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최유리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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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거리를 뒀던 자기계발서를 오랜만에 읽었어요.


큰흐름으로 활동하고 있어서 만나게 된 흐름출판 자기계발서 <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큰흐름은 특별히 독서모임 자리도 있습니다. ㅋㅋ


어느덧 다음달이 끝나는 달이라 해단식을 한다는데


저는 벌써부터 다음 기수를 염두해 두고 있다는.....


흐름출판 책은 다 맘에 들어요.


연속으로 두 번을 독서모임을 못 가서 이번엔 기필코 가겠노라 벼르고 기다렸던 날인데


더 좋게도 작가님까지 오신 것.


독서모임 자리에 작가님이 오신 적은 처음이었어요.


물론 그동안 독서모임 선정도서의 저자가 외국인이어서 함께 이런 자리 못 가진 것도 있긴 하지만요.


먼저 작가와의 만남의 자리도 갈 수 있었는데 일정이 겹쳐서 아쉬웠거든요.


흐름출판 직원분께도 작가님 함께 할 수 있을지 여쭤보기도 했었는데


작가님도 함께 하는 독서모임은 참 귀한 자리죠.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엘리트 코스를 밟았던 96학번의 최유리 작가님은 자칭 서울대 루저 라고 부르며


우울증이 심해 자살 충동까지 느꼈던 극단의 상황까지 갔었고


우연히 접한 오드리 햅번 사진이 결정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날들로 변모를 꾀하게 만들었다고 해요.


엄마의 말이 상처가 되었던 어린 시절, 컬러풀한 옷들을 찾아 입으며


스스로 자존감을 지키고자 노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엄마와의 과거를 들춰낸 것은 최유리 작가 본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오픈이었을 거예요.


샤넬백을 버리게 되었다는 사실적, 또는 문학적 표현도


저로서는 세간의 시선보다는 이제 내 안의 어린 아이를 보듬어 주고 싶었던 것이라 읽혀 집니다.


세상 사람들의 시선과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내 삶이 좌지우지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했을수도 있겠구요.


물론 이것은 제 생각이기도 합니다. ㅎㅎㅎ


이런 세상의 기준으로부터 자신을 찾기 위해 다 떨쳐내고 싶었고


작가님은 자신이 옷이나 패션을 좋아한다는 그 "정체성" 을 발견하게 된 것이죠.


"발견" 이라는 것.


사람이 참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거 같아요.


세상도, 사람도 전과 다르지 않은데 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면


세상도 사람도 달라 보이거든요.


아마도 작가님도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는 글쓰기와 패션 두 가지 방향으로 지금은 과거와는 결이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뭔가를 새롭게 창조하는 활동이 자신은 너무나 좋다고.


물론 정체성은 변모할 수 있지만 사회의 통념으로 인해 정해진 삶의 잣대가 아닌,


 나 스스로 꾸려가는 삶이 가능해졌다는 것에서


일단 나를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예요.


그 마음 온전히 알 수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저 역시


제 감정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던 때, 힘든 시간이 있어 두 딸들의 겨울방학동안


짝꿍에게 맡기고 홀로 유유히 렌트카를 빌려서 제주도 동서남북 네 군데 게스트하우스를 잡고


보름간 제주도 여행을, 혼자 2년 연속 다녔던 제 사연도 소개하기도 했었습니다.


2018년 1월에 처음 떠났고 올해 2월에도 역시 혼자 제주도여행을 누렸었지요....!!


너~~~무 좋았습니다. 이런 여유를 누릴 수 있게 해준 짝꿍에 한없이 고마울 만큼이요.


제가 원하는 시간을 보장해준 거잖아요. 저를 존중해준 것이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 역시 작년에 혼자 제주도 여행을 감행했던 것은


최유리 작가가 <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책 속에서 내내 언급했던


내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었던 거 같아요.


독서모임 자리에서 이 말을 못한게 지금와서 못내 아쉽네요 ㅋㅋ


그랬습니다..... 저 역시 작가님 만큼이나 정체성을 찾는 시간이 필요했었고


다행히도 제가 스스로 힘겨움을 인지하고 제 삶에 일시정지를 누르고


살아오던 패턴과 다른 시간을 가졌었네요.


그리고 그 시간이 제게는 치유의 시간이 되어서 일상으로 돌아와서는


분명 제주도 여행 가기 전과는 다른 제가 되었고,


그 이후로도 전에 내가 아쉬웠던 내 모습도 조금씩 바꿔가며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내려 노력합니다.


일단 감정표현에 서툴렀던 저를 버리고 솔직하게 모두 표현하기로.


아이들에게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부끄럽고 창피해 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죠.


저도 없지 않았던 거 같은데 이제는 솔직하게 표현해요.


