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전승환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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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은 솔직 후기입니다.>


언젠가부터 쏟아져 나오는 양산형 '자기 위로'에 관한 책들이 모든 서점가 주요 자리를 도배하기 시작했다. 무언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것에 거부감이 들었던 것인지, 제목만으로도 속이 빤히 보일 것 같은 책들에 대한 거부감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자기 위로, 자기 연민, 마음 등등에 해당하는 책들은 그 소개도 읽어보지 않고 지나치게 되었다.

그러다 2025년 새해가 밝아 무언가 나를 한번 정리해 보고 싶을 때 선택한 몇 권의 책들 중에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가 들어있었다. 짧은 책 소개라고 해야 할까, 부재라고 해야 할까, 책의 옆에 작은 글씨로 적힌 '읽어버린 나를 찾는 인생의 문장들'이라는 문장이 이 책을 선택하게 만든 것 같다.





내가 꽂힌 부분은 '읽어버린 나'가 아니고, '인생의 문장들' 이었는데, 어떤 문장들을 뽑아 놓았을지 궁금하기도 했고, 남이 잘 뽑아 놓은 좋은 문장들을 날로 먹고 싶다는 도둑 심보도 있었을 것이다.

전승환이라는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나에게 해준 이야기는, 여러 문학 작품들에서 찾을 수 있는 원작자의 다채로운 문장들을 통해 그들의 의도나 마음의 상처와 깊이 등을 찾아내어 작가와의 공감을 통해 위로를 받고, 희망을 찾고, 안도할 수 있도록 그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같은 책을 읽고 어떻게 이런 문장을 잘도 찾아내었는지, 내가 후루룩 훑어 읽으며 지나쳤을 문장 하나하나에서 어떻게 이 문장만 뽑아내었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책을 쓰는 것뿐 아니라 책을 읽는 일도 전문가가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만들었다.


작가가 뽑아놓은 문장은 시에서도, 산문에서도, 소설 속에서도, 다양한 작품들에서 골라 담아 자신의 이야기 속에 잘 섞어 담아 놓았는데, 이중 내 맘에 콕 박혔던 문장 중 짧은 것들로 몇 개만 담아 보려고 한다.


무사태평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마음속 깊은 곳을 두드려보면 어딘가 슬픈 소리가 난다.

- 나쓰메 소세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


스스로를 향해 너는 이렇다. 저렇다. 판단의 잣대를 들이대지 마세요. 그럴 때마다 당신이 얻는 것은 상처뿐입니다.

- 파울루 코엘류 [마법의 순간] -


남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그 사랑을 제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누군가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 사랑을 시큰둥하게 여기거나, 아니면 그 사랑으로 인해 오히려 오만해진다면 그 사랑은 참으로 슬프고 낭비적인 사랑이다.

- 장영희 [내 생애 단 한 번] -


매일같이 조금씩 곁으로 다가와 줘. 매번 같은 시간에 와주면 더 좋아. 만약 네가 매일 오후 네 시쯤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


예전 책에

'여기서 행복할 것'

이라는 말을 써두었더니

누군가 나에게 일러주었다.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

'여행'이라고.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 김민철 [모든 요일의 여행] -


누구나 아는 문장도 있고, 처음 보는 문장도 있다. 더 많은 주옥같은 문장들이 작가의 이야기와 더불어 소개되어 훅! 하고 내 뒤통수를 치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책을 잘 읽는 사람이 찾아낸, 잘 다듬어지고 이미 검증받은 문장들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털어놓고 있는 이 책은 2020년 이미 긴 시간 베스트셀러 자리에 있던 책이다. 이번에 2025년 개정증보판을 통해 지금이라도 이 책을 만난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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