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돋보이는 이유는 단순한 여행 가이드북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개 여행 책들은 방문 시간, 교통편, 맛집 정보 등에 집중하지만, 이 책은 여행지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 감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작가는 여행자의 눈높이에서 ‘어떤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지’, ‘어떤 계절에 방문하면 더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을 짚어준다.
책의 구성 또한 인상적이다. 여행지를 지역별, 테마별로 정리하여 독자가 자신의 관심사에 맞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또, 각 여행지에 대한 설명이 두세 페이지 정도로 짧게 정리되어 있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숨 막히게 정보를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글에 여백이 많아 독자가 스스로의 여행을 상상할 여지도 남겨둔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단순히 ‘어디를 갈 것인가’보다 ‘어떻게 여행할 것인가’에 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특별한 부분은, 작가가 직접 촬영한 사진이다. 여행지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들은 단순한 풍경을 넘어 감정을 전달하며,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여행지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담은 사진과 글을 함께 보면, 마치 작가와 함께 그 장소를 어슬렁거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책이 단순한 정보 입이 아니라, 여행의 설렘과 기대감이 독자에게 전달되는 이유이다. 가끔 작가가 인생 샷 포인트도 알려준다.
『우리는 조금 더 떠나도 됩니다』는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당장 떠날 수 없는 사람에게도 좋은 위로가 될 것 같다. 우리는 종종 바쁜 일상 속에서 여행을 미루지만, 이 책을 통해 가까운 곳에서도 충분히 아름다운 순간을 만날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듯하다. 꼭 거창한 여행이 아니라도, 일상의 틈에서 잠깐의 외출만으로도 충분한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