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기다릴게 바람그림책 159
도요후쿠 마키코 지음, 한미숙 옮김 / 천개의바람 / 202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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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어릴 때도 책을 많이 읽었던가. 그렇진 않았던 것 같다. 부모님은 책을 많이 읽어 주셨던가. 기억이 별로 없었던 걸 봐서는 부모님이 책을 많이 읽어주셨던 것 같지도 않다. 부모님을 원망하거나 탓하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내가 싫어 했을 것이다. 내 기억에 책이 재미있어서 읽기 시작한 것은 20살이 지나서였다. 그 계기는 물론 부모님이 아니었고 말이다. 아이들이 책 읽는 것을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은, 내가 책에 대한 재미를 너무 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일찍, 책은 재밌는 것이라는 걸 알게 하고 싶다.

  책을 읽으면 감상을 남기는 것은 일종의 습관 같은 것이다. 읽고 나서 생각도 정리해 볼 겸 내용을 다시 한번 상기할 겸 해서 말이다. 그러다 yes24의 리뷰어클럽을 알게 되었고, 리뷰를 쓸 때 마다 서평단을 모집하는 도서들을 한번씩 보게 되었다. 책을 좋아하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서평단에 당첨되기는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책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 신청했다.

  아이들에게 책 읽는 것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들이 많이 있다. 다행히 아이들이 책 읽는 것에 크게 거부감이 없어서 책을 잘 읽는 편이다. 이 책과 비슷한 느낌의 책들도 몇 권 읽어 줬던 기억이 있다. 일본 작가들 특유의 감성이랄까, 그림체도 일본 작가 특유의 둥글둥글 하면서 파스텔톤의 따뜻한 느낌의 그림이고 말이다. 첫째는 이미 이런 책을 읽을 나이는 넘어섰고, 둘째는 이 책을 받았을 때부터 좋아했다.

  점심을 준비하고 있을 때라 점심 식사 이후에 같이 읽어 볼 생각이었는데, 아이가 혼자 책을 읽기 시작한다. 다 읽고선 식사 준비를 하는 내게 와서 책 내용을 알려 준다. "아빠, 이 책 재밌다. 양 인형이 공원에 남겨졌는데, 까마귀도 오고, 고양이도 오고, 나중엔 주인이 다행히 찾아 갔어." 띄엄띄엄 전체 줄거리를 요약해서 알려주는 딸 아이에게도 마음에 드는 내용이었던것 같다.

  점심 식사 이후에는 혼자서 한 번 전체적으로 읽어 봤다. 딸 아이의 멋진 리뷰만큼이나 아이들에게 좋은 내용의 책이었다. 어린 시절 내게는 내 것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많이 없었다. 지금은 나름 내 것이라고 할 만한 것들이 여럿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다. 애착이 쉽게 사라진다.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겠지만, 잊어버린 것일 테다. 잊혀진 나의 소유물에 대해 생각을 해 본다. 아이에게 잃어버리는 것과 잊어버리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고 싶지만, 아직은 이른 것 같다.

  책에는 '독서지도안'이 제공된다. 사이트에서 다운 받아 사용할 수 있는데, 독후 활동으로 참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아이들이 책을 읽은 후에 이용하면 아빠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 보다 훨씬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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