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저축밖에 몰랐던 66세 임 여사, 주식으로 돈 벌다 - 따라만 하면 복리로 불어나는 무적의 주식 통장
강환국 지음 / 페이지2(page2)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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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투자와 관련된 책들을 읽어 나가다 '퀀트 투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퀀트 투자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강환국이라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내가 아는 한에서는 말이다. 데이터를 다루는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뭐든 논리를 따지게 되는 것 같다. 누군가와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그건 왜 그렇게 되는 건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걸 보면 말이다. 주식 투자를 논리적인 것으로 이해를 해 나가다가 보면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꽤 많다는 걸 느끼게 된다. 도대체가 왜 그런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을 겪다 보면, 스스로 투자에 겸손해 지게 되며, 더욱더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논리적인 부분을 채워주는 투자가 내게는 퀀트 투자인것 같아, 책을 읽어 나가고 있다.


  그렇게 투자와 관련된 책들을 읽어 나가다 보면, 논리적으로 설명이 안되는 책들이 많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저 운이 좋았다고 느껴지는 책들은, 정말 저자의 운이 좋았다고 생각되거나, 아니면 자신의 투자 방법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거나, 아니면 글로써 그 방법을 설명하지 못하거나, 셋 중 하나의 이유일 것 같다. 투자와 관련된 많은 책들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읽으면서 내가 납득이 되는 책들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퀀트 투자도 프로그램을 공부하면서 같이 해 볼 생각으로 책들을 사 놓았는데, 아직은 시작을 못하고 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이 나왔고, 회사에서 짬 날때마다 읽어 봐야지 하면서 구입했다. 앞선 리뷰에서도 있지만, 이 책에서 추천한 사경인 회계사의 책과 포맷은 비슷하다. 가족에게 자신의 투자 방법을 소개한다는 형식에서 말이다. 사경인 회계사는 아내에게, 강환국 저자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자신의 투자 방법을 강의하고 있다.


  비슷한 형식이지만 내용은 많이 다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내게 더 좋았던 책은 사경인 회계사의 책이다. 형식만 비슷하기에 둘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는 힘들긴 하지만, 조금 더 투자를 배워가는 초보에게는 이 책보다는 사경인 회계사의 책이 더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사경인 회계사의 책은 아내와 공동저자인 반면, 이 책은 강환국 저자의 단독 저작임도 차이가 있다. 임여사님의 지분도 있을 법한데, 개인적으로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기도 했다. 마지막에 임여사님의 글도 후기처럼 등장하는데, 그 부분을 읽어보면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내용으로 들어와서, 이 책은 퀀트 투자의 내용이 많이, 자세히 담겨 있지는 않다. 자산 배분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그 자산 배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백테스트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 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저자가 워낙에 유명한 저자이고, 유투브에도 거의 매일 영상이 올라오다시피 하니, 저자의 투자 방법을 따라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저자의 방법을 배워 자신만의 투자를 이어나가는 것이 좋아 보인다. 내 개인적인 목표이기도 하고 말이다.


  복리의 효과는 시간이 중요하다.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 복리의 효과가 커질텐데, 여전히 이도 저도 못해보고 있는 것 같다. 섣불리 도전하기도 겁이 나는 것은 아무래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즉, 내게는 MDD가 정말 중요한 것이다. 내게 맞는 MDD의 자산배분 방법을 어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내가 배운 것이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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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문학과지성 시인선 572
진은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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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고리즘은 무섭다. 책을 살 때는 그렇지 않겠지만, 요즘처럼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일이 흔할 때는 어떤 물건이든 비교 검색을 해보게 된다. 무수한 판매점 중에서 싸게 살 수 있는 곳을 선택하게 된다. 합리적인 소비다. 알고리즘은 그때 생성이 될 것이다. 이런 것을 찾고 있구나, 하며 쉴 새없이 비슷한 상품들을 추천한다. 가끔은 무서울 때도 있지만, 편하기도 하다.


  여느 해와 다르게 시집을 많이 읽고 있다. 사 놓고 쟁여두지도 않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더 많은 시집들이 추천되는 요즘이다. 이 시집도 마찬가지의 추천을 받았다. 제목이 역시나 마음에 들었다.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사랑과 시는 왜 그렇게 한 몸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그 많은 사랑 중에 '오래된 거리처럼'이라니... 마냥 멋진 사랑 고백같고, 이상하게 끌리고, 뭔가 느껴지는 데 그걸 어떻게 표현하기가 힘들다. 이 놈의 어휘력과 표현력이란... 늘지 않는다.


