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미술관 - 양정무의 미술 에세이
양정무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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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리뷰는 철저하게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와 비교되는 리뷰임을 먼저 밝힌다.


  양정무 선생님을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난처한> 시리즈로 선생님의 글을 처음 접했다. 미술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미술 중에서도 회화 작품들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미술에 대한 책들도 재미있게 읽는 편이다. 예전에 처음 접했던 한젬마님의 책부터 시작해서 이주헌 선생님의 책들을 좋아했다. 그러다 <난처한> 시리즈를 보게 되었는데, 최근 6권까지 너무 재밌게 읽고 있다.


  양정무 선생님의 새로운 책이 나온다는 출판사의 서평단 모집 광고를 보게 되었다. 신청을 했는데, 또 운이 좋았다. <벌거벗은 미술관>. 제목과 표지가 눈길을 끌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되었다. 리뷰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제목과 같다. 양정무 선생님의 책을 <난처한> 시리즈 밖에 읽어 보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그 시리즈에 대한 좋은 인상이 강하게 있었던 탓에 이 책을 읽으면서 비교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고전에서 시작한다. <난처한> 시리즈가 고대부터 미술의 흐름을 시간 순서로 엮어나가는 시리즈 이기에, 한 권짜리의 단행본으로 출발이 나쁘지는 않았다. 특히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에 대한 이미지를 다르게 해석하는 해설이 좋았다. "절대적인 '미'의 세계가 있다는 신념. 미에 대한 고정적인 생각이 착각이나 허상일 수 있다"는 설명이 눈에 밟힌다. 그러면서 '고전미술의 현대적 영향력과 미에 대한 열린 생각에의 존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좋았다.


  문제는 2~4장이었다. 내가 미술에 대해 잘 안다는 가정하에 책을 집필한다면, 한 권의 미술책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까. 기존에 읽어온 미술 관련 책들은 일련의 흐름들이 있었다. 그렇기에 미술을 모르는 나같은 사람들도 미술에 대한 이야기들을 재미나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1장에서의 흐름이 2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각각 개별적인 느낌을 준다. 뒤쪽의 참고문헌 부분을 보니, 각 파트들은 이미 어디선가 발표된 내용들을 보완한 것이었다. 개별적인 느낌이 드는 이유였다. 각 부분들을 다른 이야기로 보면 될 것을 괜한 트집을 잡는 것처럼 느껴질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난처한> 시리즈가 시간적 흐름 안에서 미술과 미술사의 재미를 함께 주었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그래도 글은 양정무 선생님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 난다. 미술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쉽게 설명해주시는 능력은 정말 탁월하신 것 같다. 미술관에서 선생님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설명을 듣는 느낌이랄까. 자꾸만 다른 출판사의 다른 책과 비교를 하게 되는데, <난처한> 시리즈가 재밌는 이유를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선생님의 이야기 능력이다. 다만, 가장 기대했던 4장 '미술과 팬데믹' 부분이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간단하게 끝맺어서 조금 아쉬웠다.


  이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 부분에서 미술에서 명작이나 걸작으로 대표되는 작품들도 작가의 실수가 반영되어 있고, 이를 작가의 고민과 인간미로 보면 미술이 더 폭넓고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에 대해 아쉬운 부분들을 리뷰로 적었다고 해서, 이 책이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끝까지 읽지도 못했을 것이다. 어떤 작가든 대표작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 대표작과 다른 작품들이 비교가 될 것이다. 그 부분에서의 아쉬움이 읽는 내내 따라 다녔다. 아직 나는, 어떤 것에 대한 고정적인 생각으로 인한 착각이나 허상이 열린 생각을 가로막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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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의 현대사 - 우리의 오늘을 만든 작고도 거대한 36가지 장면들
김태권 외 지음, 팩트스토리 기획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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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한 달에 4권 정도 구입하는 편이다. 인터넷 서점들에서 보내주는 스팸같은 메일링 서비스를 그래도 빠짐없이 보는 편이다. 특히 신간들을 주목해서 보는 편인데, 이 책도 그렇게 만나게 되었다. 소개되는 신간들 중에서 읽고 싶은 책들을 보관함에 담아 두었다가 구입을 하곤 하는데, 이 책은 운 좋게 서평단 모집에 뽑혔다.