고맙고, 미안하고, 기분 좋았고, 행복했고, 아쉬웠고, 안타까웠고, 슬펐고, 속상했다고......


그리고 엄마니까 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공감해주려고 노력하구요.


이것은 참 마음만큼 100% 실천이 어렵긴 하지만 계속 노력중입니다.


​어제 독서모임에서 얘기 못한게 은근히 많네요.


이 마음의 소리도 저는 참 재밌었어요.^^


작가님이 살짝 언급하긴 하기도 했었지만


사람마다 자신의 경험과 생각으로 타인에 대해 섣불리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요.


문제는 그 평가가 말한 사람도 모르게 타인에게 불쾌감과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이죠.


말한 이가 의도치 않게 한 거라면 그나마 나아요.


혹자들은 의도적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말로 할퀴곤 합니다.


그럴 때 나는 어떻게 이 상황을, 그 사람을 해석하고 이해해야 할까??


저도 이게 늘 고민이었어요.


그래서 자기계발서 많이 읽으면서 도움을 받고 싶었던 거 같아요.


적당히 사람들과의 거리를 두기도 하고, 저렇게 말하는 저들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거야 라고


저 나름 타인을 이해하려고 노력도 해 봅니다.


물론 아무리 그렇게 노력해도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제 마음이 편안한 게 제일이라서


타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제 삶의 태도 때문에


인간의 본성을 이해할 수 있는 책들을 자주 들여다보게 되더라구요.


심리학이나 소설들, 인문학, 고전들에서 해답을 찾곤 합니다.


​자기계발서의 성격을 갖는 책이다 보니


기존에 읽어서 접했던 내용들도 없진 않았지만


어떤 책이든지 개인을 100% 만족시킬 수는 없는 거 같아요.


100% 저자의 모든 글을 이해할 수 있다면 그건 타인일 수가 없지요.^^;;


그게 가능하다면 "그 사람이 곧 나" 여야 하는 게 아닌지.... ㅎㅎㅎ


사과할 땐 사과만.


​사과하는 사람들의 속마음은 그런거 같아요. 물론 저도 포함일 겁니다.^^;;


보통 사과를 할 때 말 끝에 미안한데..... 하고 뒷 말이 따라붙어요.

주로 그 뒷 말은 "하지만 나도 할 말은 있어" 라고 자기변호를 하게 되구요.

나는 너에게 사과를 하고 있고 내 잘못에 대한 책임을 이렇게 '대략' 지고 있으니


너도 나를 용서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암묵적 메시지도 같이 읽혀집니다.......


이 말은 최유리 작가가 "아름답게 나이 드는 법 - 관계" 코너에 따로 정리해 둔 내용이었어요.


사이사이 보라색으로 코너가 따로 있어서 정리해 둔 곳들은


최유리 작가가 패션힐러로서 정체성 상담도 해주고 있기 때문에


그런 맥락에서 상담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코너인거 같아요.



정체성을 스타일리시하게 입는 법 / 옷 잘 입는 사람 / 마음 속 댓글 /


정체성 찾기 Q&A / 정체성 찾기 To do / 아름답게 나이 드는 법 외면과 내면 /


자존감 낮은 저,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샤넬백 말고 진짜 내 가방 찾기


패션과 정체성, 크게 두 줄기로 최유리 작가가 주는 팁들도

나에게 적용해볼 수 있는 팁들이 있을 거예요.

​말이 칼이 되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서슴없이 말을 뱉어내는 사람들에게서는

저를 보호할 재간이 도저히 없더라구요.

나를 고갈시키는 관계는 차단할 것.

크고 작게 속을 시끄럽게 하는 관계들, 그냥 겉도는 이야기로 불만과 화를 분출하는 욕구 해소를 위한 관계들은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고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려울 때는 과감히 쳐내고 끊어내려고 해요.

물론 욕구 해소는 필요하지만 이건 저 혼자서 얼마든지 풀 수 있고 그 방법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에는 참 이런거 잘 못했었는데......  제주도 여행 혼자 다녀온 이후로는 저도 많이 바뀐거 같긴 합니다.

충분히 타인을 배려하고 때로는 능력이 되는 한 베풀며 살고자 노력하지만

무례한 사람들에게는 결코 저의 친절을 베풀고 싶지 않아요.



같은 96학번이어서, 그리고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이


제가 경험했던 것과도 비슷한 지점이 있어서 괜시리 저 혼자 친근감 느끼며 책을 후루룩 읽었어요.


혼자 제주도여행을 계기로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 생각해본 시간을 가졌고


지금은 내가 어떤 공간, 어떤 활동을 즐기고 가치있게 여기는지 알아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던 앎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이


제게 적지 않았다는 것을 요즘 들어 더더욱 강하게 느낍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며 전에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 하는 하루 하루를 누리고자 합니다.


