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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은유들
페드로 알칼데.멀린 알칼데 지음, 기욤 티오 그림, 주하선 옮김 / 단추 / 2024년 12월
평점 :
읽기 어려움에도 쉽게 놓지 못하는 장르가 있다. '시'가 그렇고, '철학'도 그렇다. 시도 마찬가지지만 철학에도 은유가 많이 쓰이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도 '철학'보다는 '은유'라는 단어에 끌렸기 때문이다. 눈치가 없다는 소리를 가끔 듣곤 한다. 일부러 관심을 가지기 싫어 모르는 척 하는 경우도 많지만, 실제로 눈치를 채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 눈치와 은유가 비슷한 면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은 책 뒤편에 있는 글귀처럼 유명한 철학자들의 24가지 철학 사상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철학의 역사라고 소개하는 것은 아마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그런 것 같은데, 크게 중요해 보이진 않는다. 은유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 철학자들의 대표 사상에 대해서 다뤄지는 은유들을 소개한다. 예를 들면, 플라톤은 '동굴'에 대한 은유를 소개한다. 그 은유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철학 사상들에 비춰 소개하는 형식이다.
철학은 함축적인 경우가 많다. 설명을 돕고자 은유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은데, 그 은유가 더 이해를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역시 난 눈치가 없는 것일까). 이 책은 어려운 철학 사상을 아주 짧은 글로 소개한다. 그 사상을 하나의 은유에 담고, 그 은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함축적인 사상들을 압축시켜 놓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나에게는 더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래도 좋은 점은 표지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그림이다. 은유를 적절하게 그림으로 표현한 듯 한데, 가끔은 매치가 되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그림이 좋았다. 내용이 너무 어려운 책이었지만, 한 페이지 가득 자리한 그림들이 매 페이지마다 머리를 좀 맑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