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너무 컸나 보다. 처음 시작이었던 '김 부장' 편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바로 이어진 '정 대리, 권 사원' 편이 전편보다 흥미가 떨어지긴 했었다. 떨어진 흥미가 되려 '송 과장' 편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고 해야 하나. 1편과 2편이 동시에 출판되었다가 3편이 시차(그리 긴 시차는 아니었다)를 두고 출판이 된 것도 이러한 기대를 높이는데 크게 한 몫 했다. 하지만, 재미와 유용성 측면에서만 보자면,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기대보다는 그다지 재미있지도 유용하지도 않았다.
우선 읽는 속도에 대한 이야기부터 하자면, 1편과 2편처럼 빠르게 읽어 나갈 수 있다. 전 편 모두 300 페이지가 넘는 두께를 갖고 있지만, 문장 단위로 줄 바꿈이 되어 있고, 문단 단위로 공백도 있다. 일반 책처럼 구성을 바꾸면 3분의 1 정도로 두께가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편집 구성 때문에 읽는 속도가 상당하다. 물론 그것 뿐만은 아니다. 현실을 정말 사실대로 묘사하고 있기에, 우리내 현실과 비교하며 읽다 보면, 어느새 몰입도도 증가한다. 그렇게 2시간 정도면 충분하게 읽어 나갈 수 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옮겨두었다는 재미를 제외하면 이번 3편은 전편들과 다르게 크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처음 나오는 송과장의 과거 모습은 1편과 2편에서 느꼈던 송 과장의 모습과는 완전 다른 모습이었다. 저자와 같은 성을 사용하고 있기에, 본인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1편에서부터 주욱 갖고 있던 터라, 뭔가 송 과장은 어렸을 때부터 남다르게 그려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자전적인 이야기이든 아니든 그것과는 별개로, 이야기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내용의 개연성은 충분히 확보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픔과 상처를 극복하고 성공적인 삶에 이르렀다는 뻔한 스토리로 귀착한다는 실망감을 주었다.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처럼 어느 순간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이 시리즈를 좋아했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 극도록 사실적인 이야기의 매력이었다. 수업 시간에 몰래 보던 만화책에서 큭큭하는 순간들이 이 책들에 있었다면, 그 부분은 김 부장, 송 과장, 정 대리, 권 사원의 모습들이 우리 회사의 누군가의 모습, 혹은 내 모습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 자신을 알고,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며, 남들 보다 노력해야 한다.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에 실망을 했다면, 그 당연한 이야기들이었기에 내가 처음에 좋아했었다는 모순이 생긴다. 반대로 결과가 조금은 인위적이었다면 나는 또 어떻게 생각했을까. 이 책과 어울리는 않는 이질감을 느꼈을 것이다. 무엇이든 뭔가 다른 특별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기대를 낳았는지도 모르겠다.
결혼생활은 말로 아무리 해봐야 모른다. 첫 키스의 느낌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듯이. 뭐든 직접 경험해봐야 안다. - P23
어떤 집단에 ‘회원 가입’을 해야만 소속이 되는 게 아니다. 내가 마음속에 동그라미를 그려 그룹을 만들고, 각 분야의 사람들 이름을 채워 넣으면 그게 소속이 된다. 결국 소속은 내가 결정하고,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 P226
목표는 믿는 것이지 의문을 가지는 게 아니다. 의문을 가지는 사람은 장애물을 믿는 사람이고, 목표를 믿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믿는 사람이다. - P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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