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들
장 주네 지음, 오세곤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참한 생활을 하는 하녀자매는 마담이 자매를 비운 사이 한명이 마담을, 한명이 하녀를 연기한다. 그녀들은 마담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증오하지만 마담처럼 드레스를 입고 애인과 밀회를 꿈꾸는 것 또한 강하게 동경한다. 그들은 마담의 소품을 이용하여 연기를 하는데, 마담이 이를 눈치채지 않고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이 극은 여러모로 스트린드베리의 "미스 쥴리"에 영향을 받은 티가 난다. 단막극이며, 삼일치의 법칙이 철저하게 지켜진다. 언어가 아닌 행동이 극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마담과 하녀라는 직급 차이에서 비롯되는 갈등이 극을 이끌어가는 주요 동인이다. 안타깝게도 언어 감각에 있어서는 주네가 스트린드베리에 미치지 못한다. 나름대로 충격적이고 파격적인 언어를 사용하려고 애를 쓴 티가 나며, 주네도 언어적 재능이 넘치는 훌륭한 작가지만 진짜 천재에 이르지 못하는 것은 예체능 분야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도 주네가 선배 작가를 뛰어넘은 분야가 있다. 바로 무대 소품의 활용 능력으로, 마담의 연지, 알람시계, 마담의 옷, 전화기 등이 대단히 적재적소에 잘 배치되어 있는 듯해 독서를 하면서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하녀들은 마담을 연기하고, 또 마담과 대화하면서 마담을 증오하면서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자신들의 처지를 자각한다. 마담이 거드름을 피우고 자매들의 이름을 헷갈려하며 사람취급도 안하지만 마담은 하녀들을 미워하는게 아니다. 별다른 관심이 없을 뿐이되 을의 입장인 하녀들은 내면적으로 이를 확대해서 받아들일수 밖에 없다. 계급으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을 극중극의 형태로 아주 세련되게 잘 묘사했으며, 현실과 가상이 뒤섞이는 기법은 "후안 마요르가" 와 같은 후대 극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