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그 길 끝에 행복이 기다릴 거야 - 흔들리고 지친 이들에게 산티아고가 보내는 응원
손미나 지음 / 코알라컴퍼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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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번째 에세이일까. 예전엔 아나운서였지만, 지금은 작가로 더 유명한 손미나 작가의 에세이가 새로 출간되었다. 막연하게나마 가보고 싶고, 걷고 싶은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에세이이다. 멋진 순례길을 홀로 걷는 뒷 모습의 표지도 인상적이다. 이전에 읽었던 외국어 공부에 대한 책은 여행 에세이와는 조금 다른 결이었어서 좀 아쉬웠는데, 본래의 여행 에세이로 돌아왔다. 구매를 안 할 수가 없다.


  아마도 가장 유명한 에세이는 <스페인 너는 자유다>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인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손미나 작가의 에세이 중에서 가장 재밌게 읽었던 책이다(물론 손미나 작가의 모든 에세이를 다 읽어본 것은 아니다). 여행 에세이를 쓰는 전문 작가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저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여행 에세이를 가장 재밌게 읽고 있기도 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언제부터 유명해지기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에 포함이 되어 있을 것 같다. 꼭 종교적인 의미가 아니더라도, 여행의 한 분야로 순례길 종주가 자리를 한 듯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본 떠서 만들고 있는 둘레길 코스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연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잘 개발이 되면, 걷기와 산책을 좋아하는 1인으로서 참 좋을 것 같다.


  책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나쁘지 않다. 표현이 영 밋밋한 감이 있는데, 저런 표현은 꼭 좋았다는 것도 아니다. '그저 그렇다' 보다는 좋은데, 그저 좋았다, 라고만 하기에도 뭔가 아쉽긴 하다. 책의 내용이 거의 순례길 찬양에 가까운데, '좋다', '감동이다' 등등의 표현으로 가득차 있다. 모든 안 좋은 상활들을 자기 위로하듯, 혹은 깨달음의 한 부분인듯 이야기되는 것 같아서 오히려 감동이 상쇄되는 느낌이랄까. 이야기하는 '좋음', '감동', '깨달음' 등등에 정말 그런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어느 순간 들기 시작했다. 저자도 이야기 하듯 '직접 걸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느낌이나 감정, 생각들인 것일까. 경험이 없는 나는 의구심을 결국 떨치지 못했다. 다만, 매 챕터의 첫 부분에 QR코드가 있어, 순례길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감탄스런 풍경들을 화면으로나마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읽는 내내 드는 생각 중 또 하나는, 가족들과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혼자서만 어렴풋이 가졌던 계획이 가족으로 수정되었다.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걸어보고 싶다. 아직은 무리겠지만, 아이들이 너무 자라지 않은 그 어느 순간, 아내와 아이들에게 이런 길을 함께 걸어보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계획을 세우고, 함께 걷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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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인류의 흑역사 - 세상에서 가장 불가사의하고 매혹적인 폐허 40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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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책을 선택하는 데 제목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말해보자. 사람들마다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제목의 영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 같다. 한마디로 매력적인 제목은 쉬이 뿌리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책이 그랬다. 이야기 형식의 역사책을 좋아하고, 특히나 미술과 관련된 역사책을 좋아한다. 이 책도 제목에 이끌렸음을 부인하긴 어렵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제목에 비해 내용이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다. 포장에 비해 부실한 내용과 맛이었다고나 할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제목과 내용이 맞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못하는 영어지만, 원제를 봤다. <Atlas of Forgotten Places>. 그럼 그렇지. 역시 제목이 잘못되었다. 폐허가 된 장소들의 역사를 기록한 이 책에 '인류의 흑역사'라는 제목을 붙이다니. 그래, 물론 인류의 잘못으로 폐허가 된 장소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긴 한다. 그러나 모든 장소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사진으로 접한 폐허들이 그저 마냥 스산하고 무섭게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한번쯤은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랬을까. 장소들과 얽힌 역사들은 모르는 부분들이 훨씬 더 많았다. 아니 거의 처음 듣는 이야기들이었다고 해도 맞을 것이다. 그 이야기들이 전해준 어떤 느낌들의 발현이었을까. 아니면 그냥 단순히 떠나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여러 장소들이 그 반복을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폐허가 반드시 인류의 잘못된 흔적은 아니겠지만, 그런 반복으로 폐허가 만들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것은 정말 흑역사로 기록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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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밝은 검정으로 - 타투로 새긴 삶의 빛과 그림자
류한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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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우선 타투에 관심이 많았다. 아니 하고 싶었다. 너무나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용기가 나질 않았다. 내 몸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일이 많지 않았음에도, 주변의 시선들이 걱정되었다. 누군가에게 보여줄만한 아름다움 체형을 갖고 있지도 않지만, 너무나도 몃진 그림들을 내 몸 어딘가에든 새겨 보고 싶었다. 나를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유럽으로 여행갔을때, 조금 오래가는 헤나 타투를 해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세월이 지나 이제는 점점 살이 쳐져만 가는데도, 여전히 타투에 대한 선망은 남아 있다.


