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내년에도 사랑스러울 예정입니다 ㅣ 문학동네 시인선 205
변윤제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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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렬독서를 하지 못하는 삶이었는데, 사람은 변하나 보다. 많이는 아니지만 여러 책들을 한꺼번에 읽고 지낸다. 책 하나에 푹 빠질만큼 재밌는 책들을 만나지 못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의 경우다. 한 번 읽기 시작한 책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끝까지 봐야 한다는 몹쓸 생각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에 나오는 발췌독의 단계에까지 이르지 못했기 때문일까. 여튼 읽기 힘든 책들 사이 사이에 다른 책들을 읽기 시작하면서 나의 병렬독서는 시작되었다.


  여러번 서평에서 남겼듯이 시는 아직도, 여전히 읽기 힘들다. 그렇다고 포기가 되지 않는 것은 이렇게 제목이 끌리는 시집을 만났을 때이다. 여러가지 일들에 치여 힘든 시기를 보내던 작년 12월. 불현듯 만난 이 시집의 제목은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주체적으로 일을 하지 못하는 직장인의 삶에서, 새롭게 변화된 업무 환경의 2023년이었다. 그 연말의 12월에는 개인적인 일과 함께 여러 일들이 마무리 되어야 해서 정말 힘든 시간이었고, 그 시간들 속에서 자존감은 낮아져만 갔다. 그런 상황에서 내년에도 여전히 사랑스러울 예정이라니.


  그렇게 만난 시집은 나를 희망적으로 나아가게 하지는 못했다. 우선은 알아 들을 수 있는, 공감할 수 있는 시가 없었다. <체류자들>이라는 시만 오롯이 기억에 남으면서 뭔가를 생각하게 했을 뿐, 그 외는 그저 나의 독서 습관에 따라 읽혀질 뿐이었다.


  시집을 읽고 나서의 서평이 항상 비슷했었던것 같다. 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우선은 그 물음에 답을 할 수 있을 책을 찾아 봐야 겠다. 2023년은 어찌저찌 마무리 되었고, 새로운 2024년이다. 배터리가 완충되면 다 쓸 때까지는 사용 가능하듯이, 내 몸과 마음도 1월 1일에 완충되면 12월 31일까지 양은 소모되어 마지막날에 거의 방전이 될지라도, 그렇게 힘차게 시작하는 1월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올 해에도 사랑스러울 것 같지 않은, 작년과 비슷한 한 해를 보내겠지만, 조금은 변화되고, 조금은 나아지고, 조금은 더 사랑스러워지길 기대해 본다. 아니 노력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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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링 업
셸 실버스타인 지음, 김목인 옮김 / 지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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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서점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한정판 에디션을 출판할 때가 있다. 인터넷 서점에서 주관하는 것은 아니고, 출판사에서 하는 행사겠지만, 작년에는 몇 번 참여했다. 이 책도 그 책들 중 하나였다. 저자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어렸을 때 읽었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작가가 쓴 시를 모은 책이라는 광고만 눈에 들어왔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은 없지만, 그래도 어렸을적 읽은 책들 중 기억나는 몇되지 않는 책 중의 하나라는 이유가 이 책의 구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듯 하다.


  우선 그림이 좋았다. 아이들이 보기에는 가끔 이상한 그림들이 등장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체였다. 그럼에도 이 책은 그림책이 아니므로, 내게는 글이 더 중요했다. 우선 선택을 할 때 조금은 더 신중해야 했다. '시'였다. 우리나라 시도 잘 읽지 못하는 요즘이다. 외국 시가 잘 읽힐리가 없었다. 한글로 번역된 시도 어려운데, 원문을 본다고 별로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옮긴이의 글 솜씨는 꽤 많은 곳에서 느껴졌다. 외국 시임에도 몇몇 곳에서 재미를 느꼈거나, 좋았다고 느껴지는 시가 있었던 것은 오롯이 옮긴분의 역할이 99% 작용했을 것이다.


  2023년이 개인적으로는 매무 바쁜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독서를 못한 핑계를 그렇게 대보려 하지만, 반대로 그 바쁜 것들을 모두 뒤로 미룰 때면 책이 생각났다. 한가할 때는 독서를 멀리하다가, 바쁠때면 독서가 하고 싶어지는 나의 성격이란. 2024년은 조금 변해 보려 한다. 올 연말에는 오늘 이 글의 마무리가 실천되어 있기를 바란다.

