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하나는 거짓말 (니트 에디션) (3종 중 1종 랜덤)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평점 :
품절


  김애란 작가님의 소설은 이번이 두번째 만남이지 싶다. 처음 읽은 소설이 <바깥은 여름> 이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을 구입하기까지, 제목의 끌림도 있었겠지만, 처음 읽은 <바깥의 여름>을 재밌게 본 기억이 큰 몫을 한 것 같다. 단편보다는 장편소설을 좋아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것 같고 말이다.


  표지에 등장하는 세 명의 뒷모습은 아마도 주인공인 소리와 지우, 채운일 것이다. 뒷 표지에 '그해 우리 셋은 서로에게 거짓말을 했고 처음으로 가까워졌다.'라는 문구가 있다. 책을 읽기 전부터 표지에 있는 문구들을 읽는 편은 아니다. 뭔가 스포일러를 당하기도 싫을 뿐더러, 읽기 전에 편견을 갖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다 읽은 후 책의 뒷 표지에서 위의 문구를 발견했는데, 주인공 셋의 거짓말은 무엇일까, 하면 순간적으로 문구를 해석해야 했다.


  소설은 같은 반 친구 세 명의 이야기다. 각각 비교적 같은 시기(그들에게는 최근)에 가족을 잃는 슬픔을 경험한다. 하지만 그 경험과 슬픔은 같지 않다. 같은 경험이라고 슬픔의 정도와 감정이 모두 같을 수는 없겠지만, 주인공들에게 일어나는 그 슬픔들은 각자의 거짓말이 되는 것 같다.


  특히 내게는 소리의 상황들에 공감이 갔다. 차마 말로 내 뱉을 수 없는 가족간의 힘든 상황들. 아무리 사랑하는 가족이라고 해도 현실에서 고된 상황들이 지속될 때는 '사랑'보다 '상황'이 현실을 지배하는 순간들이 온다. 그 순간순간 품었던 잔인하면서도 무서운 생각들은 가족 혹은 인간을 넘어서는 섬뜩함을 지니고 있다. 힘든 시간들이 지나고 나서의 밀려오는 후회도 그 무서운 생각과 감정들에 대한 죄를 덜어 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이 책은 세 명의 이야기를 교차하여 서술하면서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하지만, 어느 면에서는 다소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산만함을 주기도 한다. 위에서 말한 뒷 표지의 문구가 확 와닿거나 바로 이해되지 못했던 것은 아마도 이런 산만함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의 집중력 부재가 더 큰 원인일 수 같지만 말이다. 이야기도 재미있는 서사를 갖고 있으며, 특히 제목이 회상되는 자기소개는 뭔가 재밌는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지우 편에서는 단순히 재미만 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최근에 읽는 소설들은 과거에 읽은 소설들과는 다르게, 읽는 내내 장면 장면들이 머리속으로 그려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책도 내용 내용들이 영상화되어 내 머리속에 이미지로 만들어졌다. 아마도 영상화되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점쳐본다. 만약에 영상화된다면, 내가 그렸던 이미지나 내용들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꼭 확인해 보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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