은 염두에 두지 않았었다. 하지만 가격만 쫓기에는 <주가조작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 마라!>처럼 리스크를 동반할 확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주가와 함께 시각총액도 종목 선정에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부분들이다. 개인적으로 나같은 주린이들에게 가장 도움이 될만한 부분은 18장 '주식투자자의 지식 - 무엇을 알아야할까' 였다. 이 장의 설명들이 그림 같은 시각적 요소들을 통해 이루어졌다면, 보다 쉽게 설명이 와 닿았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봐도 명쾌한 설명들이 머리속에 잘 그려지지 않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바로 이런 부분들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금까지 봐온 주식투자 관련 서적들 중에서 이렇게 그래프나 그림들이 등장하지 않는 책도 드물 것 같다. 다만, 그래도 마지막 부록에서 이 책 전반에서 설명한 부분들을 예시처럼 제공해서 설명이 잘 와 닿지 않았던 부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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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 마라!
안형영 지음 / 미르북컴퍼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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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투자를 시작하면서 관련 서적들을 읽어 보고 있다. 제로섬 게임에서 내가 잃은 돈은 누군가의 이익이 되었을 것이다. 현재까지 누적 수익률은 마이너스. 그렇다 나는 손실을 보고 있다. 그래서 관련 서적들을 읽어 보고 있다. 나에게 있어 주식 투자 관련 서적들은 두가지로 분류된다. 도움이 되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유용하지는 않았다.


  저자는 기자다. 기자는 글을 쓰는 걸 업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인지 글은 잘 읽힌다. 책을 구성한 측면도 좋았다. 주가 조작과 관련하여 실제 사건을 이야기로 재구성했다. 예전 TV 프로그램 중 하나인 '경찰청 사람들'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실제 사건을 소개했고, 마지막으로 그러한 사건들에 말려들지 않을 해결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수많은 주식 투자 관련 서적들과 비교하면 차별성은 강조되어 있는 셈이다. 그러면에서 재밌고 잘 읽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웠던 점들이다. 우선 이야기가 너무 길다. 사건을 세세하게 전달하겠다는 의도는 좋은데, 너무 길어지면서 지루해지는 측면이 있다. 사건의 진행사항들이 중요한 것이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주변인들의 감정들이 중요하는 것은 아니다(이 책은 소설이 아니다). 6번째 사건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건 담당 검사의 사표 부분은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이야기 전개에서 오버스러움마저 느껴졌다. 이러한 지루함은 독서의 흐름을 끊게 한다.


  두번째는 해결책이다. 사건에 맞는 해결책인가 싶은 느낌이 가장 먼저 들었다. 정말 이 해결책이 일반 개미 투자자들이 주가조작에 말려들지 않게할 해결책일까, 싶었다. 소개한 사건들과 비슷한 사건들을 알려주는 것은 사례분석에 도움이 될 것 같았지만, 그외 소개되는 주식 투자와 관련된 기초적인 상식들은 해결책처럼 보이지 않았다. 사건을 소개하고 해결책으로 주식 투자와 관련된 기본 이론 같은 것들을 제시하고자 했던 의도 같은데, 의도는 좋았으나 방법에서 조금은 미흡하고 부족해 보인다.


  개인적인 아쉬움 부분은 좋은 형식과 재미, 의도에 비해서 해결 부분이 다소 빈약하다는 것이다. 부제로 적혀 있는 '어디에서도 가르쳐주지 않은 작전 세력에 속지 않는 주식투자 노하우'에서 주식투자 노하우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작전 세력들의 방법들을 소개하는 사건들의 이야기는 좋았는데, 그 세력들을 알아보거나 피하는 방법들 소개가 아쉬웠다. 나는 만족보다는 실망이 크게 기억에 남는다. 그런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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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스케치 인 산티아고
차지원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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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그랬다. 우리는 여행을 다니곤 했었다. 코로나가 작년 이맘때쯤 우리 나라에도 시작되었던 것 같다. 1년여의 시간을 마스크와 한정된 공간에의 머무름으로 답답하게 지내면서 그 이전의 삶들이 얼마나 오픈된 생활이였었는지를 깨달았다. 대학의 한 여름방학 기간 중 꼬박 2달을 유럽으로 갔었던 배낭 여행, 등산 초보 주제가 신문 기사 하나만 보고 홀로 2박 3일 동안 종주 했었던 지리산, 해마다 산을 좋아하는 형, 동생과 함께 했었던 등산들, 가정을 꾸리고 가족들과 해마다 가던 제주도 여행까지... 모두가 그리운 시간들이다.


  산티아고 순례길도 코로나 이전에 활발하게 유행하던 여행지 중의 하나였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 순례길 중 한 마을에 민박집을 꾸려 운영을 할 정도였으니까, 우리나라에서는 꽤나 유명해진 관광지였던 셈이다. 유명해지기 전에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긴 했었는데, 너무 유명해진 이후에는 갈 생각을 조금씩 접곤 했었다. 이렇게 코로나로 발이 묶일줄 알았다면, 그런 마음일랑 먹지도 않았었을 텐데 말이다. 사람 일이란 참 알 수가 없다. 계획은 바로 바로 실천해야 한다. 내일은 무슨 일이 어떻게벌어질지 알 수가 없다.


  사진보다는 그림을 좋아한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서 그림을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갖고 있다. 최근에는 태블릿에다 그리는 그림들이 유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연필이나 색연필로 종이에 그리는 그림들이 좋다. 그러다가 '어반 스케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관련 책을 본 경험이 있는데, 이 책은 제목에 있는 '어반 스케치' 때문에 바로 선택을 했다. 그리고 다른 곳도 아닌 산티아고 아닌가. 지금은 갈 수 없는 내가 목표했었던 여행지 말이다.


  저자는 소개를 보니 원래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인 것 같다. 광고 디자인을 전공하고 영상 디자인 관련 일을 해 왔다고 한다. 그림이 좋았다. 그림만 좋았던 건 아니다. 글도 몰입도가 있고 술술 잘 읽힌다. 다만, 너무 여행기 같다는 느낌이다. 일반 여행기 서적이나 조금 약간 감정이 많이 섞인 블로그 같은 느낌이랄까. 풍경이나 걸으면서의 사색들 보다는 길이나 건물 안내 등이 많다. 여행 안내서가 아니기에 지도가 없이 지명과 도로, 건물들 이름이 글로만 나열되면 그 곳을 가보지 않았던 사람들은 느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그냥 글자만 읽게 될 뿐이다. 저자가 여행의 막바지로 갈수록 생각이 없었졌다고 했었는데, 정말 그랬다. 그래도 매일 그렸던 그림들은 그 어떤 여행기들에서 보았던 멋진 사진들 보다 더 큰 감정들이 일게 했다. 그림만이 주는 아련함이라고나 할까.


  저자가 걸었던 순례길 코스는 800km에 달하는 한 달여의 일정 코스였다. 긴 시간 먼 거리를 걷는 다는 것. 2달여 동안 많이도 걸었었던 대학교 때의 배낭여행이 생각났다. 처음으로 길게 가족들과 떨어져 오로지 홀로 지냈던 경험. 외로웠고 그리웠다. 여행 막바지에는 그리움들이 간절했지만, 인천 공항에 발을 내딛는 순간, 그 그리움의 대상은 여행지로 다시 향하며 아쉬움으로 변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저자의 막바지 느낌에서 나의 그 경험이 생각났다. 지금의 코로나 시대에는 그냥 마냥 그리울 뿐이다. 그곳이 어디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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