최유리 작가님이 과거에 그렇게 좋아했던 샤넬백을 버릴 정도였다면,


제게는 책을 버리는 것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대단한 결정을 했던 작가님의 힘든 시간을 가늠해 보기도 했어요.


최유리 작가님, 반가웠습니다.^^


함께 했던 큰흐름 영부인님 말씀처럼 저 역시 어제 만남을 계기로


조용히 응원하는 독자로 남겠습니다.





최유리 작가님이 제안하는 정체성 찾기 Q&A 여러분도 한번 찾아보실래요?


오랫동안 좋아해온 나만의 곡은?


좋아하는 영화는?


좋아하는 그림은?


좋아하는 운동은?


오랫동안 좋아해온 물건은?


'저 사람 참 멋있다'는 누구?


왠지 끌리는 룩은?


내일 죽는다면 당장 그만두고 싶은 일은?


가장 화가 날 때는?


'아, 내가 살아 있구나!' 라고 느낄 때는?


3개월 안에 죽는다면, 반드시 하고 죽어야 할 일 10가지는 무엇인가? 각각에 대해 이유를 써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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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우표, 사라진 나라들 - 1840~1975
비에른 베르예 지음, 홍한결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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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 "사라진", "나라들"


제목만으로 충분히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는지 유추가 가능했던 책을 만났습니다.


흐름출판에서 나온 <오래된 우표, 사라진 나라들>.


1840년부터 1975년 사이에 역사의 격변기 속에서


소멸해버린 나라들이 발행했던 오래된 우표들이 내포하는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저자 비에른 베르예는 식민주의, 전쟁, 제국주의 와 같은 전 세계 갈등 속에서


인간의 권력에 대한 욕망 때문에 생활 터전을 빼앗겼던


사람들의 나라가 없어진 것을 "우표" 를 통해 더 내밀히 들여다 보았습니다.


"우표" 라는 작은 물건 하나가 거대한 세상을 들여다 보게 하는 창구가 된 것이죠.


저자는 원래 건축가인데 우표 수집광이어서


우표와 관련된 소멸해버린 나라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우표가 보여주는 이미지를 통해 보이지 않은 그 나라의 역사를 책 속에 되살려 놓았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우표의 형태는 1840년 영국의 교육자이자 발명가인


로렌드 힐에 의해서 처음 발명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우표는 그것을 발행한 나라가 존재했고, 강력했음을 입증하기 위해


실제보다 더 큰 존재로 정치적 욕망을 드러낸 산물로써 활용되기도 했어요.

 

주권을 갖고 있는 국가라면 당연히 우표를 발행하고


패권을 공공연하게 보여야 할 때는 우표에 정치적인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죠.


자국의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그리고 조금 더 이상적으로


우표에 그려내었다는 것을 알고 보면 우표 구경이 참 재밌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우표 그 이상의 것들이 보이게 될 거예요.

 

 

 

​승자의 논리에 의해 소멸된 것도 모르고 지나쳤던


사라진 나라들의 이야기를 우표로 만날 수 있는 이 책,


생소한 나라들에 관한 흥미롭고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게 될 거예요.


마치 세헤라자데의 <천일야화> 를 보는 것처럼~~~!

 

 

 

 


다양한 우표의 디자인들을 보면서 나라마다 전하고픈 메시지가 참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생각지 못하게 제 관심이 닿은 우표를 발견했습니다.^^


무어인을 얼굴이 그려진 이 스페인 체신청 발행 우표!!!


얼마전 강좌로 듣고 책으로 읽었던 <오셀로> 작품속 주인공 오셀로가 바로 무어인이었죠.


무어인의 외모를 교수님에게서 듣긴 했지만 이렇게 직접 그림으로 보니 와닿아요. ㅎㅎㅎ


​오셀로가 이런 모습이었겠다 상상해 보는거죠~~

 

<오래된 우표, 사라진 나라들> 속에는 130여년간의 시간과 공간이 담긴 세계사가 있습니다.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만이 가치있다고 볼 수는 없으니까요.


동화처럼 흥미롭고, 충격적이고, 때로는 슬프기도 한


소멸해버린 나라들의 역사와 다양한 우표를 만나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어요.^^


우표를 보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맛까지 볼 정도로 애정을 보여준 저자와


오랜 시간 공들인 역자의 정성, 그리고 흐름출판 덕분에 독특한 책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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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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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읽기까지 정말 오래 걸렸습니다!!!


역자 해제 전까지는 361페이지 가량? 분량 때문에 오래 걸렸다는 건 아니라는거죠.


