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는 쓰다가 만 포스트잇, 볼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이제 결정을 내려야했다. 루가는 천천히 길준의 옆얼굴을 바라보았다. 놀라울 정도로 평범한 얼굴.
하지만 단 한번도 내린 결정은 철회하지 않는 것 같은 얼굴.
단단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물렁하지도 않은 평범한 돌. 하지만 다이아몬드는 아니라하더라도 긁으려는 사람의 시도를 무효화시키는 돌.

"실망했나?"

길준이 통화를 그만둔 후 루가에게 물은 첫마디였다. 조지경이 돌아간 이후부터 줄곧 함께 있었는데 그것조차 망각한 것 같은 모습이었는데...막 그 통화가 시작된 순간 조지경은 황금이라도 주운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었다.
그것조차 깨닫지 못한 모습.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표정으로 그가 묻고 있었다.

"...널 또 이용한다고 생각한거라면..."

"...이용당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니.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된다."

"......"

루가는 말대신에 주머니에서 또 다른 usb를 꺼내서 그에게 내밀었다.

"이건?"

"당신이 어쩌면 진짜 찾았을지도 모르는 물건입니다. 그 말을 듣기 전에는 이게 무슨 물건인지 몰랐어요."

"알 것 같군."

길준은 손을 내밀었다가 이내 거두어들였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받아봤자 별 필요가 없을 거야."

"질투심때문입니까?"

"동영상을 봤군."

"동영상인지 아는 걸 보니 당신도...아는 군요."

"넣어둬. 앞으로의 일을 위해서. 앞으로 내가 하는 일을 보면 너도 이 동영상을 가지고 날 협박할 수 있을 거야."

"당신을 협박?그 놈을 협박하는 게 아니고?"

루가가 피식 하고 웃었다.

"당신을 협박하면 내 동생이 어떻게 되는지 알면서도 말입니까."

"루가."

길준이 천천히 말했다.

"단순하게 말해서 나는 선인이 아니야. 신을 위해서 살지도 않고, 단지 복수만을 위해서 살지. 나는 복수가 신의 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래서요? 당신은...내게 친부를 찾아줄..."

"너한테 이름을 지어준 네 어머니는 그 인간이 어떤 인간인지도 모르고 너를 낳고 이름을 줬지. 그 인간보다는 네 어머니가 취급은 거지같이 당했어도 진실한 인간이었을 거다. 아마 내가 너한테 보여줄 미래도 암울하고 절망적일지도 모른다. 그건 당신에게도 같지요. 준구씨."

이준구는 벗겨진 머리를 손으로 문질렀다.

"당신들에게 빼앗을 미래란..."

"알고 있습니다. 이런 날이 올거라는 거."

준구가 담담하게 대꾸했다.

"당신이 그 많은 노숙자 중에 날 고른 건 바로 그거때문일테니까.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가 된거죠. 언젠가 이런 날이 올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하. 쓸데없이 비장하게 굴었군요. 대신 죽어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고맙습니다."

길준이 눈가를 손으로 문질렀다.

"부디 이 복수가 이날의 은혜를 갚을 날이 오기를..."

그리고 그때 조지경은 간단한 통화를 끝내고 자신에게 할당된 침실로 가고 있었다.
그들의 대화가 있는 동안 그는 윤희에게 한 통화를 끝내고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물론 전화 거는 동안 그는 그 집의 대부분의 전화내역이 기록된다는 걸 몰랐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언제부턴가 읽기 쉬운 책만 읽는 버릇이 생겼다.
작가 지망생이라면서 책도 별로 안 읽고...
그리고 인문고전은 사놓고 쌓아놓고...
결국 이런 페이퍼를 만들어놓게 될 정도로 인문학과 담을 쌓고...

그래서...
1년동안 첫번쨰부터 시작하면 잘 되지 않을까...해서 시작...
과연 성공할 것인가.
목표는 1년안에 30권의 고전을 읽는 것(피터 드러커의 책들도 거기에 들어간다)

다음 목표는 루소의 [에밀]을 읽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1.