  하정우와 공효진 배우가 나온 영화가 있었다. 제목이 머리 속에서 몽글거리는데, 입으로 나오질 않는다. 기억이 날듯 말듯하다. 여튼.. 그 영화에서 '사랑'이라는 단어 대신에 다른 단어를 사용하기로 하는 부분이 나온다. '나는 너를 사랑해' 라는 표현을 '나는 너를 방울방울해' 라고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며 그 영화가 떠올랐다. '오래된 거리처럼'이라니!


  제목만으로 뭔가 방울방울한 느낌의 시들일줄 알았는데(그런 시들도 있다), 다 그렇지는 않았다. 뭔가 조용하게 무게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슬프고 아픈 시들이 많았다. 시들의 많은 부분에서 세월호 관련 이야기들이 등장하기 때문일까. 딱히 꼬집어 표현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읽다 보면 그 날의 일들이 떠오른다. 너무 아픈 기억이기 때문인 것 같다. 특히 <그날 이후>는 한 자 한 자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고 아프고 먹먹했다.


  잊어서는 안될 일들을 너무 빠르게 잊고 지냈던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기억이 망각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잊혀질만하면 다시금, 또다시 관련된 책들을 읽어 나가야 겠다. 이렇게라도 갑자기 문득 만나면 또 미안하고 아프고 슬프고 힘들고, 그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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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인의 친절한 투자 과외 - 내가 없어도 투자를 이어갈 가족을 위해 진심으로 전하는 투자 이야기
사경인.이지영 지음 / 페이지2(page2)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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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오지 오래지 않아 책을 구입을 한 것 같은데, 그렇게 오래도록 책이 책상 위에 방치되어 있었는줄 몰랐다. 내용 중간 중간 이 책의 자료들이 최근 것은 아니구나(그래봐야 2021년이다), 했다. 다 읽고 나서야 2021년에 나온 책이란 걸 인지했다. 그랬구나, 사 두기만 하고 이제서야 본 것이었구나.


  사경인 회계사야 투자를 시작하고 관련 책들을 읽다보면 만나게 되는 스타 강사이다. 역시 사두기만 하고 아직은 읽지 못한 재무제표 관련 책도 있고,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회계사님의 다른 책도 읽은 기억이 있다. 이 책에서 본인이 밝혔듯, 초보자가 읽기에 쉬운 내용의 책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된다. 투자 관련 서적들을 보다가 퀀트투자에 관심을 갖고 여러가지 책을 구입하며 읽는 와중에 이 책이 나와서 사 두었던 것 같다. 최근에 강환국님의 새 책이 나왔는데, 어머니께 주식 투자를 알려주는 내용의 책이다. 그 책을 읽다가 이 책이 추천도서로 있어서 같이 읽기 시작했다.


  이 책도 결은 비슷하다. 저자분의 아내분에게 주식 투자를 알려주는 내용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 책이 지금까지 읽었던 투자 관련 서적 중에서 제일 괜찮았다고 생각된다(지금까지 몇 권이나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용이 쉽다는 것이다. 주식 투자에 1도 모르는 아내에게 설명하듯 이야기 하는 내용은, 나에게도 쉽게 다가왔다. 그렇다는 것은 나 역시 여전히 초보라는 이야기일 테고 말이다.