​우선 읽기 전부터 워낙 잘 알려진 풍자소설인데 이제서야 읽게 된 것에 대한 설레임과

저 나름의 부끄러움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에 알려진 <걸리버 여행기> 는 아동문학으로서의 인지도가 더 컸던 거 같아요.

저희 집에도 있는 세계문학 책시루에 걸리버 여행기가 당연히 들어 있고

"상상력이 풍부한 친구" 라는 카테고리에 포함되어 있더라구요.

소인국에 간 탐험가 걸리버  라는 인식은 어른 아이 할거 없이 누구에게나 알려져 있고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소인국을 탐험한다는 건 충분히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흥미로운 소재이니까요.

그만큼 아이들에게 필수 권장도서인 걸리버 여행기가 사실은 전체를 보여준 게 아니었다는 걸

부끄럽게도 저는 이번에 정확히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왜 그렇게 최고의 풍자소설이라고 일컬어져 왔는지도 직접 완독한 후에 알았어요!!!


그저 세상에 먼지처럼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로 마치 나도 잘 알고 있다고 떠들고 다니는 일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한번 더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번에 현대지성 이종인 번역으로 나온 완역본 <걸리버 여행기> 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고 해서 다 알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요.


책이라는 게 한번 읽었을 때 들어오는 내용과 두 번째, 세 번째 읽을 때


인상깊게 파고드는 내용들이 다 다르니까요!!

 

 

 

 

 

<걸리버 여행기> 의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


역시 이름만 들어서 낯설지 않을 뿐, 잉글랜드계 부모를 둔 아일랜드인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고


영국 국교회의 사제 신분이었으며 잉글랜드의 거물 정치인의 비서로 활동하면서


정치 사회적 감각도 터득했을 법 합니다.


정치평론의 일도 했다는데 당시 보수당인 토리당과 진보당인 휘그당 체제였던 잉글랜드에서


시류에 따라 양 당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활동한 전력도 있더라구요.


하지만 당시 아일랜드는 영국의 지배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스위프트는 늘


"아일랜드는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는 글로


아일랜드에서는 애국자로 불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당시 정치와 사회를 풍자하는 글을 쓰기도 했고 마지막 여생은 성직자로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가


어릴 때부터 평생 현기증과 난청 증세로 고생했던 그였기에


마음과 기억이 건전하지 못하다는 평을 받으며 생을 마감합니다.


사제이기도 했으니 그렇겠지만 해제를 읽다 보면 복잡한 이성관계도


평생 결혼하지 못한 삶으로 마감하게 한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조너선 스위프트의 생애에 대한 평가가 어떻든간에,


당시 잉글랜드의 식민지와도 같았던 아일랜드인으로서,


그리고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고찰을 풍자적으로, 그리고 신랄하게 비판함으로써


5년간의 집필, 출간되기까지 15년이라는 시간동안 심혈을 기울였던


<걸리버 여행기> 를 남긴 것만으로 지금까지 그의 이름이 회자되고 있으니 이런 생애 또한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너선 스위프트가 남긴 최고의 풍자문학 <걸리버 여행기> 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어요.


릴리펏 (소인국) 여행기


브롭딩낵 (거인국) 여행기 


라퓨타 (날아다니는 섬), 발니바비, 럭낵, 글럽덥드립 (마법사의 섬), 일본 여행기 


후이늠국 (말의 나라) 여행기


본편이 시작되기도 전에


공고 / 걸리버 선장이 사촌 심슨에게 보내는 편지 / 발행인이 독자에게


부분을 읽다 보면 걸리버라는 사람이 정말 있었던 사람처럼 느껴질만큼


소설이 아니라 논픽션같은 착각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스스로 이건 소설이라고 다시 정신을 차리면서 보는데도


조너선 스위프트가 설정한 상상의 나라들은 참으로 디테일하고도


그 낯선 나라에 사는 존재들의 말과 행동이 하나같이 의미있게 와닿기도 했죠.


그만큼 알게 모르게 풍자의 요소들을 작가 스위프트가 곳곳에 심어두었습니다.


실제로 제4부 12장이 시작하면서 한번 더 거짓말인걸 독자들은 이미 알고 보는데도


거기에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또 한번 언급하는 데서


<걸리버 여행기> 의 풍자에 대한 결기(?) 도 엿보이구요.


"나는 16년 7개월을 넘게 여행했고, 이것이 바로 그 여행에 관한 진실한 기록임을 점잖은 독자께 알린다.


나는 화려한 글이 아니라 진실을 보여주는 글을 쓰고자 무척 신경 썼다.


나는 기상하고 있을 수 없는 이야기로 독자를 놀라게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가장 간결한 방식과 문체로 명백한 사실을 전하기로 했다.


