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세계 질서
레이 달리오 지음, 송이루.조용빈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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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택하는 데 주저했었다. 두꺼웠다. 미리 겁먹기에 충분한 두께였다. 읽을 수 있을까. 도서관에 책이 들어왔다. 어떤 책일까, 궁금한 마음에 잠깐 봤는데, 뭐야 재밌잖아. 잘 읽혔다. 그래서 책을 반납하고 바로 주문했다. 두께는 무서웠지만, 하루에 한 챕터씩 읽자는 마음으로 구입했다. 잠깐 읽었을 때의 재밌음이 이어졌다. 두께는 무서웠지만, 내용은 아니었다. 일 때문에 목표를 못 채우는 날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목표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 정도의 한 챕터의 분량과 재미가 있었다. 좋은 책이다.


  이 책은 꽤 오랜 시간 동안의 세계 경제 역사서라고 볼 수 있다. 방대하지만 정리가 잘 되어있다. 정리의 기준이 명확하기에 정리가 깔끔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름의 원칙을 찾아내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설명하고자 하는 부분도 명확하다. 유명한 투자자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름의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기에 흔들림 없이 투자를 이어나가고 성공을 했던 것이 아닐까. 끊임없이 탐구하고 공부한 흔적이 결과로 반영되어 있는 책이다.


  가장 큰 흐름은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 위에서 서술된다. 그 역사 속에서 나름의 법칙을 찾아 내는 과정과 현재의 위치, 미래의 전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단순히 어떤 섹터 혹은 종목에 대한 투자 안내서가 아닌 것이다.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만, 선택에 앞서 개인들이 가져야 할 방향성이 제시되어 있다.


  물론 모든 부분들에서 다 공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스스로 생각하는 경제의 상황이 저자가 이야기하는 현재와 똑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미국과 중국의 위치가 내가 생각하는 위치와 다른 점이 가장 큰 차이였던 것 같다. 누가 맞고 누가 틀린 것인지는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 그 차이는 앞서 읽은 <절대수익 투자법칙> 처럼 포트폴리오의 구성(비중)으로 나타날 것이다. 다만 시기 상의 차이일 뿐이지 방향성에서는 차이가 없기에 성과의 크기만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를 시작하고 여러 책들을 읽어 오면서 흐름과 추세를 읽는 일이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일임을 경험해 나가고 있다. 단기적인 변동에 휩쓸리지 않고 방향성에서 길을 잃지 않는 것이 투자에서 내가 배워나가고 지켜 나가야 할 일임을 알아가고 있다. 아직도 부족하고 모자라지만, 대가도 끊임없이 공부하며 투자하는 것을 볼 때, 게을렀고 안일했음을 반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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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수익 투자법칙 - 투자왕 김단테가 실전으로 증명하는 올웨더 주식투자 전략
김동주 지음 / 이레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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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를 처음 만난 것은 유투브였다. 알고리즘이 무서운게, 투자에 관심을 두고 관련 영상들을 찾아 보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투자 관련으로는 매우 유명한 유투버 중 한 명일 것이다. 최근에는 홍춘욱님이나 오건영님의 책에서 추천도 본 것 같았다. 접한 것은 유투브가 먼저였을 것 같은데, 책을 구입할 때도 추천인과 동일인인줄 몰랐다가 책을 읽고 나서야 매칭이 되었다.


  우선은 '투자를 해 봐야 겠다' 싶은 마음을 가진 다음 책을 읽기 시작한게 아니라, 가장 먼저 한 일은 계좌를 트고 주식을 산 것이었다. 바로 손실. 그리곤 우연히 한 종목을 샀는데, 상한가. 와우 대박. 나 소질있나. 투자 금액을 늘렸다. 계속 손실. 투자는 잠시 멈추고 관련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이것만 파기 시작한 것도 아니다. 천천히 느긋하게... 급하게 하는 투자는 손실이 따르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지식이 동반되지 않은 투자는 더더욱이 말이다.


