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까지 30초
이대한 지음, 이중기 그림 / 메이킹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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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평단에 참여하여 운 좋게 읽게(?) 된, 아니 보게 된 책이다. 제목이 시선을 끌었다. 무언가 치열한 심리전이 묘사될 오피스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제목만으로 해 봤다. 그건건 아니었다. 만화라는 소재를 한껏 활용할 수 있는 좀비물이었다. 영화든 만화든 좀비가 등장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영화도 공포장르를 싫어해서 안 본다. 무서운 것이 싫다. 좀비물은 공포보다는 덜 하긴 하지만, 그래도 좋아하지 않는다는 면에서는 동일하다.


  이 책은 두 편의 만화로 이루어져 있다. 표제인 <승진까지 30초>와 회사 면접을 다룬 <WRONG ANSWER>. 앞 편이 좀비물이고, 뒤 편은 인간외의 존재가 등장한다. <승진까지 30초>는 3일동안 감사를 준비하던 회사에 좀비들이 들이닥치면서 회사를 지켜나가는 이야기다. 좀 더 스포하자면, 좀비를 물리친 실적으로 포상을 해주겠다는 내용인데, 감사를 준비하는 3일 동안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왜 변했는지는 모른다. 후편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WRONG ANSWER>는 면접이 소재가 된다는 측면에서 오피스물 성격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낙하산과 면접을 같이 보게된 한 남자와 면접관들. 그 면접관 중 한 명의 이야기이다. 더이상은 스포니까, 여기까지.


  그래픽노블이라는 장르는 처음 접했다. 그래픽과 노블이 합쳐진 장르라고 생각했었다. 그 측면에서 보자면, 노블, 즉 이야기가 조금은 부족해 보인다. 소설은 어찌되었든 이야기가 끌어가는 것인데, 이야기가 부족하면 전체적으로 빈약해질 수 밖에 없다. 모든 이야기가 기승전결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서사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책의 이야기들이 전체 이야기들 중 어느 한 부분만을 보여준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맥락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그림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뭔가 그림체에서 느껴지는 힘이랄까? 붓글씨로 쓴 글씨들을 좋아하는데, 먹물과 붓에서 느껴지는 거칠면서도 역동적인 느낌을 좋아한다. 그런 느낌들을 이 책의 그림들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캐릭터들이 한번에 기억되지 않아, 다시 한번씩 보게 되기도 했지만, 거친 느낌의 그림이 이 책의 글들과 내용에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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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곰의 미국 주식 따라 하기 - 해외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왕초보를 위한
불곰 외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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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처럼 이야기를 만들어낸 책이 아니라면, 방법을 제시해 주는 책을 좋아한다. 금리가 사실상 재테크의 역할을 못하는 요즘,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주식을 선택했다. 너도 나도 다 하니까 나도 참여해야지, 한 것은 아니다. 뭔가 타당한 방법이 있을 것 같았다. 합리적으로 잃지 않는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으로 주식 시장에서 잃는 사람들은 없겠지, 하는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공부를 해 보기로 했다. 그러면서 주식 관련 서적들을 읽어 가고 있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 공부를 하면서 이것 저것 시도를 해 보고 있다. 미국 주식은 배당주 관련으로 공부를 하다가 알게 되었다. 같이 공부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다 이 책의 서평단 모집 글을 보았다. <불곰의 가치투자 따라하기>도  주식 공부하면서 보고 있는 책이기도 했다. <불곰의 가치투자 따라하기>는 앞서 말한 것처럼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그 방법론이 주식 시장에서 무조건 돈을 벌게 해주는 필승의 공식은 아니더라도, 그런 방법론을 제시하는 책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 책도 보게 되었고 말이다.


  이 책은 그런 방법론적인 측면은 다소 부족하다. 야후에서 제공하는 금융 부분의 축약된 매뉴얼 같은 느낌이다. 이미 방법은 <불곰의 가치투자 따라하기>에서 다 제시 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투자의 기본적인 원칙들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시장이 다르다. 시장에 따른 세부적인 투자 방법들이 세세하게 제시되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더군다나 종목 추천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주식 시장에서, 책을 통해서 하는 것은 좀 시기가 맞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추천했을 것이다. 추천과 함께 미국 주식시장의 기업들의 정보들을 찾는 방법이 소개되고는 있다. 그러나 영어가 어려워서 그런 정보들을 못 읽는 것이 아니다. 저자가 말하듯 화면은 모두 번역기를 통해서 미흡하지만 의미를 알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번역이 되니까 말이다. '어떻게'가 중요한데, 그 정보들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설명들이 부족해 보인다.


