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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듣는 법 - 분별과 은혜
김형익 지음 / 두란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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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더 많은 설교가 온라인에 쏟아지고, 성도들은 교회에 가지 않고도 자신이 좋아하는 목회자의 설교들, 원하는 본문의 설교들을 손쉽게 찾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 예배에 대한 장단점이 논하여지는 지금,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설교들을 분별하며 은혜 안에서 설교를 듣도록 안내하는 [설교듣는 법]은 너무나 유용한 책이다. 더불어 목회자로서 다른 목회자의 설교를 듣게 되는 나에게도 많은 도전을 준다. 과연 우리는 설교를 어떻게 듣고 있는가?? 



설교를 듣기 위해 ‘분별’과 ‘은혜를 구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요즘 평신도는 목회자만큼 혹은 그 이상의 지식을 갖고 있기도 하다. 물론 나와 같이 목회자로서 다른 목회자의 설교를 들을 때도 오히려 많은 지식으로 은혜를 구하기보다 쉽게 판단한다. 



“베뢰아에 있는 사람들은 데살로니가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너그러워서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고 

이것이 그러한가 하여 날마다 성경을 상고하므로”(행17:11) 



베뢰아에 있던 사람들의 마음, 말씀을 향한 간절한 마음 그리고 그 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인지 성경에 비추어 확인해나가는 뜨거움이다. 판단이 아닌 분별, 그리고 은혜를 구하는 태도는 설교를 들을 때 자신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마주하게 된다. 



네 가지 밭의 비유와 같이 말씀을 들은 사람들이 모두 말씀을 가졌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열매가 맺히는 것은 넷 중 하나이다. 열매가 맺히는 밭은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말씀을 듣는자, 말씀을 지켜 인내로 결실하는 자이다. 말씀을 들을 때 마음을 점검하고, 준비하라. 그렇지 않으면 말씀 빼앗기고, 자라지 못하여 결실을 맺지 못하게 된다.(46)



성경에는 많은 선지자들이 등장하고 선지자들이 말씀을 선포할 때, 많은 자들은 자신의 마음에 합한 말씀만을 구했다. 그래서 참선지자들을 거짓선지자로 몰고, 자신들의 마음에 합한 말씀을 선포하는 이들의 말만을 인정했다.(152)



왜 그랬을까? 참된 하나님의 말씀 앞에 우리는 양심이 찔리고, 죄인된 무능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 때 말씀이 불편하여 외면한다면,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능하심은 마주할 수 없게 된다. 말씀에 머물러야 한다. 말씀에 머무를 때 우리는 하나님을 바르게 알게 되고, 하나님을 알수록 더 깊이 사랑하게 된다.(180)  그 말씀이 짐이 아닌 기꺼이 감당하고픈 진리가 된다. 



말씀을 들음을 통해 죄악된 자신을 마주했다면, 기도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자 하는 의지와 마음을 품게 된다. 즉, 말씀을 들음과 순종 사이에 ‘기도’가 위치한다. (157)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듣자’. 그것이 우리 영혼이 사는 길이다. (213)







[설교듣는 법]은 저자인 김형익 목사님께서 8번에 걸쳐 전한 설교를 정리하여 낸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의 중요성을 성경 중심으로 풀어간다. 저자의 개인적 소견이나 경험보다 진리를 통해 풀어가는 내용들은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은혜로 인도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작년 두포터를 통해 팀켈러와 데이비드 플랫을 만났을 때의 즐거움이 있었다. 김형익 목사님이 어떤 분인지 찾아보고 설교도 찾게 되는 기쁨. 많은 사람들이 이 즐거움을 누리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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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를 뛰어넘는 그리스도인 - 차이를 품되 구별되어 세상을 섬기다
팀 켈러.존 이나주 외 지음, 홍종락 옮김 / 두란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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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팬데믹으로 인해 우리는 이전과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목회도 마찬가지이다. ‘교회 중심의 신앙’에서 ‘성도 개인의 삶 중심의 신앙’으로 옮겨지고 있다. 또한 정부와 언론들은 “교회”라는 단어를 자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믿음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 할까? 고민이 깊어진다. 이전에는 우리의 말과 삶으로 세상을 설득하고, 옳은 방법으로 다가가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나 고민이 깊은 요즘, 귀를 막고 있는 세상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애쓰기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진리를 선포하기로 결단했다. 세상적 기준이나 나의 기준으로 “옳다함”을 받으려 하지 말고, 오직 사랑의 이유로 행하기로 결단했다. 


