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가면제사
반지은 / 포레스트 웨일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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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은 솔직 후기입니다.>

반지은 작가의 '가면제사'는 제사라는 전통적 의식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기묘한 호러 소설이다. 한 집안의 독특한 풍습—제사 때마다 가족들이 하얀 가면을 쓰고 의식을 치르는 모습—은 단순한 전통을 넘어선 불길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독자를 몰입하게 만든다. 가부장적 권위가 강하게 자리 잡은 이 집안에서는 제사에 대한 집착이 유독 두드러지며, 그 속에 많은 비밀들이 숨겨져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러한 진실을 알지 못한 채 혼란 속에서 방황하며, 읽는 이도 주인공 김지온과 함께 서서히 공포와 긴장감을 체험하게 된다.



이 소설의 가장 큰 강점은 압도적인 분위기 연출과 서스펜스를 유지하는 힘이다. 단순한 공포가 아닌, 집안의 전통과 얽힌 심리적 압박, 그리고 주인공의 꿈과 현실을 오가며 보여주는 장면들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또한, 주인공이 중심에 있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 듯한 미묘한 위치에 놓여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역시 마치 소설 속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는 아쉬운 점도 있다. 가장 큰 단점은 이야기의 흐름이 결정적인 순간에 갑자기 끊긴다는 점이다. 아마도 다음 편이 나오겠지만 너무 아무 예고 없이 중요한 부분에서 끊겨버려서 너무 허탈했다. 또한, 전자책(E북)임에도 불구하고 PDF 파일 형식으로 제공되어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단점이다. 글씨 크기 조정이 불가능하고 폰트 설정도 할 수 없어, 읽는 내내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여러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가면제사'는 재미있다. 제목에 이끌려 생각없이 읽게 된 책인데 다음 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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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금 더 떠나도 됩니다 - 구석구석 여행자 전망키의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전망키 전은재 지음 / 북스고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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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은 솔직 후기입니다.>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감각을 깨우고 마음을 채우는 경험이다. 『우리는 조금 더 떠나도 됩니다』는 그런 여행의 본질을 담고 있는 책이다. 9년간 여행 작가로 활동해 온 전망키 전은재 작가가 한국의 아름답고 고즈넉한 50여 곳을 소개하며, 여행지를 직접 찾아가 느낀 감상을 따뜻한 문장과 감각적인 사진으로 전한다.




이 책이 돋보이는 이유는 단순한 여행 가이드북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개 여행 책들은 방문 시간, 교통편, 맛집 정보 등에 집중하지만, 이 책은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감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작가는 여행자의 눈높이에서 ‘어떤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지’, ‘어떤 계절에 방문하면 더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을 짚어준다.


책의 구성 또한 인상적이다. 여행지를 지역별, 테마별로 정리하여 독자가 자신의 관심사에 맞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또, 각 여행지에 대한 설명이 두세 페이지 정도로 짧게 정리되어 있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숨 막히게 정보를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글에 여백이 많아 독자가 스스로의 여행을 상상할 여지도 남겨둔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단순히 ‘어디를 갈 것인가’보다 ‘어떻게 여행할 것인가’에 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특별한 부분은, 작가가 직접 촬영한 사진이다. 여행지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들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감정을 전달하며,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여행지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담은 사진과 글을 함께 보면, 마치 작가와 함께 그 장소를 어슬렁거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책이 단순한 정보 입이 아니라, 여행의 설렘과 기대감이 독자에게 전달되는 이유이다. 가끔 작가가 인생 샷 포인트도 알려준다.


『우리는 조금 더 떠나도 됩니다』는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당장 떠날 수 없는 사람에게도 좋은 위로가 될 것 같다. 우리는 종종 바쁜 일상 속에서 여행을 미루지만, 이 책을 통해 가까운 곳에서도 충분히 아름다운 순간을 만날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듯하다. 꼭 거창한 여행이 아니라도, 일상의 틈에서 잠깐의 외출만으로도 충분한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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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전승환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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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은 솔직 후기입니다.>


언젠가부터 쏟아져 나오는 양산형 '자기 위로'에 관한 책들이 모든 서점가 주요 자리를 도배하기 시작했다. 무언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것에 거부감이 들었던 것인지, 제목만으로도 속이 빤히 보일 것 같은 책들에 대한 거부감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자기 위로, 자기 연민, 마음 등등에 해당하는 책들은 그 소개도 읽어보지 않고 지나치게 되었다.