  이 책은 포트폴리오 투자에 대한 철학을 담고 있다. 유투브를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레이 달리오라는 분의 투자 철학과 방법을 기반으로 한다. 최근에 읽기 시작한 레이 달리오의 <변화하는 세계 질서>라는 책도 재미있게 읽고 있는데, 이 책과 함께 같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올웨더 투자전략을 소개하고 있는데,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를 시작하면서 느꼈던 점이, 내게 맞지 않는 방법이라는 것이었다. 투자를 해봐야지, 하면서도 관련 서적들을 파고드는 것도 아니었다. 올 해의 리뷰 목록들을 보면, 투자 관련 서적들이 작년에 비해 많아지긴 했지만, 역시 뭔가 제대로 시작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렇다. 나는 게으르다.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사람은 게을러서는 안된다. 종목에 대한 분석을 게으르게 하는 순간 수익률은 하락하게 되어 있다.


  이 책은 그런 부분에서 나와 맞았다. 게을러서는 물론 안 될 것이다. 그렇다고 종목 투자처럼 매일 들여다 보며 종목을 변경해 나갈 필요도 없다. 리밸런싱 할 때만 신경을 더 써주면 된다. 투자 방법에 대한 큰 방향성 설정에 많은 도움이 된 책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라는 말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빨리 돈을 벌고 싶었고, 분산과 몰빵에서의 수익 차이는 컸다. 물론 수익이 있을 경우에 말이다. 그런 단기적 욕심이 투자가 아닌 투기로 나를 이끌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투자를 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투자 성향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이제는 투자를 시작할 때이다. 물론 게으르지 않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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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2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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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권이 재밌었으니, 당연히 빨리 2권이 보고 싶었다. 1권보다 빠르게 2권을 읽어 나갔다. 역시 재밌다. 마지막 빌런처럼 여겨지던 총제작총괄(역시 외국 소설은 사람 이름이 입에 붙지도 기억에 남지도 남는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름을 잘 기억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그저 사람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이 사라지고 무언가 풀려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는 희열과 환희마저 느껴지는 듯 했다.


  개인적으로 다만 아쉬운 점은 내가 종교를 갖고 있다는 점이었다. 에번스의 친구인 목사(역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ㅠㅠ)의 고민에는 많은 공감을 했다. 나 역시 내가 갖고 있는 기독교와 하나님에 대해 막연하지만 강렬한 믿음을 가지고 있을 뿐, 이따금씩 품게 되는 종교적인 의문점들과 회의감 같은 것들에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시 강렬한 믿음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신실함으로 인해 고민의 깊이가 깊지 않다는 점이 또다른 문제이긴 하다. 다시 돌아와서, 최종 빌런은 올세인츠 보육원은 대주교가 아니었나 싶다. 강렬한 믿음을 갖고 있는 기독교도 잘 알지 못하는데, 가톨릭은 잘 알겠는가. 가끔 종교에 의문이 들 때면, 같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니까, 교회에서 성당으로 바꿔볼까, 하는 생각도 진지하게 해보곤 했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의 대주교의 모습은 뭐랄까, 지금까지 내가 갖고 있던 이미지와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다. 비단 이 모습이 전체의 모습은 아니겠거니 하면서도 나의 강렬한 믿음은 무언가 금기시되는 되는 무언가를 접한듯 불안했다. 이 역시 해답에 대해서는 나의 고민으로 남겨둘 참이다.


  책으로 돌아와서, 2권은 1권에 이어 본격적으로 TV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조트의 모습이 이어지고, 어떻게 본래의 자기의 위치로 돌아가는지에 대한 과정이 그려진다. 그 과정 역시 순탄치 않고, 우여곡절이 많다. 그 과정들을 조트가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라면, 어느 지점에서 멈췄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멈추지 말았어야 했다. 변하지 말았어야 했다.


