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 오은영의 현실밀착 육아회화
오은영 지음, 차상미 그림 / 김영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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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결혼 전이고, 아이도 없었기에 관심을 갖고 봤던 프로그램은 아니었는데, 무료한 시간에 잠깐 잠깐 채널을 돌리다 가끔 본 기억이 난다. 케어가 정말 힘든 아이들이 있었다. 그런데 오은영 선생님이 투입되면 그 아이들의 행동이 정말 바로 변하는 것이 느껴졌었다.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결혼을 했고, 아이들이 생겼다. 내가 어떻게 자랐는지를 생각해 보니, 육아가 그렇게 힘들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생각은 잘못이었다. 내가 어떻게 자랐는지를 생각해 보았을 때 기억나는 것은 사람들마다 편차가 있겠지만, 내 경우는 만 5살 이후 부터이다. 첫째가 만 4세이다. 둘째는 만 1세다. 둘쨰의 케어와 비교해 볼 때, 첫째는 다 큰 느낌이다. 그렇다면 나의 기억에 의한 육아 경험은 철저하게 잘못 형성된 것이었다.


  제목에서 말하듯이 이 책에서 말하는 육아는 대화가 통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130편의 사례들에 하나하나 말하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그 사례들의 잘못된 대화에 내가 자주 등장하는 듯 해 뜨끔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 경험들이 강하게 다가왔다는 것은 내가 이 책에서 배운 것들이 많다는 것을 반증한다. 좋은 책이다. 육아에 많은 도움을 주고 많은 생각을 다시 하게끔 해준 고마운 책이다.


  시간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 책을 읽는데 2달 정도가 걸렸다. 작년 초에 코로나로 인한 펜데믹이 발생하고 재택 근무을 많이 사용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육아의 어려움은 배로 커졌다. 아, 회사가 편했구나, 하는 생각을 한두 번 한 것이 아니었다.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은 이야기할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 대화에서 나는 어떤 말들을 했었던가. 책에 등장하는 사례들의 잘못된 대화들 속에 나의 말이 들어 있었다. 아, 내가 이런 말들을 썼었구나, 선생님이 알려주신 말들을 사용해야지, 하며 아이와 대화를 이어나가다 보면 이내 나의 말로 돌아왔다. 내가 잘못된 말들로 아이와 대화를 하고 있었구나,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고치면 되니까. 가장 큰 문제는 고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책의 내용을 의식하고 대화를 하다가도 어느 순간 내 본래의 말로 돌아와 있는 상황들을 인식할 때면, 어떻하지 싶었다. 아이에게도 미안했다.


  내가 육아를 잘 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일까. 나의 영향이 아이들에 나쁘게 미치는 것은 아닐까, 늘 고민하고 염려하며 육아를 한다. 행동도 중요하겠지만, 말이 제일 중요할 것 같다. 변화가 어려울 수도 있다. 40여년을 그렇게 살아 왔다.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계속 의식해 나가고, 고쳐지기 어려운 부분들은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변화를 기대한다면 무언가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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