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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최유리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부러 거리를 뒀던 자기계발서를 오랜만에 읽었어요.
큰흐름으로 활동하고 있어서 만나게 된 흐름출판 자기계발서 <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큰흐름은 특별히 독서모임 자리도 있습니다. ㅋㅋ
어느덧 다음달이 끝나는 달이라 해단식을 한다는데
저는 벌써부터 다음 기수를 염두해 두고 있다는.....
흐름출판 책은 다 맘에 들어요.
연속으로 두 번을 독서모임을 못 가서 이번엔 기필코 가겠노라 벼르고 기다렸던 날인데
더 좋게도 작가님까지 오신 것.
독서모임 자리에 작가님이 오신 적은 처음이었어요.
물론 그동안 독서모임 선정도서의 저자가 외국인이어서 함께 이런 자리 못 가진 것도 있긴 하지만요.
먼저 작가와의 만남의 자리도 갈 수 있었는데 일정이 겹쳐서 아쉬웠거든요.
흐름출판 직원분께도 작가님 함께 할 수 있을지 여쭤보기도 했었는데
작가님도 함께 하는 독서모임은 참 귀한 자리죠.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엘리트 코스를 밟았던 96학번의 최유리 작가님은 자칭 서울대 루저 라고 부르며
우울증이 심해 자살 충동까지 느꼈던 극단의 상황까지 갔었고
우연히 접한 오드리 햅번 사진이 결정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날들로 변모를 꾀하게 만들었다고 해요.
엄마의 말이 상처가 되었던 어린 시절, 컬러풀한 옷들을 찾아 입으며
스스로 자존감을 지키고자 노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엄마와의 과거를 들춰낸 것은 최유리 작가 본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오픈이었을 거예요.
샤넬백을 버리게 되었다는 사실적, 또는 문학적 표현도
저로서는 세간의 시선보다는 이제 내 안의 어린 아이를 보듬어 주고 싶었던 것이라 읽혀 집니다.
세상 사람들의 시선과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내 삶이 좌지우지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했을수도 있겠구요.
물론 이것은 제 생각이기도 합니다. ㅎㅎㅎ
이런 세상의 기준으로부터 자신을 찾기 위해 다 떨쳐내고 싶었고
작가님은 자신이 옷이나 패션을 좋아한다는 그 "정체성" 을 발견하게 된 것이죠.
"발견" 이라는 것.
사람이 참 다시 태어나게 만드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거 같아요.
세상도, 사람도 전과 다르지 않은데 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면
세상도 사람도 달라 보이거든요.
아마도 작가님도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는 글쓰기와 패션 두 가지 방향으로 지금은 과거와는 결이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뭔가를 새롭게 창조하는 활동이 자신은 너무나 좋다고.
물론 정체성은 변모할 수 있지만 사회의 통념으로 인해 정해진 삶의 잣대가 아닌,
나 스스로 꾸려가는 삶이 가능해졌다는 것에서
일단 나를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예요.
그 마음 온전히 알 수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저 역시
제 감정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던 때, 힘든 시간이 있어 두 딸들의 겨울방학동안
짝꿍에게 맡기고 홀로 유유히 렌트카를 빌려서 제주도 동서남북 네 군데 게스트하우스를 잡고
보름간 제주도 여행을, 혼자 2년 연속 다녔던 제 사연도 소개하기도 했었습니다.
2018년 1월에 처음 떠났고 올해 2월에도 역시 혼자 제주도여행을 누렸었지요....!!
너~~~무 좋았습니다. 이런 여유를 누릴 수 있게 해준 짝꿍에 한없이 고마울 만큼이요.
제가 원하는 시간을 보장해준 거잖아요. 저를 존중해준 것이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저 역시 작년에 혼자 제주도 여행을 감행했던 것은
최유리 작가가 <샤넬백을 버린 날,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책 속에서 내내 언급했던
내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었던 거 같아요.
독서모임 자리에서 이 말을 못한게 지금와서 못내 아쉽네요 ㅋㅋ
그랬습니다..... 저 역시 작가님 만큼이나 정체성을 찾는 시간이 필요했었고
다행히도 제가 스스로 힘겨움을 인지하고 제 삶에 일시정지를 누르고
살아오던 패턴과 다른 시간을 가졌었네요.
그리고 그 시간이 제게는 치유의 시간이 되어서 일상으로 돌아와서는
분명 제주도 여행 가기 전과는 다른 제가 되었고,
그 이후로도 전에 내가 아쉬웠던 내 모습도 조금씩 바꿔가며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내려 노력합니다.
일단 감정표현에 서툴렀던 저를 버리고 솔직하게 모두 표현하기로.
아이들에게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부끄럽고 창피해 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죠.
저도 없지 않았던 거 같은데 이제는 솔직하게 표현해요.
고맙고, 미안하고, 기분 좋았고, 행복했고, 아쉬웠고, 안타까웠고, 슬펐고, 속상했다고......
그리고 엄마니까 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공감해주려고 노력하구요.
이것은 참 마음만큼 100% 실천이 어렵긴 하지만 계속 노력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