  실화인듯 끝에 짧게 이어진 조트와의 인터뷰도 마지막까지 유머를 잃지 않으려는 저자의 의도가 느껴져서 좋았다. 가장 마지막에 있는 옮긴이의 말도, 그 어느 책에서 읽었던 옮긴이의 말보다 공감하며 읽었다. 어느 정도의 타협, 소설과 현실의 차이 등. 그게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재미가 아닐까 싶었다. 모두가 읽으면서, 왜 저렇게까지, 저렇게 해서 뭐가 바뀔까 등등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그러지 않고 해피 엔딩을 만들어 가는 환타지에 모두가 자신을 돌아보고, 조금은 다시 변화를 꿈꾸고 행동하게 하는 그런 이야기. 그것이 이 소설의 힘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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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 1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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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턴가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면 자주 눈에 들어오는 책이었다. 우선은 표지도, 책 제목도 그렇게 와 닿지는 않아서, 그저 이런 책도 있구나 싶었다. 사실 외국 소설을 잘 읽지 않는 것도 그냥 흘려보낸 이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그런데 어디서 추천하는 걸 보게 되었는지(기억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겨울서점"님 채널로 추측된다) 어느샌가 장바구니 들어가 있더니, 결재를 하고 구입을 했다. 그러곤 또 몇 주를 그냥 책상 위에만 두다가, 쉬는 중간 가볍게 펼쳐 들었는데, 너무 재밌다.


  여성 화학자, 아니 성별은 상관없는, 화학 과학자 엘리자베스 조트에 관한 이야기다. 아직 2권을 보지 못해서 뒷 이야기는 모르지만, 미혼모로 등장하는 조트가 미혼모가 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어린 시절과 대학원 시절, 실력에 비해 여성이라는 이유로, 학업에서도 사회에서도 차별을 겪어야만 하는 조트가 우여곡절 끝에 아이를 낳기까지가 1편에서 그려지고 있다.


  재밌다. 하지만 마냥 재밌지만은 않다. 1950~60년대의 미국 사회의 생활상이 담겨 있는데, 내용은 재밌는데, 그때와 지금이 많이 변한것 같지 않아 씁쓸함이 남는다. 물론 지금은 여성들의 교육에 대한 기회와 사회 참여가 증가하면서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시대상과 많은 부분들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제 리뷰했던 김혼비 작가의 <아무튼, 술>에서 혼술에 대한 부분만 보아도, 아직은 성별에 대한 인식이나 고정관념, 차별 등은 남아 있는 듯 하다. 꼭 우리나라의 문제도 아니고, 미국만의 문제는 더더욱 아니며, 전 세계의 문제인 것 같다.


  그러한 고정관념과 차별 등을 몸소 부딪히며 변화시키고자 하는 엘리자베스의 노력이 눈물 겹게 느껴지면서, 남자이기에 여전히 갖고 있는 변화되지 못한 생각들이 부끄럽기도 했다. 새삼 쿨하게 삶을 살아가고 싶은데, 저렇게 나이 먹지는 말아야지, 권력도 아닌 것들을 권력이라 느끼면 행동하는 모습을 경멸에 가깝게 바라보면서도, 어느 순간 내가 그런 행동들이나 생각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의 그 좌절감이란.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분개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했다.


  2편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까. 그동안 외국 소설을 왜 안 읽었을까. 장르를 떠나서 2022년 올 해에 읽은 책 중에서 정말 손 꼽히는 책이 될 것 같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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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술 -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무튼 시리즈 20
김혼비 지음 / 제철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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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나는 술꾼일까. 술을 좋아하긴 하지만 술꾼이라고 하기에는 좀 많이 모자란 느낌이다. 자칭으로도 '꾼'을 붙이기 힘든데, 타칭이라고 가능할까. 언제부터 술을 마셨을까. 이 책에서 등장하는 수능을 100일 앞두고 마시는 술도 마셔본 기억이 있는 걸 보면, 꽤나 일찍 시작을 했었던 것 같다(내 기준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는 정말 정신없이 마셨던 것 같다. 신입생 환영회에서는 사발식을 견디지 못하고 부모님께서 호출을 당하셨고, 그 이후로도 취하지 않은 날보다 취했던 날들이 더 많았던 20대였던 것 같다.