  두번째는 기본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어떻게 투자를 하는지에 앞서 왜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어떤 것을 선택할지에 앞서 내가 그것을 선택하게 되는 배경을 중요하게 언급한다. 지금까지 이렇게 설명하는 책을 만나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점이 좋았다. 수익이 난 계좌를 오픈하고 종목을 소개하는 것이 더 관심을 끌기는 하겠지만, 이미 지나간 후의 일이다. 지금 그 종목에서 수익이 발생할 수 있을지는 모르는 것이다. 당장의 수익에 운이 따라줄지는 모르지만, 그 운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그 운이 높은 확률로 이어지게 만드는 법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비록 수익률이 조금 낮을 지라도(이 책에서 말하는 수익률도 결코 낮지 않다), 그 수익률보다 더 중요한 개념인 MDD를 중심으로 원론적이면서도 방법론적인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나머지 반에 해당하는 내용들도 책으로 나오길 기대한다. 간절히 말이다. 투자에서 중요한 기본적인 이야기는, 저자의 말대로 이 책에 다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의 MDD를 고려해서 핵심자산을 구성해 보는 일도 만만치 않은 일일 것 같다. 그 자산배분이 제대로 작동은 되는지, 계절을 견뎌가며 리밸런싱을 해보는 데도 시간은 걸릴 것이다. 그래도 나머지 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지금까지는 막연한 투자였다고 생각한다. 안개 속에서 무언가를 기대하며 나아가고 있는 듯했다고나 할까. 앞에 뚜렷하지 않아, 가끔은 앞으로 가고 있다는 착각 속에 옆이나 뒤로 간 적도 있었다. 모두가 주변자산으로만 투자가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조금 더 믿음을 가지고 뚜렷함 속에서 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제목처럼 친절하고 실력있는 강사에게 투자 과외를 받은 느낌이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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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음악 - 날마다 춤추는 한반도 날씨 이야기
이우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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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니포터 활동의 마지막 책이지 않을까, 싶다. 활동 기간은 6개월이었고, 추가 모집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으니, 아마도 이번 활동이 끝인가 싶고, 그렇다면 이 책이 활동의 마지막이 될 것 같다.


  마지막 책이 요즘 상황에 정말 잘 맞는 것 같다. 정말 많이 듣는 말이다. 누군가 실내에서 밖으로 나오면서 하는 말이, "오늘 날씨 왜이래."인 것 같다. 장마철이라 비가 많이 온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밖으로 나오면서 실제로 내리는 비를 볼 때도, 실내에서도 더운데 밖의 공기를 직접 느끼게 될 때도, 항상 날씨 이야기를 먼저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 날씨에 대해 궁금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런 날씨들에 대한 음악은 어떤 것일지 궁금했다. 좋든 싫든 날씨는 내가 선택할 수 있지만, 음악은 그렇지 않다. 듣기 싫은 음악은 듣지 않으면 그만이다. 선택이 가능한 음악과 그렇지 않은 날씨가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했다. 날씨에 어울리는 음악이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우선은 제목만 보고 혼자 내용을 상상해 본 것이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그런 책은 아니다. 고등학교 때 배운 지구과학 시간이 조금은 생각이 나게 하는 종류의 책이다. 날씨가 만들어지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설명이 불친절하거나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그림으로 된 설명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림이 조금 더 세세하게 중간 중간 사용되어 설명되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있다.


  그럼 음악은? 음악의 소개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유튜브에 나오는 것처럼 '비 오는 날 듣는 음악', '더위를 가시게 하는 청량 음악'과 같은 내용은 없다. 중간 중간 날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비교하면서 등장하는 음악이나, 음악의 구성이 날씨와 연관되는 부분들에 등장하는 음악들이 있을 뿐이다.


  내 예상이 틀린 것이다. 뭐 매번 맞지도 않고, 틀리는 경우가 더 많지만, 제목만 봐도 무언가 예상이 되는 것이 멈춰지지 않는다. 그런 예상들이 선입견을 갖게 하고, 책 내용의 범위를 한정하게 하는 것도 알지만, 이상하게 매번 제목에서 무언가를 상상하게 된다. 다행히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예상이 맞을 때의 재미가 반감되는 것을 막아주어 오히려 더 큰 재미를 느끼게 하는 좋은 효과도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 책도 그런 의미에서는 예상보다 더 재밌는 부분들이 분명히 더 있었다. 하지만, 재미가 길지는 않았다. 받아 들여야만 하는 날씨에 비해 선택이 가능한 음악 부분이 약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도 오늘 날씨는 참...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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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문학동네 시인선 194
황인찬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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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의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어디서 봤을까. 기억 남을 정도의 특이한 이름도 아니다. 시집을 읽기 시작하면서 끝날 때까지 그 기억은 살아나지 않았다. '어디선가 봤었다고 하자', 이런 마음으로 시집을 읽었다. 그렇다. 이 시집도 낯설지 않은 시인의 이름이 이유이기도 했지만, 전혀 낯선 이름이었다고 해도, 나는 이 시집을 제목만으로도 선택했을 것이다.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나는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다. 대학에서 경제학 원론 수업을 들을 때만큼의 재미는 아니지만, 여전히 내게 경제학은 재미있다. 지금은 어려운 것이 더 커지긴 했지만, 꼭 학문적인 것이 아니어도, 무엇이든 깊게 들어가면 어려운 법이다. 그 경제학이 재밌는 이유 중의 하나가 '가정' 때문이다. 원론 시간에 교수님께서 해 주신 이야기 중에 무인도에서 경제학자, 공학자, 또 기억은 안 나지만 무슨 전문가 이렇게 세명이 남겨졌다. 병뚜껑으로 닫혀 있는 병음료를 발견했다. 각자가 내용물의 손상없이 병뚜껑을 따기 위한 의견을 제시했다. 공학자는 힘의 원리를 이용함은 물론 최적을 각도를 계산해 의견을 제시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 와중에 경제학자가 낸 의견은 "여기 병따개가 있다고 치자" 였다. 경제학에서 가정이 차지하는 위상에 대한 뼈아픈 농담인데, 그때는 저 웃기지도 않은 것이 왜 농담으로 자리했는지도 몰랐더랬다. 여전히 웃기지 않은 농담임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그 의미는 알 정도가 된 듯하다.