  제목에서는 뭔가 빌 브라이슨의 책들이 연상되었다. 빌 브라이슨의 책들은 내게 호와 불호를 같이 주어 왔기에, 제목이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표지의 디자인인데, 현대사 제목에 통닭이라니... 궁금했다. 차례를 보았다. 이런 이런. 이건 뭐 안 읽어볼 수 없겠는데? 36가지의 현대사 장면들 중 내 눈에 들어온 제목들과 실제로 재밌게 읽었던 장면들이다. 1부에서는 '코로나19', '전광훈과 대형교회', '봉준호 vs 박찬욱', '피씨통신', '잡스와 애플', '베스트셀러'. 2부에서는 '<한겨레> 역대 칼럼리스트 1, 2편', '노무현', '김대중과 이희호', '노회찬', '홍준표와 김종인'. 3부에서는 '강남아파트', 'IMF', '삼성과 이건희', '삼성 휴대폰', '기아차', '현대차와 정몽구', '한컴과 이찬진', '에스엠과 이수만', '인터넷 1세대 3인방'. 4부에서는 '신 교수 사건', '고대 이대축제 난입', '생리대 광고', '엘지비티'.


  다만 저자가 많다는 것이 또다른 나의 노파심을 자극했는데, 저자가 많아서 내용이 좋았던 책을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그래서 2인을 넘어가는 저자의 책들은 잘 선택하지 않는다. 이 책은 김태권님이 대표 저자이다(가장 많은 현대사 장면을 작성하기도 했다). 김태권님 외에 강나영, 구본권, 권석정, 권일용, 김선관, 김성경, 김영준, 김재섭, 김진철, 박수지, 박찬수, 서한나, 이봉현, 이요훈, 이은희, 이정연, 전명윤, 정지훈님들이 공동 저자이다. 이 책의 서문을 보면, 이 책의 저자들이 왜 많은지, 이 책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알 수 있다. 저자가 많아서 책 선택에 고민이 있다면, 서문만이라도 꼭 읽어 보길 바란다.


  표지에서 뭔가 B급 정서가 가미된 재밌는 현대사를 기대했다면 그런 책은 아니다. 그렇지만 깔깔 웃는 재미의 책은 아닐지라도, 앞서 언급한 제목들의 현대사 장면들을 읽으며 꽤 재밌었다. 빌 브라이슨의 책들이 제목에서 연상되었지만, 빌 브라이슨의 책들과는 달랐고, 그 다름에서 오는 재미도 있었다. 읽고 보니 부제가 정확하게 내용들을 반영한다고 생각되었다. '우리의 오늘을 만든 작고도 거대한' 현대사의 장면들이 나열되어 있다. 어쩌면 세대가 달라서 공감이 떨어지는 장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딱 나에게 맞는 장면들이 나오는 걸 보면, 지금의 내 나이때 세대들에게 어울리는 현대사인 듯 하다.


  지금의 '코로나19'야 전세계 모두가 겪고 있는 상황이라 많은 공감을 가질 것이고, '전광훈과 대형교회'도 대형교회를 다녔던 나에게는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준 현대사 장면이었다. '봉준호 vs 박찬욱'은 좋아하는 영화 감독들이고, '피씨통신'은 하이텔과 나우누리를 썼던 경험자였다. '잡스와 애플'은 한때 애플빠 였기에, '베스트셀러'는 책을 좋아하는 1인으로써 공감하며 읽었다. '<한겨레> 역대 칼럼리스트 1, 2편'은 박완서님을 비롯한 반가운 분들을 볼 수 있어서, '노무현'과 '김대중과 이희호', '노회찬', '홍준표와 김종인'은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알게된 분들의 이야기라서 재밌게 읽었다. '강남아파트'와 'IMF'는 경제를 전공한 전공자로써, '삼성과 이건희', '삼성 휴대폰', '기아차', '현대차와 정몽구'는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재테크의 관점에서 읽었다. '한컴과 이찬진', '에스엠과 이수만', '인터넷 1세대 3인방', '신 교수 사건', '고대 이대축제 난입', '생리대 광고', '엘지비티'는 개인적인 관심사로 재미있게 읽었다.


  최근 마음에 여유가 없는 탓인지, 책이 크게 재밌지 않았다. 선택의 잘못도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였는지는 모르겠다. 이 책은 그런 와중에 큰 재미를 준 책이다. 올 해 어떤 책들을 읽어 왔는지, 독서 목록을 보기 전까지는 기억에 남는 책들이 많지 않은데, 이 책은 아마도 연말에 가서도 올 해 읽었던 책들 중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재밌는 책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모를 것이다.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사림이 불타면, 사람이 어이없이 죽으면, 사람들은 자기가 그 사람이 아닌 것을 다행으로만 여길 것이다. 그러고는 내일이라도 자신이 그 사람이 될까 봐 저마다 몸서리치며 잠자리에 누울 것이다. 그것을 정의라고, 평화라고 부르는 세상이 올 것이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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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속독법 - 10분에 한 권 당신도 속독할 수 있다!
사이토 에이지 지음, 박선영 옮김 / 알파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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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내가 책을 선택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제목이다. 그외 저자, 출판사, 표지, 추천사 등도 고려되긴 하지만, 제목의 영향이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책도 그랬다. 그리고 읽고 싶은 책들도 많고, 읽어 보고 싶어 사 둔 책들이 책상에 쌓여갈 때마다 늘 책을 빨리 읽는 방법을 갈구했다. 이 책 제목은 나를 위한 책인 것 같았다. 서평단 모집의 많은 책들 중에서 단연코 눈에 바로 들어왔다. 서평의 기회도 잡았다.