그러다 2025년 새해가 밝아 무언가 나를 한번 정리해 보고 싶을 때 선택한 몇 권의 책들 중에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가 들어있었다. 짧은 책 소개라고 해야 할까, 부재라고 해야 할까, 책의 옆에 작은 글씨로 적힌 '읽어버린 나를 찾는 인생의 문장들'이라는 문장이 이 책을 선택하게 만든 것 같다.





내가 꽂힌 부분은 '읽어버린 나'가 아니고, '인생의 문장들' 이었는데, 어떤 문장들을 뽑아 놓았을지 궁금하기도 했고, 남이 잘 뽑아 놓은 좋은 문장들을 날로 먹고 싶다는 도둑 심보도 있었을 것이다.

전승환이라는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나에게 해준 이야기는, 여러 문학 작품들에서 찾을 수 있는 원작자의 다채로운 문장들을 통해 그들의 의도나 마음의 상처와 깊이 등을 찾아내어 작가와의 공감을 통해 위로를 받고, 희망을 찾고, 안도할 수 있도록 그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같은 책을 읽고 어떻게 이런 문장을 잘도 찾아내었는지, 내가 후루룩 훑어 읽으며 지나쳤을 문장 하나하나에서 어떻게 이 문장만 뽑아내었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책을 쓰는 것뿐 아니라 책을 읽는 일도 전문가가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만들었다.


작가가 뽑아놓은 문장은 시에서도, 산문에서도, 소설 속에서도, 다양한 작품들에서 골라 담아 자신의 이야기 속에 잘 섞어 담아 놓았는데, 이중 내 맘에 콕 박혔던 문장 중 짧은 것들로 몇 개만 담아 보려고 한다.


무사태평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스스로를 향해 너는 이렇다. 저렇다. 판단의 잣대를 들이대지 마세요. 그럴 때마다 당신이 얻는 것은 상처뿐입니다.

- 파울루 코엘류 [마법의 순간] -


남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그 사랑을 제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 사랑을 시큰둥하게 여기거나, 아니면 그 사랑으로 인해 오히려 오만해진다면 그 사랑은 참으로 슬프고 낭비적인 사랑이다.

- 장영희 [내 생애 단 한 번] -


매일같이 조금씩 곁으로 다가와 줘. 매번 같은 시간에 와주면 더 좋아. 만약 네가 매일 오후 네 시쯤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


예전 책에

'여기서 행복할 것'

이라는 말을 써두었더니

누군가 나에게 일러주었다.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

'여행'이라고.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 김민철 [모든 요일의 여행] -


누구나 아는 문장도 있고, 처음 보는 문장도 있다. 더 많은 주옥같은 문장들이 작가의 이야기와 더불어 소개되어 훅! 하고 내 뒤통수를 치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책을 잘 읽는 사람이 찾아낸, 잘 다듬어지고 이미 검증받은 문장들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털어놓고 있는 이 책은 2020년 이미 긴 시간 베스트셀러 자리에 있던 책이다. 이번에 2025년 개정증보판을 통해 지금이라도 이 책을 만난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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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2025 세계대전망
영국 이코노미스트 지음, 이고운.이유정.전예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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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은 솔직 후기입니다.>


2024년의 마지막 책으로 2025 세계대전망을 선택한 이유는 그냥 있어보이려는 허영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나이쯤 되니 왠지 책을 읽고 있는 잠깐 동안만이라도 미래를 준비하고 설계할 줄 아는 어른의 마음을 느껴보고 싶은 허영심말이다.