이런 고민 중에 만난 책이 “차이를 뛰어넘는 그리스도인”이다. 이 책은 나의 결단을 좀더 새롭고 풍성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 책은 팀 켈러와 존 이나주를 중심으로 12명의 사람들이 저자가 되어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하면 다른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존중하면서도 복음적 확신을 유지하며 그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가(p.13)”에 대한 질문을 갖고 시작한다. 사람들은 남과 여, 보수와 진보, 백인과 흑인 등 차이를 두고 가르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더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그 공통점을 통해 우리는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그리고 그 관계 속에 그리스도인들은 겸손과 인내와 관용 그리고 용기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전제 속에 12명의 저자들은 Ⅰ. 어떻게 차이를 넘어 세상에 손을 내밀까, Ⅱ.내가 선 자리에서 어떻게 신앙을 구현하며 살아야 하는가, Ⅲ. 움츠러들지 않고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섬길까에 대한 자신들의 답을 풀어 설명한다. 세 개의 파트는 소명을 받은 자리-> 내 삶의 자리-> 세상을 섬기는 자리로 점차 나아간다. 


좋았던 것 중에 하나는 12명의 많은 저자들이 서로 연대하여 소통한 흔적들이 책 곳곳에 드러나고, 12파트 모두가 같은 선상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좋았다. 파트Ⅱ의 저자들은 작가, 송라이터, 스토리텔러, 번역자로 주로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의 직업군이어서 더 다양한 직업군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저자의 인터뷰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복음 전하는데 있어 잘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보여주는 이들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 또한 파트Ⅱ를 읽으면서 “언어”에 대해 좀더 고찰하는 기회가 되었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언어, 침묵을 거친 언어 등에 생각하게 되었다. 목회자로서 언어를 다루는 나의 역할에 대하여 더 묵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설득과 선포사이에서 고민하였던 나에게 이 책은 더 명확하게 말해주었다. “전령의 임무는 구조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다른 일을 선포하는 사자가 되는 것이다(p.133)”.


어쩌면 이 책이 완성되기까지 12명의 저자들은 차이를 뛰어넘는 작업을 해 온 것이 아닐까 싶다. 12개의 모든 글들이 각기 다른 경험을 다루고 있지만 한 사람이 말하고 있는 것과 같은 흐름을 가지고 있다. 사실 세상을 논하기 전에 교회 안에서도 우리는 많은 차이를 경험하고 있다. 하물며 12명의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흐름을 공유하고 이 책을 만들어갔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일까? 책을 읽으며 12명의 저자들이 많은 토론을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책을 써내려가는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그 상상은 참으로 아름답다!! 우리는 이제 이 책을 통해 그런 관계 안으로 내딛을 힘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하면 다른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존중하면서도 복음적 확신을 유지하며 그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 P13

우리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부름을 받지만, 우리의 진정한 시민권은 하늘에 있다. - P15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은 ‘자기를 버리는 일‘
즉 더이상 자기 규정과 성취를 주된 관심사로 삼지 않고 그리스도를 위해 사는 일이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이것이 참된 자기를 발견하는 길이라고 말씀하셨다. - P52

소금이 고기와 화학적 조성이 똑같다면 고기에 도움이 될 수 없다. - P61

우리는 각 사람의 모든 기술이 하나님 나라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성공에 위협을 느끼는 대신 함께 기뻐하게 된다. 이것은 더 깊은 연합으로 이어진다. - P86

우리는 두려움에 지지 않을 것이다. 복음은 우리 생명을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다. - P95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사랑하도록 부름받았으니 우리와 의견이 다른 이들에게 그들이 알아볼 수 있는 용어로 말하고 글을 쓸 필요가 있다. - P130

부족함, 분노, 혼란, 두려움을 고백하는 첫 번째 사람이 되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그런 위험을 감수할 때마다 결실이 있었다는 사실을 나는 분명히 증언할 수 있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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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 시대, 어떻게 예수를 들려줄 것인가 - 이야기를 활용한 내러티브 변증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홍종락 옮김 / 두란노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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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로서 이런 신학적인 책을 간만에 읽는다는 부끄러운 고백을 한다. 읽어야 할 책은 많은데 나의 관심사를 쫓아 독서리스트를 만들다보니 책도 편식하게 된다. 때문에 이 책을 추천받게 된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이래서 우리에겐 동역자가 필요하다.