내 주된 의도는 독자를 놀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걸리버 여행기> 의 가장 마지막 장은 이렇듯 이 책을 출판한 의도를 분명히 밝히면서 시작합니다.


야만적인 식민지 건설을 비판하는 것은 잉글랜드를 말하는 것이고

 그렇게하지 않는 조국을 칭송할 때 조국은 바로 아일랜드를 말함이겠지요.


책 속 곳곳에 있던 풍자의 불씨는 마지막 장까지 유효했습니다.^^


 

 

 

 

 

 

책 속의 일러스트가 상상력을 제한한다고 보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게는 걸리버가 그린 낯선 나라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 거 같아요.


항해하다가 우연히 머물게 된 나라는 걸리버에 비해 1/12 만큼 작은 사람들이 사는 소인국이었어요.


걸리버를 발견한 릴리펏의 소인들은 걸리버에게 '산악인간' 이라는 이름으로 불렀고


시간이 지나면서 경계심에서 친근감을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왕과 신하들, 백성들이 있는 나라에서 걸리버는 그들에게 호의적으로 대했고,


그들 역시 낯선 걸리버의 호의를 받아들이며 높은 지위를 선물하기도 할 정도로


상생하며 살아가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어요.


하지만 이 소인국 안에서도 스위프트가 보았던 파당 문제는 존재했습니다.


소설 속에서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거든요.


"소인국이 외국인에게는 번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이 나라는 두 개의 강력한 악 밑에서 신음하고 있다.


하나는 본국에 있는 난폭한 파당이고,

 

 

른 하나는 해외의 가장 강력한 적국이 침공해 올지 모른다는 위험이다.


파당 문제에 대해서 말해 보자면, 지난 70개월 동안 이 제국에는


두 개의 서로 싸우는 파당이 있어 왔다.


그 두 당파의 이름은 트라멕산과 슬라멕산인데,


 그들이 신는 구두굽이 높은 굽이냐 혹은 낮은 굽이냐에 따라 그런 이름으로 갈라지게 되었다.


그들은 그런 특징으로 상대방과 자신을 구분했다."


​바로 잉글랜드의 토리당과 휘그당을 빗대어 말하는 것이었고


이 소인국에도 그들끼리 그 보이지 않는 굽을 통해 미묘하게 구분짓기가 만연해 있었던 것이죠.


이것은 스위프트가 살고 있던 시대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가볍게 보자면 현실에 없는 소인들이 사는 나라에 우연히 가게 된 걸리버의 그야말로 '여행기' 라며

흥미롭게만 볼 수도 있겠지만 더 깊이, 내밀하게 들여다 보면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현실 풍자였던 것이죠.


당시 잉글랜드의 저자의 조국 아일랜드를 빗대어서, 나아가서는


인간과 사회를 더 깊이 생각해보고 현실의 불합리함과 왜곡된 모습들을 풍자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저자의 의도가 분명한 소설입니다.

 

 

 

 

 

 

소인국에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아이들과 2달간 머물렀지만


다시 걸리버의 낯선 땅에 대한 호기심과 그 욕망 때문에 다시 길을 나서게 되었고


우연히 닿게 된 곳은 이번에는 반대로 거인국입니다.


브롭딩낵 이라고 불리는 거인국에서도 소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걸리버가 가장 먼저 그들의 언어를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인상깊었어요.


타자와 소통하려는 노력이 수반된다면 불통을 넘어 상호간의 이해관계가 형성이 되겠죠.


그런 모습을 가게 되는 낯선 나라들마다 걸리버가 보여줍니다.


스위프트가 의도한 부분이 아닐지는 모르겠으나


제게는 언어로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걸리버와


그를 무조건 경계하기 보다는 받아들이려 하는 소인들과 거인들의 관계가


구분짓고 경계를 일삼는 현대 사회를 비춰볼 때 제 눈에는 아름답게 보이기도 했어요.


걸리버가 자신이 갖고 있는 항해기술을 뽐내려고도 하고


거인국의 왕은 반대로 걸리버의 나라에 대해 매우 궁금해 하지요.


낯선 이에 대한 경계가 사라지면 사람은 본래 갖고 있던 호기심이 발동되나 봅니다.^^


제2부 6장의 끝을 읽기 전까지는 이런 줄 알았습니다.


거인국의 왕이 걸리버가 찬양하듯 말하는 조국에 대해 설명하는 말을 다 듣고 나서


이렇게 뼈 때리는 말을 던져요.


이것이 바로 스위프트가 전하는 당시 사회 풍자의 기술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나의 작은 친구, 그릴드릭, 자네는 자네 조국에 대하여 아주 그럴듯한 찬양의 말을 했지.