했을 텐데-했을 수도-했었어야

했을 텐데-했을 수도-했었어야들이 모두
햇볕을 쬐며 누워 있었어
어쩌면 그들이 했을 텐데-했을 수도-했었어야 하는
일들에 대해 얘기하면서…
그러다 그 했을 텐데-했을 수도-했었어야들이 다들
흩어져 숨어버린거 잇지.
웬 새파란 ‘했다’ 한 명을 본 거지. - P65

시인의 나무

시인의 나무 아래로 와
잠시 함께 쉬면서, 나와
언어의 거미줄이 엮이는 걸 지켜보아요.
이야기의 그늘진 잎사귀들 틈으로요.

시인의 나무는 그 가지들이
저 산부터 바다까지 이어져 있으니
어서 와서 앉아요… 그리고 꿈을 품고… 올라가봐요—
그저 떨어지는 라임들에게만 안 맞게 조심하세요.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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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 읽다 보면 저절로 개념이 잡히는 놀라운 이야기 ㅣ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1
최영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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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잘 하지도 못하면서 수학이나 과학에 관심이 많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어린 시절의 꿈이 과학자였고, 꽤 오래 그 꿈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좋아한다고 다 잘하는 것은 아니다. 관심이 있다고 해서 다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경제학에도 수학이 많이 쓰인다. 역시 잘 하지도 못하면서 수리경제학과 계량경제학 과목이 좋았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최근, 아니 3년 내(기억이 가 닿는 시간적 거리가 그 쯤이다)에 수학과 관련된 책들을 5권은 넘게 샀던 것 같다. 김민형 교수님 책들로 시작한 기억이 난다. 그 중에 읽은 책은 수학과 관련된 책은 아니었지만, 좋았던 기억으로 정말 수학과 관련된 교수님의 책들을 2권 정도 더 샀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처럼, 뭔가 기존의 수학과 다른 방식으로 설명할 것만 같은 책들이 내가 구입한 수학 관련 책들의 대부분일 것이다.


  나이를 먹은 것인지, 이해력이 원래부터 안 좋았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점점 이해를 잘 못하는 부분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다만 수학만 그런 것이 아니고, 책을 읽을 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런 책들에 손이 자꾸 가는지도 모르겠다. 뭔가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꼼수라고나 할까. 그런데 이 책은 제목에서 가졌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책이었던 것 같다. (물론 내 이해력이 낮은 탓일지도 모르겠다.)


  '읽다 보면 저절로 개념이 잡히는 놀라운 이야기'라는 부제에 공감이 가지 않는다. 그렇게 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처음에는 점으로 시작해, 선, 면으로 이어지며 도형에 관한 수학적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나름의 흐름을 갖고 있음에도 읽는 내내 흐름이나 체계가 머리에 그려지지 않았다. 논리는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흐름이 끊어지면 논리는 무너지고 수학적 개념이 머리에 잡히지 않는 것 같다. 나름의 흐름과 체계가 있음에도 읽는 내내 연결이 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이야기 형식의 진행 방식도 나름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은 든다. 하지만, 책 표지의 그림을 비롯해서 제목에서 느껴지는 독자 대상을 생각하면, 수학 이야기의 다른 전개가 독자 대상에서 조금 벗어난 느낌이다. 수학 이야기를 사회나 관계, 인생 등과 연결지을 수 있겠지만, 그 이야기가 등장할 성격의 책은 아니었던 것 같다.


  리뷰를 쓰러 와서 보니 시리즈로 출판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우선은 당분간 내가 갖고 있는 다른 수학 관련 책들을 먼저 더 읽어볼 생각이다.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 계속 수학 관련 책들을 구입하고, 읽는 이유는 수학을 잘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관련 서적들만 본다고 실력이 느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조금은 내가 더 이해하는 부분들이 확장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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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핀카 하와이 모카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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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드디어 나오네요. 제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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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불가능
신은혜 지음 / 제철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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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TV를 잘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 덕분에 나 또한 TV를 잘 보지 않게 되었다. 재밌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는 프로그램들은 가끔 찾아 보긴 하는데, 잠이 더 소중한 내게는 TV 보다는 잠이다. 크게 인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비교적 최근에 본 드라마 중에 <대행사>라는 작품을 본 적이 있다. 광고 대행사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재밌게 본 기억이 남아 있다. 그 중에서도 카피라이터의 삶이 회사내 권력구조와 함께 빚어내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이 책의 저자가 카피라이터라서 그런가. 책을 읽는 내내 그 드라마에 작가의 모습을 겹쳐 그리곤 했다. 미디어가 상상에 제한을 건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다. 책은 재미있다. 저자가 하지 못하는, 할 수 없었는 일들을 1년의 과제로 설장하고 도전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중 영어와 수영, 피아노는 나의 버킷리스트와도 겹쳐서 특히 공감하며 읽었다.