책으로 돌아가서 ‘포스트모던 시대’, 모든 것이 ‘진리’라고 주장되어져서 ‘참 진리’가 사라진 요즘... 어떻게 하면 ‘참 진리’이신 예수님을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이에 대한 고민에 대해 저자는 ‘이성을 통한 변증’이 주를 이루는 요즘 시대에 오히려 이야기가 가진 힘을 말한다. 더 나아가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기독교 신앙을 긍정하고 변호하고 설명하는 접근법(p.10)’을 소개한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통해 과거를 기억하고,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는 존재이다. 각 사람들은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 속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존재적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다. 나아가 기독교서사는 ‘더 큰 그림’으로서 우리의 이야기는 더 큰 그림 안에 속한 이야기이다. 즉, 포스터모더니즘 속에 살아가는 우리 각자의 이야기들은 ‘더 큰 그림’안에서 이해되어진다. 

 

예수님 역시 사람들의 질문에 신학적인 답이 아닌 이야기 혹은 비유로 답하신 것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이야기를 통해 단면적인 정의가 더욱 풍성하고, 깊은 이해를 이끌어낸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옳은 것을 변증하는 것을 넘어 이야기를 듣는 각 개인들에게 유효한 것이 된다. 


저자인 알리스터 맥그래스가 C.S.루이스를 많이 인용하는데, 그 중 내러티브 변증을 가장 잘 살린 이야기는 <나니아 연대기>이다. 이 책이 언급되는 순간 저자가 언급하는 많은 부분에 대해 이해가 내 머리를 스친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내러티브 변증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제 이 책을 통해 청중의 필요, 갈망, 관심사와 연결시켜, 좀더 전략적인 서사적 변증이 가능해질 것이다.  


저자는 책 파트의 지면에 한계가 있음에 여러 차례 아쉬워하고, 독자들에게 과제를 제공하며 부디 설교를 하고, 복음을 전하는 이들이 이 책을 통해 내러티브변증의 이해와 실제를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절절히 느껴진다. 나 역시도 더 깊고 실제적인 이야기들이 다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으나 열정있는 좋은 교수님을 만난 느낌이 들어 책을 읽는 것이 즐거웠다. 

 

최고의 기독교 변증자는 이런 문화적 맥락을 잘 알고 그와 관련한 민감한 문제들, 우려 사항들, 불안들을 이해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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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것이라 : 미디어와 음란물 편 디지털 세대를 위한 성경적 성교육 1
김지연 지음 / 두란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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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년 시절은 어른들의 성적 폭력으로 멍 들었다. 보호받지 못한 어린 시절은 인생 전반에 걸쳐 수없이 나를 괴롭혔다. 어린 아이에게 부끄러움도 없이 자신의 욕망을 드러낸 어른들은 협박으로 아이의 입을 막았을까?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는 청소년시기가 되어 그 시절의 폭력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알게 되었을 때까지, 아니 그 이후에도 입을 열지 않았다. 동네 아이들을 몰고 다니며 산과 들을 뛰놀던 여장부는 이제 없고, 말 못할 비밀을 가진 어둔 아이가 되었다. 


N번방, 그런 끔찍한 일을 계획하고 실행한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한 사람 혹은 그 가족들까지도 삶이 망가지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그런 건 전혀 안중에도 없었을까? 기사들을 접하며 참 많은 생각들이 지나갔다. 


김지연 대표는 이미 성경적 성교육으로 유명한 강사이다. 그의 책 ‘너는 내 것이다’는 미디어와 음란물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러나 성에 대한 개념이 ‘쾌락’에 초점이 맞춰진지 오래다. 이런 시대에 성경적 성교육이라는 말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미 꼰대들이나 하는 말들이 담겨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보게 된다. 