모하맛 마하티르-톰 플레이트 지음.

한달 전이었던가, 리콴유 총리가 죽었다던데...
나는 그떄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에서 독립했었다는 걸 처음 알았다.
라이벌이었다는데...
내가 아는 마하티르는 조지 소로스를 공격했던 사람으로 기억된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집어왔는데 이번 주 목요일까지 다 읽을 수나 있을런지 모르겠다.
같이 빌려온 문어발 춘정(이거 정말 재미있지만...중간중간 아쉬움이 남는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평가를 좀 늦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거기에 수긍을 좀 할 수 있게 되었다.
완전히 납득은 할 수 없지만 왜 그런지는 알았다. 아마 짧은 시간안에 평가하기 어렵다는 뜻이겠지.
이 책은 전권인 리콴유 총리에 대해서 읽을 때까지 평가 보류. 그 전에 이번주안에 다 읽을 수나 있을런지.


2. 성경 -열왕기상 2장.
20년동안 읽어왔지만 제대로 읽어본 적은 별로 없는 듯. 요즘은 아예 틀어놓고 자버리니...
하여간 하루에 한장씩이라도 읽어야겠다.
열왕기상 1장은 저번에 읽었으니 오늘은  2장부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황명준의 아침은 늘 그래왔듯이 닭가슴살과 퍽퍽하기 이를 데 없는 단백질 보충제와 함께 시작되었다.
로스쿨이 활성화되기 전, 검사임용을 받은 게 얼마나 다행이던지...
그래도 민변쪽과도 친해놓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인간이란 친목의 동물이라, 아는 인물이라면 한 수 접고 들어오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그는 민변이라면 손사래를 치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
이런 말 하면 뭣하지만, 인간적인 검사쪽이 상대에게 빈틈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민변의 변호사들 중 대부분이 그런 걸 지향하고 있으니 어설픈 정의감에 불탄 로스쿨 출신 민변을 상대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다만...

"말씀하시죠."

민변이 아니라 상대가 경찰이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건만 사태는 그가 수습하기 어려운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상대는 그의 아파트  헬스장을 급습했던  것이다.


"미제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들어온 말에 검사는 잠깐 시계를 보았다. 미제사건이 한 둘이냐고...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상대는 병률이 부탁한 친구다. 앞으로의 출세건을 보장할 끈을 지닌 의원직속계열 아니던가.


"음...그런데요?"

" 그 사장이란 남자가 수상합니다...그 집에서 몇명이 죽어나갔는데 단순 사고사로 처리가 되었어요....단순 서장선에서 막힌 게 아니라면 좀 더 윗선일텐데..."'

그 말에 길준의 말이 생각났다.

'요즘은 정의의 사도니 뭐니 하는 장난질이 워낙 많아서요. 여기서 미제사건이 있다고 덤비는 놈들이 앞으로도 많은 것 같습니다만, 검사님 생각은 어떠신지...'

그렇다면 지금 눈앞의 이 친구가 정의의 사도란 말인가?
명준은 빙긋 입꼬리를 살짝 올리면서 말했다.

"나도 그 사건이 수상하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검사님은 알아주시는군요."

아니. 알고 있지 않았다. 황명준은 오히려 유력의원 밑에서 일을 했었다는 은미를 소개받는데 더 관심이 많았다.
병률을 통해 만난 그 의원은...

"이쪽이 정은미양이네...구면일테지? 미모의 재원이지."

"그렇습니다. 의원님."

은미는 속눈썹을 살짝 떨면서 황검사와 잠시 손을 잡았다. 부들 부들 떨리는 손, 하얗고 투명한 하얀손...

"앞으로 미제사건에 대해서 건의가 많이 들어올지도 모르네. 야밤에 폭포를 뜯어갔다는 절도 사건이라던가. 뭐 그런거...경찰놈들은 알 수가 없어서 게으른 것 같다가도 갑자기 검사한테 이것저것 들이대고 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 말이지...그걸 자네가 좀 알아서 해줘야 할 것 같은데..."

