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의 수렁에 발 끝을 살짝 담가가지고 몇년을 있었다.
다행히 여러가지 버전에 대한 수집욕은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주로 음원으로 만족하고...(물론 엘피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을 거고, 시디하고도 엄청난 차이가 있을 거다...아이패드로 클래식을 듣는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말이 안되는 일이지...)그런데 그냥 넘어가게 두질 않는군! 김갑수님!(내가 좋아하는 김갑수는 배우 김갑수 뿐인데, 요즘 이 평론가 아저씨가 내 맘을 살짝 흔들고 있다. 그냥 뜬금없이 놀러온 외국인 여성의 이름을 딴 줄라이 홀이라니...난 의외로 황당한 사람을 좋아하는데, 동년배 여자들로부터 엄청난 욕을 얻어먹는 조영남씨도 기존 생각보다는 좋게 생각하는 편이다. 재미있는 사람이니까...)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니?(이게 책 제목이었던가?)로 시작하였는데...
처음에 프랑크, 랄로, 비외탕...으로 시작하는데 아니? 나는 들어본 적도 없는데?
너무 어려운 말이라 스킵 스킵 하다가, 몇부분에서 그만 찌잉...
그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결심했다. 나, 이 사람이 추천한 건 다 들어볼테야.

...근데 그 결심 세운 지 하루만에 철회.
왜냐하면 추천한 음원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마 엘피판에만 있나보다...
첫 페이지의 프랑크의 곡은 찾을 수가 없었다. 아니 심지어 그 작곡가의 음원은 중복된 것까지 포함해서 6개 정도...
(물론 나와있는 거 듣기는 들었지만 이건 판단을 한 한달뒤에나 내려야 할 듯.)

결국 찾아보고 들을 수 있게 나온 것만 듣기로 융통성있게 바꾸었다.
지금은 아까 전에까지 보면서 찌잉...해버린 에마 커크비의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를 듣고 있다.
샤인에 배경음악으로 나왔다는데 난 들어본 적이 없다.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는 조수미 버전으로는 들어본 적이 있다.
그때는 조수미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그 기교를 사랑했는데 이 버전으로 들어보니..역시 몰겠다.
아직까지 각인이 강하게 박혀서 그런가.
그리고 그 다음 곡으로 리조이스 그레이틀리가 들리는데...이것도 조수미 버전이 먼저다...아아악...(놀라운 각인효과. 하필이면 다 조수미 버전으로 먼저 들었었다니...정정. 이건 아닌 것 같다. 옛날에 동생한테 진상하려고 했던 대성당 축전 기념곡에서 들었던 것 같은데...가물가물한 기억력.)

내 생각으로는 에마 커크비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화려한 음색과 기교는 아닌 것 같다.
수수하면서도 잘 어울리는 맞춤옷 같은 느낌이긴 한데...
하지만 듣다보면 훌륭한지 아닌 지는 곧 알게 되겠지. 1주일 후에도 다시 들어봐야겠다.

 

 

ps . 좀 지난 일이지만 정명훈 지휘자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처음에 그 여자사장분이 나간 건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했지만 설마하니 이렇게 복잡하게 얽힌 일인줄은 몰랐네요.

제 나름대로의 의견이었지만 경솔한 건 사실이었고...

하여간, 이젠 그런 의견은 내놓지도 않으렵니다. 단견이었어요...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오거서 2016-02-03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엠마 커크비는 고음악 연주를 주로 하는 소프라노입니다. 12 세기 중세부터 고전시대까지 작품이 주요 레퍼토리이구요. 기교보다는 정확한 가사 전달을 중시하고, 대화하는 듯이 자연스러운 노래를 부르고, 오염되지 않은 목소리로 인정 받고 있어요. 천상의 목소리라는 별명도 있어요. 디바가 아닌 소프라노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한 선구자이기도 하지요.
고음악 연주의 핵심인 정격 연주가 당시 악기를 복원하여 원곡대로 연주하는 방식이라서 근래 악기로 연주하는 것에 비해 소리의 질과 음량(볼륨)이 많이 떨어지지요. 그런 고음악 연주에 엠마 커크비의 목소리가 어울리는 매력도 있습니다.
아무쪼록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태인 2016-02-04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제 좀 이해가 됩니다.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왜 수수한 느낌을 받았는지 알겠네요. 그리고 오거서님께서 쌓아오신 그 높은 지식에도 항상 놀라고 맙니다.
정말 대단하세요. 제가 궁금해하던 부분마다 콕콕 찝어주시니...사부를 한 분 모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오거서 2016-02-04 20:38   좋아요 0 | URL
과찬의 말씀입니다. 사부라니 가당치 않아요.
그래도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해주시니 제가 아는대로 써놓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