  부제가 '10분에 한 권 당신도 속독할 수 있다!" 이다. 10분에 한 권이면... 하루에 10권 이상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부러웠고, 그 방법이 궁금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책이 방법에 대한 제시가 없는 책들이다. '착하게 살자'라고만 이야기 하고, 구체적으로 착하게 사는 행동이나 방법 등을 제시하지 않는 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 책은 더군다나 '속독법'이라는 제목을 가진, 방법 제시 서적이다. 먼저 속독법의 기본 노하우를 제시하고 독서할 때의 포인트와 목적별 속독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속독할 수 있는 독서 기술들과 그 기술들을 몸에 익히기 위한 트레이닝 법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속독과 함께 발전하는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법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속독법이 와 닿았냐고 물으면 난 아니라고 답할 것 같다. 속독법 앞의 '신개념'이라는 단어는 저자만의 속독법을 제시하고 이를 발전시키고 활용할 수 있는 구체성이 결여되어 보였다. 이미 활용되고 있는 다른 속독법들은 이젠 신개념도 아니다. 간간히 저자의 이름이 붙은 속독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구체적이지 않아 실전으로의 활용도가 없어 보였다. 또한 많은 속독법들을 알려 주는 것은 고마웠으나, 정작 저자의 방법이 소홀한 가운데 너무 많은 방법들의 제시는 다소 난삽해 보였다.


  여전히 책을 빨리 읽고 싶은 마음은 강하다. 이 책을 읽고 글을 읽는 속도가 좀 빨라 졌을까. 적어도 이 책은 빠르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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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끝이 당신이다 - 주변을 보듬고 세상과 연대하는 말하기의 힘
김진해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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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선택할 때는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선택을 하게 된다. 결정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아무래도 제목이다. 뭔가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제목들이 있다. 이 책도 그 중의 하나였다. 가끔 표지도 선택을 결정하는 데에 고려되기도 하는데, 이 책은 표지도 마음에 들었다. 앞 표지의 깔끔함도 그렇지만, 뒤 표지에 있는, 그보다 먼저 서평단 모집 블로그에서 본 글 때문이기도 했다. 그 블로그 글이 책의 뒤표지에 써 있는데, '이런 분들께는 적극 권한다'로 시작하는 문단의 내용에 끌렸다. 나는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이 이루어지지 않는 어색함은 물론, 말 끝맺음 대신 말 줄임표를 달고 산다. 그래서 이 책을 더욱 읽어 보고 싶었고, 서평단 모집에도 신청했다. 그렇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처음은 나의 선입견이 작용했다. '이런 류의 책들이 전하는 바는 크지 않다'라는 선입견 말이다. 그런데 시작부터도 이런 나의 느낌들이 들어맞는 듯 했다. 표지의 작가 소개에 있는 글, '어쩌다 썼으나 많은 사람들이 읽기 쉽지 않은' 이라는 내용 때문이었다. 쎄했다. 제목에 끌려 선택했으나, 읽기는 쉽지 않은, 즉 나에게 맞지 않는 글이 될 듯 했다. 또, 글의 앞부분에 프롤로그 혹은 작가의 말이 나온다. 책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이 작가의 말이 길다면, 걱정이 앞선다. 그 부분에서 재미가 떨어지면 본문이 재밌기는 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느 책들과 다르게, 적은 확률을 뚫고 본문은 재미있길 바래본다. 그래도 다행히 작가의 말이 다소 긴건가 싶을 때 끝이 났다. 길진 않았다.


  본문으로 와서 처음드는 생각은 가장 먼저 글씨체. 단행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글씨체는 아니다. 읽기 시작하면서는 이 책과 이 글씨체가 어울리는 건가, 싶었다. 한겨레의 느낌이 물씬 들긴 했지만, 한겨레에 연재되던 것을 모은 책이라고 해서, 굳이 글씨체까지 그대로 단행본에 옮겨온 것이 좋은 선택이었나, 싶긴 했다. 그런데 읽을 수록 잘 어울린다. 뭐랄까, 웃기게 재밌는 표현이나 문장들과 더 잘 어울리지 않는 이질감으로 그 표현들을 더 찰지게 해준다고나 할까. 근엄한 표정으로 농담이 아닌척 재밌는 말을 할 때에 전해지는, 박장대소는 아니지만 미소짓게 만드는(그런게 더 웃기다).... 여튼 잘 어울인다.