  길게 돌아왔는데, 가정 형태의 제목으로 된 이 시집의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걸 내 마음이라고 치지'니. 무엇일까. 대체 무엇을 마음으로 가정할 수 있으며, 마음을 가정해야만 이어나갈 수 있는 이야기는 또 무엇일지 너무 궁금했다.


  시집의 모든 것들을 내 마음으로 가정하기에는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 올 해에는 제법 시집들을 읽어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제법 마음에 드는 시집들을 발견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시집은 원래로 회귀하는 느낌이다. 다만, '잃어버린 정신을 찾아서'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두 시가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이 두 잃어버린 시리즈(비슷한 제목만 가지고 시리즈라고 명명했다)는 시문들이 뭔가 공감이 되었다고나 할까. 다른 시들과 비교해 뭔가 끌리면서 다시 읽게 만들었다.


  시는 여전히 어렵다. 무언가 공감이 되는 듯 하면서도 이내 다른 쪽으로 흘러가버리는 듯한 느낌이다. 이미 방향이 틀어진 느낌의 흐름은 다시 되돌릴 수 없다. 마치 이제는 내 감정이 아닌게 되어 버린 것처럼 말이다. 이걸 내 문장이라고 하자,는 느낌이 드는, 온전히 내 안에 흐를만한 시를 어서 만나길 바랄뿐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계속 읽어 나가야만 한다.

어둠 속을 걷던 그런 날도 있었지

아직 내가 너에게 말하지 않은 것은
그때 어둠 속에서 내가 무엇인가를 보았으며

그것이 이후의 삶을 완전히 바꾸었다는 것이고,

그 비밀이 영원히 비 내리는 숲의 가장 어두운 곳에 묻혀 있다는 것이다 - P54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이 시는 겨울과 비, 아무도 없는 거실 등을 중심 이미지로 삼고, 여러 사람과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는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든 슬프고 외로운 자들이 함께 모여 축하할 일 없는 서로를 축하하는 장면으로 이 시는 끝난다. 약간의 쓸쓸함과 후련함이 시가 떠난 자리에 남는다.)

……비가 많이 내려 발이 다 젖었습니다

겨울비가 이렇게 많이 내리는 것은 처음 있는 일 티브이에서는 모두가 그런 말을 하고 있군요

코트와 패딩으로 몸을 감싼 사람들이 바쁘게 뛰어다녔습니다 우산도 없이 비를 맞는 사람투성이였습니다 그 사이를 헤쳐가며 마침내

포장을 뜯고 나온 빛

기뻐합니다

식전에는 슬픔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기쁨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묵상했습니다 밖에서는 눈보다도 먼저 비가 세차게 쏟아집니다

돌아온 거실은 따뜻하고 아름답네요
돌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 P86

티브이는 혼자 떠들고 있습니다 사상 최대의 비와 휩쓸리고 얼어버린 사람들, 도움의 손길과 기도의 목소리들……

실내의 훈기로 발이 다 말랐습니다
발이 마르면 슬픔이 찾아오는군요

오늘도 하나 배웠습니다

그런 기쁨을 뚫고
누가 창을 두드리네요

빗소리입니다

누가 문을 세게 두드립니다
빗소리입니다

눈보다도 먼저 겨울에 비가 내린 것은 김춘수의 시에서의 일, 다들 서로를 축하하며 떠났고 아주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는 여기 영원히 남아 있습니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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