그럼에도, 성은 하나님으로부터 창조된 것이고, 진리는 세대를 걸쳐 불변하는 것이다. 자신의 쾌락, 성향을 따라 젠더를 구분하고, 쾌락의 중심에서 자신의 젠더를 스스로 정하는 것...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자신 스스로를 망치는 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자신의 성애를 쫓고, 성범죄를 저지르는가... 저자는 ‘너는 내 것이라’에서 미디어와 음란물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수많은 미디어가 인터넷을 통해 우리 손까지 찾아오고 있고, 수많은 미디어에는 음란물도 포함이 된다. 책에 소개한 ‘옹달샘음란물 사건’과 같이 어린 자녀들이 학교에서 낸 간단한 과제를 하다가 결국에는 음란물을 만나게 되는 것 또한 수많은 음란물이 인터넷 도처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런 음란물을 접한 청소년 100명 중 14명은 따라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그 중 몇몇은 실행에 옮기기도 한다. N번방의 얼굴 없는 수많은 가해자들이 그렇게 그 곳에 있다.


우리는 이제 다시 진리를 세워야한다.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나님의 자녀답지 못한 모습으로 더 이상 살아가지 않도록 영적 싸움을 싸워내야 한다. 그 방법으로 저자는 14가지 예방법을 제시한다. 


그 제안들이 실질적이고,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강의를 하고 계셔서 그런지 가독성이 좋다. 책의 여백들도 편안하게 읽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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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에서 살아난 가정 - 예수님이 왕이신 가정의 비밀
유기성 지음 / 두란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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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가장 처음 만드신 제도 “가정”. 남자와 여자가 한 몸을 이루는 결혼을 통해 하나님은 신랑되신 예수님과 신부된 교회를 드러내시고, 그 신비를 드러내신다. 그러나 마지막 때를 사는 지금, 많은 가정들은 깨져가고 변형되고 나아가 비혼을 향한다. 세상은 점점 신랑되신 예수님의 신부됨의 신비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교회의 책임이 크다. 믿음의 가정에서 십자가를 볼 수 없다면 세상은 하나님께 소망을 두지 못할 것이다. 아... 그렇다면 어쩌면 좋단 말인가... 자신의 가정도 건사하지 못하니 사역에도 능력이 없다. 이런 답답한 마음으로 한숨을 내쉬게 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좋았던 포인트는 남편인 유기성 목사님이 프롤로그를 쓰고, 아내되신 박리부가 사모님이 에필로그를 쓰신 부분이다. 남편이 쓴 “가정”에 관한 글을 아내가 보고 어떤 마음이었을까? 거짓된 허울이었다면 아내에게 내밀기 부끄럽지 않았을까? 서로의 이야기가 담긴, 서로의 신앙이 담긴 글을 대하게 된다면 어떤 마음일까? 문득 이 부부의 그러한 시간이 참 부럽다. 우리 가정도 지금의 시간을 잘 다듬어 이런 글들을 꺼낼 수 있다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이런 시간이 하나님 앞에 우리 가정을 세우고, 다시금 결단하게 할 것이다. 


책의 내용은 전혀 어렵지도, 가독성이 떨어지지도 않는데 이상하게 속도가 잘 안난다. 내 안에 이기심과 부딪히기 때문이다. 동의가 되면서도 마음 한 켠에 “근데...”가 툭 튀어나온다. 다듬어지지 않은 나의 고집이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이기심에 찬 고집을 자꾸 들여다보게 된다. 적나라한 나의 정체에 질려가는 순간 하나님의 은혜가 보인다. 하나님께서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 은혜가 얼마나 큰 지, 내가 쥐고 놓지 못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아진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갈라디아서 2장 20절을 계속 암송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하나님의 주되심을 고백하려면 나의 뜻, 나의 의가 죽어져야하듯, 믿음의 가정 안에서도 하나님의 주되심으로 인해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믿어도 달라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잘못 믿어서 달라지지 않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이 책을 통해 가정의 변화 이전에 하나님의 신부됨을 회복하는 시간이 될 것을 확신한다. 

"하나님, 우리 가정 변화시켜 주세요." 이렇게 기도하지 말고 "주님, 저는 죽었습니다. 이제는 예수님이 저를 통해서 역사하세요. 배우자를 저를 통해 만나주시고, 아이들을 저를 통해 만나 주세요. 저는 그저 죽었습니다. 저를 쓰세요."하고 주님께 내어 드리는 것이 정답입니다 - P24

"우리가 빠지는 위험한 착각이 하나 있는데, 잔소리해서 가족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 P100

"부부는 서로 한 몸이기에 결함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한 사람의 성격적인 문제가 배우자에게 고통을 줍니다. 마음에 상처를 주고 극심한 낙심을 가져다줍니다. 분노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것이 결혼생활입니다."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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