경제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 상태라 같은 문단을 여러번 읽어야 했지만, 세계적인 경제지 ‘이코노미스트’ 의 여러 에디터들과 기자들이 그들이 지식을 총 동원해 요약해 놓은 이 책은 한권을 읽는것 만으로도 정치, 경제와 문화, 그리고 세계 각국의 2025년에 대한 예측과 전망을 원하는 섹션별로 찾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직 3분의 1 정도밖에 읽지 못했지만, 궁금한 부분은 목차를 찾아 먼저 들춰보고, 앞부분 내용과 비교해가며 읽어본 2025년의 전망은 그리 어둡지 않은 것 같다. 씁쓸하게도 미국은 트럼프의 말데로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전기차나 밧데리 시장도 좀 더 커질 것 같다. 하지만 아직은 빈수레로 보이는 AI 시장은 소리만 요란하고 큰 변화는 없을것으로 예상되며, 야심만만하게 경제 성장율을 예고하는 인도는 아마도 중국을 치고 올라가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세계대전망을 읽으며 알게된 우리의 어두운 미래는 브라질의 이상 기후로 인하여 오렌지쥬스와 커피값이 오를 것이라는 것이다. 맛이 없어진 오렌지쥬스와 커피를 비싸게 먹게 될 것이라는.



이 책은 꼭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가 없는, 목차를 뒤적이며 궁금한 점을 먼저 읽어봐도 좋은 책이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연결되어 있는 듯한 책이라 올해의 마지막 책으로 선택한 것에 후회가 없다.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책이자 2025년도의 첫 책이 될 2025 세계대전망은 세계정세나 경제에 큰 관심이 있지 않더라고 한번 읽어보면 앞으로 뉴스를 볼때 훨씬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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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과학책 - 사소한 것에서 찾아낸 지적 호기심을 200% 채워주는 교양 과학
김진우(은잡지) 지음, 이선호(엑소쌤) 감수 / 빅피시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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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은 솔직 후기입니다.>

이런 종류의 상식을 다루는 책에는 여기저기서 짜깁기 했다는 비평이 달리는 일이 많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자료를 모아서 한 번에 알려주는 것이 이런 과학이나 상식 책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단 나는 그래서 이 책을 좋아하게 되었다.





사진의 목차에서 볼 수 있듯이, 어느 날 문득 '왜지?'하고 궁금증이 생겼지만 '나중에 찾아봐야지.' 하다가 영영 알 수 없게 된 어떤 현상이나, 너무 당연하게 일어나는 일이라서 궁금해본 적조차 없는 자연 현상들, 궁금해서 찾아보았지만 너무 어려워서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이런저런 자연현상들을 과학적 근거로 밀도 있게 함축하고,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 준 책이다.

과학, 현상, 원인, 분석 등의 단어들로 설명되는 어려운 책에는 현저하게 집중력이 떨어지는 나 같은 일반인들에게 필요한, 과학책이라기보다는 일반상식에 가까운 책이다. 그중 한 가지를 소개하자면, 바로 노이즈 캔슬링의 원리에 대한 설명이었는데, 이에 대해 짧게 본문 내용을 담아본다.


<노이즈 캔슬링이 있는 이어폰에는 우리에게 소리를 전달하는 스피커뿐만 아니라 마이크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마이크는 외부에서 오는 소리, 즉 소음을 듣는 역할을 합니다. 마이크가 이 소리를 들으면 이어폰이 소리를 빠르게 분석해 역위상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스피커로 역위상을 방출시키면 상쇄 간섭이 일어나 주변 소리가 사라지게 됩니다. 즉 노이즈 캔슬링은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정교한 계산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어폰의 성능이 좋을수록 노이즈 캔슬링이 잘 이루어지며, 반복적이고 규칙적인 소음일 때 더 효과적입니다.>

-엉뚱한 과학책/김진우 지음/빅피시-


처음에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귀에 꽂아본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우주에 음악과 함께 홀러 남겨진 느낌이었다. 잘난 사람들이 만든 대단한 기술일 거라고 생각해서 한 번도 그 원리가 궁금해 본 적은 없는데 이렇게 일단 '소리를 들어서 분석해서 내보낸다'는 대략의 그림을 알게 되고 보니 더 대단한 기술이라고 느껴지면서도 뭔가 마술은 아니라는 안도감도 들게 된다.

정말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인체 이야기, 자연이야기, 그리고 생활과 관련된 다채로운 현상에 대해 알게 되었다. 작가가 프롤로그에 설명해 준 데로, 책을 꼭 정독하기보다는 궁금한 부분부터 찾아읽고, 주변 어디에 두고 심심할 때 한 번씩 들여다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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