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가오 옌 그림, 김난주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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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소설이나 해외 소설들을 잘 읽지 않는 편이다.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를 읽어 보기 위해 구입은 하고 있으나, 여전히 3권에서 멈춰 있다. 소설은 공감대가 중요한데, 해외 작품들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읽기란 쉽지 않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그렇다. 여전히 나의 독서량 부족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하루키 소설은 좋아하는 편이다. 모든 작품들을 찾아 읽는 편은 아니지만, 발간되는 작품들은 대부분 읽었던 것을 고려하면 많이 좋아한다고 할 수 있겠다. 전작이었던 <양 사나이의 크리스마스>도 좋았다. <노르웨이 숲>부터 <1Q84> <색채가 없는 다자키 스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등 하루키의 작품들 중 좋았던 작품들은 대게 소설이었다. 재즈에 대한 것이나 이번 에세이도 마찬가지로 소설보다는 별 재미는 없었다.


  기대가 컸을 수도 있다. 판타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하루키 소설 속에서 현실에 녹아 있는 판타지를 좋아한다. 이번엔 에세이라고 해서 판타지를 벗어난 글을 상상했다. 더군다가 부제가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다. 기대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나와 아버지 사이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여느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와 비슷한 우리 사이다. 나이가 들어 가고, 체구는 여의셨고, 작년에 뇌졸중으로 입원을 하시고는 거동도 약간 불편해 지셨다. 마냥 반항만 하고 대들던 나였다.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고 아버지가 되면서 조금은 아버지가 작아 보일때면 나도 모르게 형 생각이 나기도 했다. 내가 형 몫까지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이런 생각을 갖던 요즘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기대는 컸고 실망도 컸다.


  부제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제는 해야 한다, 뭐 그런 의미 정도이다. 2차 대전에 참여한 하루키의 아버지의 히스토리가 적혀 있다. 부자의 관계나 아버지라는 존재 혹은 아버지에 대한 감상은 뒷 부분에 짧게 적혀 있다. 딱히 구분을 하기 쉽지는 않으나, 뒷부분만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너무 짧긴 하겠지만... 하기사 책 전체가 99페이지다. 2시간 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페이지에 비해 두께감이 있지만, 두꺼운 종이 탓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다. 내용도 무겁지 않다. 그래도 그림은 좋았다. 하루키가 역자 후기에서 말한 것처럼, 그림은 그리움을 자아낸다. 그림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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