  5월 하니포터 책 중에 이 책이 있었다. 저절로 손이 갔다. 책 내용은 선택할 때의 예상과는 달랐지만, 타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은 여성의 신체와 타투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타투를 한 10명의 여성 문화인(다양한 직업의 여성들이 등장한다)들이 각자의 타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준다. 타투를 하게된 동기도 있고, 타투에 대한 본인들의 생각들, 혹은 자신의 직업과 타투와의 관계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인터뷰 형식이지만 질문을 모두 뺐다. 그래서 10개의 이야기는 본인의 이야기를 각자가 들려주는 듯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지루하지 않다.


  저자 역시 타투를 했으며, 본인의 이야기가 마지막에 비교적 짧게 등장한다. 사진작가 임을 감안할 때, 사진으로 이야기하는게 맞을 것 같긴 한데, 본인의 이야기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들처럼 한 챕터로 풀어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책을 보고 나서 나의 타투에 대한 생각엔 변화가 있을까. 개인적으로 해 보고 싶은 타투와는 조금 도안이 다른 부분들의 타투였다. 하지만 예전에도 지금도 타투를 머뭇거리게 하는 것은, 도안의 차이가 아니다. 그저 나의 무서움과 두려움, 주변의 인식들일 뿐이다. 그것들이 조금은 사라지길 바랐지만, 여전히 남아있다. 그래서 타투는 여전히 선망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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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20 세트 - 전20권 - 박경리 대하소설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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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대하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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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워크 - 비윤리적이고 불결한 노동은 누구에게 어떻게 전가되는가
이얼 프레스 지음, 오윤성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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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한겨레출판의 서평단 모임인 하니포터로 만나게 되었다. 하니포터는 매달 한겨레에서 출판되는 책들 중에서 읽고 싶은 책들을 골라서 읽을 수 있는 모임이자 독서 클럽이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강제성 없이, 원하는 책을 골라서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5월의 책 중에서 가장 먼저 눈이 간 책은 이 책이었다. 무엇보다 르포르타주 형식이라는 점과 그 형식에 어울리는 제목이 강렬했다. 한겨레출판에서 나온 <4천원 인생>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너무 인상깊었던 책이기에 그 책이 떠오르며 이 책을 신청하게 되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내가 생각하고 예상했던 내용과는 조금 달랐다. <4천원 인생>과 형식과 내용 면에서 비슷한 측면이 있어서 비교를 안 할 수 없을 것 같다. 우선은 배경이 달랐다. 국내와 외국, 정확히는 미국과는 노동 현장이 비슷한 면보다 다른 점들이 더 많을 것 같다. 외국 노동자의 삶을 살아보지 못한 경험의 부족이랄까. 공감이 떨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커다란 부분의 공감까지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어느 사회이든 환상을 갖게 되는데, 그 환상은 지극히 한 부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 조그만 한 부분의 환상을 심어주기 위해 다른 부분들은 모두 음지가 된다. 그 음지에서 비롯되는 많은 부분들을 우리가 세세히 알 수는 없다. 더군다나 외국이라면 말이다.


  이 책은 사회의 어두운 면에 위치한 노동 현장을 세세하게 비추며 그 구조의 취약한 측면들을 알려주고 있다. 르포르타주의 형식이 주는 생생함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그 현실들과 마주하는 순간, 내가 갖고 있던 환상들은 깨어진다. 깨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무너지고 부서진다. 무서워진다. 삶이 무거워지는 것을 넘어서 고달프고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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