 수영과 관련된 나의 이야기를 해 보면 이렇다. 수영은 정말 정말 나와 맞지 않음을 느끼지만, 평생의 과업이 아닐까 싶게도, 수영에의 열망은 쉬이 사그라들지 않는다. 물과의 악연을 잠깐 풀어보자면, 시골에서 태어났지만 일찍 도시로 나온 우리 가족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는 초등학교 방학때마다 시골의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로 보내졌다. 그곳에서 가끔 밭일을 돕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동네 아이들과 놀기에 바빴다. 냇가에서 수영도 그중 하나였는데, 나는 수영을 할 줄 몰라 얕은 곳에서만 수영 흉내를 낼 뿐이었다. 그러던 중 아이들이 냇가를 가로질러 오가는 수영을 하는게 쉬워보였던지 나도 따라 건너갔다. 문제는 돌아올 때였다. 몸에 힘이 빠진 나는 허우적 대기 바빴고, 함께 물놀이를 하던 사촌형이 없었다면 큰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그게 처음이 아니다. 내 기억에는 없지만, 삼촌이 젊은 시절(내가 5~6살 정도가 아니었을까 싶은) 우리 가족은 함께 시골에 놀러갔다. 큰 천막을 냇가(위에 내가 사고를 겪은 그 냇가)에 치고 대가족이 야유회를 즐기던 그 날, 삼촌의 눈에 무언가 둥둥 떠내려 오더란다. 건져보니 물을 마셔 배가 볼록한 나였다나. 건저내 인공호흠으로 나를 살려냈다고 한다. 물론 이야기로 들은 사실이고,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내가 기억하는 그 일과 전해들은 이야기는 물에 대한 공포를 갖게 했고, 나는 목욕탕의 탕에만 들어앉아도 가슴이 답답해졌다. 이겨내고 털어 내고 싶었다. 해병대를 지원한 친구도 수영을 못했다. 입소하기 한달 전에 우리는 함께 수영을 배우기로 했다. 수영복도 없던 우리는 수영복을 사려던 돈으로 그날 술을 마셨다. 그리고 수영복은 갖고 있던 가장 짧은 운동복으로 대체했다. 수영장에서의 첫날 물속에서 나오려 팔에 힘을 주고 물 밖으로 몸을 빼는 그 순간, 물은 바지를 잡아 당겼고, 나는 반대로 빠져 나왔다. 이어져 터지는 아주머니들의 박수 소리. 한달을 등록한 수영장은 그렇게 하루만에 갈 수 없게 되었다. 


  이 책에는 수영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표현이 등장한다. "무릎을 굽히지 말라는 건 다리를 각목처럼 뻣뻣하게 펴고 발차기하라는 뜻이 아니라고. 마치 회초리를 휘두르듯 허벅지로 물을 내려 차면 무릎, 종아리, 발목, 발등까지 저절로 부드럽게 움직여질 거라고 했다. ......허벅지가 회초리처럼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물살을 누르는 느낌. 곧이어 발등이 누른 물살의 말캉함. 물을 가르고 앞으로 나아가는 속도가 살갗으로 느껴졌고 한 바퀴를 돌아도 숨이 차지 않았다." 언젠가는 나도 저 느낌을 알고 싶다. 그 희망이 수영에 대한 열망이 식지 않도록 해주는 것 같다. 


  피아노와 기타도 여전히 불가능의 영역으로 남아 있지만, 모르겠다. 조만간 다시 시작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조금은 더 자주 공부를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든다. 머릿속에만 있던 생각들이라 여전히 머릿속에만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책 이야기보다는 잡설이 길었다. 요즘 사람들과 대화를 못해서 그런가. 이상하게 무슨 말을 하면 길어진다. 이 책은 뭔가 공통되는 부분들이 많았던것 같다. 도전을 하는 과제들이 내가 배우고 싶었던 것들과 비슷했고, 글 또한 무런가 나와 비슷했다. 분명 내 글이 논리도 빈약하고 뭔가 부족할텐데.. 이상하게 글이 친숙하게 느껴졌다. 1년에 딱 하나라면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앞서 말한대로 머릿속에만 생각을 둘 것인가, 아니면 실천을 할 것인가. 그 행동력의 차이가 성취를 만들어내는 차이를 만들 것이다. 

"‘난 괜찮다.’ ‘선외 활동 따위 별거 아니다.’ 그렇게 자기암시로 의식을 바꾸려고 몇 번이나 되뇌었던 것 아니야? 못하는 놈이 머릿속에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라고 자꾸 되뇌어봤자 그건 아무런 도움이 안돼. 중요한 건, 할 수 있다는 ‘경험’을 얻는 거야!"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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