  크게 네 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지만, 어떤 기준으로 구분이 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말과 관련된 짧은 사설같은 느낌의 글들이 모여 있다. 저자에게 의뢰된 글들이 800자 내외의 글이었다고 한다. 무언가를 담기에 한 없이 짧은 글일 것 같았는데, 읽기엔 나쁘지 않았다. 요즘의 시대에 적당한 분량이라고나 할까? 더 길었다면 스킵(skip)이 이루어질 것 같은 글 말이다. 저자가 '말을 주제로 삼는 글의 가장 쾌적한 길이는 800자이다(믿거나 말거나)' 라고 했는데, 믿게 됐다.


  말에 대한 짧은 단상들, 그렇지만 간간히 깊은 생각들에 빠지게 하는 글들도 있었다. 저자는 주로 말을 해라, 실수해도 좋지만, 그 또한 아름다운 말이 될 수도 있다. 말은 해야 살아난다는 입장을 기저에 두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말은 어렵다. 제목에 결국은 답이 있었다. 말은 해라. 하지만 말이 당신이다. '생각은 자유롭게 하되, 표현은 절제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말이 곧 나 자신임을 기억하고 말을 하되, 그 사실을 잊지 말고 말을 해야 한다.


  나의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 말끝이 흐려지는 모호함이 조금은 나아졌을까. 책 한 권이 가끔 많은 변화를 던지기는 하지만, 아직은 말이 나라는 사실을 각인하는 일에 몰두하려 한다.

생각은 자유롭게 하되, 표현은 절제해야 한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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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나의 나의 첫 외국어 수업
손미나 지음 / 토네이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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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미나님의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다른 사람의 여행기를 잘 보지 않는 편인데, 왜 그 책을 구입해서, 앉은 자리에서 밤을 새가며 다 읽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배낭 여행으로 갔었던 스페인에 대한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이었을까. 아마도 나의 스페인 여행에 대한 기억이 많이 사라진 지금,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읽는다면 그때의 감흥이 다시 살아나지는 않을 것 같다. 책은 읽기에 다 맞는 시기와 때가 있는 듯 하다.


  이 책은 오로지 <스페인, 너는 자유다>와 그 책을 읽었을 때의 좋았던 감정때문에 선택하게 되었다. 물론 그 글을 쓴 손미나님이 같은 저자이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결정적이었다. 손미나님이라는 이유와 외국어가 잘 맞아 떨어졌다고나 할까. 읽어봐야지 하며 독서 예정 목록에 담아 두었었는데, 운 좋게 서평단 모집에도 뽑혔다. 받자 마자 읽기 시작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결과였던것 같다.


  우선 외국어 공부와 관련해서는 치트키 같은 무언가를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동안 무수히 다양한 공부법들을 접해서 알겠지만, 외국어 공부는 투입에 비례해서 결과가 얻어지는, 아주 공정한 게임인것 같다. 치트키 같은 것을 찾는 것이 잘못인지 알면서도 매번 외국어 공부법 관련 책들을 접하면 자연스럽게 치트키를 찾게 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이 책에서도 무언가 손미나님만의 외국어 공부에 대한 노하우라던가 특별함이 묻어 나올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특히, 외국어 공부법에 대한 많은 다른 책들과 비교해서도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하지는 못했는데, 치트키를 넘어서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손미나님의 외국어 공부법에 대해 평가를 함부로 할 수도 없다. 그럴만한 실력도 없을 뿐더러, 손미나님의 외국어 실력은 본인의 노력의 결실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 노력을 배워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글을 이야기 해 보겠다. 무언가 자신에게 맞는 글쓰기가 있는 것 같다. 최근 JTBC에서 하는 <슈퍼밴드 2>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데,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CL의 심사평 중에 가장 인상 깊은 심사평이 있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알려져 있고, 본인이 좋아하고, 본인이 오디션에서 경쟁력있게 부를 수 있는 곡을 선정하게 되어 있다. 최근 라운드에서 자작곡으로 평가를 받은 참가팀에게 CL은 그동안 다른 사람이 만든 노래만 부르던 보컬이 자신이 만든 노래를 직접 부르니까, 감정이 살아나고 더 흥이 나는 것 같다는 평가를 했다. 손미나님의 글들을 다 읽어 본 것은 아니지만, <스페인, 너는 자유다>의 느낌이 너무 강하게 남아 있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읽는 내내 손미나님의 느낌이 이 책에서는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았다.


  만약에 내가 다음에도 손미나님의 글을 읽게 된다면, 그때는 아마도 여행기 혹은 에세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스페인, 너는 자유다>를 다시 읽어 볼지도 모르겠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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