  아직은 내가 주린이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직도 관련 책들을 읽어 나가고 있고, 여전히 공부를 하고 있다.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 이 책을 다시 집어들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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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가오 옌 그림, 김난주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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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소설이나 해외 소설들을 잘 읽지 않는 편이다.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를 읽어 보기 위해 구입은 하고 있으나, 여전히 3권에서 멈춰 있다. 소설은 공감대가 중요한데, 해외 작품들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읽기란 쉽지 않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그렇다. 여전히 나의 독서량 부족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하루키 소설은 좋아하는 편이다. 모든 작품들을 찾아 읽는 편은 아니지만, 발간되는 작품들은 대부분 읽었던 것을 고려하면 많이 좋아한다고 할 수 있겠다. 전작이었던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도 좋았다. <노르웨이 숲>부터 <1Q84> <색채가 없는 다자키 스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등 하루키의 작품들 중 좋았던 작품들은 대게 소설이었다. 재즈에 대한 것이나 이번 에세이도 마찬가지로 소설보다는 별 재미는 없었다.


  기대가 컸을 수도 있다. 판타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하루키 소설 속에서 현실에 녹아 있는 판타지를 좋아한다. 이번엔 에세이라고 해서 판타지를 벗어난 글을 상상했다. 더군다가 부제가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다.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나와 아버지 사이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여느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와 비슷한 우리 사이다. 나이가 들어 가고, 체구는 여의셨고, 작년에 뇌졸중으로 입원을 하시고는 거동도 약간 불편해 지셨다. 마냥 반항만 하고 대들던 나였다.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고 아버지가 되면서 조금은 아버지가 작아 보일때면 나도 모르게 형 생각이 나기도 했다. 내가 형 몫까지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이런 생각을 갖던 요즘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기대는 컸고 실망도 컸다.


  부제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제는 해야 한다, 뭐 그런 의미 정도이다. 2차 대전에 참여한 하루키의 아버지의 히스토리가 적혀 있다. 부자의 관계나 아버지라는 존재 혹은 아버지에 대한 감상은 뒷 부분에 짧게 적혀 있다. 딱히 구분을 하기 쉽지는 않으나, 뒷부분만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너무 짧긴 하겠지만... 하기사 책 전체가 99페이지다. 2시간 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페이지에 비해 두께감이 있지만, 두꺼운 종이 탓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다. 내용도 무겁지 않다. 그래도 그림은 좋았다. 하루키가 역자 후기에서 말한 것처럼, 그림은 그리움을 자아낸다. 그림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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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경제학 - 맨큐의 경제학 이데올로기를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스티븐 A. 마글린 지음, 윤태경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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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을 전공하고 경제 분석 관련된 일을 하고 있으며 여전히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다. 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일은 쉽지 않다. 분석 결과도 수학 문제처럼 한가지 답이 아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변수만 조금 달리해도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경제환경도 변화가 심하고 분석하고 이해하기는 더더욱 힘들어진다. 어느 때 보다도 경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필요한 때인 것이다.


  이 책은 서평단 참여로 받은 책이다. 우선 경제관련 서적이었다는 점, 그리고 내가 배워왔던 주류경제학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제시한 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내가 본 (주류 또는 비주류라는 단어의 어감상 별로 좋아하는 단어는 아니라서 사용하고 싶진 않지만, 혼자서 안 쓰는 것도 소통에는 불편을 주니까 일단은 사용하기로 하자.) 비주류 경제학 서적은 장하준 교수님의 책이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의 서적인데, 주류 경제학에서 말하는 자유무역에 대한 비판과 대안 등이 담겨 있는 서적이었다.