그랬던 것이다.
길준을 위한 지뢰를 길준은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

"혹시 그 사람..."

황명준은 말에 뜸을 들였다.

"네?"

"인적사항이 확실한 사람입니까? 혹시 다른 명의로 살고 있진 않나요?"

"글쎄...중간에 막혀서 잘 모르겠습니다."

"주민센터에 의뢰해 주민등록 조사라도 한번 해보시죠. 미제사건과 관련된 건 내가 어떻게 다시 찾아볼테니까. 다만, 경찰신분으로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으니 저도 자료를 좀 찾아보겠습니다."

------------------------------------------------------------------------------------------------------병률은 모의원의 출판 기념회에서 적당하게 인사를 한 후 집으로 돌아왔다. 윤희는 유산을 한 이후 바깥 활동을 삼가했다. 몸이 굉장히 안 좋아져서 되도록 집에서 조리하라는 의사의 말도 있었지만, 최근 그녀는 그 정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몸은 어때.."

이런 뒤숭숭한떄에 아내까지 그러니 병률은 더 이상 집에서 안락함을 찾기 어렵게 되었다.

"어서와..."

꺼져가는 목소리에 병률은 더욱 의욕을 잃었다. 바로 그 점이 그를 더 돈과 권력에 집착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더더군다나 이젠 그는 윤희보다 죽은 그녀와 함께 있는 시간이 더 낫다는 생각을 했다.

"커피 한잔 할래?"

그의 말에 윤희는 고개를 저었다.

"난 이제 좀 쉬러가야겠어. 당신 올때까지 안 자고 기다렸어..."

"응. 푹 잘 자."

윤희를 보낸 후, 병률은 자신의 방에 틀어박혔다. 황명준의 전화로 보아 정의가 잘 나서주고 있따는 생각이 들었다.
개자식. 복수를 하건 말건 네놈한테 가망성은 없단 말이다!
병률은 방 장식장에 있던 위스키를 꺼내서 원샷해버렸다. 술기운이 오르진 않았지만 그는 술이 자신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기운에 힘입어 그는 구식 전화기 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이준구입니다."

길준의 목소리였다.

"나다."

"나라니?"

"유병률이라고. 네 파트너였던 경찰 유병률이란 말이다."

"무슨 이야길 하는지 모르겠군요.유의원님, 술이 많이 취한 것 같은데..."

"도대체 어디서 그런 껍데기를 가지고 사는 지 모르겠다만."

병률의 눈이 히스테릭하게 천정을 훑었다. 마치 수호신이자, 망령처럼 길준의 처의 모습이 어른거렸다.

"그 돈 어디서 났는지 모르겠지만."

"......"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보석을 시켜버려서 실수하긴 했지만...나 경고하는데..."

혀가 꼬부라진 목소리에 길준은 눈을 감았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술에 취한 게 아니다. 다만 술에 취한 척 할 뿐이다.

"돈보다는 권력이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

길준이 냉랭하게 쏘아붙였다.

"넌 날 평생 못 이겨. 니 여자도 내거, 내 여자는 내거, 니 재산도 본래는  내 것."

"못 들은 걸로 하지. 넌 내게 이런 식으로 말할 자격이 없어."

"복수를 하고 싶어?"

그게 본질이었다. 병률은 알고 싶었다. 브레이크를  떼고 달리는 그 기분을, 그만 알고 다른 의원들은 꺠닫지 못하고 있었다. 항상 태연한 척 하면서 주변 사람과 어울리는 그 모습이 거짓이라는 것을
"나한테는 힘이 있어. 넌 그냥 사는게 좋을 거야. 내가 네가 가만히 있는데 공격하진 않을 거거든."

병률의 말에 길준은 픽하고 웃었다.

"과연..."

병률은 순간적으로 의기양양해졌다. 길준은 이내 전화를 끊었고, 그 금속성 소리가 끝나자마자 병률은 방안에 들어온 윤희를 볼 수 있었다. 지나치게 의기양양한 나머지 문을 닫아두지 않았던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