하지만 자네는 무지, 나태, 악덕이 입법자 자격을 얻기 위한 필수 요소임을 아주 명확하게 입증했어.


법률은 그 법률을 왜곡하고 혼란을 주고 회피하려는 자들의


개인적 이익과 능력에 의하여, 임의로 설명되고 해석되고 적용되었지.


..........


자네가 해 준 말로 미루어볼 때, 자네 나라에서는 공직을 얻기 위해 완벽한 자질은 필요 없는 것 같아.


사람들은 미덕의 힘으로 귀족 작위를 얻는 게 아니고,


사제는 종교적 경건이나 학문으로 승진하는 게 아니야.


군인들은 행동과 용기, 법관들은 성실성, 상원의원은 애국심, 고문관은 지혜로 인해


그 자리에 보임되는 것 같지 않아.


...........


자네 나라의 국민들 대부분은 가장 해로운 자그마한 벌레 같은 족속일세.


자연이 일찍이 땅 위에 기어 다니도록 허용한 벌레들 중에서 말이야. " 


 

 

소인국과 거인국에 이어서 또 새롭게 항해를 하다가 해적에게 붙잡히고

어떤 섬에 또 우연히 도착, 날아다니는 섬 라퓨타에 들어갑니다.


여기서 라퓨타.... 많이 들어보지 않으셨나요?


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이 제목을 알고 있거든요.


"천공의 성 라퓨타"


2004년 작품이었네요, 정말 오래 전입니다.....^^


거대한 비행선이 하늘에 떠다니는 이 영화속 천공의 성은 바로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속 라퓨타 를 보고 만들게 된 것이라고 하지요.


또 다른 관점에서 하늘에 떠다니는 라퓨타는 아일랜드를 지배하던 잉글랜드를,

땅에 있는 식민지 영토 발니바비 바로 스위프트의 조국 아일랜드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잉글랜드를 상징하는 라퓨타는 실용성은 무시된 채 오직 '학문을 위한 학문' 만 추구하고 있고

현실성없는 기술로 나라를 오히려 황폐하게 만들고 있도록 그려지고 있어요.​

잉글랜드의 정치와 과학 분야를 비판하는 용도로 학술원이라는 곳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스위프트의 신랄한 비판의 장치들이 이렇듯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죽지 않는 사람 스트럴드브럭이 사는 나라 럭낵, 마법사의 나라 글럽덥드립,

 마지막 일본 여행기까지 제3부에 들어 있는데요.

마법사의 나라 글럽덥드립 에서는 고대인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장면들이 연출되는데

호메로스와 아리스토텔레스를 불러내서 그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도 있고 말도 듣구요.

걸리버가 데카르트도 불러달라고 해서 등장하기도 합니다. ㅎㅎ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데 마법사의 나라이니까 가능한 상상이죠.

일본 여행기는 단 4페이지에 불과하지만 당시 일본의 시대 상황을 반영한 내용이 담겨 있더라구요.

1638년 당시 일본은 반기독교 조치를 취하고 있어서


네덜란드인 외에 모든 유럽인의 자국 입항을 거부하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걸리버도 네덜란드인 행세를 하며 일본에 들어가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해요.


​현실을 반영하는 이야기들, 때로는 조너선 스위프트의 상상에 의해 구축된 나라들이

아주 디테일하고도 사실적으로 그려집니다.

 

 

 

 

 

조너선 스위프트의 풍자는 바로 제4부에서 절정을 이루는 듯 해요.


소인국이나 거인국처럼 크기가 서로 상대적인 차이가 있긴 하나


어쨌거나 걸리버와 외양이 비슷한 사람들이었는데


제4부 말의 나라 후이늠국은 그야말로 주인이 말이였어요.


인간처럼 후이늠들에게는 문자가 없지만 그들의 지식은 인간처럼 이성이 있고


모두 입말이 가능해서 걸리버와 소통이 된다는 것이죠.


그들에게는 천성적으로 미덕이 있고 이성의 지배를 받으며


비유와 세밀하고 정확한 묘사까지 사람 못지 않게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아는 존재였습니다.


걸리버의 말을 빌리자면 후이늠들은 유럽 사회의 사람들보다 우아한 언어를 표현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사람이 주인이 아니라 말이 주인인 나라, 후이늠국에서


그렇다면 말이 하인처럼 부리는 존재는 누군가??

 

 

 

 


 

걸리버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야후들은 근처에만 가도 지독한 냄새가 진동해서 상종할 수가 없고,


성질도 모질고 사나우며 서로 공격적이고 악독할 정도로 야만적이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반대로 말의 모습을 한 후이늠과는 대화가 가능하고


공동체를 이루어사는 후이늠에 대해 시종일관 그들의 훌륭한 미덕과 교양을 칭송합니다.