  이 책은 '아무튼'으로 시작하는 시리즈이다. 이렇게 많은 분야의 시리즈로 출판이 되고 있는지 몰랐었다. 최근에 신간 알림으로 <아무튼, 잠>이라는 책을 보았는데, '잠'이 많은 나라서, '잠'을 좋아하는 나라서 관심있게 보다가, 같은 시리즈의 이 책이 눈에 딱 들어왔다. 그래, '아무튼' 시리즈를 시작하게 된다면, 그건 '술'부터가 아닐까 싶었다. 당연히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그렇다고 책 선택에 머뭇거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래도 책을 읽으면 뭐라도 해야겠기에 남기기 시작한 리뷰다. 리뷰 작성을 위해 올 해 읽은 책들 목록을 살피다, <개와술>이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났다. 머뭇거림은 그 책에 대한 기억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술에 관한 책이라고 해서 모두 재밌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 책은 너무 재밌다. 우선 저자가 글을 잘 쓴다. 이름이 낯설지 않았는데, 여자 축구에 관한 이전의 에세이가 유명한 것 같았다. 여튼 저자의 글을 처음 읽어 보는데, 문장마다에 위트가 넘친다. 부러운 글쓰기다. 한글 표현을 잘 사용한다고 해야 할까. 동음이의어를 갖고 표현하는 재치와 함께 술에 대한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맛깔나게 표현하는 능력은, 가끔 좋아하는 작가들의 필력에서 느껴지듯, 타고나는 재능이 아닐까 싶다. 부러운 재능이다. 특히, 노래방 리모컨 관련 에피소드는 정말이지, 공감과 함께 큰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끝부분에 등장하는 혼술 부분에서는 뭔가 짠함도 느껴지긴 했는데, 내가 가끔 보는 혼술하는 여성분에 대해 느끼는 멋짐과는 다른 부분의 이야기여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혼술하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서 느끼는 멋짐이란 부러움이 99.9%니까 말이다. 


  그렇게 술을 마셔대던 20대에는 술을 먹고 실수도 많았더랬다('나는 배추다' 정도의 주사는 귀여운 것이다).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들이 대부분일테지만, 나의 주사로 피해를 본, 나와 함께 술자리를 했던 분들께 지금에서야 진정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지금은 술을 마실 기회가 정말 많이 줄기도 했지만, 그렇게 모처럼의 기회가 있을때 그 기회를 주사로 망치는 일이 이제는 5년에 한 번 정도 되는 것 같다. 최근에야 내가 좋아하는 술자리가 술을 많이 마시고 꽐라가 되는 술자리가 아니라 오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술자리라는 걸 알았다.


  왜 그렇게 술을 마셨던 걸까. 외로웠기 때문이 아닐까. 술을 마시는 순간은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함께 마시는 술보다 가족들이 잠든 시간에 혼자 맥주 한 캔 마시는 지금은?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그동안 내 몸에 인이 박힌 알코올이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아무튼, 술인 것이다.

아무런 힘이 없어 누군가의 귀에 가닿기도 전에 허공에서 툭 떨어지는 말일지라도, 때로는 해야만 하는 말이 있다. 해줄 수 있는 게 이런 쉬운 말밖에 없을지라도, 이런 쉬운 말이라도 해야만 하는 순간이 있다. 언젠가 가닿기를, 언젠가 쉬워지기를 바라는 누군가의 소망이 단단하게 박제된 말은 세상에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바닥에라도 굴러다니고 있으면 나중에 필요한 순간 주워 담아갈 수 있으니까.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어쨌든 우리는 언젠가 힘을 내야만 하니까. 살아가려면.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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