  이 책도 현재 주류로 대변되는 경제학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맨큐의 경제학'의 이데올로기를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도서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꼭 '맨큐의 경제학'은 아니다.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대변되는 시장 중심의 경제와 자유 무역 등 현대의 주류 경제학 이론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볼 수 있다. '맨큐의 경제학'이 당대에 가장 유명한 경제학 서적이기 때문에 대표적으로 거론이 되었을 뿐이다.


  아담 스미스는 인간의 이기심에서 경제활동이 비롯된다고 했다. 그러한 이기심이 개인주의로 이어지고 근대로 넘어오면서 악덕이 아닌 미덕으로, 경제 행위의 당위성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저자 본인은 아담 스미스의 이론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다만 그것을 해석해서 현대의 주류가 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 공동체가 무너졌는지를 보여준다. 


  책의 내용만큼이나 두께도 제법 두껍다. 친절한 예들이 이해를 돕고 있지만,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다. 개인적으로 부록 1장을 먼저 읽고 읽으면 읽는데 다소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저자도 말을 한 것처럼, 주류 경제학을 먼저 공부하고 나야 제대로 비판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유명한 맨큐의 경제학을 읽고 나서 읽으면 더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맨큐의 경제학은 요약본도 있고, 만화로도 나와 있어 쉽게 구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꼭 맨큐의 경제학이 아니더라도 현대의 경제학원론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좋을 것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요즘에 보면 확실히 좋을 책이다. 코로나로 언택트 시대가 열리고 인간은 더욱 외롭게 경제 생활을 영위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인터넷에서 댓글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익명성에서 비롯된다. 익명성이 더욱 뚜렷한 언택트 시대에 공동체를 되살리기는 더더욱 힘들어 보인다. 현대 주류 경제학으로는 풀기 어려운 환경의 파괴와 오염으로 탄생한 코로나가 더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게 하면서 더욱 심각한 환경 오염도 초래하게 되었다.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코로나 치료제가 나오고, 기술 발전으로 더 나은 미래와 경제 환경이 만들어질까. 꼭 이 책이 아니더라도 현재의 경제 이데올로기에 새로운 패러다임들은 꾸준히 제시되어 오고 있다. 경제학은 선택은 학문이다. 기회비용을 따져 보아야 한다. 코로나로 겪고 있지 않은가, 그 비용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이제는 선택만 남았다. 치료제를 기다리고 더 나은 기술들을 기다리기만 하다가는 더 큰 기회비용을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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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금리 쉬운 경제 - 딱 한 권이면 끝나는 경제공부의 시작
박유연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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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으면서 문득 들었던 생각이 책을 다 읽을 때까지 계속 드는 때가 있다. 이 책이 그렇다. 블로그를 읽고 있는 듯한 기분. 블로그의 글들을 모아 책으로 엮은 듯한 느낌. 그것은 좋고 싫다, 나쁘다, 그런 종류의 느낌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모니터같은 화면으로 글을 잘 읽지 못한다. 휴대폰이나 패드로 기사나 문서 파일도 글이 긴 경우에는 잘 읽지 못한다. 인쇄를 해서 보거나 책을 통해 읽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형식에서 받은 느낌이야 어찌되었든 이 책은 책이다. 안 읽힐 이유는 없다. 더군다나 해설이 친절하다. 예로 든 설명들이 개념을 정리하는데 도움을 준다. 경제전문기자인 저자의 실력이 글에 드러난다. 더군다나 글도 깔끔하다. 일을 하다 보면 아주 가끔 경제 관련 기사를 쓰는 기자들의 전화를 받을 때가 있다. 어떻게 저런 기초적인 질문들을 할 수 있을까, 싶은 정도의 질문들을 받는 경우가 있다. 기자들도 자신들의 전문 영역에서 글을 쓰는 사람들인데, 자신의 영역에서 기초가 없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지금까지 10년정도 일하면서 2번 정도니까, 그 질문을 했던 분들은 정말 신입이 아니었을까 싶다.


  여튼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들어와 있는 금리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실생활, 즉 투자와 관련된 분야로까지 확장하면서 설명은 이어진다. 앞서 말했듯이 적절한 예는 이해의 폭을 넓게 해준다. 제로 금리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이다. 저축으로만 수익을 보기에는 현금 제약이 많은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럼 저축 이외에 투자처를 살펴보아야 하는데, 모든 투자에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이 금리이다. 그 금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을 만난 것 같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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