후이늠들에게 우정과 박애가 두 가지 주된 미덕이라고 말할 정도이니


동물만도 못한 인간, 인간과 동물이 전도된 모습, 인간에 대한 혐오감이 엿보이는 제4부의 내용이었어요.


신랄한 비판과 풍자, 이보다 더할 수 있을까 싶어요.


인간 같은 이성을 지닌 말 (후이늠) 과 괴물같은 야만인이며 짐승만도 못한 인간 (야후).


제1부부터 3부까지와는 조금 결이 다르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스위프트가 보여주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풍자의 장치로는


이보다 신랄하고 통렬할 수가 없을듯 싶네요!!!


 

 


상상력에 의한 ​재밌는 이야기를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은 일관되게


당시의 정치적 상황이나 인간과 사회에 대한 비판을 보여주고 있는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너무 풍자적이고 비판적이어서 당시 사회에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었고


작가 본인도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각오를 했을 정도라고 하니


조지 오웰도 극찬했다는 풍자소설의 끝판왕입니다!


이제는 아동문학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서


최고의 풍자문학 <걸리버 여행기> 를 완역본으로 전체를, 제대로 보자구요!!!

 

시사하는 바가 큰 소설입니다.

 

특히 현대지성 클래식에서 나온 <걸리버 여행기> 는 삽화와 해제가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켜 줘요.


이런 소설을 워낙 좋아해서 매우 인상깊게 남네요.^^


 "사실적이지만 실제가 아닌 이야기" 를 소설이라고 부를 때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 본질은 잘 보이지 않게 숨어 있는 법이라죠.


스위프트가 풍자의 장치를 이용해서 얘기하고 싶었던 본질들,


그것을 파고드는 재미 또한 느껴보세요.


소설은 참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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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 호크니, 프로이트, 베이컨 그리고 런던의 화가들
마틴 게이퍼드 지음, 주은정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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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대학로 공연 나들이 나서면서 들고 온


을유문화사 <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역시 오설록의 흑당 버블 녹차 라떼는 참 맛나구요.^^

 

을유문화사에서 나온 미술 교양서인데 가격대가 나가는 만큼


현대미술사에 있어서 런던을 거점으로 하는 미술가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책이고


이것이 그냥 대중들에게 일반적으로 읽혀지기에 막~ 재밌다 이럴지는 좀 의문이지만


미술계에 관련된 일을 하는 분들에게는 교양과 지식을 쌓기에는 더없이 좋겠다는 생각은 들더라구요.


1945년부터 1970년 사이를 중심으로 약 25년의 기간을 주제로

 

런던에서 활동했던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의 전언에 의한 기록과 함께


직접 저자 마틴 게이퍼드가 직접 미술가들과 인터뷰했던 내용들을 싣고 있어서


그들이 남긴 작품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책을 통해서 전해 들을 수 있습니다.


 

 

 

 

 

 

최소 두 세대에 걸쳐서 30년 넘게 기록된 수천 단어로 이루어진 아카이브와도 같다고


머리말에서도 밝히고 있는 <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중요한 증인과 그 시기에 활동했던 사람들과의 인터뷰,

특히 많은 경우 미간행된 인터뷰에 바탕을 둔 내용들이 채워져 있는 책이예요.

전후 25년의 시기에 주목하게 된 것은 런던의 화가 공동체가 소규모 동네였다는 점인데요.

이것이 서로를 잘 알았다기 보다는 서로 교차되는 작은 세계였고

세대 간 분열도 생각보다 뚜렷하지 않았기에 저자가 주목하게 되기도 했던거 같아요.

런던 밖으로 이주해서 성숙기 작업을 거친 작가들은 이 책에서 빠져있을 정도로

런던미술을 통해 현대미술을 조망해보고자 하는 책으로 읽혀집니다.

작가들의 모습이 담긴 실사는 물론이고


그들이 남긴 작품과 그에 대한 해설까지 현대 미술에 흥미와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 책 참 재밌게 보실 거 같아요.


더불어 현대 미술에 대한 공부도 되겠더라구요. ㅎㅎㅎ


학문적으로 접근해서 보시려는 분들에게는 당연히 그 깊이를 교양서가 따라갈 수는 없을테니


감안해서 보시구요.


 

 

 

 

 

 

 

가까이서 보면 부분만 보게 될 때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듯 한 그림인데


멀리서 보면 어떤 사람을 나타내고 있는 이 자화상, 독특하고 인상깊게 남습니다.


데이비드 봄버그, 첨 듣는 화가이지만 이렇게


<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에서 만나네요.^^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를 정도로 그리는 것에는 특기가 1도 없지만


그림 보는 것은 참 좋아합니다.


무엇이라 설명할 수 없지만 보는 건 참 좋아요~~


꼭 그림에 대해서 잘 알아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익숙해지면 더 그림에 대한 호기심이 커진다는 건 알죠. ㅋㅋ

 

 

 

 

 

 

 

 

다른 작가의 모습을 그린 이 그림도 굉장히 디테일하고 사실적이고.


사진상 그런게 아니라 코를 중심으로 얼굴의 왼쪽과 오른쪽 음영도 달리해서 그려진 것이


저로선 참 신기했어요.... 어떻게 이렇게 그릴 수가 있지? ㅎㅎㅎ


하다못해 턱과 아랫입술 그 사이 움푹 들어간 곳까지도 어둡게 표현한 것,


주름과 주름 사이에 그 작은 홈까지도.....


그리고 이 책에서 저자가 주목한 것은 프로이트와 베이컨의 친밀도입니다.


그걸 읽고 보니 정말 그렇더라구요.


친밀한 사이가 아니라면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얼굴을 그릴 수가 있었을까 싶었죠.


<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을 보면 그림을 보고 있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것들,


화가들의 관계나 그림에 대해 읽어주는 지점은 참 흥미로워요.


화가와 작품뿐만 아니라 그 당시 런던, 그리고 당시 미술계 분위기까지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유명한 데이비드 호크니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화가들은


선, 컬러, 이미지를 통해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것을 구현해 내고 있고


화가들끼리도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것을 읽을 수도 있었습니다.


추상표현주의로 시작한 뒤에 다양한 표현 양식을 빠르게 살폈던 호크니.


이후에 인물, 오브제, 풍경을 더해갔고 자연주의적인 경향이 꾸준히 확대되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호크니가 하고 싶은 작업들은 끊임없이 바뀌어가고 있고


스스로 규칙들을 파기해 가면서 어떤 유형의 화가인지 말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자신만의 예술을 추구하는 화가라고 동료 화가 아우어바흐가 견해를 밝히기도 합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부터 1970년경까지 약 25년간의 런던 회화의 역사를 살펴본 <현대 미술의 이단자들>.


프랜시스 베이컨, 루시안 프로이트, 데이비드 호크니 등 영국 화단에 유명한 화가들이 등장했던


찬란한 시절이기도 했고 특히 프로이트와 호크니를 깊이 탐구했던


저자 마틴 게이퍼드가 이들이 활약한 시대와 공간의 미술계 지형도를 그림으로써


역동적인 런던의 당시 사회 문화적 흐름까지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미술 비평가들과 거래상 들의 목소리까지도 소환해서


그 시절로 잠시 시간여행을 한듯한 느낌도 들게 했구요.


전통 교육과 추상 미술의 주류 속에서 자기만의 길을 개척했던


현대 영국 미술을 이끌었던 화가들의 이야기,


그들의 열정이 담긴 발자취를 마틴 게이퍼드의 안내로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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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코믹스 Volume 2
라이언 노스 지음, 브레이든 램 외 그림, 서애경 옮김, 정한결 감수 / 작가정신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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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정신 서포터즈, 작정단 4기의 첫번째 책은

서포터즈가 아니면 내 의지로는 결코 만날 일이 없는 코믹스 ㅋㅋㅋ


​시니가니가 어릴 때 "카툰네트워크" 라는 만화채널을 접했던 기억이 얼핏 납니다.

 

 

나름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채널이지만 우리는 늘 그냥 넘기기만 했던 채널인데


카툰네트워크의 인기 애니메이션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이


작가정신에서 코믹스 책으로 나왔어요.


이 책은 오롯이 초딩 가니가 보는 책으로. ogq_58146d74c399f-4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모험> 은 웹코믹 작가가 대본을 쓰고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꾸준히 연재를 이어가서 이렇게 책으로도 나왔습니다.


몰랐는데 상도 받았다는 후문.... ㅎㅎㅎ


​이 코믹스 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독특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게 정의롭고 기발해서 재밌는 이야기들을 만들어 낸다고.


사악한 해골 악당 리치가 세상을 파괴하러 왔고


핀과 제이크가 영웅이 되어 리치의 손아귀로부터 세상을 구해내는 모험 이야기.


악의 힘에 맞서 싸우는 진정한 두 친구의 이야기,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각각의 스토리가 나름 흥미롭게 전개되는 1권과 2권 코믹스 좋아하는 분들은


나름 유명한 책이라고 하니 더듬이를 뻗어보세요. ㅎㅎ

 

 

​스토리가 끝나고 부록처럼 뒷 면에는 몇 페이지 분량의


인기 인디 만화가들의 표지 그림들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르게 종이를 넘기며


익살스러운 말장난과 풍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작가정신의 코믹스,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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